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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고 싶을 때 입는 티셔츠
2016년 여섯 살 딸아이가 나를 불러 세웠다. 그러곤 흥분한 눈빛으로 말했다. “엄마 나 날 수 있다.” 잘못 들었나 싶어 “뭐?”라고 되물으니 “자 봐봐.” 하고는 의자에서 점프를 한다. 그러더니 잠시 공중에 떠 있던 느낌이 좋았는지 몇 번을 다시 점프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내 초능력이 사라진 날》은 여섯 살 딸아이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읽는 내내 엄마 미소를 가득 짓게 하는 책이다. 책 속 주인공은 여러 가지 초능력을 연습하며 뽐내고 있다. 멋진 망토와 마스크를 쓴 채로 말이다. 망토나 마스크를 착용하면 초능력이 더욱 잘 발휘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 그럴 것이다. 왠지 어떤 옷을 입으면 좋은 일이 생기거나 힘이 날 것 같은 기분처럼 말이다. 아이들에게 옷은 용기나 위로가 되어주곤 한다.
올해로 네 살이 된 둘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걸 상당히 힘들어하곤 하는데 특히나 심한 날은 엄마랑 아빠, 누나와 동생이 같이 그린 티셔츠를 입고 간다. 엄마가 보고 싶거나 집에 가고 싶을 때 티셔츠를 만지면 조금 참을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특별한 능력의 옷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티셔츠에 그림을 그려 입는 것이다. 흰색 반팔 티셔츠에 아이와 함께 패브릭 마커(세탁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특수 마커)로 그림을 그려보면 바로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엄마에게 선물하는 요리를 잘하게 되는 티셔츠(왜 엄마에게 꼭 필요할까?). 아빠에게 선물하는 멀리 출장 가도 집에 빨리 오게 되는 티셔츠. 나에게 주는 줄넘기를 잘하게 되는 티셔츠.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티셔츠들이 탄생하게 된다.
저렴한 흰색 면 티셔츠나 목이 살짝 늘어난 티셔츠, 런닝도 좋다.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초능력을 위한 티셔츠를 만들어보면 정말 재밌을 거다.
내 초능력이 사라진 날
글 미카엘 에스코피에|그림 크리스 디 지아코모|옮김 예빈|주니어김영사
장난기 가득하고 개성 넘치는 주인공은 우리 집에도 한 명씩은 있을 법한 아이처럼 행동한다. 높은 곳에서 점프를 하거나 구석진 곳에 머리를 파묻고 숨어 있거나 콩을 싫어하는 그런 아이 말이다. 텍스트를 읽기 전에 그림을 읽고 주인공의 표정을 읽으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또 재미를 넘어 아이에게 있어 엄마의 의미, 엄마의 위치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결말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뭉클한 결말이 어쩌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정말 초능력을 발휘해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너무나 대단해 보인다. 고작 출산하기 몇 년 전만 해도 알지 못하던 육아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엄마들. 어쩌면 정말 엄마가 되면서 초능력이 생긴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와 이 그림책을 읽을 때 주인공의 이름을 지어 불러주면 좋다. 가명을 짓기 힘들다면 작가 이름을 주인공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 아이들은 그림책 속 주인공의 이름이 무엇인지, 몇 살인지 이야기해주면 더 잘 몰입한다
더욱이 동갑이나 또래로 설정하면 어쩔 땐 경쟁자로, 어쩔 땐 도와줘야 하는 친구로 인식하여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책의 경우는 주인공을 경쟁자로 인식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자기 자신과 비교하며 자기가 더 뛰어난 초능력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몇몇 초능력은 아예 인정도 안 해준다. 그만큼 어린아이들에게는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다. 또 엄마에게도 말이다.
에디터 김현지
글 신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