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ERO74

행복한 가치를 전하는 옷

NUMERO74

푸피 스페즈Poupy Sfez
누메로74 디자이너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위해 제품을 만들어요.
그리고 그들은 시간의 흐름을 초월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이야기만큼이나 단순한 거죠.
진정성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친환경적이고 간단한 재료,
아주 부드러운 면과 염색 방법들은 누메로74가 삶으로 다가가는 방식인지 몰라요.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누메로74’의 디자이너 푸피입니다. 열일곱 살 된 아들 잭의 엄마예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스페인과 태국을 번갈아가며 살았죠. 수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저의 세계는 수학 자체보다는 동화에 더욱 영감을 받았어요. 15년 동안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 중이기도 해요. 아들이 태어나고 약간의 공백기를 가지면서 키즈룸 디자이너로 활동하기로 결심했답니다. 

누메로74라는 이름을 택했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누메로는 프랑스어로 숫자, 번호라는 뜻이에요. 74는 회사를 창립했을 때, 공동 창업자이자 사촌인 낸시와 합쳐진 나이고요. 그리고 제가 네 살이었던 1974년이 저의 유년기에 아주 중요한 해기도 했어요. 74가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숫자인 거죠.

가족이 만들어나가는 브랜드네요. 계기가 있었나요?

2009년에 낸시는 쌍둥이를 낳았어요. 알렉산드로와 지오바니예요. 그때 아이들의 방을 디자인하는 걸 도맡고 싶었어요. 빈티지 풍의 장난감이나 가구, 손으로 직접 만든 담요를 활용했죠. 어쩌면 이게 누메로74가 삶으로 다가가는 방식인지도 몰라요.

누메로74가 삶으로 다가오는 방식을 좀 더 듣고 싶어요.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위해 제품을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그들은 시간의 흐름을 초월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이야기만큼이나 단순한 거죠. 진정성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친환경적이고 간단한 재료, 아주 부드러운 면과 염색 방법들이 거기서 나와요.

친환경적인 소재와 자연스러운 마감이 주는 따뜻함이 있어요. 어떻게 만들어지죠?

제품 대부분은 100% 면이에요. 좋은 품질의 코튼 실을 고르면 태국에서 베를 짜고 염색을 한 뒤에, 치앙마이와 그 부근에 있는 여성협동조합에서 모두 모으죠. 짜는 것부터 염색하는 것까지 모두 선조의 지혜에서 나왔어요. 마지막에 모든 직물은 유아용 섬유유연제를 이용해서 조정하고 세탁해요.

이러한 제작 과정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지난 20년간 태국과 이곳 사람들의 평온함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제가 이 지역의 전통적인 노하우를 지속하고 지지할 방안을 찾겠다고 결심한 이유기도 해요. 우리의 꿈은 그들이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여성협동조합에 가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었어요. 그거야말로 그들의 일상생활을 개선하고, 편한 집을 떠나지 않고도 아이들을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방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마을 근처의 여성들은 경험이 풍부하고 여러 분야에 박식해요. 그들은 우리와 일하기 위해서 스스로 협동조합을 구성했죠. 대표는 일을 찾기 위해 매일 워크숍에 찾아와요. 대부분 자수나 바느질을 하는데 결과물이 반드시 의무적일 필요는 없어요. 모든 여성은 자신의 필요 정도에 따라 각자의 속도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지금은 우리 나름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얼마 전 아이들을 위한 농장을 차리고 도심에 사는 아이들이 자연을 잃지 않게끔 하기 위해 ‘LOVING HANDS FOUNDATION’을 설립했거든요. 

 

자수와 바느질이라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거죠?

네, 모두 손으로 만들어지죠. 우리 제품의 가장 기본적인 밑바탕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태국 여성들은 함께 모여서 손수 제품을 만들어요. 제품 하나하나에 그들 특유의 정성과 다정함이 깃들어 있답니다. 이곳 태국에서는 모든 손짓이 자각과 감성을 발전시켜주는 하나의 의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품 디자인, 재단과 자수는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고, 그 섬세함은 시간의 흐름을 껴안고 있어요. 

재고나 배송에 어려움이 있겠네요.

맞아요. 재고는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고, 배송 기간도 짧지는 않아요. 하지만 각자의 속도로 작업하는 그들이 압박을 느껴서 지금까지와 다른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은 전혀 원치 않아요. 재고 부족이나 배송 문제는 우리가 날마다 만들어낼 수 있던 수많은 결과물 중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친환경 소재를 주로 쓰다 보니 다양한 옷의 카테고리를 갖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우리는 태국의 재질과 자원을 한정적으로 이용하는 편이인데 한계점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예요. 울이나 리넨 소재가 태국에는 없거든요. 나중에는 다른 나라에서 그런 재료를 활용해보려고 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이곳 태국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인도에서 들어오는 유기농 면이 좋기도 하고요. 

인도에서 들어오는 유기농 면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인도의 농부협동조합에서 기른 제품이에요. 농부들은 합성 살충제 및 비료, GMO가 없는 100% 유기농을 생산해요. 사실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의미 있는 일이에요. 2018년까지 모든 제품을 유기농으로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예요. 

의류뿐만 아니라 베딩과 배트맨 가면, 망토 등의 소품도 많아요. 제품을 만드는 기준이 있나요?

저는 절대 브레인스토밍이나 벤치마킹을 하지 않고, 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려고도 안 해요. 그저 나 자신이나 아이들이 가지면 좋을 것들을 만들 뿐이에요. 하나의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단순한 필요성을 지니죠. 그리고 발현 가능한 제품들을 만들려는 시도나 노력을 해요. 

 

단순함을 추구한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단순함은 가장 쉬우면서 동시에 가장 어려운 과정이기도 하죠. 쉽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해요. 실제로 누메로74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의 경우 막힘 없이 만들어진 편이고 과정의 문제도 없었어요. 반면에 무언가가 충돌이 생긴다면… 그땐 보내줘요. 그럼 언젠가 더 좋게 돌아오거나 혹은 아예 볼 일이 없죠. 나중에 무언가가 올 빈자리를 만들어두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엄마와 딸이 함께 입는 커플 옷은 있지만 아들과 입을 커플 옷은 없다고 아쉬워하는 한국의 엄마들이 있어요.

특정 디자인에만 커플 옷이 있나요?

맞아요. 하지만 이미 남자아이들을 위한 디자인도 조금 있긴 해요. 추후에는 아빠와 커플 룩을 위한 Dad Collection도 준비 중이에요. 

당신의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캐노피Canopy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끔 어떤 것들은 아주 쉽게 완성이 돼요. 캐노피를 만들기로 했을 때, 견본품은 딱 한 번밖에 만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게 지금의 것이 되었죠.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진 않아요?

엄마의 자리나 디자이너라는 자리, 둘 다 무척 사랑해요. 저는 저일 뿐이거든요. 그렇기에 저라는 사람은 제가 사랑하는 것들의 응집체겠죠. 당연히 가끔은 힘들어요. 하지만 그것 또한 삶이니까요.

일과 가정생활 모두를 잘 해내는 노하우가 궁금해요.

둘을 딱히 분리하지 않으려 하는 점인 것 같아요. 저의 삶을 돌아보면 제가 되고자 하는 것,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 그리고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의 결합인 것 같아요. 저는 일본의 한 문구를 아주 좋아해요. “당신의 일과 천명, 그리고 열정과 업적 사이에서 균형을 지켜라.” 이 결합이야말로 제가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이유기도 하죠. 목적의식을 갖고 사는 삶이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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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

자료 제공 NUMERO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