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In Bangkok

방콕에서의 삶

LIVE IN
BANGKOK

방콕에서의 삶

태국에 몇 년 째 거주하고 있어도 늘 여행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태국에는 불쑥불쑥 예상치 못한 장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층 건물과 쇼핑 센터들 사이로 작은 가게와 핸드메이드 숍들이 있고, 왕궁과 불교 유적지 주변 올드타운 곳곳에는 그 거리의 느낌을 간직한 카페들이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다. 고수와 향신료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태국 음식은 고역이지만, 알고 보면 부모님이나 어린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는 맛있는 음식들도 있다. 여행객들을 위한 액티비티, 어린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 시설도 준비되어 있다. 높은 수준의 호텔을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미나 라이스 베이스드 퀴진 레스토랑
Meena Rice Based Cuisine


쌀을 주재료로 태국의 북부 음식을 선보이는 미나 레스토랑은 조미료를 최소화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화려한 플레이팅도 미나 레스토랑의 자랑인데, 특히 안찬(butterfly flower)으로 색을 내어 지은 밥은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좋아 태국인들이 자주 찾는 치앙마이의 대표 레스토랑이다.


13/5 Moo 2, San Klang, Sankamphaeng, Chiang Mai
087 177 0523

짐 톤슨 바 앤 레스토랑
Jim Thompson Restaurant

태국의 실크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했던 짐 톰슨. 말레이시아 카메론 하이랜즈로 여행을 떠나 아침 산책을 나갔다 그대로 행방불명된 이야기가 전설처럼 남아 짐 톰슨 하우스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짐 톰슨 하우스 뮤지엄 내의 레스토랑에서는 태국 음식에 익숙지 않거나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을 만한 부담 없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태국 전통 식기에 정갈하게 담아내는 플레이팅이 눈을 먼저 만족시킨다.

6 Soi Kasemsan2, Rama 1 Road, Wang Mai, Bangkok

카우팟ข้าวผัด

카우팟은 계란과 채소를 넣어 만든 볶음밥이다. 카우팟 뒤에 식재료 이름을 붙이면 볶음밥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카우팟꿍(새우볶음밥), 카우팟탈레(해물볶음밥), 카우팟무(돼지고기볶음밥), 카우팟느아(소고기볶음밥)이다.

껭쯧แกงจืด

직역하면 순한 찌개, 순한 국이란 뜻이다. 맑은 육수에 계란으로 만든 연두부와 돼지고기 완자, 배추 및 각종 채소 등을 넣어 끓인 국으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잘 맞는 국물 요리다.

팍붕파이댕
ผักบุ้งไฟแดง

모닝글로리 볶음. 줄기 속이 텅 비어있어 공심채라고도 불린다. 공심채에 피쉬소스와 굴소스를 넣고 볶은 요리로 한국인들 입맛에도 아주 잘 맞는다.

카이찌여우무쌉ไข่เจยวหมูสับ ี
도톰한 계란부침.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모두 잘 맞는 음식이다. 무쌉은 잘게 썬 돼지고기란 뜻으로, 돼지고기를 넣지 않은 오믈렛을 원하면 ‘카이찌여우’라고 주문하면 된다.

까이허바이떠이ไก่ห่อใบเตย
달콤한 간장소스로 밑간을 한 닭에 그윽한 향이 나는 바이떠이(판단잎)로 감싸서 튀긴 치킨 요리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맥주 안주로도 좋은 음식이다.

쁠라텃삼롯ปลาทอดสามรส
튀긴 생선 위에 맵고, 달고, 짠 맛이 나는 소스를 얹은 것으로, 한국의 양념치킨 같은 맛이 나서 어린아이들도 좋아하는 요리다.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쉽게 주문할 수 있다.

땀카우폿ตำข้าวโพด
솜땀의 시큼새큼한 맛이나 피쉬소스 냄새가 달갑지 않다면, 땀카우폿을 추천한다. 솜땀보다 옥수수로 만든 솜땀으로 피쉬소스 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으며, 익숙한 옥수수 맛과 새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부담이 적다.

 

Tip 태국 음식에는 기본적으로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원한다면 주문할 때 마이사이 퐁츄롯ไม่ใส่ผงชูรส(조미료를 빼주세요)라고 말한다. 고수를 원하지 않을 땐 ‘마이사이 팍치ไม่ใส่ผักช(고수 빼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더 66 코티지
The 66 Cottage


수쿰빗 소이 66 우돔쑥역 인근에 있는 더 66 코티지는 여러 숍과 카페가 모여있는 그리너리 레크레이션 스페이스이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한 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넓은 잔디밭에서 플리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프로방스 풍의 카페와 바디제품을 판매하는 숍과 유기농 식품점, 핸드크래프트숍 등이 있어 온 가족 구성원의 필요를 만족시켜줄 만한 공간이다.

8/93 Sukhumvit 66 Alley, Bang Na, Bangkok 10260

촉차이 팜
Chokchai Farm

카오야이Khaoyai 지역에 위치한 ‘촉차이 팜’. 1957년에 설립된 이곳은 8,000에이커 규모를 자랑하며 태국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큰 낙농 농장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농장 투어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총 3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젖소 짜기 체험, 직접 짠 우유로 즉석에서 만든 아이스크림 시식, 양몰이, 카우보이 쇼와 말 타기 체험, 먹이 주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짧은 농장 투어가 아쉽다면, 1박 2일 캠핑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침대와 에어컨까지 마련된 텐트에서 글램캠핑을 하며 아이스크림 만들기 워크숍과 바비큐 파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169 Moo 2, Mitraphap Rd, Nong Nam Daeng, Pakchong,
Nakhon Ratchasima
044 328 458
farmchokchai.com
화~금 10:00~14:40(20분 단위로 입장이 가능)
성인 300바트, 어린이 150바트

띵크 카페
TH!NK CAFE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만날 수 있는 띵크 카페. 꼬마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보노보노 스콘과 테디베어 티라미수는 가장 인기 메뉴.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플레이팅 덕분이다. 

G Floor Siam Paragon, 991 Tama I Rd, Khwaeng Pathum
Wan, Khet Pathum Wan, Krung Thep Maha Nakhon, 10330

반방켄 빈티지 뮤지엄
Baan Bangkhen Vintage Museum

오래된 주택과 박물관, 음식점, 카페, 도서관 등이 모여있는 특별한 ‘빌리지 반방켄’. 레스토랑의 소유주이자 빈티지컬렉터인 솜퐁Sompong은 2500평이 넘는 땅을 빈티지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2017년 1월에 반방켄을 개장하였다. 코카콜라 박물관, 라마 9세의 박물관을 비롯해 미용실, 약국, 슈퍼, 학교 등 반세기 이전 태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관을 구성하였으며, 카페와 도서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104/58 Phahonyothin Rd, Anusawari, Bang Khen, Bangkok
10220
085 921 6666
24시간 개장
입장료 20바트

내니 서비스(베이비시터 서비스)


아이와 함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내니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다.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호텔을 통해 예약하면 인증된 기관의 전문화된 베이비시터를 파견해준다. 혹은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도 가능하다. 영어로 의사소통도 가능하지만, 미리 아이를 위한 주의사항이나 팁을 영어로 메모해와서 보여주면 더 좋다.
thaikidshome.com

의료 서비스

가족들과 여행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몸이 다치거나 질병에 걸리게 될 때일 것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라는 편견과 다르게 매우 수준 높은 시설과 의료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병원이 많다. 중동과 유럽 국가에서 의료 관광을 오기도 하고, 인근 국가에서 태국으로 진료를 받기 위해 오는 이들도 많다. 사립 병원 대부분이 영어와 아랍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해주는 곳도 있다. 진료비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다소 높은 편으로 진료비 영수증을 챙겨 여행자보험을 통해 비용을 되돌려 받도록 해야 한다.

방콕 크리스찬 병원
The Bangkok Christian Hospital

124 Si Lom, Silom, Khet Ban Rak, Krung
Thep Maha Nakhon, 10500
bch.in.th

범룽랏 국제병원
Bumrungrad International Hospital

33 Soi Sukhumvit 3, Khwaeng Khlong
Toei Nuea, Khet Watthana, Krung
Thep Maha Nakhon, 10110
bumrungrad.com

싸미띠웻수쿰윗 병원
SamitivejSukhumvit Hospital

133 Sukhumvit 49, Bangkok 10110
samitivejhospitals.com

태국의 또 다른 모습

영화 <수영장>이 개봉했던 2011년 3월. 나는 한 달 후에 있을 태국행을 한창 준비하고 있었다. 개봉 당시에는 시기를 놓쳐 보지 못하다가, 태국 생활에 익숙해질락 말락 할 때쯤 뒤늦게 태국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다. 일본 영화인 것은 알고는 있었으나 태국의 북부 도시인 치앙마이를 배경으로 한 것은 몰랐다. 간단한 태국어를 배우는 시기였으므로 간간히 들리는 태국어가 매우 반가웠고, 화려한 태국 음식이 정갈하고 예쁘게 플레이팅 된 것에 놀랐고, 우리 동네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캐릭터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데 영화 속 태국 소년 비이가 항상 깨끗한 흰색 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에 웃음을 터뜨렸다(보통 흰색 셔츠는 중요한 행사 때나 입는다. 물론 영화 속 분위기와 캐릭터 티셔츠는 맞지 않았겠지만).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일본의 가족들과 떨어져 치앙마이의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 쿄코(고바야시 사토미)와 그런 엄마를 만나기 위해 4년 만에 태국을 찾아온 딸 사요(카나)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영장이 딸린 이 게스트하우스에는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주변을 돌보고 늘 밝은 웃음을 가진 주인아줌마 키쿠코(모타이 마사코)와 어딘가 부족해 보이지만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청년 이치오(카세 료) 그리고 태국 소년 비이(시티차이 콩필라)가 함께 살고 있다. 가족을 떠나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 쿄코를 원망하면서도 늘 그리워했던 사요, 그녀는 이곳에서 부모가 없는 태국 소년 비이를 아들처럼 돌보며 즐겁게 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엄마가 준비한 저녁을 먹지 않는 것으로 서운함을 표출하는가 하면, 비이를 향해 “나는 이런 애가 있는지도 몰랐어!”라며 쌀쌀맞게 대꾸하는데 그러면서도 정작 그들의 마음이 다칠까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어느새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6일 동안, 엄마의 삶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서야 그간의 해묵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사요에게 쿄코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다음 해 겨울, 그러니깐 2012년 겨울에 크리스마스 홀리데이를 맞아 나는 치앙마이로 여행을 가게 되었고, 영화 <수영장>을 촬영했던 ‘호시하나 빌리지Hoshihana Village’에 방문하게 되었다. 호시하나 빌리지는 영화 속 설정과 마찬가지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었고, 게스트하우스의 수익금은 바로 옆에 있는 반 롬 사이Baan Rom Sai를 운영하는 데 쓰이고 있었다. 반 롬 사이는 HIV(에이즈)로 부모를 잃고, 엄마를 통해 같은 병을 앓게 된 태국 아이들의 보금자리로, 1999년 12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일본 법인의 투자를 얻어 치앙마이 지역에 설립되었다. 총 4채의 코티지Cottage로 이뤄진 이곳은 영화에 나온 장소들 외에도 더 많은 공간이 있었다. 영화 속에서는 작은 게스트하우스처럼 나왔지만 실제로는1만 제곱미터의 아주 큰 규모였다. 게다가 영화와 현실의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영화 속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심지어 영화 속에 등장했던 고양이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호시하나 빌리지를 다녀오고 나서 다시 영화를 보다 보니 스틸컷 같은 특유의 느린 장면들 사이로 전과 다른 무언가가 보였다. 예를 들면, 주인공들의 등 뒤로 보이는 망고나무와 비이가 사요의 방에 꽃을 두고 갈 때 거뭇하게 닳은 문턱 같은 것들. 치앙마이에 갈 때마다 꼭 호시하나 빌리지를 들른 게 5년이나 되었다. 2년에 한 번 로테이션 되는 일본인 발룬티어들도 벌써 여러 번 바뀌었다. 호시하나 빌리지를 다녀오고 나선 꼭 다시 한번 <수영장>을 꺼내본다. 다시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태국에서의 시간이 쌓이는 만큼 영화가 주는 감정과 느낌도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 다녀온 치앙마이는 또다시 나에게 그리운 도시가 되고 만다.

수영장
오오모리 미카 I 드라마 I 일본 I 96분

호시하나 빌리지
호시하나 빌리지는 대부분의 시스템이 예약제로 이뤄지고 있다.
hoshihana-villa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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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주이킴

일러스트레이터 윤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