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What We Want To Do

우리가 입고 싶은 대로
요일

온화한 표정과 느릿한 몸짓. 요일의 사람들은 스스로 만든 옷을 입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딸 채빈과 엄마 미미, 그리고 수빈. 세 사람은 원래 한 쌍이었던 것처럼 그 자리에 있었다. 각각의 작품과도 같은 옷들 사이에 배인 진심. 세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옷들은 아주 오래, 또 튼튼하게 우리 몸을 감쌀 것이다.

온몸을 활짝 펴고

‘요일은 아름답고 자유로울 수 있는 모든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요일의 옷을 보고 있으면 온몸을 활짝 펴고 뛰어가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어떤 장애물도 없이 멀리 나아가는 자세, 바닷속을 유영하는 어떤 이미지가 스쳐 간다. 요일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채빈과 수빈은 서로가 품고 있던 옷에 관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가까워졌다. 옷으로부터 생긴 진심 어린 고민은 가장 편안하고 편견 없는 옷을 만들고 있다. 

“각자가 가진 몸의 모양은 다양한데 시중의 옷들은 아주 한정적인 사이즈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더 다양한 국적과 체형의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고 싶었죠. 저희는 되도록 편안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형태를 구상해요. 거기에 한국적인 미감도 함께 담으려고 하죠. 요일은 한사람에게 꼭 맞는 옷을 만드는 여성 테일러 숍이기도 한데요. 직접 와서 본인의 체형을 재고 잘 맞는 옷을 찾으실 수 있답니다.”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 요일의 옷은 자유롭고 편안한 모양을 갖지만 원단을 택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은 그 반대다. 이들에게 옷은 한 철 입고 버리는 것이 아닌, 오래도록 사람의 곁을 지키며 감싸는 든든한 보호막 같은 것이다. 그래서 옷의 재료를 선택하는 기준은 언제나 까다롭다. 그렇게 사람이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에 집중한다. 어떤 이의 몸을 알고, 그에 맞게 만드는 일만큼 그 사람을 위한 디자인은 또 없을 테니까.

미미와 채빈, 엄마와 딸

“안녕하세요, 요일에서 마름질을 맡고 있는 미미입니다(웃음). 처음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고 가볍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제 일이 되었네요. 오랫동안 주부로 살다가 처음으로 마음 설레는 일을 찾았어요. 요일의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옷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고요. 동시에 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변했어요. 잘 맞는 옷은 결국 내 몸을 아끼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됐죠.”

채빈은 오래전부터 엄마를 미미로 불러왔다. 딱히 명확한 이유는 없지만 미미 역시 그 애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친구처럼 서로를 대하는 그들에게서 이름 모를 애정이 엿보인다. 환경을 위해 좋은 옷을 조금씩 사서 오래 입는 습관을 들이던 모녀. 그 마음은 요일을 채우는 하나의 가치관이 되어 가고 있다. 옷을 대하는 엄마의 습관이 딸에게, 옷을 만드는 딸의 마음이 엄마에게 전해진다. 채빈이 만드는 옷을 가장 처음 입는 사람은 언제나 미미였다.

“신기하게도 요일의 옷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언제나 미미였어요. 그래서 우리의 피팅 모델은 늘 미미죠. 미미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기 때문에 사회로 나가 일한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이제야 자기 일을 찾은 것 같아요. 집에서는 항상 집안일 하는 모습만 봐왔기 때문에 다른 일에 열중하는 엄마의 모습을 처음 봤는데요. 지치지도 않고 열정적인 사회초년생처럼, 늘 열심히 요일의 일을 도와주고 있어요(웃음).”

가장, 나 다울 수 있는 자리

편안한 옷은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할까. 저마다 안정감을 느끼는 옷의 형태는 다르겠지만, 결국 옷 안에서 내가 가장 나다워야 한다는 점은 같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주고 너른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 매일 입는, 나를 감싸는 틀을 한 번 더 다듬어 볼 필요가 있다. 요일은 이제 오랫동안 꿈꿔왔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그리기로 했다. 시간을 넘고 넘어 자유로울 수 있는 무언가를 상상한다.

“요일은 앞으로도 지금 세운 가치를 지켜갈 거예요. 좀더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면서요. 가까운 미래에 구상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나와 엄마를 넘어 할머니세대까지 함께 입을 수 있는 옷을 새롭게 디자인하려 해요. 할머니가 저희 나이였을 때 입고 싶으셨던 옷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그때 감정을 불러올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시간을 계획하고 있어요.”

H. yo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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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수

포토그래퍼 강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