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Encourage Children To Trust Themselves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가 친구를 만든다는 것, 더 나아가 그 관계를 가꾸고 지켜나간다는 것은 낯선 모험을 떠나는 일과 비슷하다. 가족과 집이라는 익숙한 궤도에서 벗어나 나만의 영역을 만들고 완전한 타인과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지금껏 느끼지 못한 유쾌함과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불쑥 나타나는 위기에 아이와 부모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친구 관계에서 흔들리는 아이들과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은 부모들을 위해 교육 전문가 이서윤 선생님에게 묻는다.

이서윤
현재 초등교사이자 EBS 공채 강사.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를 위해 공부법, 육아법 등을 조언하는 유튜브 채널 ‘이서윤의 초등생활처방전’을 운영한다. 《두근두근 1학년을 부탁해》, 《7~9세 독립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이서윤의 초등 방학공부 처방전》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정서 조절,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

초등 부모님들의 고민을 교실 안팎에서 듣다 보면 많은 부분이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입니다. 친구들이 괴롭힌다거나 자기만 빼고 논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는 마음이 쿵, 내려앉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의 영역이 있고 아이의 영역이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의 영역이 대부분이라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어쨌든 내 영역 안에 아이가 있으니 불안감이 더 낮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부모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가 혼자 해야 할 것이 많아집니다. 그럴수록 부모의 불안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죠. 친구 관계는 특히나 부모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이 훨씬 큰 영역입니다. 아이 친구에게 가서 따지고도 싶고, 우리 아이랑 사이좋게 놀라고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또 강요할 수도 없고요. 부모는 부모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걸 해주고, 아이는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워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 가정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정서 조절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자 합니다.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부모도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래서 보통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차단하는 방법을 선택하곤 해요. 기분 좋게 말하라거나 그렇게 말하지 말라는 투로요. 아이는 겉으로 순응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짜증 낼 때마다 혼나면 아이는 ‘아, 부정적인 감정은 표현하면 안 되는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가정에서 용납되지 않는 감정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마음은 표현되거나 받아들여지면 힘을 잃습니다. 분노의 안전한 배출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해소하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는 감정을 거칠게 표현하거나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게 됩니다. 감정의 표현 방법을 모르니 친구 관계에서 갈등이 생겨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릅니다. 자기 감정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이 감정을 털어놓으면 당연히 당황스럽고 잘 모릅니다.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기 힘들어요.

부모님이 부정적인 감정을 공감해 주고 해소하도록 도와준다면 엄마와 아빠가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일이든 부모님과 상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되지요. 서로 신뢰가 쌓이고 관계가 좋을 때, 부모와 아이가 대화라는 것을 할 수 있어요.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했을 때, 3단계의 정서 조절 방법을 가정에서 알려주세요.

1단계, 수용하고 기다려주기

아이의 감정이 휘몰아쳤을 때 인내심을 발휘하세요.

“지금 많이 짜증 난 것 같으니 우리 서윤이 화가 좀 가라앉으면 같이 이야기하자.”

 

2단계, 감정을 공감하고 명명하기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명명해 주면 아이의 분노와 불안은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감정을 명명해 주는 것은 감정에 대한 통제감을 부여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 서윤이가 엄마한테 많이 서운했구나(불안하구나).”

 

3단계, 해소의 방법을 알려주고, 필수적인 것을 지도하기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여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했다면 이제는 가르쳐야 할 것을 지도해야 할 때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감정을 표현하고 요구하고, 요청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해서 서운해(속상해). ~해주었으면 좋겠어.”

친구와 함께하는 경험을 허락한다는 것은 시행착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친하게 지내길 바라는 친구를 엮어주고 싶고, 관계에서 힘들어하면 나서서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을 거예요. 하지만 아이에게 진짜 도움이 필요할 때가 아니라면 그런 불안함은 잠시 접어두고, 아이가 경험하면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는 정서 조절력을 길러주시고, 함께 대화하세요. 그리고 아이를 믿고 기다리며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고민,

이렇게 답해주세요

Q1. 아이가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방과 후 활동에서 계속 놀림을 받고 있었대요. 혼잣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2학년 언니가 “너 외계인이냐?” 하며 놀렸는데, 이후로 학교나 학원에서 마주칠 때마다 그 언니와 친구들이 ‘외계인’이라며 놀려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1 싫다는 표현을 해야 합니다.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친구들한테 단호하게 얘기하는 게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지키고 방어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자기주장은 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외계인이라고 놀리지 마!” 이 말을 엄마와 함께 계속 연습하세요. 아이가 반복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유도해 주세요.

2 선생님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받으세요. 아이가 직접 말하기 힘들다면 엄마가 전화를 통해서라도 선생님께 이야기를 전하세요. “아이가 이런 이유로 너무 힘들어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라고요. 저에게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반 아이가 다른 반 형이 자길 계속 놀려서 힘들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반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놀리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저희 반 학생한테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이번 일로 치사하게 뒤에 가서 다시 괴롭히는 일은 없도록 하라는 말도 덧붙였어요. 초등학생은 선생님이 이 정도로도 말하면 조심합니다.

Q2. 친구를 사귈 때 엄마가 도와주거나, 교실에서 선생님이 도와주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가 적당할까요? 계속 도와줄 수도 없는데, 옆에서 부추기지 않으면 아이가 친구를 사귀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서요.

1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는 데도 임계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자 하는 관계의 욕구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아이가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직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을 쏟아야 할 임계점에 다다르지 않은 겁니다. 임계점이 늦게 올 수도,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혼자 있는 게 더 좋고,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다면’ 그냥 그대로 아이를 존중해 주세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고, 친해지고픈 동기가 생기면 아이는 또 달라지거든요.

2 부모님이 같이 있어주세요. 아이가 먼저 놀자고 말 붙이는 상황을 불편해하고 부담스러워한다면, 부모님이 내 아이가 다른 친구와 말할 수 있게 도와주고 주변에 함께 있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안녕, 너는 몇 학년이니? 우리 애랑 동갑이구나. 혼자 놀고 있었어? 넌 몇 반이야?” 이런 식으로 먼저 대화를 터주는 거예요. 그리고 아이도 한마디 해보게 하고요. 그 후에는 아이의 노력을 인정해 주세요. “아까 모르는 친구랑 말했지? 힘들었을 텐데 잘했어.”라고요. 이러한 과정은 친구와 가까워지는 경험의 밑바탕이 됩니다. 엄마가 친구 역할을 해보는 놀이를 통해 연습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불안도가 높은 아이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상의 경험을 하면서 불안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3 친구들과 학교 밖에서 어울리는 경험을 만들어주세요. 아이의 친구 가족과 캠핑을 하러 간다거나, 익숙한 공간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저학년인 경우 엄마 친구의 아들과 딸, 엄마가 만들어준 친구와도 금세 친해질 수 있어요. 그런 경험이 쌓여야 엄마의 시선 밖에서도 친구에게 다가가 볼 수 있어요.

Q3. 반에서 친구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어디에도 끼지 못해서 속상해하고 외로워해요.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1 먼저 다가가는 법을 알려주세요. 저학년일 때는 친구 관계가 금방 만들어지고 깨지고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무리가 지어지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난 친구 없어도 괜찮아. 친구 없는 게 편해.’라는 생각을 가진 게 아니라면, 학기 초에 나와 잘 맞는 친구를 찾아볼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다가가서 말도 걸어보고, 같이 놀아보라고요. 학기 초, 무리 짓는 시기에는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친구의 노력을 기다리기보다 본인이 친구 관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무리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가정에서 단단한 소속감을 만들어주고 기다리세요.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면, 그걸로 애태우고 힘들어하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 ‘나한테 맞는 친구가 언젠가 생기겠지.’ 하는 의연함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만 이것은 부모의 무조건적인 수용이 있으면 자라날 수 있는 마음이에요. 나의 가치는 타인의 반응이 아니라 스스로 매긴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너를 늘 믿고 사랑하는 가족이 든든히 지키고 있다는 것도요. 그렇게 지내다 보면 또 아이와 잘 맞는 무리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Q4. 아이가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데 단짝이 없어서 걱정이에요. 여리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가 싶고요. 물어보면 괜찮다고 하는데, 단짝을 만들어줘야 하나 고민이 듭니다.

1 언제든 노력할 수 있는 마음 상태라면 괜찮습니다. 아이가 단짝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거나 외로울 거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특히 아이가 힘들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부모님이 지레 짐작해 “우리 아이는 단짝이 없어요.” 하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지내는 데 별문제가 없고 아이도 특별히 친한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냥 두세요. 아이의 세계에서는 단짝의 유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단짝을 만들기 위해서는 호감을 표현해야 합니다. 단짝은 누군가 먼저 다가가서 ‘아는 사이’가 되었다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자연스레 되죠. 같이 맛있는 걸 먹자고 하거나, 놀이터에서 같이 놀자고 먼저 얘기하는 거예요.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먼저 다가가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 친구도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용기 내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라고 말이에요.

3 단짝은 언제든 생길 수 있습니다. 학기 초부터 만들어질 수도, 없다가 갑자기 생길 수도 있어요. 때로는 정말 학년이 끝나갈 때까지 못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내가 괜찮은 사람이면 언젠가 나와 맞는 친구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단짝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잘 맞지 않는 친구와 억지로 친하게 지내다가는 오히려 상처받고 탈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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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명주

글 이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