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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덜 쓰는 삶
작가 정현정
“나 독립했어.”의 다른 뜻은 “나 1인 가구의 가장이 됐어.”일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은 스스로 돌봐야 할뿐더러 가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버는 족족 통장에 쌓아둘 줄만 알던 정현정 작가에게도 독립은 미지의 세계였다. 돈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그 세계 안에서, 그녀는 덜 쓰고 덜 버리는 쪽으로 삶의 방향을 잡아 나갔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다 보니 이제 애쓰지 않아도 삶이 알아서 단출함을 유지한다.
브런치에 본인을 에세이스트, 브랜드 마케터, 러너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독자분들에게 직접 소개해 주실래요?
제가 그렇게 적어 놨나요(웃음)? 회사 다니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에요. 브런치에 올린 글을 묶어 《혼자 살기 시작했습니다》라는 책을 냈고,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애정을 갖고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어요. 러너는… 일주일에 한 번 뛰어도 러너는 러너라는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독립한 지 7년이 되었다고요.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하면 전문가라고들 하는데, 작가님도 스스로 먹여 살리는 일에 전문가가 다 되었을 것 같아요.
7년 차라고는 하지만 서른 넘어 독립한 거여서 다른 친구들만큼 기간이 긴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건강은 챙기면서 살려고 노력해요. 매일은 아니지만 꾸준히 달리고 있거든요. 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딱히 달릴 만한 데가 없었는데, 지인이 ‘런데이’ 앱을 추천해 줘서 뛰기 시작했어요.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처럼 기간과 양이 정해져 있는 방식이 모범생적인 제 성향을 자극했달까요. ‘이건 꼭 끝낸다.’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리다 보니 안 하면 좀 찝찝하더라고요. 최근엔 여성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어요. 필라테스와 요가도 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나갈 수가 없어서 달리기가 거의 유일한 운동이 됐네요. 밥도 웬만하면 집에서 해 먹으려고 하고, 야채도 의식적으로 챙겨 먹어요. 주말 아침에는 나만의 브런치를 차린다는 마음으로 샐러드나 빵을 접시에 곱게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데 보시는 분들은 제가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줄 아시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의 함정에 속으신 것 같아요(웃음). 집에서 해 먹는 파스타나 볶음밥은 사실 정말 맛이 없거든요. 혼자 먹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먹어요.
좀 오래된 기억일 테지만,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비로소 독립을 했을 때 피부에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게 돈이 아닐까 짐작되는데요.
맞아요. 예전에는 집을 구할 만한 돈을 다 모아야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세자금대출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독립할 수 있었어요. 은행에 가서 처음으로 대출 상담을 받는데 은행원분이 제 통장을 보면서 걱정스럽게 물으시더라고요. 전 재산을 월급 통장에 넣고 사냐고요. 정말 궁금해서 “그럼 어디에 넣나요?” 하고 되물으니 아니라면서 업무를 처리해 주셨어요. 그만큼 자금 운용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는데, 빚이 생기면서 관념 자체가 달라졌죠.
어떻게 달라지던가요?
전세자금대출까지는 부담이 크지 않아서 살던 대로 쭉 살았는데, 2년 전에 이 집을 사느라 타격이 크게 왔어요. 매매 대출 받으면서는 삶을 재정비해야 되는 수준이 되어서 그때부터 매일 가계부를 썼어요. 월말 결산한 다음엔 반성의 시간도 갖고요. 그전엔 핸드폰이나 인터넷 요금이 얼마나 나가는지도 몰랐거든요. 대강 10만 원 나가겠지, 짐작하는 정도였는데 가계부 쓰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빠져나가길래 당장 알뜰폰 요금제로 바꿨어요. 고정 지출을 하나씩 따져가면서 구질구질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많이 절약하게 됐어요. 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체크카드만 써요. 생각 없이 돈을 쓰다가도 통장 잔고를 보면 “뭐? 잔고 20만원?” 하고 화들짝 놀라게 되더라고요. 돈이 없어지는 게 한눈에 보이니까 아껴 쓰게 돼요.
빚이 커질수록 지출 상태를 더 자세히 보게 됐나 봐요.
지출 상태에 관한 관심도도 높아졌지만 자금을 운용하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예요. 전 재산을 월급 통장에만 고이 묻어두고 살던 사람이니 빚이 생긴다는 게 얼마나 겁이 났겠어요. 대출 받고 나서 ‘이 빚은 언제까지 갚아야 하지, 죽을 때까지 갚는 건가? 내가 다 못 갚고 죽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이 정도 빚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심시켜 주더라고요. 내가 버는 돈, 쓰는 돈, 갖고 있는 돈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더하기 빼기를 반복하면서 자금이 어떻게, 얼마나 잘 돌아가고 있는지 알게 됐어요. 이제 제가 번 돈은 연금 저축, 적금, 주식, 예금 등 여러 군데로 분산되어 있어요.
독립 전에는 어땠어요?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돈을 펑펑 쓰지는 않았는데 자잘한 것들은 망설임 없이 샀어요. 매일 7천 원씩 써서 몇 백만 원 만드는 스타일 있잖아요. 여행 다니는 걸 워낙 좋아해서 여행 비용 지출이 제일 컸고요.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 비용이 확 줄어서 돈이 더 잘 모인 것 같아요.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소비가 줄었고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미니멀의 향기가 느껴졌어요. 이런 생활은 언제부터 한 거예요?
이렇게 물건 없이 생활한 건 지난 집에서부터예요. 제가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데, 정리 마스터인 친구가 전 집으로 이사할 때 짐 정리부터 함께해 줬어요. 정리를 해줄 줄 알고 기대했는데 최근 1년 동안 안 쓴 건 다 버리라고 하더라고요. 버리면 정리할 게 없다고 하면서요. 집에 사람이 하나니 우산도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딱 하나만 남겨 뒀어요. 친구 가고 나서도 일주일 동안 많이 버리고, 중고나라에 팔고, 필요 없는 물건들은 원하는 친구들에게 주면서 집을 비웠어요.
‘이걸 왜 버렸지’ 싶을 땐 없었어요?
있죠. 몇 년 동안 한두 개 정도는 있었는데, 잠깐 아쉬운 생각이 들다가도 대부분은 뭘 버렸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요. 소파가 없는 게 불편한 정도? 가끔 친구들이 놀러 오면 집에 소파가 있어야 한다, 원래 있던 1인용 안락의자를 다시 사라, 하는 데 있으면 물론 좋지만 사도 놓을 데도 없고 어차피 침대에 누워 있을 게 뻔해서 버티고 있어요. 집에 있을 때 주로 누워서 지내거든요(웃음). 짐이 단출한 게 좋아서 나중에 버리게 될 건 웬만하면 안 사려고 해요. 소파는 다음에 넓은 집으로 이사 가면 사려고요.
소파가 없는 대신 이렇게 멋진 식탁이 있네요. 브런치 글 중에 이 6인용 식탁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오랫동안 바라왔던 일들을 하기 위해서 때론 하나의 물건이 필요하다.”라고 쓰셨죠.
맞아요. 이 식탁은 전 직장 동료 집에서 처음 본 뒤로 꼭 사고 싶었어요. 그분은 항상 좋은 물건을 잘 골라 사셨는데, 백날 천날 가성비 따지는 저를 앉혀 놓고 “너 결국엔 이거 버리고 저거 사게 된다. 그냥 처음에 마음에 드는 걸 사.” 말해 주셨죠. 그럼 저는 “어떻게 그렇게 비싼 걸 사요. 그럴 돈이 없어요.” 대답했어요. 이사 오면서 이 식탁을 사려고 보니까 역시나 가격대가 꽤 있어서 비슷한 걸 구하려고 한 달 동안 식탁만 찾아봤어요. 이케아같은 기성 제품부터 어느 지방 공장에 있다는 제품까지 열 개는 족히 넘게 찾아서 PPT에 가격과 이미지를 비교 정리하고 보니 그분 말이 생각났어요. “그냥 처음에 마음에 드는 걸 사.”
그래서 이 식탁에서 오랫동안 바라왔던 일들을 이루었어요?
여기 앉아서 밥도 먹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싶다고 꿈꿔왔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사실 이 집에 사람이 오면 몇 명이나 오겠으며 6인용 식탁을 쓸 일이 얼마나 있겠어요. 다 제 만족을 위해서죠. 침대도 마찬가지에요. 싱글 침대만 쓰다가 큰 침대로 바꿨는데, 사이즈가 커지면 잠자는 시간도 더 행복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예전엔 이 정도면 괜찮지, 여기며 살았지만 더 좋은 게 있다면 시도해 보고 싶은, 누가 보든 말든 내가 쓰고 싶어서 사는 것들이 생겼어요. 물건을 살 때 누구랑 상의할 필요는 없지만 저 자신이 납득할 수 있도록 스스로 끝없이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자신을 설득하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은 이유는 뭘까요? 어떻게 설득하세요?
간단해요. ‘대체재가 없다.’ 비슷한 물건을 찾아봐도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은 하나뿐이거든요. 머릿속으론 이미 알고 있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잖아요. 인터넷에서 비슷한 물건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가격을 비교해 보게 되죠. 언젠가부터 그 일이 너무 피곤해졌어요. 새로운 물건을 많이 들이지 않으니까 비싼 물건이라기보다 제 마음에 꼭 드는 것들을 사려고 해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돈으로 행복… 웬만하면 살 수 있지 않나요(웃음)? 돈이 있으면 가장 지키기 어려운 건강도 조금은 살 수 있잖아요. 병원비라든가 약이라든가…. 하물며 일상에서의 자잘한 행복이야 충분히 살 수 있죠. 지난겨울에는 꽃을 정기 배송받았어요. 매주 집에 꽃을 두고 보니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돈을 버는 걸까요?
글쎄요. 돈을 왜 버는지, 왜 사는지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내일 회사 가기도 힘든데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 안 돼요(웃음).
최근에는 미니멀을 넘어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추구하고 있다고요.
네. 빌라 살 때는 재활용품이 집에 쌓여 있는 게 싫어서 매일 내다 버렸는데 아파트는 분리수거 날이 일주일에 한 번뿐이잖아요. 전에는 생수랑 즉석밥을 사 먹고 거의 모든 걸 일회용품에 의지하며 살았기 때문에 며칠만 지나도 쓰레기가 이만큼씩 찼어요. 안 되겠다 싶어서 하나둘 사소한 습관을 바꿔나가다 보니까 이 방향으로 오게 됐어요. 이런 흐름이 저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트렌드 코리아 2021》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눈으로 목도해야만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코로나19 시대에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으면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써 있더라고요. 저도 그중 하나고요.
생활의 불편함에서 생긴 변화네요. 사소한 습관을 바꾸어 나갔다고 했는데 어떤 습관인지 궁금해요.
즉석밥 쓰레기는 밥을 직접 해 먹으면 줄일 수 있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 일회용 컵을 안 쓸 수 있고, 주방세제 용기 대신 설거지 비누를 사용하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어요. 불편함은 어쩌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 같아요. 설거지 비누는 일반 세제보다 거품이 덜 나서 기름때를 두 번 씻어내야 하는 정도의 불편함인데, 딱 그만큼, 손목에 힘을 더 줘야 하는 만큼의 수고만 들여요. 2년 정도 이런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과 기후 변화 문제에 관심이 생겼지만 처음부터 지구를 지키자는 이유로 시작한 일은 아니에요. 주변에서 “오오, 이제 일회용품 안 쓰는 거야?”, “현정 씨는 비누로 머리 감잖아.” 이런 말을 들으면 한 번씩 움찔해요. 텀블러 가지고 다니는 습관도 실은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로부터 200원 아껴보자는 마음이었거든요.
생활에 또 어떤 변화가 있었어요?
물건이 없고 청소를 안 해도 되니까 몸도 마음도 편해요. 저희 집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게 사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정리가 필요 없어요. 저도 정리정돈과 거리가 먼 사람이어서 항상 너저분하게 하고 살았지만 이제는 어지르고 싶어도 어지를 물건이 없어요. 택배 오면 정리하고 분리수거하는 것도 일인데 많이 줄어서 편하고요. 청소 싫어하시는 분들에게 제로 웨이스트를 추천하고 싶어요(웃음).
솔깃한데요(웃음). 쓰레기를 덜 만들겠다는 생각이 기본으로 깔리면 소비 패턴도 달라질 것 같아요.
쓰레기를 줄이려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를 최대한 줄여야하고, 그러려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로 생활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으로 핸드크림을 주문하려다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아서 집을 다 뒤져봤더니 침실에서 나온 것, 가방에서 나온 것, 회사에 둔 것, 친구가 선물해준 것, 다 합치니 대여섯 개가 나왔어요. 그만큼 고민 없이 사는 물건들이 많다는 거죠. 그렇게 쉽게 살 수 있는 물건들은 눈에 띄어야 안 사겠다 싶어서 잘 보이는 곳에 다 모아뒀어요. 요즘은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당근마켓도 찾아보고, 엄마집에도 찾아보면서 안 사는 쪽으로 노력해요. 하나 사면 최대한 오래 쓰고요. 치약 다 써갈 때쯤 가위로 잘라서 쓰는 어른들 계시잖아요. 저도 비슷해요. 또 하나 달라진 건 구매하는 물건의 양과 주기예요. 전에 <신박한 정리>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서현진 씨가 출연했는데 치약 하나를 사더라도 하나를 완전히 다 사용한 다음에야 새것을 사러 나간다는 거예요. ‘치약은 적어도 다섯 개는 있어야 마음이 든든하지.’가 평소의 태도였지만 그 자세가 참 좋아 보여서 따라하고 있어요. 하나 쓰고 하나 사는 소비에는 늘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해요. 핸드크림 향이 질려서 다른 걸 쓰고 싶어도 원칙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이 다 쓸 때까지 참아야 하니까요. 생각해보니 이것도 자신과의 싸움이네요.
한 칼럼에서 “죄책감을 덜 느낀다는 핑계로 친환경 제품을 ‘안’ 친환경적으로 계속 사게 된다.”고 했어요.
요즘은 제로 웨이스트라는 개념이 점점 브랜드화 돼서 품목별로 종류가 정말 많아요. 소비자한테는 선택지가 많아 좋지만 반대로 소비를 더 하고 싶어져서 고민스러운 지점이기도해요. ‘안 친환경적’이라는 건 사놓고 못 쓰고 버리는 게 생긴다는 말인데, 친환경 제품이라도 배송비 아끼려고 대량 구매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꽤 있어요. 앞서 이야기한 ‘하나 쓰고 하나 사기’가 그래서 중요해요.
미니멀과 제로 웨이스트는 비슷하면서도 달라 보여요.
미니멀 라이프의 중점은 버리기여서 ‘하루에 하나 버리기 운동’ 같은 것도 있어요. 제로 웨이스트는 말 그대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야 하니까 버리기보다 재사용이 중요해요. 저희 집은 이미 충분히 비워진 상태이니 저도 재사용에 더 무게를 둬요. 주위에서 비누를 많이 선물해 주시는데, 당장 그걸 쓰자고 집에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제품 버리진 않아요. 번갈아 사용하는 거죠. 저도 그렇지만 미니멀리스트가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로 넘어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목적은 다르지만 결국 물건을 덜 사용한다는 수단은 같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얼마나 철저하게 지키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요.
작가님은 생활의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편인가요?
너무 엄격하게 생각하면 힘들잖아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다시 돌아가도 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비누를 쓰다가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면 괜찮아질 때까지는 세제를 쓸 거예요. 이런 생활을 한번 시작하면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다면 언제든 시작하고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2년을 돌아보았을 때 포기한 것과 얻은 것을 생각해 본다면요?
포기한 건 제가 지금까지 버린 물건들일 텐데, 아마 꼭 필요하지 않아서 버렸을 거여서 그리 아쉽지는 않아요. 얻은 건 시간과 공간, 경제적 절약이에요. 생활비가 확실히 많이 줄었고, 물건을 고르고 사는 데 들이는 시간, 치우고 정리하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요. 새로 생기는 물건이 없으니 제가 가질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고요.
지금 생활이 만족스러워 보여요.
네. 애쓰지 않고 거의 아무것도 안 하는 일에 가까워서요. 성향과 잘 맞네요.
브리타 정수기 마렐라 쿨 2.4리터
필터가 있는 통에 수돗물을 받으면 물이 정화되어 나오는 정수기 겸 물통
구매 시기 2019년 초
구매 가격 36,900원
구매 이유 생수병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사용 후기 처음에는 물맛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한 달에 한 번 필터를 갈아야 한다는 점은 번거롭지만 사기를 잘한 것 같아요. 미국, 유럽에서는 폐필터를 모두 수거해 가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쓰레기로 버리게 되어 있었는데, 최근에 국내 소비자들의 항의로 필터를 수거해 간다고 해서 저도 모아두고 있어요.
도브 뷰티바
샴푸와 바디워시 두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비누
구매 시기 2021년 1월부터 세 개째
구매 가격 1,350원
구매 이유 욕실 용품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사용 후기 전에 다른 브랜드의 비누를 사용했는데 너무 안맞아서 샴푸로 잠시 돌아갔었어요. 도브 뷰티바 역시 머릿결이 점점 푸석푸석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쓰고 있어요. 손 비누는 러쉬, 설거지 비누는 동구밭에서 나온 제품을 사용해요.
콰니 블랙 스터드 미디움
가장 자주 들고 다니는 데일리 백
구매 시기 2017년 말
구매 가격 102,000원
구매 이유 넉넉한 사이즈에 튼튼하고 가벼워서
사용 후기 생각했던 것보다 실용적이고 디자인도 무난해서 손이 자주 가요. 친구들이 이제 그만 보내주라고 할 만큼 오래 사용했어요. 덮개 부분이 너덜너덜해져서 수선을 맡겼더니 3주 만에 새것처럼 돌아왔네요. 콰니의 방침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 백은 영원히 쓸 수 있어요!
에디터 이다은
포토그래퍼 이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