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re You Learning Now?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나요?

다른 결을 가진 아이들과 그들이 몰입하는 배움에 관하여.

현대무용수를 꿈꾸는

신율하 가족

가족을 소개해주세요.

대전에 거주하며 옷을 만드는 엄마와 아빠, 현대무용수가 꿈인 여덟 살 율하가 함께 지내는 율하네 가족입니다.

 

아이의 성장에서 꾸준히 집중과 선택을 하고 있는 분야가 발레 같아요. 발레를 배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율하는 말을 하기 전부터 몸으로 표현하는 움직임들이 많았어요. 출장이 잦은 부모를 따라 여행다니면서 자유로운 길거리 악사들의 연주에도 부끄러움 없이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아이였죠. 딸이 있는 엄마들의 로망은 발레 수업일 거예요. 몸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와 엄마의 로망이 만나 율하는 세 살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또래 친구들과 단체 수업을 했는데, 네 살 12월부터는 개인 레슨으로 50분 수업을 시작했어요. 대부분 개인 레슨은 여섯 살 이후부터 시작하는데요, 1년 동안 집중력 있게 배우는 걸 봤기에 율하가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율하의 일과 중 발레의 비중이 높은 편인가요?

곧 초등학생이 되는 율하에게는 발레 학원 수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대회 준비 기간에는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레슨 수업을 받고 연습을 해요. 보통은 일주일에 세 번 개인 레슨을 받고, 한 번은 언니들과 단체 수업을 받아요.

 

매일 발레를 배운다고 보면 되겠네요. 대회에도 나가나요?

네. 현재 발레 선생님의 권유로 다섯 살 가을에 동경나가노 국제무용콩쿠르에 처음으로 참가했어요. 그 대회에서 개인 부문 은상, 전국무용예술경연대회 개인 부문 금상을 받았고, 유치부 최초로 동경나가노 국제무용콩쿠르 포스터에 실렸어요. 여섯 살 때는 동경나가노 국제무용콩쿠르 금상, 2018 한중국제무용콩쿠르 개인 부문 금상, 일곱 살 땐 전국무용예술경연대회 개인 부문 금상을 받았고요.

기특하네요. 율하는 어떤 성향의 아이예요?

부모로서 딱 하나만 꼬집어 말하자면 잘 참아낼 줄 아는 아이예요. 본인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잘 표현할 줄 아는 당당함이 있지만, 친구들과의 다툼 과정에서는 본인의 힘듦보다는 친구들이 혼날까 봐 숨겨주는 따뜻함이 있죠. 내면이 또래 친구들보다도 성숙한 아이예요. 너무 딸바보인가요(웃음)?

 

(웃음) 잘 참아내는 율하지만, 자기와의 싸움이 쉽진 않을 거 같아요. 아직 어리잖아요.

율하의 다섯 살 첫 무대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대회 과정, 백스테이지에서 참가하는 학생들, 학부모님들, 선생님들 사이에서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신기한 시선을 잔뜩 받았죠. 율하가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큰데 다섯 살이라고 불린 뒤 무대를 하는 내내 들려온 사람들의 속삭임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참가한 학생 중 다섯 살은 처음이라고 했으니까요.

동작 하나하나 연습 때보다 훌륭하게 마무리하고 내려왔어요. 무대가 끝나고 선생님과 저에게 율하가 달려와 “나 잘했지?” 하며 웃어주는데 지금도 그때의 울컥함으로 눈물이 나네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율하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저희가 율하에게 발레를 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너무 어린아이였거든요. 작품 순서, 동작 하나하나 선생님의 몸짓을 따라 움직이는 수업을 한 달 정도 하니까 율하는 자연스레 즐기고 있었어요. 엄마를 보면 힘들다고 투정 부릴까 봐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멀찍이 지켜봤었죠.

대회를 앞둔 일주일 전은 유치원도 다른 학원도 모두 쉬었어요. 다치지 않게, 아프지 않게 조심하죠.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으며 컨디션 조절도 하고요. 가족들의 부지런함은 아이의 성취에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율하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발레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사실 저도 율하에게 묻고 싶어서 이번 대회가 끝나고 화장을 지울 때 물었어요. “율하야, 발레하는 거 힘들지? 쉬고 싶으면 엄마한테 꼭 말해야 해.”라고요. 그랬더니 율하가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당연히 힘들지! 그런데 다른 친구들이 수학 하고 피아노 할 때 나는 발레 했잖아. 그래서 내가 친구들보다 발레를 잘하는 거야. 그리고 엄마가 매일 서울로 일하러 갈 때, 내가 오늘은 가지 말라고 했을 때 엄마가 말했잖아. 엄마가 하기 싫다고 힘들다고 안 가면 대전 사무실도, 서울 사무실 사장님들도 힘들어질 거라고, 가야 한다고. 그래서 나도 힘들어도 해야 해.”

또 이런 말도 했어요. “화장을 하고 무대의상을 입으면 내가 예뻐 보여. 그리고 무대 끝나고 내려오면 꼭 아쉽더라? 공연을 한 번 더 하고 싶어져, 엄마!” 이제 율하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발레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거 같아요. 바쁜 부모지만 발레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알아주고요. 늘 고마운 딸이에요.


아이가 발레를 꾸준히 하면서 가족에게도 변화가 생겼나요?

어느 순간부터 율하와의 여행에서는 공연 일정이 꼭 들어가요. 꼭 발레나 무용이 아니어도 음악이 있는 무대 공연을 율하가 원하기도 하고요. 현직 무용수 선생님들과 지인분들의 도움으로 대전에서도 율하는 공연을 자주 보는 편이에요. 공연을 보려고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일하는 엄마를 따라다니기도 하고요. 이제 율하는 발레리나가 아니라 현대무용수가 되고 싶대요. 현대무용수가 되려면 발레도 잘해야 해서 하는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율하가 엄마, 아빠의 신체를 지적할 때도 있어요.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발레 동작은 엄마, 아빠도 율하 선생님께 배우며 혼나기도 한답니다(웃음). 몸에 긴장을 놓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또 있나요?

여섯 살 나가노 국제무용대회였어요. 앞 순서가 기권을 하는 바람에 동작을 취하지 못하고 다급하게 율하 무대가 시작되었어요. 보는 저희도 선생님도 걱정과 긴장 속에 아찔했죠. 음악 속도보다 1초 정도 빠르게 마무리가 되어서 무대를 보던 저는 율하 어쩌지,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데, 별별 생각과 걱정을 다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와 선생님만 알 수 있게 율하 스스로 동작을 집어넣고 자연스럽게 뒤 순서를 이어가더라고요. 그때 ‘아! 율하는 무용을 해야 하는구나!’ 단단하게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아이가 좌절하거나 힘들어할 때도 있을 텐데요.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하나요?

아직 어린아이라서 좌절보다는 힘듦이 맞는 것 같아요. 특히 대회가 잡히고 작품 연습을 하는 기간엔 “엄마 힘들어.”라고 자주 이야기해요. 그 힘듦이 사실 당연한 거고요. 너무 힘들어하는 날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요. 수업에서도 선생님과 스트레칭을 하면서 율하에게 안정감을 주고, 응원과 칭찬을 많이 해주면서 율하의 자존감을 높여 주려고 해요. 그런 날은 율하에게 상을 주기도 하죠. 율하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예쁘고 아기자기한 쇼핑을 해요. 아이와의 일상적인 대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의 배움을 지켜보면서, 부모로서도 성장할 거 같아요.

맞아요. 율하를 보면서 엄마, 아빠가 참 많은 걸 배우고 느껴요. 너무 어린 나이지만 한 번도 레슨 받기 싫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율하의 마음을 자주 들어보려고 해요. 율하, 아빠, 엄마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마음을 알아가게 되죠. 율하가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말해줄 수 있도록, 저희가 율하의 마음을 편하게 들어주려고 많이 노력해요. 우리 가족은 ‘오늘 해야 하는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자’를 실천하려고 하는데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아주 쉽지도 않죠. 엄마, 아빠의 생활도 부지런해지고 율하에게도 좋은 배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율하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나요?

저희 부부는 율하에게 “1등을 해라, 최고가 되어라.”라고 말하지 않아요. 율하 스스로 여운이 남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한다면 엄마, 아빠에게는 늘 최고라고 말해주죠. 경쟁을 하더라도 의미 있게, 본인의 단점을 알아가며 진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율하가 되었으면 해요. 하고자 하는 목표를 즐기며 살아가는 자유로운 율하가 되어주길 바라고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율하를 늘 응원할 거예요.

 

아이에게 발레를 가르치려는 부모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어떤 취미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 또 엄마, 아빠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핑계 대지 않고 우리 아이들의 수업에 함께해주는 관심이 아이들이 열심히 하고자 하는 원동력이자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교육에서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과목은 없겠지만 무용 전공은 부모의 노력도 상당해요. 율하도 저희 부부도 발레를 시작한 친구들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가족의 최근 관심사나 고민이 있다면요?

율하가 곧 초등학생이 되어서 예체능(무용) 전공의 교육 체계를 알아보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율하가 무용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교육 기관과 방법에 대해 주변 지인분들의 도움도 받고 있고요.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진로를 찾아가고 선택할 것 같아요. 현대무용과 발레의 테크닉은 동작의 방향부터 다르기 때문에 율하가 어디에 흥미가 있을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에 따라 전공이 달라질 수도 있을 듯해요.

율하네 가족의 발레 교육 TIPS

 

• 어떤 교육이든 선생님과 우리 아이의 교감이 가장 중요해요. 선생님의 성향과 교육법뿐만이 아니라 선생님의 진실한 마음이 아이에게 잘 전달되어야 해요. 

• 공연 현장과 영상을 보며 학습하는 것들도 중요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한 전공 선택이 자칫 너무 큰 부담이 되기보다 수업을 받고 싶고 가고 싶어지는 기본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해요.

• 아이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무용인의 좋은 태도로 자리 잡혀요. 정해진 시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요. 바쁘지 않게 식사하고 디저트를 먹으면서 하루 스케줄을 이야기해요. 자연스럽게 부모와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고요.

• 대회 시즌엔 식단 관리가 필요해요. 시판용 간식은 최소한으로 하고, 바쁘지만 율하 간식과 반찬만큼은 엄마가 직접 준비해요. 가족의 노력이 아이가 그동안 힘들게 노력한 결과에 도움이 돼요.

영어 책 주인공을 만나고 말 테야

김민서, 김민채 가족

가족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익산에 사는 열 살 민서와 일곱 살 민채의 엄마예요. 잉글리시에그의 멘토로 일하며 남편과 함께 두 딸을 키우고 있어요.

 

아이의 성장에서 꾸준히 집중과 선택을 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요?

영어예요. 첫째가 돌이 되기 전부터 집에서 영어 노래를 들려주고,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세 살 터울인 동생은 자연스럽게 배 속에서부터 영어 소리를 들었고요. 민서가 외국인처럼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하길 바라고 영어 노출을 일찍 시작한 건 아니에요. 다만 영어를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학습이 아닌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영어를 습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천천히 느긋하게 조금씩 꾸준하게 말이죠.

 

아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나요?

어학원이나 영어 유치원을 다니진 않고요. 저도 영어를 잘 못해요. 엄마가 영어를 못한다고 아이가 영어를 못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아이가 영어를 편하게 느끼길 바라서 수많은 영어 그림책, 영어 노래,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소리(CD 등), 영어 영상물을 꾸준히 노출했어요. 대화란 의미를 탁구공처럼 핑퐁 핑퐁 주고받는 걸 텐데, 우리나라 같은 비영어권에서는 의미 공 던지기를 하기 힘들죠. 그래서 누가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언어로 잘 보여주는 영어 책 읽는 걸 중요하게 여겼어요.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그림을 보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소리를 내는구나 인식하게 되고, 반복해서 읽다 보면 소리에 의미까지 알게 되더라고요. 영어 그림책 읽기는 독서 활동과 언어 활동이 동시에 가능해요. 언어를 배우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어요.

언어는 습관 같은데요. 꾸준히 하기 위한 생활 습관이 있을 거 같아요.

저는 8년째 아침에 눈뜨면 아이들이 평소에 읽는 영어 책 CD를 틀어요. 저희 집 모닝 알람은 영어 소리예요. 아이들은 씻으면서, 아침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한 시간 넘게 영어 소리를 듣고 등원, 등교를 해요. 하원, 하교 후에도 집에 오면 30분~1시간 정도 영상을 보고요. “얘들아 영상 볼래?” 하고 물어봐서 보지 않는다고 하면 강요하진 않아요. 아이들이 책을 보든 장난감을 갖고 놀든 영어 CD를 틀어두면 되거든요. 아이들 일상의 BGM으로 자연스럽게 영어 소리를 노출해요. 그리고 저녁을 먹고 씻고 난 후 8년째 애정을 갖고 하는 습관은 ‘하루에 영어 책 세 권 큰 소리로 읽기’예요. 습관을 들이면 절대 어렵지 않아요. 최소 분량을 정해 감당할 수 있는 가벼운 방법들을 실천해보세요.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오래 길게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영어로 쓰고 말하고 듣고 읽기를 자유롭게 하는 편 같아요.

열 살 민서는 《매직 트리 하우스Magic Tree House》를 즐겨 읽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화장실까지 그 책을 가져갈 정도로 좋아해요. 마치 《매직 트리 하우스》 저자가 읽어주는 오디오처럼 실감 나게 감정을 넣어 읽고 싶어 하고요. 민서의 목표는 유튜브에 《매직 트리 하우스》 55권 전권을 읽는 본인의 모습을 올리는 거예요. 일곱 살 민채는 일상에서 의식하지 않고 툭툭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영어로 말하고 언니와 영어로 주거니 받거니 대화도 가능해요. 어떤 영어 영상물을 보여줘도 자연스럽게 알아듣고 재미있어해요.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영어 스토리북도 제법 잘 읽고요.

파닉스를 가르치지 않아도 영어 책을 많이 듣고 많이 봐서 스스로 파닉스를 습득해 영어 읽기를 시작했어요. 한글 책과 영어 책을 구분하지 않고 읽어요. 민서는 4개월 전부터 주 1회 1시간 원어민과 원서를 중심으로 프리토킹 수업을 하고 있어요. 그전까진 원어민과 단 한 번도 얘기해본 적 없는 아이인데, 원어민을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오히려 선생님을 매일 만나 이야기하고 싶어 해요. 영어를 잘한다는 건 어려운 단어를 많이 알고 문법에 해박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정작 듣고 말하는 일상 대화는 1,000개 정도의 어휘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 말이에요. 쉬운 단어로 무리 없이 말하고 두려움 없이 영어로 스피킹 하는 거죠.


아이들이 영어를 익히면서 가족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저도 어릴 때 의미 없는 단어 몇십 개씩 외우지 말고, 문법 풀이 문제집만 붙잡고 풀지 말고 한 줄짜리 만만한 영어 그림책을 큰 소리로 매일 읽을 걸 싶어서 아쉬워요. 엄마가 지치면 장기전인 영어를 지속할 수 없잖아요. 거창하고 완벽한 영어 부교재를 만들 필요도, 밤늦도록 아이 영어 책을 펴놓고 사전을 찾아가며 씨름할 필요도 없더라고요. 영어 소리, 영어 영상물, 영어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하며 엄마도 같이 배우면 돼요. 저는 매일 영어 그림책을 꾸준히 반복해서 읽다 보니 영어 책을 줄줄 외우게 되었어요. 수많은 영어 문장을 외우게 되어서, 아이에게 평소에도 영어로 말 걸기가 수월해지고, 제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영어라는 배움을 통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나요?

아이들은 영어 책 주인공을 만나고 싶어 해요. 열 살 민서의 꿈은 영국에 사는 찰리를 만나 친구가 되는 거고, 일곱 살 민채는 키퍼와 함께 매직키 여행을 떠나는 거예요. 제약 없이 영어로 자기 생각을 자유로이 표현하고, 영문 자료를 어려움 없이 술술 읽게 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요? 영어가 수단이 되어 우리 아이들이 남의 영어가 아닌 자신만의 영어로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부모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우리 시대의 부모들은 대부분 학창 시절에 재미있는 영어 책, 영어 소리를 접해보지 못했을 거예요. 영어 소리를 듣고 영어 책을 읽으려 하기보다 스파르타식 학원에 보내야 하는 줄 알더라고요.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잖아요. 문법과 문장 구조를 따지기 전에 충분히 듣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시작하지, 고민만 하지 마시고, 아이가 영어를 편하게 느끼기 바란다면 당장 오늘부터 하루 한 권의 영어 책이라도 크게 소리 내어 읽어주면 도움이 될 거예요.

시작하고 나면 아이 영어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지 의심이 생기고 답답할 수 있어요. 아웃풋은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르더라고요. 큰아이 민서는 천천히 쌓아 한 번에 말문이 빵 터진 경우고, 둘째 민채는 하나를 노출하면 바로바로 내뱉었어요. 아이마다 침묵의 시기는 다르지만 결국 없어지는 게 아니라 침묵의 시기를 거쳐 저마다의 속도로 아웃풋이 되어요. 아이의 아웃풋에 일희일비하면 엄마와 아이 모두 지치기 마련이에요. 최소의 양을 정해 조급해하지 말고 영어 소리를 쌓아주세요.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하면 되는 걸 제가 경험했으니까요.

 

영어 외에 가족이 집중하고 있는 다른 교육이 있다면요?

책 읽는 습관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글로써 세상을 읽고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면서 삶을 좀더 고결하게 살고자 꿈꾸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책을 통해 좀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탐색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읽은 책은 아이들의 생활 속으로 조금씩 체화되리라 믿어요.

민서, 민채네 가족의 영어 교육 TIPS

 

• 아이가 가장 많이 머무는 우리 집에 틈만 나면 영어 소리를 틀어두어 아이가 자연스럽게 영어를 흘려들을 수 있도록 해둬요.

• 재미있는 영어 영상물을 하루 30분 정도 함께 봐요. 잉글리시에그를 추천해요. 우리 아이가 매일 만나는 생활 속 가장 익숙한 상황과 대화를 책에서 보기 때문에 책에서 본 장면과 같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저절로 표현해요.

• 영어 그림책을 하루 세 권 큰 소리로 읽어주세요. 모든 책을 큰 소리로 낭독하는 습관을 들이면 듣고 말하는 감각이 몸에 체화되어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요.

• 영상물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중심은 영어 책과 영어 소리가 되도록 노출해요!

지루하고 불편한 여행

송인휴, 송인준 가족

가족을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여덟 살 송인휴, 네 살 송인준, 엄마 안정희, 아빠 송성윤이에요. 엄마인 저는 오랫동안 거문고를 연주하고, 현재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우리 음악도 가르치고 있어요. 남편은 회사에 다녀요.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있다면요?

여행이요. 불편해도 아무도 없는(정확히는 우리만 남는) 곳으로 떠나는 편이에요. “거기 가서 뭐 하려고?”, “아이들이 그런 걸 좋아해?” 같은 질문을 받곤 해요. 지리산 등반을 계획할 땐 핀잔처럼 ‘무모함이 용기’ 같다는 말도 들었죠. 아이들은 적막 속에서도 자기들만의 놀이를 발견하고 쉼 없이 즐거워하잖아요. 그러고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만들며 키득거리죠.

물론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우리 아이들이 꽤나 장난꾸러기들 같지만, 사실 저희 부부의 잔소리 또한 그 못지않아요. “똑바로 걸어라, 똑바로 앉아라, 뛰지 말거라, 소리 내지 말거라, 말을 예쁘게 해라, 옷 제대로 입어라, 손으로 밥 먹지 말고, 바르게 인사해야지.” 아, 이거 말고도 어찌나 많은지. 하지만 냉정히 생각하면 이 많은 말들 중에 정말 아이들을 위한 말은 별로 없거든요. 타인을 의식한 저를 위한 것이지요. 그래서 여행에서만큼은 그런 말을 안 하거나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아이들을 맘껏,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는 편이에요.

오래전 숲 유치원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한 다큐멘터리에서 독일의 사례를 보여주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아이들이 숲으로 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본연의 상태로 가, 그 안의 많은 것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부딪히며 아이들 스스로 규율과 규칙을 만들어 관계(사회성)를 이끌어 나가는 거라고요. 결국 저희 가족의 여행은 일상과 분리시켜 처음부터 다시 우리만의 ‘숲’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죠.

아이와 첫 여행은 언제였어요?

자잘한 여행들이 그 이전에 없던 건 아니지만 ‘첫’이란 수식어는 큰아이 두 돌에 갔던 교토에 붙이고 싶어요. 아이와 비행기를 탄다는 설렘도 기억나고요. 그땐 24개월까지 비행기를 무료로 탈 수 있다는 게 떠남의 가장 큰 이유였어요. 게다가 아직 어리니 여행의 지분은 전부 부부의 것이란 확신과 함께 말이죠. 물론 완벽하게 뺏기고 돌아왔지만요(웃음).


뺏겼다니요?

저나 남편은 호기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가고 싶은 곳이 무척 많았어요. 그런데 큰아이는 낯선 환경이 부담스러운지 평소보다 더 유난스럽게 울거나 어수선하게 굴며 일정에 협조하지 않았어요. 말을 잘 못했는데도 주장이 분명해져 어떤 날은 어두워지도록 낡은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만 탔고, 한참 줄 서서 들어간 미술관에서는 순식간에 나오기 바빴으며, 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겨우 식사를 하느라 제대로 된 맛집에도 들를 수가 없었죠. 아이가 깨기 전 숙소 주변을 자전거로 돌던 새벽이 제일 아름다웠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그 ‘처음’이 오히려 저희 부부에게는 지금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여행을 가면 보통 어떻게 시간을 보내요?

이번 여름에는 제주 가파도에 다녀왔어요. 모슬포항에서 배로 10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작고 낮은 섬, 많은 여행객이 반나절 즐기다 가는 코스로 유명해요. 오후 4시쯤 배가 끊기고 나면 가게들도 전부 문을 닫아 고요하다 못해 고립된 느낌을 주는 곳이죠. 섬 안에서는 운전을 할 수 없어, 첫날에는 섬을 걸으며 숙소 반대쪽까지 가서 밥을 먹었고, 둘째 날에는 창이 가득하게 해가 뜨는 모습을 바라보다 바다 수영을 하고 남편이 낚시하는 걸 구경했어요. 그런데 많이 어눌한 모양인지 눈으로도 훤하게 보이는 그 많은 물고기 중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죠. 아이들은 아빠를 기다리다 배가 들어가고 나가는 항구의 모습을 보며 낮잠이 들었어요. 그러다 운 좋게 돌고래 떼도 구경하고 동네 분들과 이야기도 나눴죠. 그러고 나서 자전거를 하루 빌려 다음 날 섬에서 나갈 때까지 타고 또 탄 것 같아요. 저는 큰아이와 함께, 남편은 아직 어린 작은아이를 띠에 메고요. 정말 단순하고 지루한 일정이죠?


지루하고 불편한 여행을 즐기는 이유가 있나요?

일부러는 아닌데 티브이조차 없는 곳에 머물게 될 때도 있어요. 한곳에 오래 있어 신선함도 고갈되면 여행도 마치 일상처럼 반복을 하게 되죠. 사실 반복만큼 따분한 건 없죠. 여행까지 와서 같은 걸 계속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 말도 맞아요. 그런데 저는 평소와 다른 공간에 적응하여 처음보다 자유로워진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싫증이 난 순간도 어떻게든 끝이 나죠. 집으로 돌아오고 나면 그것조차 아련해져 좀 더 즐길 걸 후회도 하면서요. 여행은 이렇게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설명해줘요. 여태 하나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더욱 그럴지도 모르지만, 저는 저희 아이들이 부디 반복을 두려워하지도 지루해하지도 않고 그 묘미를 오랫동안 기억하며 성장하길 바라요. 


힘든 점도 있을 텐데요.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혹여 외딴 곳에서 아플까 하는 걱정이 제일 큰데 물 좋고 공기 좋아 그런지 오히려 더욱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다만 성인과 같은 식사를 할 수가 없어 요리를 하지 않으면 마땅한 식당을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어요. 물론 취사가 어려울 때는 간단식을 준비해 가지만 그것마저 부족할 땐 며칠 순댓국만 먹은 적도 있어요. 일정이 길어지면 넘쳐나는 빨랫감을 손으로 조몰락거리며 세탁기만 있어도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지리산을 오를 때였어요. 무척 더울 때라 등산객도 많지 않았고 산속도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죠. 작은아이는 무리일 것 같아 처음부터 남편이 아기띠를 메고 오르기 시작했고 큰아이는 저랑 함께 걸었는데 걷기가 싫어서였는지, 동생만 안아주는 아빠가 원망스러운 건지, 노고단을 향하는 내내 울고 또 울었어요. 그렇게나 좋아하는 나뭇가지를 원 없이 휘두르면서도 한편에는 서운함이 컸던 모양이에요. 제 눈에도 엄마는 자신을 안고 오를 것 같진 않았으니까요. 비록 정상에서는 웃고 사진도 찍었지만 그 이후에도 특별한 일정도 없이 너무 고생만 시킨 것 같아 걱정이 되었어요.

그러고 얼마 뒤 유치원에 간 큰아이가 선생님을 보자마자 지리산 노고단을 큰 소리로 설명하기 시작했죠. 반달곰은 못 만났지만 자긴 혼자 거기까지 올라갔다고 하면서. 그리고 그 후에도 한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이 오른 그곳을 줄곧 설명하며 자기 자신을 무척 자랑스러워했어요. 많이 어렸는데도 고생의 맛을 우리와 함께 즐겨준 것 같아 참 고마웠어요.

계속해서 이런 여행을 떠나게 하는 원동력이 궁금해요.

사실 이런 여행도 다른 의미에서 본다면 저 나름의 극성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내가 한 만큼의 대가를 기대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주변의 도움을 구해요. 특히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도움을요. 두 곳 모두 아이들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거든요. 어떤 학습보다 부모, 특히 엄마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세요. 볼멘소리로 어떻게 아이가 전부 엄마 탓이지 싶다가도 저로 인해 아이들이 쉽게 변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는 희망이 들면 다시 지루한 목적지를 찾아보기 시작하죠. 별거 없어 보이는 바다에만 있어도 아이들은 모래로 성을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고, 옷을 실컷 더럽히며 파도에 묻혀버릴 고함도 지르며 지치지도 않고 그 시간을 즐겨요. 저는 그저 아이들을 바라보기만 하면 돼요. 그러고 나면 신기하리만큼 가볍게 회복이 되어 있죠. 


꾸준히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면서 가족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저희 부부가 처음부터 이런 여행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바지런히 다니며 새로움을 탐닉했죠. 하지만 한곳에 오래 머물거나 딱히 주변에 자랑할 만한 화제가 없는 일정 속에서 저희는 우리가 ‘어른’임을 잊어요. 신발 한 짝을 멀리 던져도 보고 소리도 지르며 아이들과 똑같이 달리거나 장난을 치며 놀이를 하는 서로를 마주해요. 그런데 그게 참 재미있어요. 특히 남편은 평소에도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편인데 여행에서는 몸이 부셔져라 아이가 되어 지내죠. 표현이 좀 우습지만 여행은 중년의 남자에게 꽤나 힘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있어요. 과장과 철이 지난 농까지 겸비해서요. 

그래서인가, 새까맣게 타고 지저분해져서 돌아올 때가 대부분인데도 여행을 다녀오면 어딘가 조금 어려지고 젊어진 듯한 게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닐 거라고 믿어요. 거기에 아이처럼 금세 잊고 바로 웃어버리다 보면 많은 고민들이 단순해져요. 중요한 건 더욱 선명해지고요. 꼭 맞는 답을 찾지는 못해도 당장 해야 할 것들로 정리가 되죠. 더불어 아이들은 집이 너무 좋다고 말해요. 소소한 불편과 반복적인 일상에 크게 불만을 갖지 않게 되죠. 종종 겁이 날 때도 있지만 우리 지리산도 올랐다며, 그렇게 저마다의 자신감을 키워나가요. 


가족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가족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전혀 타협 없이 떠나진 않아요. 겨울에는 너무 춥지 않았으면 좋겠고, 여름에는 좀 시원했으면 좋겠고, 고기도 좀 구워 먹을 만한 곳도 찾고, 맛있는 커피가 있는 곳도 알아보죠. 하지만 일정은 절대 많이 잡지 않아요. 하루에 한두 가지도 충분하거든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예상보다 지루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거창한 결론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여행은 그 자체로도 훨씬 더 많은 걸 남겨 줄 테니까요.


여행 외에 가족이 집중하고 있는 다른 배움이 있다면요?

역시 같은 맥락으로 시작은 신중하되 한 번 시작한 건 쉽게 끝내지 않고 있어요. 특히 손 쓰는 걸 좋아하는 큰아이는 오랫동안 미술 수업을 받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운동만큼은 어릴 때 하지 않으면 커서 시작하기 힘들 것 같아 하고는 있는데 본디 운동을 즐기는 아이는 아닌지라 기분에 따라 어떤 날은 재미있고 어떤 날은 억지로 가기도 해요. 그러나 작년에는 주말 아침마다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성실함을 발휘했어요. 더불어 아침밥 먹기, 늦지 않게 잠들기, 스마트폰 보지 않기, 어른에게 먼저 인사드리기, 책 읽기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충실히 하려 노력해요.

인휴, 인준네 가족의 여행 TIP

 

• 신문 보기를 추천해요.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많은 뉴스 정보를 얻고 있지만 저 또한 보고 싶은 기사들만 치우쳐 보게 되거든요. 그러나 종이 신문을 넓게 펼치고 읽다 보면 기사 주제가 꼭 여행이 아니어도 두루두루 여행의 동기가 되는 곳들을 발견하게 돼요. 언젠가 작고하신 정기용 선생님의 영화 <말하는 건축가> 소개 글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기적의 도서관’을 찾아가는 여행을 다녀왔어요.

미술을 향한 열정

이지민 가족

가족을 소개해주세요.

2020년 선화예중 미술과에 합격한 이지민 가족이에요. 지민이는 의류 사업을 하고 있는 아빠, 엄마와 하키 꿈나무 동생 시우와 함께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살고 있어요.

 

아이의 성장에서 집중과 선택을 하고 있는 분야가 미술 같아요.

지민이는 어릴 때부터 조용히 앉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심심해하지 않던 아이였어요. 정확히 언제부터 그림을 좋아했는지 모르게요.

 

예중 미술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지민이는 미술을 좋아했고 부모가 보기에 꽤 잘한다고 생각은 했었어요. 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에 비해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도 않았고, 미술 관련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실 미술 전공에 대한 생각을 전혀 못 했어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니 예중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본인도 하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당연히 적지 않은 고민을 했어요. 그 과정이 힘들 거라는 건 예상했으니까요. 저희 부부는 아이가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기로 했어요. 물론 일반 중과 예중 중 아이가 더 행복한 쪽은 예중이었고요.

 

미술로 진로를 정하고 열심히 준비했겠어요. 준비 과정이 어떠했나요?

준비 과정은 만만하지 않았어요. 단순히 미술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입시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미술 실력이 있었고 10프로 정도 반영되는 학과 시험 준비도 병행해야 했어요. 학교와 미술 학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잠자는 시간을 쪼개 학과 시험을 준비했어요. 그래서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목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요.

 

어린 나이에 미술을 입시로 하다 보면 자기와의 싸움이 필요했을 텐데요.

지민이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인데도 의지는 강한 아이예요.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이 감당하기에 입시라는 벽이 꽤나 높더라고요. 몇 차례 좌절도 해봤고 포기도 했지만 결국엔 좋아하는 걸 버리지는 못 하더라고요. 미술을 하기 위해 힘들었지만 또 그 미술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던 것 같아요. 또 하나는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죠. 같은 처지에서 같이 좋아하는 걸 한다는 건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되고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서로 함께 웃고 함께 울던 이 친구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목동은 아이 교육하기가 편한 지역 같아요.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부모와 아이들도 많을 거 같고요.

사실 목동에 아이들 교육 목적으로 이사를 온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이사를 오고 보니 저는 아이의 교육에는 무지했던 엄마였더라고요. 이 동네에서는 넘쳐나는 정보들을 전혀 모르고 입시 준비를 하고 있던 거죠. 여기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중고등학교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희는 지민이의 입시와 맞물려 초등학교 입학하는 동생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특히나 아빠 엄마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동의 치안과 인프라는 최고의 장점이에요.

지민이가 미술을 깊이 배우면서 가족에게도 변화가 있었나요?

물론이죠. 지민이가 미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말이면 당연하게 미술관에 가요. 여행지에서도 전시나 미술관을 찾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전혀 성향이 다른 남동생도 가끔 누나 이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곤 해요.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좌절하거나 힘들어할 때도 있을 텐데요.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했나요?

입시 합격이 목표였다면 분명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을 거예요. 지민이는 좋아하는 게 분명하고 또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시간이 충분히 값어치 있는 시간이라는 걸 심어주었어요.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아이의 실력과 자신감은 상상 이상으로 많이 성장했으니까요. 아이의 선택을 믿고 기다려주는 게 저희가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준비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들려주세요.

12시간 이상 그림을 그리다 보니 사용하는 연필의 양도 어마어마했어요. 날마다 새로 깎아주어야 했지요. 매일 밤 20~30자루 이상 연필을 깎은 것 같아요. 부모의 숙제였죠. 입시 동안 연필 심 때문에 손이 깨끗한 적이 없던 것 같아요. 미술 입시생 부모라면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웃음).


지민이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나요?

미술 전공을 하고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살다 보면 좌절도 할 테고 실패도 맛보게 될 텐데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꿈을 이뤄가길 바라요. 어른이 되어서 생각하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더라도 분명 그 길에 그동안의 배움과 노력이 빛을 내주는 무언가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진로를 미술로 정하고 싶은 아이나 부모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예체능 분야는 아이의 의지가 아주 중요해요. 특히나 아이가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 버텨낼 수 없고요. 미술도 마찬가지로 아이가 좋아하고 의지만 있다면 아이는 절대 무너지지 않더라고요. 선택은 아이의 몫이고 부모는 그 선택을 믿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주고 아이에게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아직 저도 겨우 중학교 입시라는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이고 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험난하고 멀지만 언제나 그 꿈을 응원하고 함께 걸어갈 거예요.


그 외에 가족이 집중하고 있는 다른 교육이 있다면요?

동생 시우는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어요. 아직 여덟 살이기 때문에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어서 아직은 여러 가지를 접해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아이의 현재 선택은 아이스하키고 저희는 그 꿈을 믿고 지지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이 꿈이 바뀔지도 모르지만 조금 돌아가더라도 아이가 원하고 좋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지민이네 가족의 미술 교육 TIP

 

• 선생님의 인성과 학원 선택이 중요해요. 입시 준비를 하면서 목동에서 가장 잘한다는 금비미술학원에 다녔어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선생님의 자질이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치더라고요. 또 아이들이 어리고 오랜 시간을 학원에서 생활해야 하니 학원 위치나 안전성 문제도 학원 선택 시 고려해야 해요. 많이 고민해서 선택한 만큼 만족이 큰 학원이었기에 소개하고 싶어요.

책으로 쌓는 경험의 힘

김도윤 가족

가족을 소개해주세요.

부산 해운대에 살고 있는 열한 살 김도윤 가족입니다. 엄마인 저는 아동학과 유아교육을 공부했고, 현재는 키즈 가구를 제작하는 브랜드 플포키pl4k를 운영하고 있어요.

 

아이의 성장에서 꾸준히 집중과 선택을 하고 있는 분야가 궁금해요.

아이를 키우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다양한 ‘경험’이에요.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겪으며 넓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자랐으면 해요.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땐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었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독서에 집중하고 있어요. 예전처럼 여행을 자주 못 가는 데다 궁금한 것들이 많아진 아이에게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글을 자유자재로 읽고 이해하기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독서’를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고 책 읽기 좋은 집안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독서는 습관 같은데요. 아이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했나요?

열한 살 남자아이다 보니 전형적인 또래 남자아이들처럼 티브이 보기, 게임하기 등을 좋아하긴 해요. 어릴 땐 그것도 경험이다 생각해 마음껏 해보게 했어요. 그런데 게임 같은 경우는 절제가 힘들고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더라고요. 아이가 생각하는 바를 잘 표현하고 대화가 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게임이나 유해한 동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게임 부작용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보여주고 생각을 표현하도록 했어요. 게임이나 동영상을 못 보거나 못 하게 되었을 때 기분, 더 하거나 보고 싶을 때 기분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아이가 스스로 절제하고, 나쁜 동영상이나 게임을 가려내는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게임이나 티브이 보기 말고 좋은 취미를 만들어주기 위해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고, 거실에서는 저도 티브이를 보지 않고 책을 읽어서 자연스럽게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요.

힘들어할 때도 있었을 텐데요.

남자아이의 경우 게임이 아이들 사이에서의 놀이 문화이기 때문에 안 할 수는 없는데 아이에게 게임 외에 친구들과 같이 놀이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걸 알려주었어요.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친구들과 주말에 과학관을 간다거나, 집에서 과학 영화를 시청한다거나, 과학 실험이나 키트를 가지고 논다든지 등등 친구들과 함께 또는 혼자서도 재미있게 놀이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갔어요. 요즘엔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한다든지 책을 읽는 등 심심한 시간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보내려고 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의 종류가 궁금해요.

도윤이는 일곱 살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확실히 과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과학 관련 책을 좋아하며 읽고 있는데, 과학은 전집보다는 그때그때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책을 찾아 사주거나 빌려서 읽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요. 요즘엔 딱딱한 과학을 쉽게 풀어 쓴 책들이 많아요. 정재승 박사님의 《인간 탐구 보고서》와 이지유 작가님의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는 과학을 지루한 분야가 아닌 즐거운 우리의 일상이라 느낄 만큼 재미있게 다루었어요. 최근에는 소설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서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와 《해저 2만리》,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책을 읽고 독후 활동도 하는 편인가요?

책을 읽고 난 뒤 의무적으로 독후 활동을 하진 않아요. 다만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지식이나 경험을 확장시켜주는 의미에서의 독서 활동은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아이가 날씨에 대해 관심이나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 때 날씨와 기후에 관한 기본 개념을 알 수 있는 과학 책을 찾아보고 읽게 해요.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소설책이나 에세이 등을 읽거나, 나아가 기후 이상 변화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문제 해결 대책이나 생각할 점을 일기에 적어보도록 하고 있어요. 


아이가 독서를 즐기면서 아이와 부모에게 내외적인 변화가 있었다면요?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님의 책 글귀 중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라는 말을 좋아해요. 아이도 독서를 통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듯해요. 얼마 전 재미있게 읽은 재클린 윌슨의 《고민의 방》에서는 자신의 고민을 표현하고 슬기롭게 해결하는 과정을 배우고 느끼는 것 같았어요. 또 조지 셀던 톰프슨의 《뉴욕에 간 귀뚜라미 체스터》를 아주 재미있게 읽던데 소설 속 주인공인 귀뚜라미의 상황에서 자신이라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죠.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있는 《탈무드》는 지혜로운 랍비들의 말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갈까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책과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얼마 전 아이 반에서 유행하던 놀이가 ‘출판사 놀이’였어요. 출판사 사장인 친구가 또래 친구들에게 원고를 적어 오라고 했고, 아이는 원고 제출을 해야 한다며 집에서 며칠 동안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는 놀이를 하더라고요. 가져간 원고가 퇴짜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하하. 정말 재미있는 놀이였는데 친구들의 호응이 길게 가지 않아 너무 아쉽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우리 어린 시절엔 별로 할 거리들이 많지 않아 그림 그리고, 책 만들고, 몸으로 노는 놀이를 많이 했는데 요즘엔 미디어가 너무 발달해 아이들이 ‘책’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요. 

 

독서는 아이를 성장시키는 많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잖아요. 궁극적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가르침은 무엇인가요?

저는 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책만 읽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진 않아요. 아이가 성장하면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고, 그 경험들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경험을 직접 하길 바라지만,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독서’가 그 부분을 많이 보충해줄 거라 믿어요. 스티브 잡스의 명언 중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라는 말이 있죠. 소크라테스 같은 현자와 대화를 나누는 건 시간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들이 가진 생각들을 책을 통해 알 수 있고 배울 수는 있잖아요. 독서를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궁극적인 배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즐기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부모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희 아이도 평범한 또래 아이들처럼 티브이 보기랑 노는 걸 더 즐기는 남자아이예요. 하지만 부모가 지속적으로 아이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찾아보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 책을 읽도록 한다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예요. 저희 아이도 독서 편식이 심한 편이었는데 일단 책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부터 시작하고 몰입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도윤이는 과학을 좋아해서 초등 1~2학년 때는 과학 분야 책만 읽으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공상 과학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인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를 읽고 스토리가 있는 소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같은 작가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읽고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요. 그 이후로 소설책도 잘 읽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관련 독서에 몰입해볼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독서 외에 가족이 집중하고 있는 다른 교육이 있다면요? 

아이가 과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주말마다 과학관에 자주 가는 편이고요, 요즘은 역사에 관심을 많이 보여서 가족이 함께 역사 탐방을 가고 있어요. 아이가 삼국 시대에 특별히 관심을 많이 보여 옛 신라의 유적지를 볼 있는 경주, 가야 수로왕릉이 있는 김해, 아라가야 시대 유물을 볼 수 있는 함안 등등을 다녀왔는데 날씨가 좋아진다면 전국으로 역사 탐방을 가보고 싶기도 해요. 물론 책에서 다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직접 보고 느끼는 것만큼 좋은 배움은 없을 것 같아요. 

도윤이네 가족의 독서 TIP


• 독서 교육에 관한 책을 읽어보세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실천하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 《초등 고전읽기 혁명》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좋은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제 교육 철학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어요. 《아이의 공부 태도가 바뀌는 하루 한 줄 인문학》도 도움이 많이 됐고요. 이때의 공부는 단순히 앉아서 문제를 푸는 의미의 공부가 아닌, 배움의 즐거움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는 것으로써의 공부를 의미해요. 지식이 아닌 지혜를 얻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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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