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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한 푼, 행복 두 푼
크리에이터 김짠부
20대 중반의 김짠부는 습관처럼 월급을 꾸밈비에 몽땅 털어 넣던 사람이었다. 명품 쇼핑은 당연했고 필요하지 않아도 남들이 사면 따라 샀다. 그러던 그가 ‘부모님과 사는 이 좋은 집이 내 집이 아니’라는 데서 충격을 받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스물여섯에 시작된 ‘서른에 1억 모으기’ 미션은 연에 2천을 모으는 것으로 좁혀지고, 그는 어느덧 재테크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무작정 모으고 허리띠를 졸라매던 정석 짠순이는 이제 투자와 투자 사이에 여유를 끼워 넣는 현명한 짠순이로 한 발 더 성장했다. 새빨간 추리닝을 입고 돈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부자 될 사람.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으면 나까지 붕 뜬 재무 목표 대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보게 된다. 어라? 어쩌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만나서 반가워요. 예쁜 집에서 만났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짠부 재테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김지은이라고 해요.
김짠부라는 이름은 ‘짠순이 부자 되기’의 줄임말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사람을 ‘부자’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막연히 돈 많은 사람을 생각했어요. 근데 유튜브를 하다 보니까 부자라는 건 결국 제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고, 나 대신 일해줄 ‘무엇’이 많은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그 무엇은 인력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걸 수도 있겠죠. 제가 투입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요새는 투자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내가 일하지 않고 돈이 들어온다고요? 솔깃하네요.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제가 하는 일을 남이 하게끔 위임하는 방법이 있겠고, 돈이 돈을 만드는 건물 투자나 배당금 투자도 있겠죠. 지금 그런 방식을 고민하면서 월 10만 원씩 배당금을 받고 있어요. 투자를 좀더 해서 100만 원, 300만원까지 가게 되면 배당금도 높아지겠죠. 지금은 일할 때 귀찮은데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부자가 되면 진짜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떤 선택을 할 때도 좀더 저다운 선택을 하게 될 것 같고요.
이런 걸 물어보긴 좀 부끄러운데… 배당금…이 뭐예요?
아, 주식은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는 거잖아요. 그중 어떤 기업들은 ‘우리 회사에 투자해 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돈을 주거든요. 그걸 배당금이라고 해요. 이 배당금이 일반 은행의 금리보다 높아서 재테크에 효율적이에요. 국내 대기업들도 배당금이 꽤 괜찮고, 해외 주식의 경우엔 8퍼센트짜리도 있어요. 지금 은행 이자가 1.5퍼센트 정도니까 8퍼센트면 쏠쏠하죠.
모든 회사가 다 있는 건 아니고요?
네. 있는 데가 있고 없는 데가 있어요.
역시 돈은 어렵네요(웃음). 유튜브 채널에서 재테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하는 일이 참 많은데 주로 어떻게 소개하고 있어요?
거의 다 하는 사람(웃음)? 질문지를 받고 이 질문에 고민을 진짜 많이 했어요. 어떤 단어가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지금 생각으론 ‘크리에이터’가 제일 저다운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라는 게 유튜브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만들어낸다는 거잖아요. 저는 그런 생산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인터뷰에서 과거 이야기 언급한 걸 흥미롭게 읽었어요. ‘현재를 즐기자.’는 마인드로 사고 싶은 것들을 다 사고 지낸 시절이 있었다고요.
지금이랑은 정반대의 삶이었죠. 일주일에 사나흘은 술 약속을 잡고 거의 매일 친구들을 만났어요. 주말이면 쇼핑하는 게 당연했고, 30-40만 원씩 펑펑 쓰고 그랬죠. 옷 한 세트만 사도 15만 원, 20만 원씩 쓰게 됐으니까요. 저축은 생각도 안했어요.
그땐 소비가 왜 좋았어요?
사실 소비가 좋다기보단 뭐든 새걸 사는 기분이 좋았어요. 그걸 사서 다음 날 입고 갈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고요. 그러다보면 이게 진짜 나를 위한 소비인지, 나한테 좋은 건지 생각도 안 하게 돼요. 주변 친구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그래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했고요. 회사에 가도 신상 얘기, 옷 산 얘기만 하고 그러니까 그 세계에서는 이렇게 계속 돈을 쓰는게 당연했던 것 같아요. 쓰는 데 고민도 없었을뿐더러 소비가 행복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그때 주로 소비한 건….
옷이었어요. 머리를 샛노랗게 염색했을 때라 미용실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죠. 그땐 안 해본 머리 색이 없는 것 같아요. 귀고리 같은 작은 액세서리도 한 번 나가면 왕창 사 오고…. 꾸밈비에 월급을 거의 다 썼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갖고있을 법한 화장 도구도 전부 사들였죠. 지금 만드는 콘텐츠와는 상반된 이미지여서 상상이 잘 안 돼요. 구매한 물품을 보면 이 사람의 취향이 보이잖아요. 근데 저는 이것저것 하도 많이 사서 제 취향이 아닌 물건도 정말 많았어요. 제 취향이 아니어도 신상이어서, 남들이 예쁘다고 해서 마구 사들인 거죠. 계획한 소비는 단 하나도 없었어요. 필요한 게 있어서 쇼핑을 가는 게 아니라 나갔더니 마네킹이 입은 옷이 예쁘니까 사고… 그런 식이었죠. 좀 안타까운 게 뭐냐면, 지금껏 취향이 없는 소비를 너무 많이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과거에 소비한 것들 중 건질 만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1일 1버리기를 100일 동안 실천했어요.
소비 자체가 확 줄어든 건데, 소비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게 분명히 있잖아요.
맞아요. 과거에는 뭔가를 사면 기분이 좋으니까 물건을 사면서 휘발될 걸 알면서도 잠깐의 기쁨을 느끼려고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기 시작했어요. ‘이 스트레스를 왜 받지?’ 하고요. 예를 들어, 부장님이 저한테 짜증을 냈다면 옛날엔 별 생각 없이 쇼핑부터 했을 거예요. 근데 지금 만일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돌아볼 거예요. 만일 잘못한 게 없다면 회사의 문제를 파악하려 하겠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를 조율하든, 퇴사를 준비하든 근본적인 걸 해결하려고 노력할 거고요. 그 과정에서 사람이나 책이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옛날엔 외모 지적을 당하면 ‘내가 더 꾸며서 예뻐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그런 지적은 그 사람의 외모 취향이고, 제가 거기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지 않게 되더라고요.
유튜브에서 누수 지출이랑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 게 인상 깊었어요. 사람들은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비를 하는 걸까요?
<EBS 다큐프레임>에서 ‘자본주의’에 관해 다룬 적이 있는데요. 그 시리즈 2화 제목이 ‘소비는 감정이다’였어요. 하버드 심리학 교수들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알아낸 내용이 방영되었는데,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걸 금전적인 걸로 티 내고 싶어 한다는 거예요. 이 프로그램에서 실험을 하나 보여줬는데, 스트레스를 받은 집단은 동전 그림을 크게 그렸고, 그렇지 않은 집단은 작게 그리더라고요. 결국 쇼핑 중독의 이유는 대개 낮은 자존감에서 온다는 거죠. 게다가 우울한 영상을 본 집단은 평균 2달러면 살 수 있는 텀블러를 10달러까지 내고 살 의향이 있다고 하는 걸 보면서 감정과 소비를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됐어요. 슬픔이나 스트레스는 상실감으로 연결되고, 이 상실감은 공허함이 되면서 무엇으로든 채우고 싶어 한다는 거예요. 근데 소비로 공허함을 채우는 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소비를 하기 전에 제 감정이 어떤지를 미리 보려고 하게 됐어요.
돈을 조심히 여기게 된 것 같기도 해요. 돈이 도대체 뭐길래 우리를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는 걸까요?
예전에는 돈이 행복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어요. 돈을 쓰면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반면 지금은 돈은 있어야만 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불행을 극복하는 도구 같아서요. 경제적 자유를 이룬 분들의 인터뷰를 보면… 가장 가깝게는 얼마 전에 농구 선수 서장훈 인터뷰를 봤는데요.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쉬고, 여행 다니고, 이럴 거만 생각하면서 부러워한다는거예요. 근데 본인이 느낄 때 돈이 많아서 좋은 점은 50대가 돼서 아쉬운 소리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크다는 거죠. 그만큼 50대에 아쉬운 소리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에 돈은 행복을 위한 게 아니라 아쉬운 일들을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거 같아요.
돈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게 노동이잖아요. 그럼 노동은 뭐라고 생각해요?
노동만 딱 놓고 이야기하자면, 내 몸값을 측정할 수 있는 행위 같아요. 제가 월급 200만 원을 받으며 일할 때는 돈과 관련된 어떤 현상에 대해 신경을 끄고 살았어요. 집값이나 부동산, 주식 같은 건 다 저랑 상관없는 일이었죠. 노동만 생각했기 때문에 시야가 좁았던 거예요. 근데 돈이라는 걸 먼저 떠올리고 보니까 몸값을 올리지 않으면 답이 없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옛날엔 출퇴근하는 게 고역이었는데, 돈을 먼저 생각하고 노동을 바라보니까 태도가 바뀌었어요. 평일에도 엄청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도 나가고…. 아파트 금액이 뛰는 이유를 보면서 노동에 대한 관점이 바뀌기도 했어요. 가격이라는 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잖아요. 그럼 저도 이 세상에 하나뿐인 공급이니까 나를 수요하려는 사람들이 많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런 생각 끝에 시작한 게 유튜브예요. 저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세상에 딱 하나뿐인 공급을 내고 싶었거든요. 수요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제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나의 생산성과 돈을 연결하는 거군요. 근데 너무 생산하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내 시간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나요?
맞아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바쁜 게 좋다고 생각해서 일어나자마자 일하고, 핸드폰으로까지 미팅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근데 어느 날 소파에 앉아 기획안을 쓰고 있는데, 엄마가 틀어둔 라디오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부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바쁘기만 한 사람’이라고요. 부자들은 더 좋은 기회, 더 많은 돈이 생겨도 자기를 위한 시간은 무조건 빼놓는다는 거죠. 그게 당장 손해가 된다고 할지라도 나중엔 더 큰 기회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였어요. 근데 저는 그때 서너 달 동안 정신없이 일만 했거든요. 책도 전혀 읽지 못하고 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루틴을 조절해서 저만의 시간을 두고 아웃풋이 아닌 인풋의 시간을 마련하기 시작했죠.
처음엔 ‘1억을 모아야지.’라고 생각했다가 연에 2천을 모아야겠다고 바꾸어 생각하셨다고요. 갑자기 1억이란 꿈은 어떻게 꾸게 된 거예요?
전 스무 살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스물여섯 살 때 문득 지금까지 모은 돈이 하나도 없다는 게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집, 되게 좋잖아요. 근데 이 집은 제 집이 아니라 부모님 집이에요. 자취 이전에 부모님이 서른 전에는 독립을 하라고 은근한 압박을 주셨거든요. 근데 돈도 돈이지만 이런 집을 어떻게 구하고 계약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게 충격으로 다가와서 일단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목표 하나 세워놓지 않았다는 게 부끄럽더라고요. 서른까지 1억을 모으려면 스물여섯인 그때 얼마씩 저축해야 하나 헤아려보니 연에 2천씩 모으면 서른 살 겨울에 딱 1억이 찍히더라고요. 그걸 알고 나니까 심장이 마구 뛰었어요. 1억이란 돈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서른엔 1억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 시작한 거죠. 근데 제 연봉이 그 당시 2400만 원이 안 됐기 때문에 연에 2천을 모으는 게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서른에 1억’이라는 목표가 너무 확 와닿아서 어떻게든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죠.
돈을 모으고 싶어도 억 단위는 너무 커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그럴 땐 돈을 좀 쪼개 보면 돼요. 1억보다는 연 단위로 쪼개서 살펴보고, 그걸 또 월 단위로 쪼개서 살펴보고…. 그렇게 하나하나 점검하면 내 월급 안에서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감이 잡히게 돼요.
자산을 촘촘하게 관리하려면 가계부를 쓰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실 가계부를 아날로그로 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포기하게 될 거예요. 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가계부를 쓰고 있거든요. 자동으로 기록되니까 체크만 해주면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한 달 동안 내가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 꼼꼼하게 체크해 보는 거예요. ‘이번 달에는 여기 돈을 많이 썼네, 다음 달에는 좀 줄이자.’ 하고 소비 패턴을 정하는 거죠. 다만, 가계부를 쓸 때 도구라는 생각을 잊어선 안 돼요. 꼬박꼬박 쓰되 너무 매몰되지 않아야 하는 거죠. 가계부를 쓰는 궁극적인 목표는 저축률을 높이는 거예요. 저는 가계부로 예산을 타이트하게 설정하면서 월급의 50퍼센트를 저축하다가 나중엔 88퍼센트까지 저축률을 높였어요. 예산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한달을 살았죠. 단 천 원도 넘지 않으려고 노력했거든요.
좀 이상한 질문 같지만(웃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얼마 전에 인터뷰로 연이 닿아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 분을 만났어요. 잠실에서 제일 높은 빌딩에 사시는 분인데, 월세만 2000만 원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분은 한 달에 3000-4000만 원씩 쓰시는 분인데, 저는 한 달에 30-40만 원씩 쓰는 사람이니까 대화가 잘 되려나 걱정이 좀 있었어요. 근데 그분이 그러시는 거예요. “네가 몸값을 올리고 계속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돈을 아껴서도 있겠지만, ‘예산’이라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라고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저에게는 예산이 그 역할을 해준 것 같아요. 그래서 단순히 얼마를 아꼈고, 얼마를 남겼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예산을 설정함으로써 성공하는 습관을 가지는 거라고 생각하면 가계부를 쓰고 예산을 정하는 게 좀더 재미있어져요.
예산을 설정하면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진 않잖아요.
월급날 일정 금액을 적금 통장에 자동이체 되도록 해놓으면 훨씬 쉬워져요. 사실 월급이 200만 원이라고 하면, 그거 한달 동안 펑펑 쓰면 풍요롭게 살 수 있거든요. 일단 쓸 거 다 쓰고 저축하려고 마음먹은 적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근데, 그거 안 돼요. 만일 한 달에 100만 원씩 모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빠듯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도 자동이체를 걸어놓으세요. 그럼 빡빡한 예산 안에서도 쓸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거든요.
얼마 전엔 집을 사셨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7월에 입주인데, 작년 5월부터 임장을 다녔어요. 그때도 실거주를 할지, 투자를 할지 고민이 많았죠. 살기 힘든 열악한 집을 구해서 몸으로 부딪치는 몸테크를 해볼까, 그렇게 돈을 벌어볼까도 생각했어요. 근데 결국은 고민 끝에 실거주를 선택했어요. 편안한 집을 선택했으니 제 몸값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죠. 집 하나를 구하는 데도 노력이 필요해요. 돈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임장을 뛰고 부동산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거든요.
과거와 지금의 짠부 님은 달라 보여요. 과거, 현재, 미래의 키워드를 꼽아보면 극명한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과거는 ‘남다움’. 남 이야기에 맞춰서 남이 예쁘다고 하면 사고, 남들이 소비하면 저도 하는 사람이었어요. 반면 현재는 ‘나다움’. 이젠 모든 기준을 저에게 두고 제가 원하는 게 뭔지 귀 기울이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음, 그리고 미래는… 사실 잘 안 그려져요. ‘열심히 살자.’ 정도? 나답게 살면서 얻은 게 많거든요. 제 잣대가 생긴 것도 그렇고, 수많은 기회도 그렇고요. 미래에는 나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원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유튜브 채널 <김짠부 재테크>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은데 나눌 창구가 없어서 만든 거라고 했죠.
저는 좋은 게 있으면 나누는 게 좋아요. “야, 이거 진짜 좋아!” 하고 알려 주는 거요. 세상엔 옛날의 저 같은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현재의 행복을 위해 돈도 시간도 쓰는데 그만큼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요. 저는 그게 불행이라고 생각해요.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나만의 취향을 찾고 행복해지기를 바라요. 사실 제 콘텐츠를 처음 공개했을 때, 50대 어른이 “20대는 그렇게 사는 거 아니다.”라고 충고하기도 했고, “구질구질하게 왜 저러고 사냐.”는 악플도 많았거든요. 처음엔 좀 씁쓸하고 그만둘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돈을 아끼는 게 불쌍한 게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고 나를 좀 더 찾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방법이 꼭 재테크라고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에요. 행복이 기계라면 그 기계를 움직이는 원료는 모두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저 역시도 재테크를 이야기하면서도 코인에는 관심이 없거든요. 누군가 대박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공부가 안 돼 있는 분야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재테크 영역에 집중하려고 하죠. 누구든 자기가 할 수 있는 행복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이렇게 부지런히 돈을 모으다 보면, 나중엔 원하는 액수가 채워지고 돈을 진짜 많이 모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올 것 같아요. 그때 무엇을 하고 싶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순간이 와도 두 손 놓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하고 있을 거예요. 인간은 끝없이 문제를 해결하고 거기서 느끼는 희열과 뿌듯함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나서도 전 계속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처럼 재밌게.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돈을 모으려면 이거만 기억해라.’ 팁을 알려 주신다면요?
‘현타’를 느끼세요. 만들어서라도 꼭 느끼세요. 지금 본인이 서 있는 그곳이 평지가 아니라 낭떠러지라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저는 이 집이 제 집이 아니며 모아놓은 돈이 한 푼도 없다는 데서 심한 현타를 느꼈고, 그 현타가 계기가 되어 바닥을 찍고 다시 튕겨 올라온 거예요. 여러분도 현타가 나를 바꿀 기회라고 생각하고, 현타가 오지 않았더라도 굳이 만들어서 재테크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시작은 비관적이되 과정은 긍정적으로!’
H. youtube.com/김짠부재테크
에디터 이주연
포토그래퍼 이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