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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지혜가 필요할 때
“우리 가족에게 지혜를 주세요!” 《wee》 독자들의 질문에 이임숙 소장님이 답해드립니다.
A. 어머니가 자유로운 생활 패턴을 가졌다 해도 아이에게 가르칠 것은 꼭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일거수일투족 쫓아다니며 챙겨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일정한 생활 습관이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달 정도만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곱 시엔 저녁 식사, 식사 후 같이 양치질하고 씻기, 아홉 시부터 30분 그림책 읽기 등 아이와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켜보세요. 다이어리를 마련해서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적어 놓고 하나씩 수행할 때마다 동그라미를 치면 엄마와 아이 모두 바람직한 생활 패턴이 습관화되는 데 도움이 되고, 이 활동을 지속하게 할 동기도 키울 수 있습니다. 루틴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약간의 노력을 지속하시기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A. 여섯 살이 되면서 갑자기 나타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마 그 이전에도 조금씩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나요? 혹은 아이가 심리적으로 충격받을 만한 사건이 있지는 않았는지요? 어머니도 무척 힘드시겠지만 아이는 더 힘들고 불편할 거라는 걸 알아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엄마의 행동을 통제해야만 하는 이유는 어쩌면 자신이 엄마를 챙기고 통제하지 않으면 뭔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자신이 엄마보다 더 예쁘고 더 깨끗해야 안심하는 모습을 통해 그래야 자신이 칭찬받고 인정받는 느낌이 드는 건 아닐지도 짐작해 보게 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예민하고 불안하고 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여섯 살 아이의 마음이 이런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고 다루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즐겁게 놀아보세요.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지지하고 칭찬하며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세요.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전해주세요. 아이가 엄마 딸이라서, 엄마가 아이의 엄마라서 너무 좋다는 말도 전해주세요. 역설적 기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엄마가 입을 옷을 미리 골라 달라거나, 아이가 말하기 전에 먼저 “세정제 얼마나 쓸까?”라고 먼저 물어봐 주세요. 아이가 약간 귀찮아하는 정도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먼저 요청하면 의외로 아이는 불안감이 진정되기도 하고, 그렇게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을 갖게 되기도 하니까요.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분명 현재 모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방법을 혼자 시도하기 어려우시다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A. 네 살 아이는 아직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는 중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말을 안 하는 이유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하지요. 또 다른 이유는 뭔가를 이야기하면 자신이 혼난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네가 이렇게 하지 그랬어. 다음엔 이렇게 해.”라는 말은 가르치는 말이고 필요할 수 있지만, 아이에겐 혼나는 느낌을 줄 수 있지요. 아이가 더 많은 말을 하기 바라신다면 아빠가 먼저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아빠는 오늘 점심 먹을 때 누구랑 뭘 먹었어. 맛이 어땠고, 좋아하는 반찬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어. 그래도 맛있게 먹으려고 노력했어. OO이는? 급식 잘먹었어?” 이렇게 말하기의 모델을 보여주고, 아빠의 속마음을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편안하게 말하면 아이도 점점 아빠에게 말하는 걸 좋아하게 될 겁니다. 좋은 변화 있기 바랍니다.
A. 예민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아이는 좀더 섬세하게 아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법을 찾아가야합니다. 그래서 다른 기질의 아이보다 육아가 좀더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유아기에 이런 성향의 강점을 잘 발달하게 도와주시고 편안하게 대하시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6세 아이가 영어 문장을 분석적으로 해석하고 번역해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 이유가 뭘까요? 어쩌면 영어를 접하는 과정이 경험과 놀이가 아닌 지나치게 ‘학습’하는 방식은 아니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예민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아이일수록 배움과 공부는 편안하고 즐거운 방식이어야 하니까요. 현재 아이가 보이는 모습은 기존 방식이 아이에게 맞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영어에 대해 갖는 분석적 태도가 줄어들려면 당분간 학습 느낌의 영어책 읽기는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영어 그림책과 번역된 책을 함께 읽어주는 방법을 시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게 놀며 노래하며, 한두 마디 영어를 사용하며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의 인지 교육은 꼭 스트레스 없이 재미있게 진행되어야 함을 기억해 주세요.
A. 코로나19 때문에 맘껏 놀고 활동하지 못하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에서 잘 놀지 못했다면 전반적으로 무기력하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슬퍼 보이거나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거나, 놀이나 활동에 흥미를 보이지 않거나, 걱정과 짜증이 많아지는 현상은 ‘유아 우울’의 증상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라면 부모의 양육 태도와 정서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지요. 이를 해결하려면 수용적이고 긍정적인, 유쾌하고 밝은 양육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진행해 주세요. 아이와 많이 웃고, 조금씩 활력있는 놀이 활동으로 확장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가 싫은 것을 극복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고, 좋아하고 즐기는 활동을 더 많이 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다 보면 심리적 에너지가 활성화되면서 지금보다 덜 예민하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변해갈 수 있습니다. 만약 부모님이 한 달 이상 노력하셔도 변화가 없다면, 아동발달 전문 기관에서 검사와 심리치료를 병행하시면 좋겠습니다.
A.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니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려면 아빠랑 하는 놀이가 재미있다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그럼 저절로 아빠랑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아빠가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아빠가 잘할 수 있는 방식의 놀이를 찾고 함께 놀기를 권합니다.
공 주고받기, 퍼즐 맞추기, 그림 그리고 색칠하기, 종이비행기 접어 날리기 등 다양한 놀이 중에서 아빠가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로 놀아주세요. 물론 아빠와 함께 하는 몸놀이는 아이가 무조건 좋아하지요. 놀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화입니다. “와, 멋지다. 잘하는구나. 같이 노니까 재밌어. 포기안 하고 계속하네. 훌륭해 OO랑 놀아서 즐거워, 행복해.” 같은 대화를 지속하신다면 아이가 아빠와 더 많이 놀게 될 거예요. 또한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면 육아 활동을 꼭 분담하시길 권합니다. 씻기기, 양치질, 장난감 정리, 식사 등 다양한 육아 활동을 엄마 아빠가 협의하고 분담하고, 서로 격려하신다면 지금의 스트레스가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거예요.
A. 아이가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 데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미안하다고 느끼면서 말하기 싫어한다면 작은 신호를 만들어 보세요. 몇 가지 예를 주고 아이에게 선택하게 해주세요. 미안하면 세 번 껴안아 주기, 미안할 때 쓰는 모자나 머리띠 만들기 등을 아이에게 제안해 보세요. 유쾌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면 아이도 놀이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이 의견대로 정하면 더 좋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정한대로 행동한다면 크게 칭찬하고 지속하시기 바랍니다.
《미안, 사탕》, 《친구야, 미안해》 등 사과에 관한 그림책을 읽어 주는 것도 좋아요. 단, 의도가 드러나면 아이가 거부할 수 있으니 아이와 기분 좋게 놀다가 자연스럽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아이가 억지로 미안하다 말할 땐 아마 그 태도가 눈에 거슬릴 수 있겠지만, 태도를 지적하지 마시고 “말해줘서 고마워. 힘들었을 텐데 정말 잘했어.”라고 충분히 칭찬해 주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에디터 이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