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Need Wisdom

부모에게 지혜가 필요할 때

“우리 가족에게 지혜를 주세요!” 《wee》 독자들의 질문에 이임숙 소장님이 답해드립니다.

* 본 질의응답은 아이의 성별 구분 없이 유아기 심리정서 발달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내용임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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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7세 여자아이의 엄마예요. 제가 정리정돈이나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밴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이한테도 그런 습관을 가르치기가 어려워요. 제가 할 일을 할 동안 아이도 덩달아 늦장을 부리게 되고, 시간이 임박해서야 “늦었다.” 하면서 등원을 하거나 잠자리에 드는 날이 반복돼요. 그럴때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아이를 닦달하는 일이 자주 생겨요. 이런 생활에서는 변수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 조금씩 방법을 찾아서 노력하고 있지만 작심삼일이 되면서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라 고민이에요.

A. 어머니가 자유로운 생활 패턴을 가졌다 해도 아이에게 가르칠 것은 꼭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일거수일투족 쫓아다니며 챙겨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일정한 생활 습관이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달 정도만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곱 시엔 저녁 식사, 식사 후 같이 양치질하고 씻기, 아홉 시부터 30분 그림책 읽기 등 아이와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켜보세요. 다이어리를 마련해서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적어 놓고 하나씩 수행할 때마다 동그라미를 치면 엄마와 아이 모두 바람직한 생활 패턴이 습관화되는 데 도움이 되고, 이 활동을 지속하게 할 동기도 키울 수 있습니다. 루틴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약간의 노력을 지속하시기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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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가 여섯 살이 되더니 엄마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컨트롤하려고 해요. 손 세정제를 얼마나 써서 손을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화장실에 가도 되는지 물어보고 가야 할 정도예요. 무엇보다 엄마가 자기보다 더 예쁘게 입거나 더 깨끗하게 씻는 걸 불편해해요. 본인보다 더 우월하면 안 된다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느낌이에요. 요즘처럼 매일같이 붙어 있는 날에는 하나하나 컨트롤 당하다 보면 제가 없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어느 시기가 지나면 점점 없어지는 건지, 아이의 성향이라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어떻게 이 부분을 이야기하고 서로 편하게지낼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A. 여섯 살이 되면서 갑자기 나타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마 그 이전에도 조금씩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나요? 혹은 아이가 심리적으로 충격받을 만한 사건이 있지는 않았는지요? 어머니도 무척 힘드시겠지만 아이는 더 힘들고 불편할 거라는 걸 알아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엄마의 행동을 통제해야만 하는 이유는 어쩌면 자신이 엄마를 챙기고 통제하지 않으면 뭔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자신이 엄마보다 더 예쁘고 더 깨끗해야 안심하는 모습을 통해 그래야 자신이 칭찬받고 인정받는 느낌이 드는 건 아닐지도 짐작해 보게 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예민하고 불안하고 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여섯 살 아이의 마음이 이런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고 다루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즐겁게 놀아보세요.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지지하고 칭찬하며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세요.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전해주세요. 아이가 엄마 딸이라서, 엄마가 아이의 엄마라서 너무 좋다는 말도 전해주세요. 역설적 기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엄마가 입을 옷을 미리 골라 달라거나, 아이가 말하기 전에 먼저 “세정제 얼마나 쓸까?”라고 먼저 물어봐 주세요. 아이가 약간 귀찮아하는 정도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먼저 요청하면 의외로 아이는 불안감이 진정되기도 하고, 그렇게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을 갖게 되기도 하니까요.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분명 현재 모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방법을 혼자 시도하기 어려우시다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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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세 남아를 양육 중인 아빠입니다. 퇴근 후 저녁 시간, 아이랑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어린이집에서 뭘 했는지, 어떤 친구랑 재미있게 놀았는지 듣고 싶은데, 그나마 입 밖으로 나오는 소리는 ‘똥, 방구’뿐이에요. 어떻게 하면 아이랑 대화를 끌어갈 수 있을까요?

A. 네 살 아이는 아직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는 중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말을 안 하는 이유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하지요. 또 다른 이유는 뭔가를 이야기하면 자신이 혼난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네가 이렇게 하지 그랬어. 다음엔 이렇게 해.”라는 말은 가르치는 말이고 필요할 수 있지만, 아이에겐 혼나는 느낌을 줄 수 있지요. 아이가 더 많은 말을 하기 바라신다면 아빠가 먼저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아빠는 오늘 점심 먹을 때 누구랑 뭘 먹었어. 맛이 어땠고, 좋아하는 반찬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어. 그래도 맛있게 먹으려고 노력했어. OO이는? 급식 잘먹었어?” 이렇게 말하기의 모델을 보여주고, 아빠의 속마음을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편안하게 말하면 아이도 점점 아빠에게 말하는 걸 좋아하게 될 겁니다. 좋은 변화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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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6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아이는 예민함과 섬세함을 가지고 있으며,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 매사 조심성도 많습니다. 가령 영어책을 읽는다면 문장이 완벽하게 이해되고 한국어 번역도 매끄러워야만 넘어갑니다. 이야기 전개상 유추가 되는 부분이어도 성에 차지 않으면 울면서 여러 번 묻고 또 따져봅니다. 아직 문법적인 부분을 명확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지양하고 이야기 자체에 중심을 두고 책을 읽히고 싶지만, 아이 기준에 맞게 해소가 되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부모로서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이를 편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예민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아이는 좀더 섬세하게 아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법을 찾아가야합니다. 그래서 다른 기질의 아이보다 육아가 좀더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유아기에 이런 성향의 강점을 잘 발달하게 도와주시고 편안하게 대하시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6세 아이가 영어 문장을 분석적으로 해석하고 번역해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 이유가 뭘까요? 어쩌면 영어를 접하는 과정이 경험과 놀이가 아닌 지나치게 ‘학습’하는 방식은 아니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예민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아이일수록 배움과 공부는 편안하고 즐거운 방식이어야 하니까요. 현재 아이가 보이는 모습은 기존 방식이 아이에게 맞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영어에 대해 갖는 분석적 태도가 줄어들려면 당분간 학습 느낌의 영어책 읽기는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영어 그림책과 번역된 책을 함께 읽어주는 방법을 시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게 놀며 노래하며, 한두 마디 영어를 사용하며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의 인지 교육은 꼭 스트레스 없이 재미있게 진행되어야 함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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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섯 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걸까요? 통 외출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특별히 재미있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본인도 지루해하며 가만히 누워있거나 놀아달라고 떼를 씁니다. 외출하자고 하면 나가지 않겠다고 하며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 원하는 장소가 아니면 먼저 나가자는 말을 안 합니다. 원래 겁이 많고 예민한 성향인데 몇 달 전부터 잠수에 두려움이 생겨 물놀이도 안 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에어컨을 무서워해 틀지 못하게 하거나 본인이 자리를 뜨면 틀게 합니다. 소리에도 예민해 청소기를 쓰려면 문을 닫아야 하는데 이런 모습들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걱정입니다. 무서워하는 부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확신이 없습니다. 부모로서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 때문에 맘껏 놀고 활동하지 못하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에서 잘 놀지 못했다면 전반적으로 무기력하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슬퍼 보이거나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거나, 놀이나 활동에 흥미를 보이지 않거나, 걱정과 짜증이 많아지는 현상은 ‘유아 우울’의 증상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라면 부모의 양육 태도와 정서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지요. 이를 해결하려면 수용적이고 긍정적인, 유쾌하고 밝은 양육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진행해 주세요. 아이와 많이 웃고, 조금씩 활력있는 놀이 활동으로 확장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가 싫은 것을 극복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고, 좋아하고 즐기는 활동을 더 많이 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다 보면 심리적 에너지가 활성화되면서 지금보다 덜 예민하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변해갈 수 있습니다. 만약 부모님이 한 달 이상 노력하셔도 변화가 없다면, 아동발달 전문 기관에서 검사와 심리치료를 병행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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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섯 살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요즘 거의 가정 보육 중인데, 저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 그런지 아이가 모든 걸 다 저와 함께 하려고 합니다.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놀아주려고 해도 엄마와 놀고 싶다며 저만 찾고 밥도 엄마랑, 잘 때도 엄마랑…. 남편은 제 눈치만 보고, 저는 또 그게 싫고 답답하니 짜증을 내게 되고, 그럼 남편도 같이 날카로워집니다. 세 식구 모두 짜증이 늘고 예민해져 있는 상태예요. 아이를 종일 나 혼자 보고 있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현명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육아하고 싶습니다. 지혜를 주세요!

A.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니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려면 아빠랑 하는 놀이가 재미있다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그럼 저절로 아빠랑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아빠가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아빠가 잘할 수 있는 방식의 놀이를 찾고 함께 놀기를 권합니다.

공 주고받기, 퍼즐 맞추기, 그림 그리고 색칠하기, 종이비행기 접어 날리기 등 다양한 놀이 중에서 아빠가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로 놀아주세요. 물론 아빠와 함께 하는 몸놀이는 아이가 무조건 좋아하지요. 놀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화입니다. “와, 멋지다. 잘하는구나. 같이 노니까 재밌어. 포기안 하고 계속하네. 훌륭해 OO랑 놀아서 즐거워, 행복해.” 같은 대화를 지속하신다면 아이가 아빠와 더 많이 놀게 될 거예요. 또한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면 육아 활동을 꼭 분담하시길 권합니다. 씻기기, 양치질, 장난감 정리, 식사 등 다양한 육아 활동을 엄마 아빠가 협의하고 분담하고, 서로 격려하신다면 지금의 스트레스가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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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세 여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와 트러블이 생겼을 때 보통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해~.” 하고 얘기해 주면 이해하고 곧잘 따라 하는데, 유난히 사과하는 건 어려워합니다. 사과할 줄 아는건 용감한 거라고 이야기해 주고 아이가 힘겹게 사과를 하면 폭풍 칭찬도 해주는데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을 어려워하네요. “이럴 땐 미안하다고 해야지.”라고 하면 울고 짜증내고 도망치고…. 미안하다고 할 때도 약간 짜증내듯이 “미안! 이제 됐지!”라고 말합니다. 평소에는 규칙도 잘 지키고 말도 예쁘게 잘하는 아이입니다. 사과하는 법을 가르쳐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가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 데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미안하다고 느끼면서 말하기 싫어한다면 작은 신호를 만들어 보세요. 몇 가지 예를 주고 아이에게 선택하게 해주세요. 미안하면 세 번 껴안아 주기, 미안할 때 쓰는 모자나 머리띠 만들기 등을 아이에게 제안해 보세요. 유쾌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면 아이도 놀이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이 의견대로 정하면 더 좋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정한대로 행동한다면 크게 칭찬하고 지속하시기 바랍니다.

《미안, 사탕》, 《친구야, 미안해》 등 사과에 관한 그림책을 읽어 주는 것도 좋아요. 단, 의도가 드러나면 아이가 거부할 수 있으니 아이와 기분 좋게 놀다가 자연스럽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아이가 억지로 미안하다 말할 땐 아마 그 태도가 눈에 거슬릴 수 있겠지만, 태도를 지적하지 마시고 “말해줘서 고마워. 힘들었을 텐데 정말 잘했어.”라고 충분히 칭찬해 주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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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