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Brave And Strong!

오늘도 튼튼하고 씩씩하게

아이가 크면서 지켜갔으면 하는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물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답이 꾸준함과 자존감이다. 운동을 하며 지쳐도, 싫증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내는 경험을 하다보면 자존감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부모나 친구와의 유대 관계, 건강한 생활 습관은 덤이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11세 오해서, 엄마 정세진

Exercise History
수영 | 7세 ~ 현재, 주 3회

해서에게 운동을 시킨 계기가 있나요?

아이에게 무언가 가르칠 때 아무래도 부모의 어린 시절이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제가 몸 쓰는 데 아주 소극적인 사람이었어요. 체구도 작고, 운동도 못하고, 못하니까 더더욱 앉아서 책만 읽는 어린이였는데 어른이 되어서야 건강한 몸의 중요성과 몸을 단련하는 사람의 섹시함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한 가지 종목은 완전히 몸에 익도록 꾸준히 가르치겠다고 작정하고 있었고요. 제 로망이 어느 정도 반영된 거죠(웃음).

 

엄마의 사심이 시작이었군요(웃음). 수영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해요.

수영만큼 자연에 직접 부딪히는 종목도 없으니까요. 수영은 아주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오로지 맨몸으로 물에 뛰어들고, 온몸으로 물살을 만들어서 속도를 내요. 자연에 그대로 뛰어드는 게 멋있다고 느꼈어요. 계절을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은 면도 있어요. 아이가 유년 시절 동안 여름과 겨울 운동을 한 가지씩 익혀서, 더위와 추위도 즐길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여름엔 수영, 겨울엔 스키를 가르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수영은 배우는 단계가 명확해서 성취감을 느끼기에 좋아요. 모든 운동에 초급, 중급, 상급자 코스가 있지만 수영은 영법이 나눠져 있어서 조금 더 세분화되죠.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입수법, 턴 등 발전 속도가 조금 더 명확하게 체감되는 운동이에요.

 

해서가 수영을 몸에 익히는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고요.

해서가 빠릿빠릿한 편은 아니에요. 옆에서 배우는 과정을 지켜보면 새로운 걸 시작할 때마다 초기 긴장감이 높았어요. 다른 일에도 워낙 그런 성향이 있는데 수영은 발이 닿지 않는 물속에서 배우는 거라서 더 조심스러워했던 것 같아요. 다른 아이들은 1년쯤이면 기본적인 영법 네 가지 정도는 배우는데, 해서는 2년이 넘게 걸렸어요. 1대1 강습과 4대1 강습을 꾸준히 한 것치곤 느린 편인데요. 수강료를 허공에 날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아이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아도 절대로 닦달하지 말자는 저의 각오가 있었어요(웃음). 해서의 속도대로, ‘좀 느리면 어때! 천천히 익히니까 자세 하나는 기가 막히겠네!’ 이런 마음으로 기다릴 작정이었어요. 정작 해서는 자기가 배우는 속도가 느린지 빠른지 잘 몰랐을 수도 있어요. 교내 수영 대회에서 자기보다 늦게 수영을 시작한 친구들에게 뒤처졌을 때 시무룩해한 적은 있지만요.

닦달하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요즘은 어떤가요? 

수영을 배운 지 이제 만 4년쯤 되었는데요. 초기 한두 해 정도는 배우는 게 느린 편이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조금씩 잘하는 아이 축에 들더니 얼마 전부터 마스터즈반에 속하게 되었어요. 마스터즈반에선 아마 다시 가장 느린 아이가 됐을 거예요. 새로운 스테이지의 시작이죠. 자기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깨달으면서 조금 더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노력이 가치가 있을까, 이걸 계속 하는 게 무슨 소용일까’ 하는 의문을 가질때 어린 시절 수영을 배웠던 기억이 조금은 답이 되지 않을까요?

 

수영이라는 종목의 특성이 해서의 성향과 잘 맞는 편인가요?

수영은 혼자 하는 종목 중에서도 특별히 더 자기한테 집중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물속에 있으면 바깥 소리도 들리지않고, 말할 수도 없고, 물안경 때문에 주변 시야도 제한되죠. 떠들썩한 환경에서 여러 명이 함께 있어도 수중 환경이 주는 고독함이 있어요. 아무리 수영 실력이 뛰어난 사람도 자기호흡과 팔다리의 리듬에 집중하지 않으면 물이 덜컥 겁나기도 하거든요. 해서는 체구가 작은 편이라 팀플레이에선 어쩔 수 없이 뒤처지는 부분이 있었을 거예요. 옆 사람이 뭘 하든지 나의 출발, 킥, 호흡, 리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과 체급별 제한이 크지 않다는 점, 느리지만 꼼꼼하게 완성해 나간다는 면에서 해서의 성향에도 맞는 것 같아요.

 

해서는 수영을 언제, 얼마나 하고 있나요? 수영하는 날의 일과가 궁금해요.

학교를 마치면 요일별로 방과후 교실에 갔다가 오후 다섯 시쯤 수영장으로 가요. 학교와 수영장이 가까워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예요. 처음엔 제가, 그다음엔 수영 선생님이 샤워나 수영복 갈아입는 걸 도와줬는데 이제는 준비와 마무리도 혼자서 해요. 기존에 주 2회 수영을 하다가 최근에 마스터즈반이 되면서 주 3회, 한 번에 한 시간 정도 강습을 받아요. 전에는 영법을 배우고 선생님과 물에서 공놀이도 하고, 자세를 교정하는 수업 위주였는데 최근엔 기록 경쟁도 하고, 마치 선수처럼 쉴 틈 없이 레인을 왕복하며 한 시간을 꽉 채워요. 나름대로 구력이 생겼는지, 예전엔 수영 강습을 받고 오면 기진맥진하거나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최근에는 큰 차이가 없네요(웃음).

엄마도 수영을 배우는 걸로 알아요. 엄마와 딸이 같은 것을 공유하며 생긴 즐거움에 관해 듣고 싶어요.

내가 아이보다 나이가 많아서, 부모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매사에 가르치려 들 때가 있는데 수영에 있어서 만큼은 둘이 비슷한 수준이에요. 해서는 처음부터 어른 풀에서 강습을 시작해서 단 한 번도 발이 닿는 풀에서 수영을 배운 적이 없어요. 그래서 깊은 수심에선 오히려 저보다 겁이 없죠. 이래라 저래라, 폼이 안 좋다, 가르치려 하면 전 참견 마라,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요(웃음). 함께 수영을 하고 나와서 자연스레 단골 찹쌀꽈배기 가게에 들르는 게 수영메이트로서 우리의 사소한 즐거움이에요. 무조건 설탕 듬뿍! 이렇게 찹쌀꽈배기를 사 먹은 날들, 한겨울에 저녁 강습을 받고 둘 다 머리카락 끝이 언 채로 집에 들어온 날들의 기억이 우리 사이에 꽤 오래 연결점을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저에겐 해서가, 해서에겐 제가 가장 오랜 수영 동료니까요.

 

꾸준히 수영을 하며 해서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요?

해서는 또래보다 여전히 체구가 작은 편이에요. 그런데 마음은 성장한 것 같아요.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잖아요. 자신이 친구들보다 작고 느렸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물에서 빠른 사람이 되었다는 걸요. 수영으로 얻은 또 다른 장점은 몸에 대한 편견이 적다는 점이에요. 수영은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고 할 수밖에 없으니까 사람의 몸이 다양하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남녀의 몸, 긴 몸, 짧은 몸, 살집이 있는 몸, 마른 몸 등 아름다움에 편견이 없어요. 여전히 “왜 여자만 수영할 때 찌찌를 가리지?”라고 궁금해해요.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도 자라고 배울 것 같아요.

수영을 함께 배우면서 아이가 내 생각보다 강하단 걸 느꼈고 마음속으로 몇 번 놀랐어요.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땐 퇴근한 이후에 해서랑 같이 수영 개인 레슨을 받았어요. 한겨울에는 일곱 시만 돼도 캄캄하고 바람이 차니까 수업이 있는 날마다 마음속으로 오늘은 쉬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퇴근하고 돌아오면 긴장을 풀고 쉬고 싶은데 아이와 또 수영 강습을 가는게 힘들었거든요. 해서가 힘든 내색을 했으면 그 핑계로 냉큼 쉬었을 거예요. 그런데 한 번도 먼저 수영을 쉬겠다고 말하지 않더라고요. 딸 덕분에 엄마도 강해진다고 생각했죠. 이쯤이면 힘들다고 할 것 같은데 엄살 없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아이의 능력을 예단하거나 속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요.

오늘을 더 건강하게

백지후 8세, 엄마 김경록

Exercise History
아이스하키 | 7세 ~ 현재, 주 2회

지후는 어떻게 하키를 접하게 되었나요?

지후는 에너지 많은 아이기도 하지만 아빠와 엄마를 닮아서인지 감수성이 풍부하고 차분한 성격이에요. 엄마인 저는 온라인 키즈 편집숍을 운영하고, 아빠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가끔은 넘치는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해 보였고, 성장하면서 팀워크가 필수적인 운동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몇 가지를 시도해 봤어요. 그중 하키에 가장 큰 흥미를 느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직은 하키가 태권도나 줄넘기처럼 대중적인 운동은 아닌 것 같아요.

저희도 시작하고 알았지만 국내 유소년팀 스포츠 중 하키가 축구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팀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친구들이 하키를 하고 있지만 운동 특성상 장소 제한이 있기 때문에 밖으로 보이기도,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지후가 하키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위험하지 않느냐고 많이들걱정하세요. 경기할 때 날카로운 날이 달린 스케이트를 신고 몸싸움을 하는 걸 보셔서 그런 것 같은데, 실제로 아이들은 보호대와 안전 장비를 열 개 가까이 착용하고 운동해요. 넘어지거나 부딪혀도 아프지 않다 보니 부상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움직이죠. 대신, 장비가 워낙 많아 아직은 스스로 착용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부모님이 항상 함께 움직여야 해요. 아이스링크에 열 명의 아이가 운동하고 있다면, 관중석에는 스무 명의 부모님들이 함께하고 있는 셈이에요. 

 

팀워크가 필수적인 운동을 찾아보다가 하키를 시작했다고 했어요. 지후는 잘 적응했나요?

처음에는 빙판에서 넘어질까 봐 아장아장 걷는 데만 신경 쓰기에도 모자랐어요. 모든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팀워크를 맞춰가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죠. 지후 역시 스케이팅에 익숙해지고 조금씩 경기를 하게 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개념을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혼자서는 달려드는 상대팀 선수들을 헤치고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함께 계획을 세우고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면서 플레이해요.

 

얼마 전에 팀을 이적했다고요. 지후의 포지션은 무엇인가요?

1년 가까이 몸담았던 팀에서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게 되었어요. 아이스하키 포지션은 공격수 세 명, 수비수 두 명, 골리 한 명으로 구성되는데요, 지후는 이적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아직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어요. 현재는 고정 포지션 없이 상황에 따라 수비와 공격 포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아마 2학년이 되면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하키 훈련 주기가 궁금해요.

지금은 주 2회 기본 훈련을 하고 있어요. 상황에 따라서 추가 훈련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하키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이제 시작한 초등학교 일과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평일은 방과후, 주말은 아침 일찍 링크장에 다녀와요.

경기와 훈련이 있는 종목이다 보니 그만큼 가족의 서포트도 필요할 것 같아요. 가족들은 지후의 하키를 어떻게 지지해주고 있나요?

링크장에 가는 날은 대부분 저희 세 가족이 함께 움직여요.장비 착용도 그렇고, 훈련과 경기 중간중간에 물 마실 때도 도와줘야 해요. 헬멧을 쓰고 두꺼운 장갑도 착용하기 때문에 혼자서 물 마시기가 어렵거든요. 저희는 항상 벤치에 앉아서 아이의 수업 태도를 관찰하고 혹시 불편하거나 다친 곳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면서 응원해요.

 

처음에는 ‘건강한 취미 하나 만들자’는 마음이었다가도, 아이도 엄마도 점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고 하더라고요. 지후와 엄마는 하키라는 운동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선수가 되기 위해 정말 어린 나이부터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지후도 지금은 동경하는 코치님들을 보면서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해요. 하지만 저희는 지후가 나중에 어떤 결정을 하든,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면 지지해 주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자기가 활동하는 분야에 진지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꾸준하게 운동하며 지후가 어떻게 자라기를 바라나요?

장 바라는 건 빠른 성장보다는 본인의 나이에 맞는 정서와 생각을 갖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지후는 지금 누구보다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아름다운 감수성을 오래오래 품고 살면 좋겠어요.

 

아이의 건강을 위해 또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운동 후 깨끗하게 샤워하기, 식사량 넉넉하게 먹기, 틈틈이 영양제 먹기 등 기본 생활에 우선을 두고 아이 건강을 챙겨요. 가장 중요한 건 시간에 맞는 식사와 이른 잠자리인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네요.

 

지후가 어른이 되면 이 시기가 어떻게 기억될까요?

지금도 가끔 이 질문에 관한 생각을 하고는 해요. ‘온 가족이 함께하던 이 시간을 아이가 자랐을 때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더 좋은 추억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요. 그래서 영상도 많이 찍어 두고 장비, 소품 하나하나 잘 남겨 두려고 노력 중이에요. 운동도 중요하지만 저희는 가족이 함께한 시간이 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함께할 수 있도록

이셀린 8세, 엄마 이솔네

Exercise History
축구 | 5세 ~ 현재, 주 1회
태권도 | 7세 ~ 현재, 주 3회

셀린이네 가족이 지금 잠시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고요?

남편 제임스의 마라톤 경기를 응원하러 온 가족이 함께 미국에 와 있어요. 지금은 플로리다고 내일 뉴욕으로 넘어가요. 제임스가 아마추어 마라토너여서 스케줄이 오래전부터 잡혀있었는데, 마침 셀린이네 학교가 가을 방학이 되어서 타이밍이 맞았어요.

 

마라톤 하신 지 꽤 오래되었나 봐요. 셀린이가 아빠를 보며 운동에 관심을 가졌을 수도 있겠어요.

맞아요. 어릴 때부터 무술, 클라이밍 등 여러 가지 운동을 해왔고, 친구들이랑 PRRC라는 크루를 만들어서 뛰기 시작한게 내년이면 벌써 10년이 돼요. 셀린이가 더 어릴 때부터 집근처 종합운동장에 나가서 함께 운동을 했어요. 남편은 뛰고 셀린이는 자전거를 탔죠. 아빠를 보고 뭔가 대단한 걸 느낀다기보다는 같이 뛰고 땀 흘리는 시간이 기억에 좋게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의 첫 운동으로 축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저희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은 욕심보다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걸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남편은 자기 몸을 스스로 잘 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저는 사람들이랑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몸을 많이 움직이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구를 생각하게 됐어요. 3년 전에는 미세먼지도 심했고, 그 뒤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바깥 활동 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의 제약이 없는 실내 훈련장에서 신나게 놀면서 실컷 땀흘리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셀린이가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 것 없이 잘 섞여 노는 편이어서 어린이집에서 축구 하고 싶은 친구들끼리 여자 셋, 남자 셋으로 팀을 꾸려 학원에 보냈어요. 다행히 엄마들끼리도 마음이 잘 맞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지금도 잘 이어오고 있어요.

 

여덟 살의 축구 라이프가 궁금해요.

셀린이가 프랑스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학교생활 패턴이 조금 달라요. 그런데 여전히 목요일 네 시는 축구 하는 날로 고정이에요. 수업이 한 시간인데, 간단한 몸풀기, 개인 드리블 연습을 하고, 20분 정도는 팀을 짜서 실제로 게임을 해요. 초등학생 돼서는 줄넘기도 하고요.

셀린이도 목요일 네 시를 기다리나요?

그럼요. 운동하러 간다기보다 친구 만나서 같이 뛰어노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좀 빠른 친구들은 좋아하는 축구 선수도 있고 스킬도 좋지만 셀린이네 축구 학원에는 포지션이랄 게 따로 없어요. 다 같이 공 쫓아다니고, 골 넣으면 좋아하는 정도예요. 얼마 전에 축구 대회에 나갔는데, ‘꼭 이겨야지. 잘해야지.’ 하는 의지는 안 보이고, 친구가 공에 맞으니까 공이 오든 말든 신경 안 쓰고 같이 슬퍼하고 위로하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웃음). 엄마들만 ‘얘들아 공을 봐야지….’ 하면서 애달파하는 거죠. 경기에서 지면 울고불고 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조금 아쉬워하고 말아요. 저도 그 정도가 딱 좋아요.

 

어려워하는 부분은 없어요?

저희 팀에도 에이스가 한 명 있거든요. 그 친구한테 공을 주면 골 넣을 확률이 높으니까 웬만하면 그쪽으로 패스를 하는데, 자기도 공을 몰고 싶은 마음이 들 거잖아요. 자기한테 패스하라고 손 드는데 친구들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제일 많이 실망하는 것 같아요. 골을 못 넣는 것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게 더 슬픈가 봐요(웃음).

 

셀린이 성향을 좀 알 것도 같아요(웃음). 태권도 할 때는 어때요?

태권도장에는 학교 친구, 동네 친구도 많고 나이대도 다양해서 거기에서 오는 재미가 또 다른가 봐요. 자기보다 낮은 하얀 띠 친구들이 오면 알려주고 케어해 주는 걸 좋아해요. 한 단계씩 단을 따면서 성취감도 느끼고요. 셀린이네 도장은 하얀 띠에서 시작해서 노란 띠, 노랑이랑 초록이 섞인 띠, 그다음 초록 띠예요. 그다음엔 또 파랑이랑 초록이 섞인 띠, 파란 띠… 마지막은 검은 띠. 이런 식이에요. 띠마다 승급 심사를 보는데, 점점 어려워지는 품새를 연습해야 하고 발차기나 겨루기, 격파 같은 걸 종합적으로 심사 받더라고요. 셀린이는 이제 초록 띠예요.

 

아빠가 태권도를 가르쳐주기도 하나요?

네. 남편 어릴 땐 띠 따는 걸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냥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대요. 그런데 셀린이가 태권도를 할 나이가 되니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남편도 같은 도장에 성인반을 등록해서 둘이 같이 다니고 있어요. 승급 심사 전에 집에서 같이 품새 연습하는 거 보면 재미있어요(웃음). 

 

솔네 씨는 어떤가요? 같이 하는 운동이 있어요? 

저도 얼마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 저도 남편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뛸 수 있는지, 어떤 느낌을 받는지 알고 싶어졌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는데 뛸 때마다 힘들더라고요. 뛰는 동안 다른 생각은 안 들고 저기까지만 가보자,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해보자, 하는 마음만 들어요. 11월에 10km 대회에 나가볼까 싶어서 신청해 뒀어요. 

 

셀린이네 가족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운동도 그중 하나인 거죠? 

맞아요. 애들 키우면서 부모도 성장한다고 하잖아요. 남편은 어릴 때 배운 것들을 셀린이랑 다시 시작하면서 너무 좋대요. 운동을 다시 배우는 것 같대요. 축구, 태권도에 적응했으니 곧 수영도 시켜볼 생각인데, 수영도 같이 하고 싶어 해요. 지금 세 살인 마린이랑은 나중에 또 어떤 걸 함께 하게 될지 기대된다고 하고요. 저도 남편도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 게 참 좋아요. 저희는 그런 것들을 계속 찾아서 해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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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다은

사진 정세진, 김경록, 이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