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Warm The Space

미묘한 따뜻함 속에서 : 컬렉트

겉으론 평범한 빈티지 가구점 같지만, 사실 이곳은 라이프 스타일 셀렉트 숍이다. 빈티지 가구를 좋아하는 주인장이 고르고 또 골라 모아온 가구들이 즐비한다. 각각의 아트 피스와도 같은 가구들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거기에 빈티지 가구와 아티스트의 작품을 덧대어 보여주는 협업 전시 공간, ‘위클리캐비닛’ 프로젝트도 함께 운영한다.

 어느새 가구는 자기만족의 수단이 되었다. 한 사람이 고르고 사용한 가구는 그 사람을 보여준다. 취향을 대신 말해주는 것. 이런 관점에서는 SNS와 같지만, 어쩐지 가구는 다르다. 사람이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몸에 직접 닿는 것으로 더 밀접한 관계를 담고 있다. 조금 더 솔직한 자기표현인 셈! 그렇다면 우린 어떤 가구, 어떤 삶의 모습을 고르면 좋을까. 그 선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공간에 방문했다. 여긴 세월의 주름과 그 사이에 담긴 가구의 이야기를 말하는 곳, 컬렉트다.

빈티지 가구,

작품이 모여든 자리


“빈티지 가구란, 디자이너 퍼니처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가구를 말하죠. 단순히 낡은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역사가 담겨 있는, 그래서 그 공간의 느낌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가구를 말해요. 각각의 빈티지 가구들은 디자이너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그때의 정서를 담고 있어요.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존재하던 모든 순간이 그 가구에 스며 있죠. 그래서인지 모르고 보아도 빈티지 가구에선 따스한 감정이 느껴져요. 그 공간의 온도를 다르게 하죠. 세월의 흔적이 주는 미묘한 차이랄까요. 지금 만들어지는 가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묘한 감정이 있어요.

컬렉트의 공간은 오래된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가구에 담겨 있는 그들의 깊은 조예를 살필 수 있죠. 한 공간에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디자이너의 가구들을 모아 어느새 각각의 개성이 굳어진 거장들의 손길이 섞인 공간이 되었어요. 그 미묘한 조화, 약간의 불규칙함이 새로운 무드를 만들어내고 있죠. 이 때문에 컬렉트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또 다른 취향을 찾고 가시기도 해요. 더 많은 나라, 더 좋은 장인의 작품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 중이랍니다.”

지금은 없는

그때의 아름다움

 

“빈티지 가구가 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이유를 묻는다면 답은 단순해요. 직관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죠.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오랫동안 인정받아왔어요. 한스 베그네르 같은 거장은 천여 가지 이상의 의자를 만들었지만 지금 각광받는 그의 의자는 몇십 가지뿐이죠. 예전에 활동하던 디자이너들도 무수히 많았지만 장 푸르베, 피에르 잔느레 같이 우리가 기억하는 장인들은 매우 한정적이고요. 그 당시의 유럽은 가구에 대한 이해가 깊어서 공공 시설에도 디자이너 퍼니처를 두었는데, 시간이 지나 그 장소가 사라지거나 변하면서 자연스레 가구들도 폐기되었어요. 지금에 와서 인정을 받은 디자이너의 가구들이 희소성까지 갖게 된 거죠. 그 자체로 역사가 담긴 ‘고증’이 되었고요. 단순히 가구라고 부르기엔 부족해요. 한 시대를 품은 작품으로 여겨야겠죠.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구를 더 고풍스럽게 만드는 원재료에 있어요. 희소성과 연결되는 부분이죠. 나무 가구는 장시간 빛에 노출되면서 색이 변하는데, 예를 들어 좋은 티크 나무로 만든 책상이 잘 늙으면 보기 좋은 색으로 낡아요. 반면에 품질이 평범한 나무에서 그런 변화를 찾기는 힘들죠. 안타깝게도 요즘은 예전만큼 좋은 티크를 구하기는 무척 어려워요. 70-80년대에 거의 모든 티크를 사용했기 때문에요. 간혹 좋은 티크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어요. 한국에는 수입이 어려울 만큼요. 빈티지 가구가 너무 비싸다고 하지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이제는 없는, 단 하나의 유일한 존재니까요. 어쩌면 가치를 따지는 것도 아까운 일이 아닐까요.”

미드센추리 시대,

그리고 오늘


“디자이너 퍼니처의 전성기가 있다면, 미드센추리 시대를 말할 수 있어요.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술과 건축,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발전이 일어나던 시기죠. 가구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당시 가장 뛰어난 미적 감각을 지닌 이들이 최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들이 지금의 빈티지 가구인 거죠. 컬렉트의 가구들은 그때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고요.그 당시 재능 있던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가구를 만들었지만 지금 유능한 사람들은 전자제품을 만들어요. 게임이나 앱을 디자인하죠. 요즘은 모두들 SNS를 통해 자신을 대신하니까요. 새롭게 좋은 가구들이 생겨날 폭이 좁아진 거죠. 그래서 오래된 빈티지 가구들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요. 빈티지 가구들은 점점 사라져가고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미드센추리 시대의 가구들은 정말 모습을 감출지 몰라요.”

공간의 틀이

비슷하니까


“집 구조가 비슷한 한국에서는 세월과 이야기를 품은, 특별한 가구의 존재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해요. 공간의 틀이 비슷하니까, 그 안에 속하는 요소가 중요해지는 거죠. 조금 심오할 수도 있지만 그 안을 채우는 과정이 사람의 자존감 형성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선택한 가구와 함께 지내며 본인의 습관과 생활을 기록하는 건, 아무도 몰랐던 나만의 무엇과 마주하는 일이 아닐까요? 저만 해도 좋아하는 책상 앞에서 정말 행복해지거든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하는 의욕이, 아끼는 책상에 손을 얹었을 때 생겨나니까요.컬렉트는 이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빈티지 가구를 기반으로 한 카페 공간과 패션 브랜드의 쇼룸을 꾸릴 예정이에요. 정말 좋은 퀄리티, 진짜 빈티지 가구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요. 지금의 컬렉트는 빈티지 가구점으로 불리지만, 언젠가 가장 처음 떠올린 ‘라이프 스타일 셀렉트’라는 키워드를 전면으로 내보일 수 있길 바라요. 더 나은 삶의 모습을 찾는 길에 컬렉트가 좋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해요.”


H. kollekt.kr

새로운 관점의 시작

위클리캐비닛

 

아름다운 가구는 눈에 담고 담아도 지겹지 않지만 언제나 살필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컬렉트는 그런 한계점을 딛고자 위클리캐비닛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빈티지 가구에 대한 인식을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전하고, 가구를 보여주는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더한다. 디자이너 퍼니처와 패션, 예술, 차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통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을 시도한다.

AROUND 온라인 구독

어라운드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읽어보세요.

구독 시작하기

에디터 김지수

포토그래퍼 강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