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ll Of Us

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면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가니 구연동화가 한창이다. 그의 앞에 복작복작 모여 앉아 있는 아이들의 자세는 다양하지만 집중한 얼굴은 하나같이 비슷하다. 뒤쪽에 자리를 잡아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건 단지 아이를 위한 동화책이 아니다. 어딘가 우리의 세상과 너무도 닮아 있는 이 이야기는 부모가 된 어른에게, 부모가 될 어른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모두의 이야기

육아는 단순히 부모의 노력만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 그리고 세상이 도와주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어려운 육아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의미 있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다함께 동화로 행복해지는 세상’. 동화책의 내용부터 삽화까지 온 국민의 참여로 만들어졌고 각 동화책의 그림 작가와 스토리 작가가 이를 한데 엮어 마무리를 지었다. 김장성 스토리 작가와 이찬재 그림 작가가 참여한 《봄이에게 물어봐!》는 맞벌이 부부의 고충과 고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임정진 스토리 작가와 이웅기 그림 작가가 참여한 《우리우리 복댕이》는 육아휴직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한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던 문제도 이 동화책에 참여한 많은 사람의 응원에 조금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미래를 응원하다

두 권의 동화책이 완성되는 날, 책발전소 광교점에서는 동화책 작가와 국민 작가와의 만남이 이뤄졌다.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국민 작가가 모였고, 오상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부모님 손을 잡고 들어와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던 아이들은 구연동화가 시작되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시선을 한곳으로 집중했다.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한 문장, 한 문장에 소리를 지르고 웃고 공감한다.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 어느새 아이의 표정이 아닌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부모의 표정이 보인다.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표정을 짓던 모습이 동화책의 마지막 부분에선 활짝 웃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말한 동화책의 힘이 이것이 아닐까? 짧은 동화로 아이와 부모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INTERVIEW


이찬재

《봄이에게 물어봐!》 그림 작가

안녕하세요. 《WEE》 독자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찬재입니다. ‘찬 할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고 제 그림에 글을 써주는 아내와 함께 행복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그림 작가 ‘찬 할아버지’의 첫 시작이 궁금해요.

브라질에서 살고 있을 때, 5년간 외손자 ‘알뚤’과 ‘알란’의 등하교를 맡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손자들이 한국으로 떠났고 허전한 마음이 들었죠. 그때 아들이 저에게 취미 삼아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했어요. 아들은 자기가 어릴 때 받은 아버지의 그림엽서를 떠올리며 ‘그림 잘 그리는 우리 아빠’라고 기억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다함께 동화로 행복해지는 세상’의 프로젝트, 《봄이에게 물어봐!》에 그림 작가로 참여하셨어요.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워낙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우리나라가 40년도 채 안 돼 저출산으로 국가적 문제에 봉착했다는 데 너무 놀랐어요. 제가 이민을 떠났을 때만 해도 산아제한하던 사회였으니까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집, 아이들이 활기차게 뛰노는 동네가 많아져 장래가 밝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저도 어릴 적 ‘봄이’처럼 텅 빈 집에 홀로 남아 있던 기억이 났어요. 그땐 부모님을 미워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니 또 마냥 미워할 일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많은 식구가 늘 함께 지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내와 제가 교사로 일하다 보니 저희 아이들은 가사 도우미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죠. 결국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외로운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요. 네 식구가 함께 바다로 놀러 가기도 하고, 때로는 한 침대에 옹기종기 모여 같이 자기도 했어요(웃음).

 

책에서 ‘봄이’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이 싫어서 경찰서로 찾아가요. ‘봄이’가 찾아간 경찰관이 작가님이었다면, 어떤 방법으로 놀아줬을 것 같나요?

저는 아마 잘 헤쳐나가지 못했을 거예요. 다만 제 아내는 현명하게 해결했을 것 같아요. 이응으로 시작하는 낱말 말하기, 산에서 볼 수 있는 것 하나씩 말하기 등 여러 가지 게임을 했을 거예요. 은근히 신나고 시간도 빨리 가서 봄이도 즐거워하지 않았을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육아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의 사랑입니다. 사랑이 아이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야 해요. 때로는 육아에 지쳐 무척 힘들 때도 있겠지만 사랑을 통해 행복하게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INTERVIEW


임정진

《우리우리 복댕이》 글 작가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동화작가 임정진입니다. 동화책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시작으로 지금은 동화 쓰기와 스토리텔링을 하며 KBBY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활동과 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을 하고 있어요.

 

동화작가로 책을 내기 시작한 지 30년이 넘으셨어요. 그간 많은 책이 나왔고 또 여러 번 수상도 하셨죠.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동화책의 특별한 매력이 무엇인가요?

동화책의 매력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는다는 거예요. 슬픈 이야기를 다뤄도 그 안에 희망을 심어 두기 때문에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축복하는 메시지를 읽게 되는 거죠. 어린 시절에 읽은 좋은 동화는 평생 마음에 남기 때문에 저에게 동화 쓰기란 아직도 조심스럽고 중요해요.

 

《우리우리 복댕이》는 삽화뿐만이 아니라 스토리도 온 국민의 참여로 다 함께 만들어진 동화책이에요. 아무래도 기존에 작가님께서 작업하던 방식과는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늘 혼자 고민하면서 쓰고 이 이야기를 독자가 좋아할지, 싫어할지 많이 걱정하는 편이었어요. 이번 작업은 함께 하다 보니 외롭지 않아 좋았어요. 중간에 이야기에 대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 제일 다른 점이었네요.

 

이 동화책은 단순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육아휴직 제도가 있지만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했죠.

이번 책은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이 1차 독자인 특별한 동화책이에요. 저도 과거에 육아휴직을 받을 형편이 아니어서 출산이 임박해서야 회사를 그만둔 경험이 있어요. 아이를 낳고서는 친정어머니, 동네 할머니, 유치원 찬스를 쓰며 간신히 아이 둘을 키웠어요. 다시 그 시절로 가라고 하면 정말 울 것 같아요. 계속 동화를 쓰고 있지만 정작 제 아이에게는 동화책 한 번 차분하게 읽어준 기억이 거의 없네요.

 

올해의 버킷리스트가 궁금해요.

그림책 작가와 어린이들이 만나는 ‘그림책 읽는 아이’를 75회까지 진행하고, 예산 지원이 어려워 작년 부로 끝을 냈어요. 그게 너무 아쉬워서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후배 작가들이 어린이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도 최선을 다해 육아 중인 세상의 모든 부모님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려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우주의 미래를 돌보는 일입니다. ‘우리우리 복댕이’들과 함께 매일매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봄이에게 물어봐!

ⓒ 우리우리 복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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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