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 Thing Is Invisible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페파민트 스튜디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향의 힘. 페파민트 스튜디오에 다녀와서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 있다. 향의 근원은 식물이라는 것. 식물의 근원은 바로 자연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만든 향에 깃든

페파민트 스튜디오에 도착했을 때 눈이 환해졌던 건, 공간을 가득 채운 식물들 때문이었다. 무겁지 않게 콧속을 스미는 향은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었고 식물과 향의 조화가 이토록 멋지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 아무리 오래 보아도 늘 새로운 것처럼 아름다운 건 자연, 그 자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페파민트 스튜디오는 향을 둘러싼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과 ‘여행’이다. 캔들부터 향수, 룸 스프레이, 스머지 등 향을 품은 물건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향의 근원인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 프로젝트까지 진행한다. 단순히 향 만들기를 넘어 향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왜 직접 만들어야 하는지, 완성된 향에 자신이 담겨 있는지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새로운 향을 만드는 행위를 넘어 비로소 나와 마주하고 자신을 스스로 보듬는 계기가 된다는 것. 페파민트가 말하는 진정한 ‘자급자족 라이프’의 의미다.

제주에서 진행한 ‘차밭과 차향 이야기’, ‘귤 꽃 피크닉 워크숍’ 은 현지 농장에 방문해 찻잎과 귤 꽃을 수확하고 자연 그대로의 향을 수집, 그 재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향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오롯한 향의 시작을 경험하게 되면 이미 완성된 제품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더 감각적인 향의 힘을 느낄수 있다. 그렇게 완성된 향을 사용할 때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자연 수집’의 기억은 우리 내면을 향기롭게 채워간다.

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길 20 4층 

H. pepamint.

나무 너머 숲을 보는 일

김미선 페파민트 대표

‘페파민트pepamint’로 이름 짓게 된 과정이 궁금했어요.

간단한 의미인데, 페파민트를 오픈하던 시절에 제가 시원한 향을 주로 사용했어요. 그중에서도 페퍼민트Peppermint를 좋아했고요.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철자를 ‘pepamint’ 로 바꾸고 ‘페파민트’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아마 지금 지으라고 하면 라벤더로 짓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언제부터 향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어린 시절 피부 고민이 많았을 때부터 향과 관련한 소비를 스스로 시작했어요. 피부가 아주 예민한 편이라 직접 만든 스킨 케어 제품을 사용했거든요. 자연스럽게 향을 담은 물건을 만들어왔죠. 사실 페파민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IT업계에서 일하면서 회사를 다녔는데요. 당시에 스트레스가 깊이 쌓이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자는 마음으로 퇴사를 결정하게 됐어요. 자연히 페파민트 오픈까지 이어졌고요. 우연히 향 관련 강의를 나가게 됐는데 그 일이 저와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죠. 페파민트를 통해 조향 수업을 진행하면서 계속 향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향으로 자기 자신을 치유해 왔네요. 그런 의미에서 향을 소비 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위한 소비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죠. 역사적으로 향 소비의 시작은 의학적, 종교적 의미가 컸어요. 약이 없을 때 사람들은 향으로 육체를 치료하려 했고, 몸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가리는 용도로도 향을 사용했어요. 더 나아가 패션의 일종, 나를 표현하는 개성의 의미로도 사용했고요. 오랜 시간 향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향은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소비되고 있어요. 사람들은 머무는 공간이나 신체에 향을 입힘으로써 마음의 변화를 위한 과정에 집중하기 시작했 죠. 이제 우리는 향을 통해 편안함을 느끼고 위로를 받아요. 어느 순간 향은 인류애적 의미로 사람에게 다가가고 있어요.

 

중요한 관점이네요. 페파민트의 조향 수업에는 특별한 과정이 있다고 들었어요.

사실 향 제품 만들기는 누구나 할 수 있을만큼 쉬워요. 원리만 알면 아주 간단한데요. 저는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학생들에게 왜 향을 만들려고 하는지 물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왜’인 거죠. 사실 정답은 없어요. 반대로 모든 답이 정답일 수 있고요. 왜 향을 만들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찾으려는 시도가 중요해요. 페파민트가 다른 조향 수업과 다른 점은 거기에 있는 거죠. 단순히 향을 만드는 일을 넘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과정이에요.

 

향의 속성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네요.

맞아요. 물론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소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고는 향을 만드는 과정에 더 다양한 관점을 녹일 수 있고요. 뭐든 깊게, 넓게 보는 시선이 좋아요. 같은 맥락에서 향은 결국 식물의 일부이고 식물의 시작은 자연이니 향을 만들기 전에 자연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첫 단계라고 생각했어요. 페파민트에서 조향을 배우는 분들이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볼 수 있게 이끌고 싶었죠.

 

제주에서 진행한 ‘향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그런 의미로 채워진 프로젝트였나요?

제가 여행을 좋아해서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우연히 찻잎을 수확하고 차를 덖는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맡던 향이 아주 좋았어요. 차를 마실 때와는 전혀 다른 향이었죠. 그 본연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고 차를 직접 재배하시는 농부 선생님도 함께 소개하고 싶었어요.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의미에서 농부도 예술가에 가까우니까요.

 

또 다른 자연을 창작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이죠. 앞으로 페파민트에서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지금은 첫 단추를 채우고 있는 단계예요. 페파민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저 자신을 구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이제는 타인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저 자신을 좋은 에너지로 채우고 나니 다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제주변의 멋진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도모하고 싶어 요. 곧 새로운 이름으로 제가 상상하는 ‘작가 프로젝트’의 몸집을 넓혀 가려 해요.

손에 베인 본연의 향

“원물로 향을 느끼는 게 제일 좋아요. 사실 많은 향 제품들이 식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성분의 극히 일부만 담고 있거든요. 향을 만드는 첫 단계에서 가장 풍성한 향을 느낄 수 있어요.”

로즈마리 스머지 스틱

준비물 적당한 로즈마리 줄기, 천연 또는 면 소재의 끈, 가위 

만들기 원하는 만큼의 로즈마리 줄기를 모아 모양을 잡아줘요. 가위로 줄기의 양끝을 가지런히 잘라주세요. 꼭 나란히 다듬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유롭게 정리해 주세요. 이제 불에 잘 타는 소재의 끈으로 풀리지 않게 튼튼히 감아줍니다. 첫 번째와 마지막 매듭은 2-3회 정도로 단단히 감아 마무리해 주세요. 스틱이 모두 말랐다면 불을 피워 사용해 보세요. 사용 후 환기는 필수입니다.

 

Tip 완성된 스틱은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주세요. 그래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깔끔히 말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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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수

포토그래퍼 최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