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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배우
THE GREAT ACTOR
꿈꾸는 당신에게
영화 대배우
‘방 안의 작은 창 하나로도 인간은 꿈을 꾼다.’ 나는 이 문장을 보고 사람이 어찌나 무언가를 쉽게 갈망하는지 골몰했던 적이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면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비단 특정한 대상을 두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모두 그렇다. 성필은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의 파트라슈 역할 전문으로 20년째 대학로를 우직하게 지키고 있다. 어려운 극단 생활을 함께했던 동료는 국민 배우로 떠올랐지만, 그는 그저 동료의 먼발치에서 자신의 ‘언젠가’를 하염없이 꿈꿀 뿐이다. 현실에는 대사 한마디조차 없는 개 역할을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배 부르는 게 해주는 건 꿈이 아니라 밥이라고, 모두가 한 번쯤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처절함과 우울함에 잠식되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왜 하필 이런 꿈을 갖게 된 건지 되레 꿈을 향한 의미 없는 저주를 되뇌기도 하면서 말이다. 가족들의 존재는 언제부턴가 어깨에 무거운 짐짝처럼 느껴지고, 주는 사람도 없는 눈치를 받게 된다. 꿈에 자그만 틈이 있다면, 그 안에는 누군가에게 빚진 미안함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성필은 꿈을 꾸는 우리의 모습과 전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누군가의 성공담이 내 것인 양 자위하고 상상하며 빼곡히 하루를 보내는 것까지 아주 똑 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라는 단어가 가진 생명력은 질기고 또 그 아우라는 왜 이토록 달콤한 건지, 도저히 성필은 자신의 목표를 포기할 수가 없다. 실제로 ‘성필’ 역할을 맡은 배우 오달수 씨는 성필이 과거의 자신과 닮은 점이 많아 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영화 속이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마주해본 적 있는 성필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이유는 그의 꿈을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꿈이 꿈으로만 남지 않게, 산산이 공중분해 되어 원래 없었던 것처럼 지내지 않게, 이게 이루어지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는 척 멋쩍은 웃음을 띠지 않게.
나는 성필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자성과 한탄으로 점철되었던 긴 시간 동안 그가 만들어온 자신만의 목소리가 궁금한 탓이다. 그리고 그는 어떤 말을 할까. 천천히 곱씹으며 그의 말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듣고 싶다. 묵묵히 자신의 꿈으로 나아가는 이들에게 응원이 되고 위로가 되는 말들을.
에디터 이자연
사진 제공 영화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