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K BAG

강하고 자유로운 유목민을 닮은 침낭 : 셀크백

SELK BAG

강하고 자유로운 유목민을 닮은 침낭

셀크백

침낭 안에 들어가 눕는다는 건 캠핑의 하루가 끝나는 걸 의미한다. 너무 춥거나, 더 이상 할 게 없을 때 우리는 아쉬운 마음까지 끌어안고 침낭에 들어 가니까. 그 안에서 다시 나오는 일은 웬만해선 없다. 하지만 입는 침낭, 셀크백이 있으면 얘기가 다르다.

침낭 너머의 침낭

번데기처럼 생긴 침낭에 들어가 꿈틀거리며 텐트 안의 흔들리는 불빛을 바라보는 일, 밤하늘을 구경하는 일은 내가 생각하는 캠핑의 큰 즐거움이다. 도톰한 침낭 안에 있으면 왠지 보호받고 있는 기분과 바깥에 나와 있다는 설렘이 동시에 느껴져 흡족한 상태에 놓인다. 그런데 그 순간 덜 닫힌 텐트의 문을 발견하거나 깜박하고 모닥불을 제대로 끄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 뜨거운 커피가 한 모금 마시고 싶은 순간도 있고. 그럴 때 우리는 겨우 데워진 침낭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앞서 말한 모든 느긋함이 잠시 멈춰버리는 걸 알면서도 지퍼를 열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소개하는 ‘셀크백Selk Bag’이 있으면 우리는 계속 침낭 안에 머무를 수 있다.

셀크백은 간단히 말해 ‘입는 침낭’이다. ‘전신용 구스다운’이라고 말하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될까? 팔과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디자인해 침낭의 안과 밖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숨을 쉴 수 있게 얼굴 부분이 개방돼 있고, 손목 부분에는 작은 구멍을 내 자유롭게 손을 쓸 수 있게 했다. 앞서 말한 귀찮은 상황에서 더 이상 침낭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나가기는커녕 조금 쌀쌀한 새벽, 혹은 늦은 저녁 시간에 셀크백을 입고 생활해도 될 정도로 움직임에 제한이 없다. ‘텐트 바깥에 나가려면 신발을 따로 신어야 하나?’ 물론 아니다. 발바닥 부분에는 마찰력이 있는 나일론 소재를 따로 덧대어 놔서 웬만한 곳은 그냥 걸어 다닐 수 있다(심지어 흙이 묻어도 잘 닦인다). 텐트 안에서 배가 고파 잠에서 깼을 때도 집에서처럼 그대로 식탁까지 걸어가 어제 먹다 남긴 소시지를 먹을 수 있다. 그동안 너무 귀찮아서 소시지를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받은 적은 (당연히)없지만, 어쨌든 정말 획기적인 침낭임은 분명하다. 셀크백을 입고 있으면 웬만한 장소는 모두 실내가 된다.

셀크백Selk bag은 자신들을 ‘셀크남SelkNam(남자들이라는 뜻)’이라고 부르던 유목민과 ‘슬리핑백Sleeping bag’의 합성어다. 그들이 살던 칠레 남쪽 지역은 극악한 환경으로 알려진 곳인데다가 수많은 유목민이 지나다니는 전쟁의 땅이었다고 한다. 그곳의 추위와 배고픔, 목마름 등에 대한 당시 셀크남들의 조용한 저항이 현재 생산되는 셀크백의 모티브가 된 것이다. 그들의 기개는 당대의 유럽인들에게 존경의 대상으로, 인근 원주민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혹독한 환경에 대한 움직임과 저항을 표현하는 가장 큰 표시로, 그리고 사라진 셀크남 부족과 함께 그들이 우리 문화유산에 기여한 심미적 정수는 셀크백 이미지의 콘셉트와 기초가 되었습니다.

셀크백을 탄생시킨 ‘Musuc 연구소’의 세 가지 방침은 ‘즐길 수 있는 제품 만들기, 직접 즐기기, 주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기.’라고 한다. “세 번째가 가장 힘듭니다. 힘든 일은 저희가 할 테니 여러분은 즐기세요.” 공식 홈페이지에는 그런 말도 덧붙여져 있는데, 어쩐지 그런 문장 속에는 즐길 수 없게 하는 묘한 부담감이 있어 난감하다. 그래도 이들의 광고는 참 재미있다. 눈사태가 나거나 곰이 쫓아오는 상황에서 일반 침낭에 들어가 있다가 당황해 하는 남자를 보여주며 ‘이럴 때 얼마나 답답하겠어?’ 라고 묻는 식이다. 추구하는 가치관에 관한 이런 문구도 있다.

Musuc의 세계는 저녁 뉴스 속의 세계와 다릅니다. 더 밝으면서 동시에 더 무섭습니다. 빛과 그림자로 가득하며 모든 것이 생활 속 즐거움과 놀이의 기쁨 주위를 도는 신비로운 세계입니다. 과거의 예언자가 제시한 바로 그 세계, 행복한 아이디어가 마법과 뒤섞인 세상입니다. 우리는 선조들의 유산에서 영감을 얻어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Musuc 연구소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들의 시선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세상은 우리의 놀이터, 크고 둥근 세계!’라고 외친다. 즐거움을 귀하게 여기는 생기 있는 얼굴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래서일까, 셀크백을 입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약간 즐거운 기분이 된다. 난방비를 줄이고 싶다면 집에서 셀크백을 입어도 좋다. 설거지도 할 수 있고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문제없다. 손이 자유로우니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직 사원에게도 유용하다. 이불을 걷어차는 아이들에게 입혀 놓으면 감기에 걸릴 일도 좀처럼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셀크백은 캠핑용 침낭이라고만 할 수가 없다. ‘안과 밖’의 개념을 지운 것처럼 진지함과 유치함의 아주 넓어 보이는 간격도 간단히 좁혀주는 고마운 아이템. 추울 때만 입지 말고 일상이 경직될 때도 입어 보자.

셀크백은 크게 클래식Classic, 라이트lite, 키드Kid 버전으로 나뉘며 따뜻함, 무게, 색상, 크기 등 각자가 원하는 조건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국내 공식 홈페이지 selkb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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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전진우

자료제공 파커스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