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는 창간 이래 세 번의 그림책 특집호를 만들었고, 2019년부터 wee그림책어워드를 이어오고 있어요. wee그림책어워드는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는데요, 가족 곁에 다정하고 묵묵히 머무는 그림책이지만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그림책을 보는 어린이와 어린이도서관에서 해어진 그림책을 읽는 아이는 어쩐지 조금 달라 보였어요. 대형 서점의 어린이 곁에는 늘 어른이 있었고, 너덜너덜한 도서관 책 곁에는 조금 상기된 얼굴의 어린이가 있었어요. 읽고 싶은 책을 찾아보는 나처럼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 고를 때 더 즐거워하는 어린이를 보며, 어린이들이 뽑는 한국 그림책 어워드를 열어보기로 했죠.
해가 거듭할수록 많은 어린이들이 투표하며 책을 고르는 행위를 즐긴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일곱 살이 된 제 아이도 적극적으로 투표하기 시작했어요. 후보에 있는 책을 다 끄집어내서 하나씩 읽고 번호를 붙여보더라고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말할 때 어린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고 적극적인지 아시죠? 그날부터 저는 아이에게 섣불리 짐작하여 책을 권하는 일을 줄여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어른들이 성급하게 판단하여 소개한 책보다 스스로 고른 책 안에서 날마다 변하고 자라나는 걸 이제 알거든요. 스스로 책을 고르는 어린이는 충분하니 그 곁을 지키는 어른이 되자고 다짐해 봅니다. 많은 책을 보여주기보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책을 정말 사랑할 수 있게 함께 아껴주고 싶어요.
올해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그림책 특집호와 함께 <위그림책잔치>도 준비했어요. ‘wee 어린이 그림책 권리’를 세워 어린이들이 고른 30권의 어린이 권장도서를 소개하고, 어린이가 wee그림책어워드 작가 세 명에게 질문을 합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동등한 독자로 같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나누어요. 또 어린이가 자기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스스로 만들 자리를 마련했어요. 혹시 잔칫날에 참석하지 못하는 가족들이 있다면, 아쉬워하지 말아요. 이 한 권에 푸짐한 잔칫상을 꾹꾹 눌러 담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