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이 나오네요.
《우리는 더듬거리며 무엇을 만들어 가는가》는 여러 편의 에세이 모음집이에요. 너무 오랫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근본적인 걸 잊곤 해요. 이 일을 왜 하는지, 이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이 책은 살아가면서, 혹은 무언가를 만들어 가면서 근본적인 이유를 잊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이에요.
건축가의 문장은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친구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무척 편안하게 읽었어요. 들고 다니면서 읽기 딱 좋은 책이에요.
맞아요. 가벼워서 더 그렇죠. 그런 책을 원하기도 했고요. 저는 집중력이 좋지 않아서 글을 읽다가 다른 생각으로 쉽게 빠져버리곤 해요. 그래서 제 글을 쓸 때도 읽는 사람이 지루하게 느끼진 않을지, 헷갈리지는 않을지 자주 멈춰서 생각하며 썼어요.
모든 글에서 한 번씩은 ‘피식’하게 되는 게 특히 좋았어요.
네? 그런 부분이 있다고요?
(웃음) 이 책의 가제는 ‘나는 천재가 아닌가 생각했다.’였어요. 저는 지금도 그 문장이 가장 마음에드는데, 작가님은 어떤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모든 부족한 것들은 가치로운 것으로 변환되기를 거부한 채 부족함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도달하지 못한 채>의 마지막 문장이에요. 무기력한 기분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때가 있지 않나요? 헌혈할 때 주삿바늘을 통해서 피가 빠져나가는 순간 같은 거죠. 저 문장은 이 책에서 그런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은 직접 봐야만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책이에요. 표지에서 제목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 디자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이 책을 디자인한 오와이이 오혜진 씨는 건축 분야에서도 종종 협업하는 사이에요. 저는 ‘본인은 이상한 줄 모르는 이상한 사람’을 좋아하거든요(죄송)…. 이 책의 디자인은 글에 대한 디자이너의 해석이에요. 제가 보기에 이 책의 디자인은 거침없이 귀엽군요. 그것이 제 글의 인상이면 좋겠어요.
이 책은 직접 보지 않으면 물성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알 수 없어요.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이 책은!! 하얀 가방에 넣으면 예쁠 것 같아요!!
이 책을 꼭 읽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나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