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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단 하나의 이야기
시간을 만들어간다고 할까, 시간을 쌓아간다고 할까. 어떤사람들을 보면 어느새 탄성을 뱉게 된다. 혼자만이 간직한무엇을 자유롭게 꺼내 보이는 이들. 그들이 가진 유일한 이야기는 앞으로 오래 이어질 새로운 내일이 되어가고 있다.
피아트룩스, 이지민
사진과 유리 | 안녕하세요. 유리 주얼리 브랜드, 피아트룩스의 주인장 이지민입니다. 원래는 사진작가의 꿈을 꾸며 사진을 배워왔지만, 요즘엔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기록을 하고 있어요.
반짝이는 물성에서 | 피아트룩스는 ‘빛이 있으라’라는 뜻으로 유리의 반짝이는 물성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잖아요. 빛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수작업으로 정성을 담아 만들고 있어요. 그렇게 평범한 유리들은 모두 다른 모양을 가진 주얼리로 다시 태어나요. 이 과정은 우리가 성장하는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죠. 혼자서 하는 수작업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한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나만의 무엇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물건을 받는 사람에게도, 주는 사람에게도, 서로에게 고마운 일이죠. 이런 마음으로 오늘도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고 있답니다!
변하지 않는 것 | 유리는 색이나 모양이 변하지 않아요. 먼 미래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피아트룩스의 물건들은 여전히 빛을 내며 누군가의 서랍 속, 혹은 작은 보석함 안에 있을 것 같아요. 유리 주얼리와 함께 여전히 그 주인까지도 변하지 않고 빛나고 있겠죠. 우리는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요!
언제나 빛나는 | 각기 다른 모양의 유리들이 그 사람에게 딱 맞는 모습을 보면 무척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계속해서 제가 보고 싶은 주얼리를 만들고 그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지죠. 평생의 친구 같은 두 존재와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제가 만드는 물건과 꼭 닮은 모습으로, 언제나 빛나는 하루하루를 채워 가고 싶어요.
재유노나카
재유노나카의 마음 | 재유노나카는 제 이름 ‘재유’와 ‘~의 안’, ‘~의 중심’이라는 뜻의 ‘노나카’를 합해 만든 이름이에요. ‘미성숙한 인간이 많은 얼굴 속에 숨어 있는 진짜 얼굴을 찾아가는 성장 그림일기’라는 주제로 자화상에 기반을 두고 작업해요. 가방이나 파우치와 함께 개인적인 작품도 만들고 있죠.
시작, 그리고 자화상 | 집에만 있어야 했던 시기에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그때 완성한 그림들은 말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주는 것 같은, 편한 친구가 되어줬죠. 어머니 직업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천과 실은 제게 늘 가까운 존재였고, 자연스레 친숙하던 도구와 함께 그리게 된 것이 저의 첫 자수였어요. 바늘이 천을 통과하면서 반복되는 과정이 꽤 안정감을 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실과 함께 그린 자화상을 매일 가지고 다니고 싶어 가방 위에 얹었어요. 그게 재유노나카의 시작이었죠.
어떤 얼굴 | 제 마음속 깊이 머물던 일들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림에 새긴 모든 얼굴의 감정이 조금씩 달라요. 저의 다양한 순간들을 담고 있죠. 하지만 모든 얼굴들이 무언가를 배우며 나아가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같아요. 성별을 알 수 없고 특별한 표정을 보이지 않는, 누구나 ‘누구’가 될 수 있는 얼굴을 그리려 했어요.
훗날, 재유노나카의 표정 | 시간이 흘러도 재유노나카의 얼굴들은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길 바라요. 늘 가까이 있어 익숙하지만 소중하게 바라보며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단순한 물건이 아닌 친구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그럼 분명 그들도 웃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표정으로 비치는 미소가 될 수도 있고 내면에서 느껴지는 밝음이 될 수도 있겠죠. 이런 마음을 갖고 계속해서 여러 감정을 가진 얼굴들을 만들어가려 해요. 쉽지 않겠지만 겨우 만난 이 즐거운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싶어요.
디자이너, 오승환
오짜라는 이름 | 안녕하세요. 오승환이라고 합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언가 만들어내는 걸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불려온 별명인 오짜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고 있어요.
이야기를 가진 | 처음으로 스토리를 가지고 풀어낸 물건은 ‘하베스트’라는 가방이에요. 여름을 좋아하는 소녀가 들고 다니는 가볍고 경쾌한 가방을 상상해서 만들었어요. 가상의 주인공을 위한 이야기와 그림, 영상, 티셔츠도 함께 제작했죠. 하베스트라는 이름에 맞게 자연을 닮은 요소를 디자인에 더하기도 했어요. 마치 자연에서 수확한 것처럼요. 자연이 그런 것처럼, 제가 예술 작업에서 추구하는 것은 절대적인 영역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에요. 시공간적 한계를 거스르기보다는 그런 한계마저도 멋스럽게 품은 것들이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바로 그런 것들이 제가 생각하는 빈티지고요.
새롭게 만들고 있는 | 오래된 재봉틀과 함께 저만의 상상을 담은 아트피스를 만들고 있어요. 이전에 오짜라는 이름으로 작업했을 때, 물건뿐만 아니라 얽힌 이야기까지 함께 선물받는 것 같아서 좋았다는 피드백이 마음에 남아 있거든요. 그때 느낀 보람과 스스로 아쉬웠던 점들을 재정비하면서 또 다른 이름으로 새롭게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 오랫동안 지켜나가고 싶은 물건이 될 것 같아요.
훗날, 누군가의 공간 속에 |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버려지지 않고 누군가의 옷장 혹은 벽면에 잘 걸려 있을 물건을 만들고 싶어요. 주인의 정을 마음껏 품은 물건이요. 훗날 자식들에게 구구절절 재미있게 설명해줄 이야기가 있는 물건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그때에 잘 만들어졌던, 클래식이면서 빈티지가 되었으면 해요.
디스레트로라이프, 남승민
레트로 라이프의 시작 | 처음 상호를 정했을 때만 해도 레트로라는 말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어요. 옛날 사물들은 골동품 아니면 빈티지라고 불렸죠. 당시엔 신선한 단어를 선택한 거예요. 오래됐지만 지금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레트로한 삶을 즐기자는 뜻도 담겨 있죠.
필름 카메라로 보는 순간 | 필름 카메라는 다분히 사실적이지 않은 화질과 정서를 전하고 있어요. 디지털과 다른 점이죠. 의도와는 무관하게 마치 우연의 결과인 듯 결과물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도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의 장점이고요. 기계를 직접 만지며 사용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와서 오히려 신선한 감정을 주는 것 같아요.
언젠가, 누군가의 선반엔 | 먼 미래에 필름 카메라는 아마도 서랍 속이나 선반 위 장식품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잖아요. 사진을 찍는 데도 시간이 필요한데, 필름을 사고 배터리를 교체하면서까지 찍을 시간이 없어서 자리만 차지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소 부정적인가요? 하지만 이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그래도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고요. 지금 상상하는 미래가 두려워서 디스레트로라이프를 계속 이어가고 있기도 하죠.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 | 빈티지는 제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저만의 이력이며 제가 걸어온 길에서 직접 주워 올린 것들이에요. 그 과정들이 저의 책 《디스-레트로-라이프》에 잘 담겨 있죠. 제가 판매한 물건들 중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사물을 대상으로 한 고백들이 들어가 있어요. 왜 그런 건지 이유를 찾아주고 싶은 마음에 나온 글들이 책으로 만들어졌죠. 뜨거운 반응이 없어서 아쉬운데, 많이들 읽어주세요(웃음)!
에디터 김지수
포토그래퍼 이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