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I Moved Slowly

나의 달콤하고 게으른 하루

“사는 공간의 모양은 점점 다양해지고, 그곳에 녹아든 개인의 취향 역시 다채로워지고 있어요. 그 변화의 중심에 우리가 만든 감각이 자리하길 바라죠.” 쉼에 관한 영감을 주는 이미지, 흔하지 않은 색감, 직관적인 디자인. 홈 스타일링 브랜드 가타GATA는 위트 있고 개성 넘치는 침구를 만들고 있다. 점차 그 분야를 넓혀 다양한 제품 목록을 추가할 예정이다. 침실에 이토록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했나. 가타가 선보인 침구 이미지를 보다가 공간에 대한 기대와 상상이 마구 불어났다. 가타는 은밀하고도 아름다운 휴식의 순간으로 나를 안내한다.

My Day Off, With GATA

여유로운 어느 홀리데이. 오늘은 하루 종일 늘어질 예정이다. 나를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내가 채운 공간에 오롯이 나 홀로 있을 뿐이다. 이것은 때때로 기록한 짧은 일기, 꿈같이 한적한 필름들이다.

a.m. 8:00

천천한 아침

눈을 뜨면 빛 사이로 작은 먼지가 흩날리는 풍경이 있다. 창문 밖으로 해가 비쳐 얼른 눈을 감는다. 알람 소리 없이 깨어난 날이 언제였던가. 기분 좋게 바스락거리는 이불 사이를 자꾸만 파고들었다.

In This Moment, Music

Aros의 ‘April Front’.
영화 <4월 이야기>(1998)의 OST.

a.m. 10:00

혼자만의 식사

침대 위를 뒤척이다 허기를 느꼈다. 냉장고엔 어제 먹다 남은 빵과 달걀 몇 개가 있다. 간단히 스크램블을 해서 접시에 담고 빵 봉지를 들어 다시 침대로 왔다. 먹다가 떨어트리면 다시 줍고 닦으면 그만. 잔소리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알록달록한 이불 위에 놓인 식사 풍경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었다.

In This Moment, Music

모닝빵을 살짝 굽고 크림치즈와 좋아하는 잼을 함께 발라 먹으면, 최고. 음료는 우유와 사과를 갈아볼까.

p.m. 3:00

깊은 낮잠

얼마 전 주문한 책이 도착해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었다. 처음 접한 작가의 글이 매끄럽게 읽힌다. 침대 위를 요리조리 옮겨 가며 종이를 넘겼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생겨 연필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이불 안을 벗어나기는 싫었다. 배가 조금 부른 상태에서 글을 읽으니 잠이 몰려오는데… 조금만 잘까.

In This Moment, Music

유진목의 《산책과 연애》.

p.m. 11:00

고요한 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디트가 올라간다. 덮고 있던 이불을 젖히고 기지개를 켰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다이어리를 가져와 다시 침대에 앉았다. 오늘의 단어들을 적어본다. 빵과 달걀, 문장과 장면, 소피아, 산책, 느림, 게으름, 잠, 이불, 침대 따위의 말들. 모두 나의 하루를 기분 좋게 완성한 것들이다.

In This Moment, Music

일기는 짧게 쓰는 것. 중요한 단어만 나열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을 때 지나간 하루를 상상하게 된다. 확실하지 않아서 더 좋다.

H. g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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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수

사진 G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