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oliday

《완두의 여행 이야기》 작가,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

완두콩처럼 작은 완두는 자신이 만든 작은 집에 산다. 알록달록 병뚜껑을 모으고, 동물 친구들과 음악을 연주하며 신나게 논다. 우표 만드는 일을 아주 사랑하면서.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작은 세상을 떠나보기로 마음먹는다. 뚝딱뚝딱 비행기도 이미 만들었다는데…. 완두의 도전을 이끈 두 작가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에게 물었다. “완두는 어디로 떠났나요?”

INTERVIEW

다비드 칼리Davide Cali|《완두》, 《완두의 여행 이야기》 글 작가

 

완두는 정말 사랑스러워요. 《완두》의 시작이 궁금해요.

음… 어린 시절 이런 환상이 있었어요. 액션 피겨처럼 작아져 장난감 차를 타고 카펫 주위를 운전하는 거요.

 

어떤 아이였는데요?

책 읽기를 좋아했어요. 만화 덕후였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림을 그리면서 보냈어요. 그래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죠. 저는 과학을 좋아했고, 많은 별들과 동물들의 이름을 알았어요. 곤충과 파충류에 대한 열정도 컸고요. 반면에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았어요. 아직도 안 해요(웃음).

 

이탈리아 국적이지만, 독일 북부에서 태어났고, 스위스에서 오랜 시간 지낸 걸로 알아요. 유년 시절 완두처럼 ‘다름’을 깨달아본 경험이 있나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는 북부 스위스에서 태어났어요(스위스지만 독일어를 쓰는 곳이었어요. 세 개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이죠). 그리고 제가 네 살 때 우리 가족은 이탈리아로 돌아왔어요. 부모님이 이탈리아인이거든요. 우리는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이탈리아에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어요. 20년 동안 이민자로 살아와서 늘 이방인이라고 느꼈죠. 게다가 부모님은 저에게 스위스 교육을 가르쳤어요. 그래서 저는 이탈리아 아이들과 조금 다르게 자란 거 같아요. 항상 집이 없다고 느꼈어요. 아직도 어느 곳도 집이라고 여겨지지 않아요. 저는 파리에 아파트를 빌려서 지내길 좋아해요. 런던, 암스테르담, 리스본도 좋아하고요. 이탈리아에서는 바리, 볼로냐, 나폴리를 정말 사랑해요. 호주에 갔을 때는 멜버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제가 머물던 모든 곳에 저의 조각이 있죠.

 

태어날 때부터 작지만 수영도 하고 줄타기도 거뜬히 해내는 완두가 ‘학교’에 가면서 비로소 자신이 다른 친구들보다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달아요. 책에 나오진 않지만 완두의 부모님이 그려졌어요.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작은 아이에게 그저 ‘완두’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완두가 자연, 책, 놀이에 흠뻑 빠져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터전을 마련했을 모습이요.

사실 저는 글을 쓰는 동안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웃음). 누군가에게 어떤 메시지를 줘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완두의 모습에서 부모님의 태도를 상상하고 메시지를 받았다면(제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책 자체에서 메시지가 저절로 튀어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부모님은 양육자로서 어떤 태도를 보였나요?

우리 가족은 부유하지 않았어요.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때때로 저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었어요. 부모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의 삶을 살아. 너의 일을 해. 너의 꿈을 실현해봐. 너는 우리가 너에게 줄 수 없었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부모님은 어릴 때 정말로 가난했다고 해요. 아버지는 학교생활이라고는 평생 3년이 전부였어요. 엄마는 5년이었고요. 상상이 되나요? 그런 다음 두 분은 돈을 벌기 시작했죠. 이건 오래전의 이야기예요. 다른 시대였죠. 2차 대전이 막 끝났고, 이탈리아는 산산조각 났을 때니까요.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죠. “나는 내가 너희들 나이 때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려고 노력했어. 나머지는 너희들 스스로 얻으면 되는 거야.” 이 말씀은 제게 아주 중요한 교훈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20년 넘는 시간 동안 100여 권의 책을 냈어요. 작가님의 책은 간결하고 위트 있게 주제를 응축하여 긴 여운을 남겨요. 창작에 대한 열정도 정말 놀라워요.

이제 제가 낸 책은 135권까지 늘어났어요. 사실 저도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어린이들에게 늘 이렇게 말해요. “아이디어는 내 안에서 얻는 게 더 많다.” 저는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풍부하게 살고 있어요. 많은 책을 읽고 큰 열정과 관심을 얻어요. 이런 것들이 ‘내 것’이 되어 제 머릿속을 온통 이야기로 가득 채우는 것 같아요.

 

완두처럼 아이디어가 필요해서 여행을 떠나기도 하나요?

글쎄요. 전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물론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긴 해요. 그러나 아이디어를 얻는 덴 ‘시간’을 가지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최근 몇 년 동안 작업에 큰 압박을 느끼고 있어요. 여행 자체보다 이동하는 동안 잠시 저를 둘러싸던 연결고리가 끊어지잖아요. 그때,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되죠.

 

1편은 완두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겪는 시련과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에 중심을 뒀다면, 2편은 알지 못하는 세계로 떠난 완두와 주변 친구들과 관계, 모험을 통한 ‘완두의 성장’에 중심을 둔 거 같아요.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성장이요.

 정확해요. 지금 세 번째 책을 연구하고 있어요.‘완두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를 하나의 문장으로 말해주세요.《완두》의 끝부분에 표현한 그 문장이요. “위대한 일을 하는 데 큰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요.”


작가님은 어쩌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다른 이들보다 자주 떠돌아다녔을 텐데요. 떠남과 돌아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모든 시간을 움직이면서 보내요. 끊임없이 떠나고 어디에선가 돌아오죠. 하지만 떠남과 돌아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그냥 좋아한다는 정도예요. 대신 책을 쓴 적이 있어요. 《Chez moi》예요. 자신만의 특별한 장소를 찾기 위해 삶을 보내는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음… 결말을 말하진 않을게요(웃음).


여행 외에 휴일이나 휴가 땐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저는 휴일을 잘 즐기진 못하는 편이에요. 항상 모든 것에서 최선의 것을 얻으려고 하다 보니 여행할 때도 늘 휴식과 일이 섞여 있어요. 최근에는 몇 주 동안 금요일에 진행하는 아트 디렉터 일을 하지 않고 있어요. 읽고 쓸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주말에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요. 이번 여름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에 보낼 몇 가지 다른 표지를 그리고 있죠.

시간이 날 때는 기타 치는 걸 좋아해요. 제 노래를 연주하기 위한 그런지 밴드를 만들게 될 날을 항상 꿈꾸죠. 지난해까지 에이비씨 멜로디ABC Melody라는 밴드를 꾸렸어요. 에이비씨 멜로디 출판사의 편집자 스테판 후사르Stéphane Husar, 프랑스인 일러스트레이터 로난 바델Ronan Badel, 미국인 가수 브라이언 스콧 배글리Brian Scott Bagley로 구성된 밴드였어요. 우리는 제 책 중 하나인 《les Bacon Brothers》에서 영감을 얻어 쇼를 연출했어요. 파리에서 티저도 촬영했고요. 


우와, 작가가 연출한 그림책과 음악의 만남이라니, 정말 궁금해요.

유튜브의 ABC Melody Éditions 채널로 들어가서 The Bacon Brothers Video clip을 검색하면 보실 수 있어요. 가장 왼쪽에 있는 수염이 긴 기타리스트가 저예요(웃음).


완두처럼 여행하고 싶은 어린이 독자가 많을 거예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여행은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 중 하나예요. 여러분은 집에서 좀 멀어질 필요가 있죠. 완두처럼요. 그리고 여행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달라요. 세상 밖으로 헤쳐나가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요. 진짜 여행을 하려면 세상에 마음을 열어야 해요.

세바스티앙 무랭Sébastien Mourrain의 《완두》, 《완두의 여행이야기》 썸네일 작업

INTERVIEW

세바스티앙 무랭Sébastien Mourrain|《완두》, 《완두의 여행 이야기》 그림 작가


《완두》, 《완두의 여행 이야기》가 여러 나라에 출간되었는데, 한국판은 다른 나라의 버전과 표지 이미지가 다른 걸로 알아요. 한국판을 본 느낌이 궁금해요.

해외로 번역된 제 책을 보는 건 언제나 큰 기쁨이에요. 특히 한국은 제 책의 번역이 가장 많은 나라예요. 아쉽게도 아직 한국어 버전을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매우 아름다울 거라고 믿어요. 한국어 책은 저 같은 서양인에게 아주 이국적이거든요. 특히 표지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을 보는 건 정말 기뻐요.


책을 낼 때마다 다양한 그림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어요. 작은 완두의 성격과 분위기를 결정짓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나요?

저는 먼저 전체적인 글이 어떤 느낌인지 파악해요. 그리고 인물의 어느 한 면을 상기시키죠. 그런 다음 스케치를 시작해요. 적절한 이미지를 찾기 위해 작은 완두를 많이 그렸어요. 그러면서 친절하고 상냥한, 호기심 많은 완두의 모습을 결정한 거죠.


책에는 완두를 가엾어 하는 선생님을 제외하고 어른은 나오지 않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두의 성장을 지켜보는 이가 있더라고요. 고양이요. 인형 사이에서 완두가 기는 모습을 지켜보고, 완두가 잘 때 기대어 자게 해주고, 줄타기를 할 때 실을 풀어주죠. 어른이 된 완두가 자신의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풀 뒤에서 지켜보기도 해요. 그리고 완두가 우표로 고양이를 그리잖아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주로 자신의 부모를 그리듯이요. 완두 부모의 모습이 고양이에 투영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저는 고양이를 좋아해요. 고양이 사진집에 자주 빠져들거든요. 고양이처럼 자신의 인생을 혼자 꾸려가는 캐릭터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사실 고양이를 부모라고 생각하며 그리지 않았지만, 그 해석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 해석대로라면, 실제로 두 번째 시리즈 《완두의 여행 이야기》에는 고양이가 안 나오기 때문에 완두는 홀로서기를 한 게 되는 거군요. 완두가 마침내 혼자 살고 세상을 발견할 수 있는 거죠. 와, 이 생각 정말 마음에 드는데요(웃음).


《완두》에서 선생님과 완두가 대면하는 장면에서 궁금한 게 있어요. “가엾은 완두, 이렇게 작으니 나중에 무엇이 될까?”라고 말하는 선생님 뒤편에 그림이 걸려있잖아요. 거기서 제 아이가 물었어요. “5는 어디로 간 거야?”

아, 맞아요! 발견했군요. 참 어처구니없죠? 저도 그 장면 웃겼어요. 그리고 그 그림들은 배경에 있어서 다비드의 스토리는 변하지 않잖아요.


완두가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다르게 완두를 믿고 사랑해주는 친구들은 모두 동물이라는 특징이 있어요. 

동물은 다비드가 정한 부분이에요. 저는 완두의 크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해요. 그리고 독자들도 동물들과 좀더 쉽게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요?

《완두》에서 완두가 물 안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좋아해요. 자유를 느낄 수 있어요. 사실 처음엔 완두를 나체로 그렸어요. 미국에 번역될 때 속옷을 입혀달라고 해서 바뀌었지만요. 그리고 완두가 나뭇잎으로 음악을 만드는 장면도 좋아해요. 우리 모두 다 해본 일이잖아요.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그렇죠. 저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어서 어린아이처럼 생각할 순 없어요. 그리고 이젠 어린 시절의 일이 잘 기억나지도 않아요. 그저 재미있게 그리는 일이 좋고, 본능적으로 그리는 편이죠. 아이디어를 얻는 건 독자의 몫이에요. 저는 어떤 것을 완전히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


완두는 멀리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비행기를 탔는데요, 갑자기 떨어진 곳이 사실은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옆 동네이거나 옆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은 꼭 멀리 갈 필요도 없다는 마지막 글처럼요.

맞아요. 일반적으로 여행과 독서, 영화, 예술이 그렇죠. 또 우리는 그동안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존재와 우리 가까이에 있던 장소와 사람에게도 새로운 발견을 하며 살잖아요.


완두처럼 다른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기억에 남는 여행이나 휴가 이야기가 있나요?

오래전 아내와 함께 배낭여행으로 인도네시아에 간 적이 있어요. 어느 날 바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약 4초간 지진을 느꼈어요. 무섭고 경이로운 마음을 동시에 느꼈죠.


여름휴가 계획이 있어요?

우리 가족은 발렌시아 근처 스페인에 갈 예정이에요.완두처럼 여행하고 싶은 독자들이 많을 거예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요? 호기심을 따르세요!

완두

글 다비드 칼리 그림 세바스티앙 무랭|진선아이

완두의 여행 이야기

글 다비드 칼리 그림 세바스티앙 무랭|진선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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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

자료 협조 진선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