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PICTURE BOOK

내가 사랑한 그림책

MY FAVORITE PICTURE BOOK

내가 사랑한 그림책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음식점, 좋아하는 사람. 생각해 보니 나는 좋아하는 것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그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는 일 역시 아주 좋아한다. 얼마 전에는 기분 좋게 본 그림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읽게 했는데 반응이 좋아 덩달아 신이 났다. 누구나 하나쯤 마음에 담은 그림책이 있겠지. 그런 생각을 했다. 자, 이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All Kinds of Cars》
Carl Johanson 지음ㅣFlyingEyeBooks

엄마가 직접 골라줬어요. 자동차가 많이 나와서 이 책이 제일 좋아요. “엄마는 이 중에서 어떤 차가 제일 좋아?” (하준 엄마의 말: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차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하준이는 감탄해요. 한동안 자러 갈 때도 꼭 가지고 다니는 책이었어요.)

어린이집 에너지반 연하준(5살)

《있잖아, 누구씨》
정미진·김소라 지음ㅣatnoon books

어느 날 주인공 아이 앞에 나타난 ‘누구씨’에 대한 이야기예요. ‘누구씨’는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대변하는 존재로 나오는데요. 우리가 ‘누구씨’를 멀리하고 외면할수록 ‘누구씨’는 우리를 위협해요. 하지만 반대로 ‘누구씨’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누구씨’는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게 되죠. 저는 늘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돌다리만 주구장창 두드리는 소심한 B형이에요. 그러다 기회를 놓치면 ‘내 것이 아니었나 봐.’ 하고 합리화했어요. 그럴 때마다 ‘누구씨’는 물에 흠뻑 젖은 수건처럼 저의 세상을 덮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에요. 하지만 이제 ‘누구씨’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번 다른 모습의 ‘누구씨’가 등장할 테지만 내 속에서 나온 것이니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라운드 매거진 디자이너 최인애

《골리앗》
Tom Gauld 지음ㅣ이봄

다윗보다 골리앗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해석된 이야기로 승자보다 패자 혹은 약한 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톰 골드는 그림으로, 말하지 못하는 인간의 슬픔과 두려움을 잘 표현하는 작가죠. 게임과 전쟁으로 대변되는 세상에서 저는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며 지구 반대편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시인, 그림책 읽어주는 아빠 김경주

《도착 The Arrival》
Shaun Tan 지음ㅣ사계절

이민, 망명 그리고 난민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에요. 그 막막함과 두려움을 그림책이라는 장르로 표현하는 방식이 놀랍고 아름다운 책이에요. 오늘날 이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골랐어요.

소설가 윤성희

《내가 태어날 때까지》
난다 지음ㅣ애니북스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있는 일상을 앞둔 친구들을 위해 여러 번 선물한 난다의 만화책이에요. 오랫동안 아이를 기다려온 부부가 임신한 후부터 아이를 출산하기까지의 이야기죠. 나에게는 여전히 짐작뿐인 길에 있는 사람들을 토닥이며 이 책을 빌려 전하고 싶은 마음은 이런 거예요. ‘세상에 기쁨의 개수는 셀 수 없이 많고, 당신은 그중에서 부모가 되는 기쁨을 골랐다.’

어라운드 매거진 에디터 이현아

《프레드릭》
Leo Lionni 지음ㅣ시공주니어

어떤 들쥐 가족이 있는데 겨울에 대비해서 열심히 곡식을 모아요. 근데 프레드릭이라고 하는 쥐는 영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여요. 넌 왜 일을 하지 않느냐고 다른 쥐들이 핀잔을 주면 “나도 일하는 중이야. 햇빛을 모으고 있어. 색깔을 모으고 있어.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라고 대답해요. 그리고 겨울이 됐어요. 비축한 곡식으로 끼니를 때우던 들쥐 가족은 결국 곡식을 다 먹고는 다시 배고파져요. 날씨는 여전히 춥고 쓸쓸하고요. 그때 프레드릭이 그간 자기가 모았던 햇빛을 나눠줘요. 자기가 모았던 색깔들을 나눠주고 자기가 모았던 이야기들을 나눠줘요. 그제야 다른 들쥐들은 “프레드릭, 넌 정말 멋진 시인이야!”라고 칭찬해줘요. 프레드릭은 얼굴을 붉히며 “나도 알아.”라고 말하죠. 예술이 주는 행복을 그 쥐가 가르쳐줬어요.

뮤지션, 책방무사 대표 요조

《20세기 최고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William Grill 지음ㅣ찰리북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2014)’에 소개된 글을 읽고 찾아봤어요. 일러스트레이터 ‘윌리엄 그릴’의 첫 번째 그림책으로 남극종단 실패에 대한 이야기예요. 차가운 남극에서 섀클턴의 배는 난파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전 대원들을 지켜내어 고향으로 살아 돌아가는 투쟁의 과정이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색연필 일러스트로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심지어 썰매를 끌던 개들부터 배를 만드는 과정과 탐험에 필요한 물품들, 그리고 고난을 함께한 대원들 개개인의 모습과 마음마저 그려낸 흥미로운 그림책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 임은영

《외로운 늑대》
Maki Sasaki 지음ㅣ새만화책

아무런 기대도 없이 표지 그림에 끌려 책을 봤어요. 시작부터 묘한 긴장감을 가지고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함께 놀 수 있는 친구를 찾아 거리를 헤매던 늑대 이야기인데, 혼자라는 외로움을 가진 늑대에게 연민을 느꼈던 것 같아요.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어떤 일이든 덤덤하게 받아드릴 수 있는 마음이 되었어요.

포토그래퍼 Hae Ran

《춤추는 고양이 차짱》
Kazushi Hosaka · Sakae Ozawa 지음ㅣ한림출판사

‘나는 고양이 차짱. 나는 죽었습니다. 아니, 춤추고 있습니다.’ 단순한 세 개의 문장만으로 숨이 턱 막혀버렸어요.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어둡지 않고, 억지로 슬프게 하지 않아서 더 가슴이 저미는 그런 책이에요. 그림이 아름다워 오랫동안 종이를 문지르기도 했어요. 가끔 친구들에게 시집을 선물하는 편인데, 이제 한동안은 이 책을 선물할 것 같네요.

어라운드 매거진 에디터 김건태

《아름다운 어둠》
Fabien Vehlman · Kerascoet 지음ㅣ북스토리

읽기 전엔 따뜻한 수채화 그림에 홀리듯 책을 집게 되지만, 읽다 보면 잔혹한 세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불편한 내용이 담겨있어요. 최근 사회적 이슈이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지닌 주인공과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캐릭터들을 앞세워 욕망, 배신, 복수를 녹인 이야기는 흥미를 자아냄과 동시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다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에요.

그림책방 베로니카 이펙트 대표 김혜미

《보노보노》
Igarashi Mikio 지음ㅣ서울문화사

혼자 저녁을 먹을 땐, 《보노보노》를 보곤 한다.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삶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며칠 전에 본 에피소드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잘 듣거라. 보노보노. 재미있는 게 끝나는 이유는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을 반드시 끝내기 위해서란다.” 이런 걸 보며 밥을 꼭꼭 씹어 먹는다.

프리랜서 에디터 박선아

《Hello, My name is Octicorn》
Kevin Diller 지음ㅣBlackstoneAudioInc

유니콘 아빠와 문어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뿔 달린 문어 옥티콘. 온전한 유니콘도 문어도 아닌 모습에 학교에서 생일파티 초대도 자주 받지 못하지만, 그는 항상 말해요. “상관없어. 왜냐하면, 결국엔 다들 좋아하는 것은 같으니까. 컵케이크, 친구, 그리고 제트스키!” 책의 마지막 장엔 그가 보낸 작은 편지 하나가 실려있어요. ‘나의 친구가 되어 주겠니? YES or NO.’ 미세하게 모두가 다른 세상에서 옥티콘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그럼에도 우리는 같고 그래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크게 동그라미 표시를 해주고 싶어요. YES!

어라운드 매거진 에디터 이자연

《슈렉》
William Steig 지음ㅣ비룡소

세상에서 가장 못생기고 못돼 처먹은 주인공이 제 몫의 나쁜 짓을 더 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덜덜 떨게 하다가, 자기보다 더 못생긴 여자를 만나 영원히 무시무시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예요. 사실 이 책이 어여쁜 주인공이 나와 착하디착한 끝에 해피엔딩을 맞는 기존의 동화보다, 더 많이 읽혀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바로 그 시간 동안 한 뼘 자라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비밀독서단 방송작가 유정숙

《엄마 생각고래가 왔어요》
최현룡 지음ㅣ청년사

생각고래가 생각을 따라가면서 모양도 변하고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 재미있었어요. 중간에 여자 친구 생각고래가 나오는데, 그 고래도 너무 예뻐서 기억이 나요. (지우 엄마의 말: 이 책을 읽으면서 예쁜 생각을 하면 모양도 예뻐지고, 색깔도 무지갯빛으로 변하는 지우만의 생각고래를 열심히 그렸던 게 기억이 나네요.)

상암초등학교 1학년 연지우(8세)

《나무는 좋다》
Janice May Udry · Marc Simont 지음ㅣ시공주니어

천진난만하게 나무를 좋아하는 이야기를 시로 담았어요. ‘나무는 매우 좋다. 나무는 하늘을 한가득 채운다.’, ‘나무는 숲을 이룬다. 나무는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한다.’ 너무 당연한 사실인 것 같으면서도 어른이 될수록 잊고 마는 이야기죠.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나무와 사람의 관계를. 아이는 이 책을 본 다음부터 큰 나무를 보면 올라가려고 하거나 작은 두 팔로 나무를 감싸 안아주곤 해요.

어라운드 매거진 편집장 김이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Lewis Carrol · Tove Jansson 지음ㅣ창비

1865년에 처음 출판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전 세계 수많은 삽화가들의 독특한 그림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에요. 유명한 삽화가로는 초판 삽화를 그렸던 ‘존 테니얼’이 있고, 그 뒤를 이어 ‘아서 레컴’, ‘피터 뉴웰’ 등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그림으로 앨리스 이야기를 재해석했어요. 토베 얀손은 핀란드의 그림책작가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캐릭터 ‘무민Muumi’을 탄생시킨 사람입니다. 무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 독특한 감성이 어떻게 앨리스 이야기에 녹아들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네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윤성근

《얼굴 빨개지는 아이》
Jean Jacques Sempe 지음ㅣ별천지

우리는 모두가 비슷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각자가 조금씩 특별한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특별한 게 무엇인지 알아채 주는 게 아마 친구가 아닐까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서 마주쳤을 때도 ‘아 너로구나’. 할 수 있는 것. 마르슬랭은 얼굴이 빨개지고, 라토는 재채기를 해요. 서로에겐 그 자체가 특별한 어떤 것이었을 수도 있고, 각자가 가진 특별한 무엇 때문에 그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겼을지도 몰라요. 이 책은 제 주변의 특별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에요. 유난히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는 애, 눈썹이 서로 만날 것처럼 가까운 애, 앞니가 벌어진 채로 매일 웃는 애.

잡화브랜드 SO-EON 디자이너 박소언

《종이 봉지 공주》
Robert Munsch · Michael Martchenko 지음ㅣ비룡소

딸로 자랐고,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니 더욱 열광하게 된 동화책으로 ‘걸 크러쉬’ 시대에 딱 맞는 내용이에요. 종이 봉지 하나만 대충 걸치고 나쁜 용에게 납치된 왕자님을 구출하러 가는 용감한 공주님이 주인공인데, 막상 힘들게 구출한 왕자가 공주답지 않은 복장에 핀잔을 주자 그녀는 단박에 왕자를 내치죠. 한마디로 요약하면 ‘I don’t need prince!’ 왕자에게 구출되는 예쁘고 연약한 공주님보다는 옷매무새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딸로 키우고 싶은 엄마들에게 강력 추천해요.

KBS 예능국 PD 정미영

《가을》
Jon McNaught 지음ㅣ미메시스

가을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보내는 일상을 그린 그림책이에요. 대사가 거의 없고, 빨리 전개해도 될 장면들을 잔뜩 늘어놓고, 서로 상관없지만 동시에 일어나는 일들을 이것저것 보여주는데요. 그 세세한 관찰 덕분에 아무 일도 없는 하루를 영화처럼 계속 들여다보게 돼요.

일러스트레이터 이영채

《마지막 거인》
François Place 지음ㅣ디자인하우스

이토록 신비로운 그림과 흥미진진한 모험담으로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저격하는 그림책이 또 있을까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한텐 더욱더, 인간이 자연파괴를 멈추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인간 또한 절멸하게 되리라는 것을 놀라운 반전으로 알려주는 책이에요. 위대한 자연의 비유인 큰 거인 안탈라의 마지막 말이 내내 귓전에 맴도네요. ‘침묵을 지킬 순 없었니?’ 이 책의 이례적인 판형, 그림을 잘 포괄하는 지질과 서체가 편집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극을 안겨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아서 과장을 보태 서른 명의 지인한테 선물했을 정도예요. 원작은 프랑스 문인 협회의 어린이 도서 부문 대상,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 명예도서 선정을 비롯하여 수많은 상을 수상받기도 했죠. 

월간 PAPER 편집장 정유희

《아트 동물 그림책》
Steve Jenkins 지음ㅣ부즈펌어린이

지오 눈 찾아요. 눈.
엄마 (2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서 공룡 알을 찾는다) 지오야, 이거 눈이 아니고 공룡 알인데.
지오 큰 눈이야. 눈 찾았어.
엄마 그래 눈 같기도 하네(하지만 눈이 아니야).
지오 이제 크은 물고기 찾아요. 물고기.
엄마 (열심히 가장 큰 물고기 찾는다)
지오 우와! 물고기 진짜 커! 커!
(지오 엄마의 말: 매일 하루에 몇 번씩 반복되는 상황이에요. 이 책은 작가가 자기 아들을 위해 만들었는데, 모든 동물을 종이로 표현했어요. 요즘 지오는 무조건 큰 걸 좋아해서 쉽지 않은 내용인데도 사 주었죠. 역시나 매일 책을 꺼내 들고 “큰 눈을 찾아요, 큰 물고기를 찾아요.” 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좋아해요. 공룡 알이 공룡의 눈이라고 믿고 싶은 지오의 3세 여름을 기억하는 책이에요.)

어린이집 아이반 송지오(3세)

《모브 사이코 100》
ONE 지음ㅣ학산문화사

저는 보통 6학년이랑 다른 취향이니깐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요. ‘모브사이코 100’은 그림체는 별로지만 캐릭터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고, 그림체로 판단하는 기준을 바꿔줘요. ‘원펀맨 리메이크’의 경우 쩌는 스토리에 쩌는 그림이 더해지면서 명작이 탄생했죠. 그림이 좀 바뀌어서 아쉽지만요. 사실 저는 요즘 소설 많이 읽지, 만화는 잘….

연성초등학교 6학년 주우빈

《중쇄를 찍자》
Matsuda Naoko 지음ㅣ애니북스

“작품을 그린다는 건 자기 마음속을 꾸준히 들여다보는 작업이야. 아무리 추하고 한심하더라도, 도망치지 말고 싸워야만 해.” 책 속에서 존경받는 만화가가 힘들어하는 만화가 지망생에게 해주었던 말이에요. 저 대사로 《중쇄를 찍자》라는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대신하겠습니다. 모든 지망생들이여, 힘을 내라!

보라보라섬 주부 김태연

《멋지다! 마사루》
Usuta Kyosuke 지음ㅣ대원

지금 제 개그의 뿌리를 만들어준 만화예요. 예를 들어 마지막 화의 마왕이 나타났는데, 아무것도 없이 혼자 울부짖다 죽고 만화가 끝나는 결말이나, 주인공 마사루 어깨의 링을 빼면 머리가 짧아진다거나 하는 것들. 물론 이유는 설명해주지 않아요. 하나부터 열까지 예상할 수 없는 뻔뻔함이 좋아요.

힙합 크루 리짓군즈 소속 뱃사공

《아빠는 요리사》
Tochi Ueyama 지음ㅣ학산문화사

평화로운 만화책이에요. 다른 만화들은 경쟁이나 폭력성, 배신같이 자극적인 설정들이 있는데 이 만화에는 그런 게 거의 없어요. 요리하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평소에 잊고 지내는 소소한 즐거움을 상기시켜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가장 먹고 싶은 요리는 ‘소혀소금구이’요.

밴드 스트로우 드러머 박성준

《구두장이 꼬마 요정》
그림 형제 지음ㅣ보림

착하고 성실하지만 자꾸 가난해지는 구두장이가 있어요. 그가 가진 건 마지막 한 켤레만 만들 수 있는 가죽뿐이었죠. 그는 마지막 가죽을 마름질하고 편안하게 잠이 드는데, 다음날 일어났을 때 아주 잘 만들어진 구두가 완성되어 있었어요. 구두는 금세 팔렸고, 구두장이는 가죽을 더 살 수 있었어요.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그것이 요정들의 솜씨라는 것을 알아차린 구두장이는 요정들을 위해 작은 옷과 구두를 만들어주어요. 저는 책의 도입부에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는 구두장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고 잠이 들었어요.’라는 문장을 보고 생각을 오래 했어요.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한창 일을 찾고 있을 때 이 책을 봤는데 당시 조급했던 마음을 달래주었어요.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자고요.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저에게도 꼬마 요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제 친구일 수도 있고, 작업을 의뢰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가족이나 옆집 세탁소 아주머니 같기도 해요.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

《THE SUNFLOWERS ARE MINE》
Martin Bailey 지음ㅣFrances Lincoln

비싼 가격 때문에 늘 구매를 망설였던 반 고흐의 도록이에요. 2년 전 회사에서 가장 좋아하던 선배가 퇴사하며 저에게 선물로 주었어요. 책은 대부분 그림으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간혹 작품 설명이 적힌 부분도 있어요. 빽빽한 텍스트는 읽기가 힘들어 고흐의 그림만 감상하고는 하는데, 특히 ‘별이 빛나는 밤’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리는 기분이에요. 도록이 크다 보니 섬세하고 생동감 있는 붓 터치가 고스란히 느껴져 눈앞에서 명작을 감상하는 기분이 저절로 들어요. 

출판사 세계사 전략기획본부 장인영

《Edmond》
Juliette Binet 지음ㅣAutrement Jeunesse

한 아이가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서 친구들과 똑같이 생긴 얼굴 가면을 써요. 놀다가 가면이 벗겨져 상심하고 돌아가는데 알고 보니 친구들도 다 가면을 쓰고 있던 거였어요. 그래서 다 같이 가면을 벗고 즐겁게 논다는 내용이에요.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울리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속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글 없이도 이렇게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일러스트레이터 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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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건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