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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에서 완벽한 카페를 만나는 방법
완벽한 카페를 발견하는 건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는 것만큼 어렵다. 예를 들어 아래로 내려갈수록 폭은 살짝 좁아져야 하고 길이는 복사뼈를 넘지 않아야 하며 밑위는 적당히 길어 배를 편안하게 감싸야 한다는 게 바지를 고르는 나의 기준이라면, 카페를 선택할 때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카페를 선택하는 기준은 하나가 아니다.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들려주는 노래가 음원 스트리밍 차트 100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공기 중에 날리는 먼지마저 낭만적인 아늑한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맛있는 디저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감각을 열고 사유의 시간을 갖는 여행지에서, 선택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멜버른에서 당신에게 완벽한 카페가 될 (가능성이 있는) 믿음직스러운 카페 열 곳을 찾았다. 그리고 카페에 대해 직접 물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완벽한 카페를 찾는 데 중요한 힌트가 될 것이다.
Questions
1 당신은 누구인가? 2 카페 이름의 의미는? 3 카페를 멋지게 만드는 것은? 4 다른 곳과 차별되는 점? 5 카페에서 주로 트는 음악은? 6 카페의 분위기는? 7 방문하기 좋은 계절과 요일은?
Market Lane Coffee Collins Street
A. 8 Collins St, Melbourne
H. marketlane.com.au T. +61 3 9804 7434
1 로사Rosa, 준코Junko, 잰더Zander. 모두 바리스타이다. 2 마켓 레인은 우리가 처음 연 카페가 자리한 옆길의 이름이다. 지금 ‘마켓 레인 커피’는 다섯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3 세계 곳곳에서 매입한 스페셜티 커피의 원두를 로스팅하고 그것을 사랑과 정성으로 브루잉한다. 4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 쓰려고 한다. 지속 가능하면서도 윤리적인 방법으로 매입한 퀄리티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5 모두가 돌아가면서 음악을 고른다. 디스코, 재즈, R&B 그리고 로린 힐Lauryn Hill의 음악도 많이 튼다. 6 세련되고, 느슨하게 여유롭고, 친절한 분위기. 7 햇빛이 쨍쨍할 때 카페 앞 벤치에 앉아 있으면 참 아름답다. 아침 여덟 시부터 열 시 사이가 가장 바쁜 시간이니까 조금 더 조용한 낮 시간에 찾아주면 좋겠다.
Dukes Coffee
A. 247 Flinders Ln, Melbourne
H. dukescoffee.com.au T. +61 3 9417 5578
1 ‘듁스’의 마케팅 매니저 롭 오슬레Rob Oechsle. 4 우리가 매입하고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보유한 원두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 각각의 원두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브루잉 레시피 또한 잘 알고 있다. 바쁜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덕분에 다양한 손님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러 온다는 점도 듁스를 차별화시킨다. 스페셜티 커피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는 실력 좋고 친절한 바리스타들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뜻하고 친밀한 공간에서 퀄리티 좋은 커피를 일관되게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6 로스 하우스Ross House 덕에 듁스의 조명은 따뜻하고 친밀하다(듁스는 비영리 빌딩 로스 하우스에 있다). 재활용된 물푸레나무와 아름다운 앤티크 타일, 로컬 디자이너의 가구, 조명과 도자기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흥 많고 유능한 직원들이 편안한 분위기와 훌륭한 커피 그리고 맛있는 간식거리를 책임진다. 7 듁스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대부분의 공휴일과 크리스마스 기간을 제외하고 일 년 내내 열려 있다. 플랫 화이트와 크루아상을 즐기며 겨울의 추위를 피하거나, 아이스 필터로 내린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며 여름의 갈증을 달랠 수 있다. 아니, 그냥 세상 돌아가는 것을 구경하면서 필터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언제든 좋다.
Auction Rooms
A. 103-107 Errol St, North Melbourne
H. auctionroomscafe.com.au T. +61 3 9326 7749
1 데이비드 킴David Kim. ‘옥션 룸즈’와 스몰 배치 로스팅 컴퍼니Small Batch Roasting Co.의 바 매니저이자 헤드 바리스타다. 2 이곳은 실제 가구를 경매하는 옥션 하우스였다. 공간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거다. 세월에 닳은 옅은 파란색 건물은 이제 카페가 되었고, 벽에는 과거 옥션 하우스의 이름 ‘W.B. Ellis (Est. 1864)’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3 한마디로 서비스와 퀄리티. 수시로 손님을 챙기는 친절한 직원, 로컬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 스몰 배치 로스팅 컴퍼니 원두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 그리고 훌륭한 바Bar 팀. ‘좋은 음식, 좋은 커피와 음료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의 철학이다. 4 스페셜티 커피 특유의 향과 특징을 투명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우리는 늘 커피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지만 퀄리티 있는 커피를 내놓는 것에 대한 중요성 또한 잊지 않는다. 그리고 커피와 함께 달콤하거나 짭조름한 멕시코와 미국·중동 음식을 맛볼 수 있다. 5 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바쁠 때는 로컬 디제이들의 음악이나 힙합을 틀고 조금 한가할 때는 재즈나 느긋한 음악을 선곡한다. 6 내부는 오래된 벽돌과 철제 디테일이 가동하지 않는 공장 같은 분위기를 준다. 다소 차가워 보이기도 하지만 손님들의 목소리와 이야기가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공간은 시끌벅적하지만 서비스는 빠르다.
Seven Seeds Café Carlton
A. 114 Berkeley St, Carlton
H. sevenseeds.com.au T. +61 3 9347 8664
1 ‘세븐 시즈’의 커뮤니티 매니저 루이스 힐Louise Hill이다. 2 브리짓 아모르Bridget Amor와 마크 던든Mark Dundon이 2008년에 시작한 커피 로스터리 겸 카페로, 우리가 커피로 무엇을 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 세븐 시즈다. 세븐 시즈라는 이름은 세상에 커피를 전파한 바바 부단Baba Budan이 들여온 일곱 개의 씨앗에서 따왔다. 그의 집념 덕분에 우리는 북미, 남미,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생두를 매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븐 시즈 카페 칼튼을 제외하고 현재 멜버른 CBD 곳곳에 작은 카페 세 개가 더 있다. 3 공간이 매력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우리가 직접 생두를 구하고 로스팅을 한다는 것, 그래서 커피의 퀄리티가 높다는 점도 이곳의 자랑이다. 커피와 음식 메뉴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을 맛볼 수 있다. 4 우리는 무엇보다 커피의 퀄리티를 중요시한다. 그 때문에 커피를 구매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세븐 시즈의 로스팅은 라이트 로스팅 쪽에 속하는데, 여러 농가에서 온 원두 본연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메뉴에 오른 커피가 손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브루잉 레시피를 만들 땐 바리스타들과 충분한 작업 시간을 갖는다. 6 대학생부터 주민 그리고 관광객까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공간은 벽돌과 원목을 활용했고 천장이 높다. 공장 같은 거친 느낌도 든다. 대부분의 테이블이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가운데에 있는 커피 바가 마치 무대처럼 돋보인다. 7 주말은 엄청나게 바쁘니 줄 서는 것에 질색이라면 주중이나 이른 아침, 또는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Aucuba Coffee
A. 108 Bank St, South Melbourne
H. aucubacoffee.com T. +61 3 9041 3904
1 마크 냅Mark Knapp. 오너이자 바리스타이며 로스터이다. 2 커피의 발견에 얽힌 전설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야기에 의하면 지혜로운 아우쿠바Aucuba는 수도원에 가는 도중 염소 지기인 칼디Kaldi를 만난다. 칼디의 염소들이 커피 열매를 먹고 기이한 춤을 추는 것을 본 그는 열매를 직접 맛보고 열매가 잠을 달아나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아우쿠바는 열매를 챙겨 수도원으로 갔고 열매를 뜨거운 물에 섞어 수도자들이 마시게 한다. 이후 그 물을 마신 수도자들이 신기하게도 밤을 새우며 기도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3 아름다운 공간과 분위기 속에서 어메이징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회사라는 것.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4 로스터리로서 ‘아우쿠바’는 우리가 상상하고 원하는 맛을 가진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나이스’한 사람들이다(웃음). 5 가게에 턴테이블이 있는데 그것으로 주로 트는 음반은 더 신즈The Shins, 더 블랙 키스The Black Keys, 더 엑스엑스The XX, 아이언 앤드 와인Iron and Wine 정도다. 그리고 아끼고 좋아하는 가수는 밥 딜런Bob Dylan과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 6 여유롭고 편안하다. 커피 애호가부터 사업가들과 주민까지 모두 반긴다. 7 가을이 아름답다. 비도 안 오고, 해가 떠 있지만 너무 덥지도 않다. 아침에는 정말 바쁜데, 오전 열한 시 정도가 되면 한층 조용해지고 분위기도 더 좋아진다.
Patricia
A. 493-495 Little Bourke St, Melbourne
H. patriciacoffee.com.au T. +61 3 9642 2237
1 공동대표인 보웬Bowen과 함께 ‘패트리샤’를 운영하는 핍Pip이다. 대부분 카페에서 근무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원두를 로스팅하기도 한다. 2 나와 보웬의 할머니 이름이 같다. 그래서 패트리샤다. 3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 모두에게 가장 친절하고 근사한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 우리가 만나고 서빙하는 손님들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패트리샤를 정말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5 재미있고 흥겨운 음악을 주로 튼다. 클래식과 1970년대와 80년대의 음반 그리고 펑크와 디스코, 소울 음악도. 장르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가끔 레게도 튼다. 신나면 뭐든 튼다. 6 친절하고 따뜻하고 접근하기 편하고 흥미롭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정말 정말 바쁘다. 7 열어둔 창 사이로 햇빛이 잘 드는 봄, 여름과 가을을 가장 사랑하지만, 어느 계절이든 다 좋다. 열한 시 반부터 한 시까지는 조금 조용한 편이라 잔잔한 분위기를 선호하면 그때 오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난 우리가 가장 바쁠 여덟 시에서 열한 시 사이, 음악을 쩌렁쩌렁하게 틀어놓는 시간을 좋아한다.
Long Street Coffee
A. 45 Little Hoddle St, Richmond
H. longstreetcoffee.com T. +61 415 164 130
1 카페의 주인 중 한 명이다. 2 케이프타운Cape Town에 있는 길 이름에서 따왔다. 도시에서 가장 활기차고 다문화 지역인 롱스트리트의 분위기를 우리 카페에 접목하고 싶었다. 3 우리 직원들과 카페를 찾아오는 손님들. 위치도 꽤 근사하다. 레인웨이Laneway, 그러니까 작고 좁은 골목에 있고 카페 앞에는 농구 골대도 있다. 이런 것은 보통 카페에서 보기 힘들다. 4 음식이 특히 뛰어나다. 계절마다 새로운 메뉴를 준비하기 때문에 일 년에 네 번씩 메뉴를 뒤엎는 꼴이다. 멜버른에서도 전례 없던 방식이다. 5 이것저것 다양하게 튼다. 특히 힙합을 많이 틀고 록과 일렉트로닉 음악도 조금. 아침에는 재즈를 선곡하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여성 보컬 위주의 곡만 연달아 내보낸다. 6 식물로 가득 차 있고 창으로 빛도 많이 들어온다. 이곳의 모든 것을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안락하고 편안하다. 7 겨울과 여름이 모두 아름답다. 개인적으로는 화창하면서도 서늘한 토요일 아침이 가장 좋다.
Industry Beans
A. 3/62 Rose St, Fitzroy
H. industrybeans.com T. +61 3 9417 1034
1 줄리안 슐러Julian Schuler. 카페 매니저다. 2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분위기가 느껴지는 창고에서 원두를 로스팅하고 커피와 음식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3 훌륭한 커피와 요리는 언제나 좋은 하루의 시작이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친절하고 유능한 바리스타와 이곳의 직원들이다. 4 친근한 메뉴를 색다르게 해석한 독창적인 메뉴와 뛰어난 커피 그리고 ‘잘난 척은 노No egos’. 우리 팀은 손님을 맞을 수 있어서 늘 행복하다. 5 옛날 음악부터 요즘 음악까지, 비주류의 곡과 신나는 비트를 가진 음악을 선곡한다. 6 찌릿찌릿하고 에너지 넘치고 친절하고 행복하고 활짝 핀 미소가 있는 곳. 7 어떤 계절, 어느 날이든 상관없다. 주중에는 오전 일곱 시에 열고 주말에는 오전 여덟 시에 연다는 것, 키친은 매일 세 시 반에 마감하고 문 닫는 시간은 늘 네 시라는 것만 알아두길.
Everyday Coffee Collingwood
H. everyday-coffee.com T. +61 3 9973 4159
1 마크 프리Mark Free. 애론 맥스웰Aaron Maxwell과 함께 ‘에브리데이 커피’를 운영하고 있다. 2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퀄리티 좋은 커피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그리고 손님들이 우리 카페를 ‘에브리데이’, 하루 일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 3 직원과 카페를 찾아오는 손님들. 이들이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가 에브리데이 커피를 특별하게 만든다. 4 사람들. 5 근무하는 직원의 취향대로 음악을 선곡한다. 6 최대한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 조용할 때는 사색할 수 있도록 잔잔하게, 바쁠 때는 신나고 활기차게. 7 어느 때나Everyday.
East Elevation
1 데이브Dave. 이곳의 매니저다. 2 이스트 브런즈윅Brunswick East의 품격을 높여주자Elevate는 뜻이다. 3 집에서 기른 농작물, 탁 트인 공간과 따뜻한 서비스. 4 유기농 농작물을 직접 기르는 가든이 있고, 옥상에는 우리만의 초콜릿 공장도 있다. 5 여러 종류의 음악을 내보낸다. 6 밝고 편안한 분위기. 7 추운 겨울에는 이스트 엘리베이션의 명물인 핫 초콜릿을 한번 홀짝여보기를. 하루 종일 따뜻할 것이다.
Words Kim Hyewon
Photography Kim Hyewon, Lee Hyuna, Jo Mi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