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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콘텐츠 매니저 손현
손현은 스스로 트렌디하다는 말을 사양했다. 그저 바뀌어가는 세상에서 최선을 의심하는 그의 템포는 너무 빠르지도, 너무 뒤처지지도 않았을 뿐이다.
반가워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토스 콘텐츠 팀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손현입니다. 아무래도 금융 전반을 다루는 핀테크 기업이다 보니 금융과 라이프스타일의 접점이 있는 영역을 콘텐츠로 다루고 있어요. 거시경제부터 주식, 부동산, 대출 등 금융 관련 콘텐츠만 노출되면 너무 딱딱할 수 있어서 근로나 환경 등 얼핏 금융과 상관없어 보이는 주제도 금융 관점에서 풀어내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토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또 일반적인 콘텐츠 회사에서 시도할 법한 것들을 조금씩 확장하려 하고 있고요.
메이드 인터뷰의 첫 번째 메이트가 되어주셨네요. 개인 SNS에 업로드한 《SEOUL MADE》 관련 포스팅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서울을 파악하기 좋은 말랑한 버전의 분석 보고서’라는 글을 적어주셨더라고요.
맞아요. 흔히들 관에서 발행하는 콘텐츠는 조금 따분하거나 지루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그렇지 않더라고요. 목차의 라인업을 먼저 훑어봤는데, 제 생각 이상으로 트렌드를 빠르게 짚고 있어서 놀라웠어요. 엄밀히 말하면 저는 트렌디한 사람은 아닌데, 주변에 트렌디한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그들이 이곳에 대다수 소개되었고, 제가 최근에 듣고 접한 브랜드를 《SEOUL MADE》에서 취재하신 것을 보니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에디터가 되기 전,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에디터라는 직군이 기자나 라이터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제가 에디터로서 일해보니 큐레이터나 매니저에 가깝더라고요. 직접 글을 쓰기도 하지만 주변에 괜찮은 소스가 있으면 조합하거나 사람을 모셔와서 좋은 글로 표현하는 형태도 많으니까요. 지금 회사에서도 원래 에디터로 불렸는데,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우리의 다양한 업무 형태를 감안해서 자발적으로 직함을 바꾸자고 건의를 하게 되었어요. 결국은 적합한 사람을 발굴하거나 사회적인 관계를 쌓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더라고요.
금융이라는 주제가 실생활에 정말 중요하지만 쉽게 접근하기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어요. 매니저님은 평소 얼마나 금융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저도 처음부터 금융 친화적인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결혼이라는 결정적 계기가 있었죠. 아무래도 둘이 함께 살만한 집을 알아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금융에 눈을 뜬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호기심의 영역이었다면, 그 계기를 통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경험하면서 대출도 받고, ‘내가 이제는 경제를 알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서울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어떤 감상을 가지고 계신가요?
서울은 도시 연구에 관한 리포트에도 나오지만 메가시티(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도시)라고 불리잖아요. 태어나는 도시를 스스로 결정할 수는 없지만 돌이켜보면 서울에서 태어나 활동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서울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시설이 많다는 것이에요. 서울만큼 빠르게 변하는 도시는 잘 못 본 것 같아요. 뉴욕만 해도 생각보다 보수적인 도시라, 도시 가이드라인이나 계획에 대한 규제가 심해서 건물을 세우기도 어려운데, 서울은 갑자기 건물이 사라지거나 생겨나죠. 한강 주변의 스카이라인도 많이 변해왔고요.
서울이 좁다면 좁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베이스캠프처럼 안정을 주는 지역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햇수로 따지면 목동에서 거의 25년을 산 것 같아요. 사실 목동이 타지인에게 친절한 동네는 아니에요. 일방통행으로 4차로까지 되어있는 동네가 잘 없거든요. 부모님 집에 방문하려다가 길을 제때 빠져나가지 않으면 미로에 갇히는 식이 되어 버려요. 그런데 자동차 도로와 보행자 도로를 분리해서 설계되어있다 보니 극단적인 과장을 조금 섞자면 한 2~30분 동안은 차를 한 대도 마주치지 않고 걸어갈 수 있어요.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아이와 놀러 다녀도 좋을 만큼 보행자 친화적인 부분이 있죠.
서울은 소비하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평소 어떤 소비를 즐기시나요?
편의점 맥주를 좋아해서 위안의 도구로써 네 캔에 만 원짜리 맥주를 일주일에 한 번씩 마셔요. 필스너 우르켈과 페로니 맥주를 선호하고, 포테토칩과 함께 먹으면 스트레스가 쉽게 풀리더군요. 저는 공유보다는 소유주의자라서, 스트리밍을 잘 이용하지 않아요. 스트리밍은 매달 돈을 내지만 구독을 해지하면 바로 사라져버리잖아요. 그래서 물리적인 형태로 소비하고 싶다는 생각에 종종 CD를 사고 있어요. 최근에는 호주 작곡가 루크 호워드의 것을 샀네요. 일종의 투자라는 개념에서는 작년에 산 그림 두 점도 있는데요. 언젠가는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과감히 지갑을 여는 편이에요.
삶의 형태에는 일도 빼놓을 수 없겠죠. 서울에서 일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일전에 한 매거진에서 서울 개정판에서 교통 기획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관련 취재를 하면서 세계은행 한국녹색성장 신탁기금KGGTF팀 이호성 도시 교통 담당관을 인터뷰했는데, 서울의 교통이 굉장히 우수해서 다른 도시에서도 벤치마킹을 온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은 메가시티인데도 촘촘하게 연결이 되어서 순식간에 택시나 버스, 지하철, 따릉이를 이용해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거죠. 지방에 가면 버스 배차 간격도 길고 예측이 안 되지만 서울은 무엇보다 예측이 가능해서 하루에 더 많은 스케줄을 잡을 수 있고, 그만큼 기회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마지막으로, 《SEOUL MADE》를 추천해주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요?
이제 막 서울에 도착한 외국인 친구가 《SEOUL MADE》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도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 요즘 어디가 핫한지 찾게 되고, 트렌드가 어떤지 깊이 있는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잖아요. 보통 타블로이드를 보곤 하는데, 이곳엔 각 주제에 맞는 분야에서 실제 활동하는 분들에 대한 인터뷰가 있다 보니 웬만한 가이드보다 훨씬 효용 가치가 높다고 생각을 해요.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나 어떤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에디터 김지영
포토그래퍼 Hae 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