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TERVIEW] 마음에게 보내는 편지

글월 디렉터 문주희

마음에게 보내는 편지

글월 디렉터 문주희

서울은 늘 많은 것을 담아둔다. 그 안으로 입성한 많은 콘텐츠는 시간이 흐르면 이탈하거나 열기가 식어 버린다. 물론 단단하게 유일무이한 개성을 지켜나가는 것은 예외다. 편지 가게 글월이 그러하다.

반갑습니다. 먼저 편지 가게 글월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글월은 순우리말로 편지를 뜻하는데요. 이 공간에서는 편지와 관련된 제품과 그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를 제안하고 있어요. 어쩌면 편지쓰기가 과거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문화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하는 즐거운 시도들이고요.

 

인터뷰에 앞서 축하드려요. 글월이 시작한 지 어언 두 해가 지났더라고요.

감사합니다. 2년이 가까워지는 기점으로 새로운 스태프도 생기고, 매출도 달라지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작은 공간이 한 해 두 해를 버텨낸다는 것의 의미도 꽤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SEOUL MADE14호에서도 글월을 소개한 페이지가 있었는데요. 두 번째 만남이네요. 

편지 가게라는 것 자체가 조금은 잊혀진 콘텐츠를 다루는 곳이다 보니 좀더 대중적으로 알려지길 바랐는데 좋은 기회였죠. 그 인연 이후로 기업 지원 사업에도 지원해둔 상태인데, 제가 알고 있는 마더 그라운드나 로우로우와 같은 젊은 브랜드들이 지원한 사례를 보고, 제가 하는 콘텐츠도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서 하는 상점이다 보니, 서울 관련 제품을 내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았고요.

그동안 공간을 운영하면서 미처 기대하지 못했지만 느끼게 되는 감상도 있지 않을까 해요.

처음에는 제가 편지를 써주는 서비스를 하려고 글월을 기획하고 만들었는데요. 공간에 ‘편지 가게’라는 이름을 붙이고 보니까 편지 가게라는 존재만으로 사람들에게 새롭게 각인이 됐어요. 저 역시 놀랄 일이었죠. 편지를 쓰는 서비스와는 관계없이 결국 사람들은 이곳에 오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게 됐어요. 저 역시 편지 ‘가게’로서의 역할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됐고요.

 

편지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유니크한 느낌이 드니까요. 브랜딩이라는 것이 이런 차별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사실 제가 글월을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른 분들도 편지와 관련한 상점을 여실 줄 알았거든요. 비슷한 공간이 하나둘 생겨나면 조금 더 시너지가 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직은 이곳이 유일한 편지 가게더라고요. 그리고 편지라는 것은 내가 쓰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잖아요. 편지를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쓰게 될 수 있고, 쓴다는 행위를 보다 여러 명이 할수록 더 좋은 진화가 생길 것 같아요.

글월에서는 편지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주고 계신데 유독 애착이 가는 경험이 있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글월을 열고 나서 제가 《좋은 생각》에 기고를 하게 됐어요. 손님들이 종종 이곳에 방문하면서 직접 쓴 편지를 제게 주곤 하세요. 그 마음이 너무 예쁘고 감사해서 때로는 울컥하기도 했는데 그 이야기를 다룬 글을 써서 보냈죠. 그 글이 실리고 나서 한 달 뒤부터 모르는 분들의 편지도 우편함에 꽂힐 때가 있어요. 연달아 4번 정도 교도소에서 편지가 온 적도 있고요. 어떤 지점에서는 글월이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터놓는 대나무 숲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브랜드와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콘텐츠 레이블 아틀리에 드 에디토와 ‘문장 수집가 편지 세트’를 함께 제작했어요. 문장과 관련한 편지 세트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잘 어울려서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었거든요. 다행히 1차 판매분이 모두 소진되고 나서 2차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편지라는 게 오브제라기보다 필요할 때 사는 것이다 보니 판매 속도가 더딘 편이라 수익 면에서 고민될 수 있는데 편집장님과 뜻이 맞아 두 번째 시리즈가 나온 것이 제겐 정말 뜻깊었어요.

 

일회성이 아닌 시즌제로 이어지는 협업 프로젝트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대될 때가 많아요.

웬아이워즈영과 함께 한 빈티지 우표를 판매하는 ‘스탬프 투 스탬프’ 팝업도 있었는데요. 올 하반기에 계획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벌써 3번째 행사거든요. 제게는 다양한 분들과 만나서 편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기억에 남는 일인 것 같아요.

 

글월은 연희동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특별히 이 동네와 인연이 닿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실은 연희동을 잘 몰랐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잘 맞는 공간을 찾다 보니 이곳을 발견하게 됐어요. 오히려 글월을 오픈하면서 연희동이 좋은 동네라는 것을 차츰 느끼고 있어요. 처음 자리를 보러 왔을 때도 동네의 주된 느낌이 조용하면서 따뜻해서 기분 좋은 인상이 컸는데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시골 느낌의 길이나 큰 창문으로 보이는 연보랏빛 풍경도 매력적이고요.

 

서울이라는 도시를 대상으로 편지를 쓴다면 어떤 내용을 담으실지 궁금하네요.

아직 써본 적은 없지만, 대단히 특별한 내용보다는 모두가 느끼는 비슷한 감정이 담기지 않을까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서울로 왔거든요. 자라면서 늘 서울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와보니 재밌고 화려하고 즐길 거리가 많았지만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받게 되더라고요. ‘너의 어떤 점은 참 좋은데, 어떤 점은 싫어. 어떤 면에서 난 속상하고 어떤 면에서 미안해’와 같은 식의 문장을 쓰게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SEOUL MADE》를 추천해주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요?

한국에서 일어나는 핵심적인 일은 곧,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가깝게는 상품이 그렇고, 문화적인 부분도 그렇죠. 서울에서 만든 제품은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굉장히 뛰어난데, 아직 인식은 제품력의 높은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렇기에 《SEOUL MADE》가 서울의 많은 브랜드를 소개하는 중추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분들이 관심 있게 읽어본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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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영

포토그래퍼 Hae 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