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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입고 소비하는 옷
갑작스러운 바이러스의 습격은 생활을 위축시켰지만, 생각을 확장시키기도 했다. 우리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따지게 된 것이다. 좁게는 자신의 소비가 미치는 영향을 생각했고, 지구를 위해 더 나은 선택, 가치를 따라 소비하는 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아름다운 옷과 그 이면의 그림자를 함께 본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왜 이 옷을 사는지,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입을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만들고 입고 버리는 일
• 패션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 폐수배출량의 20%를 차지한다.
•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물 7,000L가 필요하고, 이산화탄소 32.5kg이 배출된다.
• 의류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약품과 공장폐수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
• 합성 섬유는 미세플라스틱과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다.
패션 산업과 환경 문제
자료: 유엔유럽경제위원회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물 7000L 필요
이산화탄소 32.5kg 배출
자료: 그린피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시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등장하며 옷장 속의 옷은 빠르게 교체됐다. 사람들은 전보다 더 많이 더 쉽게 옷을 사고, 더 많이 더 쉽게 옷을 버리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하루 의류 폐기물량은 200t에 달한다. 의류 폐기물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사이 지구에 해를 입혀왔다. 폴리에스테르는 저렴하고 튼튼하다는 이유로 전체 섬유 사용 중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일단 땅에 버려지면 분해되는 데만 수백 년이 걸린다.
국내 하루 평균 의류 폐기물량
자료: 환경부
전체 섬유 사용량 중 폴리에스테르의 비중
지속가능한 방식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래 자원을 끌어다 쓰지 않고 의류의 생산, 사용, 폐기의 모든 과정에서 자원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기업은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윤리적 경영을 통해 인권과 동물권을 존중하며, 제품의 품질을 높여 수명을 늘린다. 소비자는 신중하게 제품을 구매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제품의 사용 기간을 늘린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이해하기 위한 용어
슬로 패션Slow Fashion
패스트 패션에 대한 반발과 우려가 커지면서 옷의 생산과 소비를 늦추겠다는 취지로 슬로 패션이 등장했다. 생산자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품질의 옷을 만들고, 소비자는 한 번 구매하면 가능한 오랫동안 입은 후 수선이나 리폼을 하여 옷을 오래 입는 방법을 고민한다. 중고 의류를 구입하거나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도 모두 슬로 패션에 해당한다.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
‘의식 있는(Conscious)’이라는 단어와 ‘패션’의 합성어다. 기업은 옷의 소재를 고르고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소비자는 그런 기업의 옷을 구매하는 것이 컨셔스 패션의 모습이다. 이러한 컨셔스 패션은 생산-소비-폐기까지 전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비건 패션Vegan Fashion
비건 패션이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과 패션을 결합한 말로 동물의 가죽이나 모피, 울 등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을 뜻한다.
순환 패션Circular Fashion
순환 패션은 의류의 생산-사용-폐기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기획과 생산 단계부터 재사용과 재활용을 생각하여 옷의 수명을 최대한 지속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여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최대한 오래 입은 후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는 것이다. 순환 패션은 한번 생산된 옷을 계속 유통시켜 폐기물 발생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리사이클을 넘어 업사이클로
업사이클Upcycle은 Upgrade와 Recycle의 합성어로, 폐기물을 단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을 넘어서 본래의 폐기물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과 품질을 지닌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일을 뜻한다.
좋은 옷을 오래 입는 일
가장 큰 고민은 많은 생산과 소비에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가지고 있는 옷을 최대한 오래 입는 것이 아닐까. 옷은 생각보다 수명이 길다. 못 입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안 입어서 버려진다.
잘 버리는 법
어쩔 수 없이 옷을 정리해야 한다면 이젠 잘 버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더이상 입지 않는 옷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특히 합성섬유는 소각될 때 메탄이나 이산화탄소와 같은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또한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옷은 재활용 및 재사용의 기회가 차단되는 것도 큰 문제다. 아직 입을 만한 옷이라면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탁, 분류, 포장, 발송등의 과정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환경과 이웃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해보는 건 어떨까?
옷 기부하기
옷캔
옷을 기부받아 국내외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NGO단체다. 재판매하여 수익을 내는 곳이 아니어서 기부하려면 박스당 1만 원의 기부금을 내야한다. 처리 및 배송 비용을 옷과 함께 기부하는 개념이고, 그 외에 멤버십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otcan.org
아름다운 가게
옷을 기부하면, 기부 물품은 전국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판매되며 그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 이웃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 매장에 직접 전달하거나, 3박스 이상일 때는 방문 수거를 요청할 수도 있다.
beautifulstore.org
굿윌스토어
옷을 기부받아 분류하고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단체다. 방문 수거와 택배 두가지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다.
goodwillstore.org
좋은 옷을 오래 입기 위한 체크리스트
□ 꼭 필요한 옷만 구매하세요.
□ 품질이 좋은 옷을 구매한 후 잘 관리하여 오래 입으세요.
□ 오래 입기 위해선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해요.
□ 품질 및 생산 윤리 관련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세요.
□ 친환경 재료, 천연 섬유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어요.
□ 노동자 인권과 환경을 중시하는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세요.
□ 쉽게 버리지 마세요. 수선하고 리폼하면 옷의 수명이 길어져요.
□ 더이상 원하지 않는 옷은 기부하거나 중고 시장에 판매할 수 있어요.
에디터 김현지
글 용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