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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요
아이들은 영화를 보면서 그 장소를 꿈꾼다. 실제 영화 장소가 아니더라도 마음속 깊게 자리 잡은 배경지로 떠나보면 어떨까. 뛰고 멈추어 관찰하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더하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가족 여행 플랫폼 ‘아이와트립’이 영화 장면이 그려지는 열다섯 장소를 모아봤다.
<빨간머리 앤>이 사는 초록 지붕
드림아트 스페이스
<빨간머리 앤>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곁에 두고 마음이 지칠 때마다 들여다봐야 하는 긍정의 지침서다.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모두가 초록 지붕 집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그 안에서 ‘앤’은 웃고 울며 어른이 되어 간다. 경기도 화성에도 꼭 이렇게 초록 지붕 집을 닮은 공간이 있다. 그 앞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작은 말들의 풍경도 앤이 살던 캐나다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한다. 작은 갤러리와 카페가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조랑말에게 먹이도 줄 수 있다.
<이웃집 토토로>가 인사하는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아이라면 누구나 비밀스러운 일이 생겨날 거 같은 곳에서 꿈을 꾸고 상상하길 좋아한다. ‘사츠키’와 ‘메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토토로’의 집처럼 말이다. 아이 다섯을 키우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고 있는 미즈노씨는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놀 수 있는 공간을 그리며 트리하우스를 쌓아 올렸다. 손때 묻은 책과 장난감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이들은 이곳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이를 한다. 기회가 된다면 미즈노씨와 육아 혹은 삶에 관한 이야기도 도란도란 나눠볼 수 있는 곳이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의 초록이 돋아나는 시간
창경궁 대온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속 ‘폴’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보면 차와 마들렌뿐 아니라 공간이 주는 위로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선명한 색감으로 가득 찬 방 안 곳곳에는 비밀의 정원처럼 갖가지 식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볕을 가득 받은 채 저마다의 모양으로 자라는 나뭇잎을 보면 마음에도 싹이 돋아나는 듯 에너지가 차오른다. 이 겨울,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꼭 닮은 창경궁 대온실을 걸으며 마음에 싹이 트는 시간을 기대해 보자.
<리틀 포레스트> 우리 가족 오두막 피크닉
가평 파머스리빙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있으면 보는 내내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흙에서 나온 것들로 어쩜 저리도 맛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차려낼 수 있을까, 경이로워지기도. 도심에서의 일상을 뒤로하고 아이와 하루쯤 흙을 가까이 경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단순 농장의 모습이 아닌 구석구석 빈티지하면서도 이국적인 요소가 더해져 있어, 아이와 어른 모두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작물을 수확하고 이국적인 브런치도 만들어 먹고, 작은 오두막에서 우리 가족만의 피크닉도 즐길 수도 있다.
<인사이드 아웃> 마음속 감정 친구들처럼
알록달록 컬러풀뮤지엄
<인사이드 아웃>은 우리 안에 사는 다양한 감정을 색으로 표현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갖가지 기억 저장소도 저마다의 색으로 빛나거나 색을 잃고 희미해져 가기도 한다. 컬러풀뮤지엄은 방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져 보는 내내 조금씩 다른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분홍빛으로 물든 수영장에선 발그레한 행복으로 차오르고, 화이트와 무지개색이 어우러진 대형 튜브 위에선 몽글몽글한 재미를 경험한다. 새로이 만나는 공간마다 아이의 기분을 물어봐주자. 재미있는 대답이 예상된다.
<모아나>의 언덕과 해변을 따라
제주 조천 북촌마을
저주에 걸린 모투누이 섬을 구하기 위해 길고 험한 항해에 나선 바다 소녀 이야기를 그린 <모아나>의 백미는 엔딩이다. 저주에 풀린 섬에서 산과 나무가 깨어나고 바다에 빛이 차오르는 장면에 뭉클했던 건 아이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아니었을까. 영화 <모아나> 속 장면이 차례로 떠오르는 제주는 길을 가다 무작정 멈춰서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은 히든 스팟이 가득하다. 조용한 북촌 마을을 따라 난 언덕과 해변을 걷다 보면 바다의 기운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오타루에서 온 <러브레터>
안나리사의 공방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오타루는 유리공예로 알려진 곳이다. 영화 속에서도 불에 그을린 유리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폭설이 내리는 겨울이면 한 번씩 생각나는 영화를 떠올리며 특별한 유리공예 공방을 찾아보자. 불을 쓰는 체험이라 좀 위험할 것 같지만 체험 내내 유리공예가 안나리사 선생님이 함께하니 안심이다. 블로잉 체험은 흔치 않은데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알라딘>의 지니를 찾아
활옥동굴
실사판 〈알라딘〉은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니’ 역으로 분한 윌 스미스의 열연에 박장대소가 터진 아이라면 동굴에 대한 환상이 더할 것이다. 활옥동굴은 버려진 폐광의 새로운 변신을 꾀한 곳으로, 와인과 빛 전시, 투명 카약 등 다양한 체험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동굴을 여행하는 동안 아이는 영화 속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나길 간절히 소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안경>의 고요한 풍경
짱뚱어해수욕장
담백하고 순한 풍경이 러닝타임을 채우는 <안경>은 일상 속 배경음악처럼 틀어두기에도 좋은 영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아무것도 없는 풍경들을 계속해서 보다 보면 어딘가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열기로 들뜨지 않은, 조용한 바다를 꿈꾼다면 국내에서는 신안 짱뚱어해수욕장을 추천한다. 어딘가 이국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닷가다.
<코코>의 짙고 선명한 이국으로 순간 이동
중남미문화원
비행기 타고 이국으로 날아가 본 게 언제였나 아이와 손을 꼽아보게 된다면, 잠시나마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훌쩍 순간 이동을 해보자. 짙고 선명한 색감이 떠오르는 열정의 중남미는 영화 <코코>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중남미의 문화를 십분 들여다볼 수 있는 생활용품부터 독특한 분위기의 미술 작품들까지 약 3,50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 외관부터 시공간을 초월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산의 톰씨>의 순하고 성실한 일상의 힘
차꽃오미
<산의 톰씨>는 언제고 봄바람이 불어올 듯 따뜻한 기운을 전하는 영화다. 매일 흙에서 심고 기르고 수확하며, 정성껏 식사를 만들어나가는 가운데 ‘토키’와 ‘하나’ 그리고 ‘아키라’와 ‘시오리’의 일상은 순하게 여물어간다. 아마도 풍경이 주는 힘이 한몫할 것이다. 하동도 그런 곳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쉬었다 가도 순하고 성실한 기운이 차오르는 곳으로 뜨끈한 겨울 여행을 떠나보자.
<슈퍼윙스>를 따라
국립항공박물관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아이들은 환호한다. 발아래 펼쳐지는 성냥갑만 한 도시, 때마다 아름답게 변하는 빛과 구름의 조화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어른도 마찬가지다. 최근 서울 강서구에 국립항공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이모저모와 과학적인 원리까지 아울러 볼 수 있다. 조종사 체험부터 비상탈출 훈련까지 다양한 항공 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더욱 특별한 장소다. 사전 예약을 해야 방문할 수 있다.
<겨울왕국>의 엘사를 찾아
삼양대관령목장
아이들이 겨울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유는 마음까지 하얗게 덮는 눈 때문일 것이다. 대관령 삼양목장은 언제 가도 좋은 곳이지만 겨울에 가면 드넓은 공간이 하얗게 펼쳐지는 설원을 만날 수 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가 ‘엘사’를 찾으러 가던 장면들이 선명히 떠오르는 곳이다.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올라프’가 데굴데굴 굴러와 주황빛 당근 코를 찾아달라고 할 것 같은 곳에서 오는 겨울 아이와 사랑스러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오버 더 문> 우리 가족의 소원을 담아
부산 우암동 도시숲
노란 커스터드빛 달에는 우리 가족의 영원한 행복과 사랑 같은 아이들의 소원이 담겨 있다. 뮤지컬 형식의 영화 <오버 더 문>은 지난 10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따끈따끈한 작품으로 달의 여신 ‘항아’를 찾아 떠나는 ‘페이 페이’의 우주 모험이 담겨 있다. 부산의 우암동 도시숲은 낮보다 밤이 낭만적인 곳으로, 보름달 라이팅 포토 스팟 앞에서 페이 페이와 ‘버니’처럼 진짜 달나라로 여행 간 듯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드래곤 길들이기>처럼 공룡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해남공룡박물관
10년의 대장정 끝에 막을 내린 <드래곤 길들이기>를 쭉 모아 보면 누군가와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공룡과 친구가 되길 꿈꾸는 아이들의 마음은 그저 천진하기만 하다. 해남공룡박물관에서는 곳곳에서 아이들 입이 쩍 벌어질 만한 공룡을 만날 수 있다. 등에 올라타고, 끌어안고, 포효하는 소리를 내며 말을 거는 동안 아이들 마음에는 공룡과 진짜 친구가 되는 듯한 동심이 깨어날 것이다. 실내 전시실에서는 공룡의 흔적이 생생히 남은 화석도 만날 수 있다.
에디터 김현지
자료 협조 아이와트립 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