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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라파냐무냐무》, 《친구의 전설》 이지은 작가
그림책 작가란 무릇 어린 시절 그림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고, 오랜 기간 사랑해온 사람이라 생각했다. 내 마음속 털숭숭이는 어쩜 이리 바보 같을까. 《이파라파냐무냐무》와《친구의 전설》로 ‘wee그림책어워드’에 이름을 올린 이지은 작가는 말한다. “저희 집엔 그림책이 없었어요.” 그가 그림책에 매료된 건 몸과 마음이 훌쩍 자라 어른이 된 다음이었다. 그래서일까, 무엇보다 아이들의 재미를 응원하는 마음이 더없이 깨끗하고 건강해보인다. 그가 건네고 싶은 건 잘 만든 그림책보단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그걸로 누군가의 시간이 즐거워진다면, 그는 또 알알이 웃음 맺힌 새로운 세상을 꺼내 보일 것이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반려견 ‘쿵이’랑 마중 나와 주셔서 더욱 반가웠어요.
쿵이랑 반갑게 인사해 주셔서 고마워요(웃음). 그림책 작가 이지은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집 안 곳곳에 작가님 그림이 눈에 띄네요. 처음 그림 그린 시절 기억하세요?
아주 어릴 때 집에 굴러다니던 손바닥만 한 메모지에 동그라미로 머리랑 몸통을 그린 기억이 나요. 그날 아빠가 제 곁을 지나가면서 “화가가 되어야겠구나.” 하셨는데, 그 말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어요. 그 장면이 머릿속에 자리 잡아서인지 자라는 내내 제 꿈은 늘 화가였어요. 사실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엄청 좋아하지도, 잘 그리지도 않았는데 최면에 걸린 것처럼 계속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해 왔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림에 관한 기억은 참 많아요. 할머니랑 볕 좋은 마루에 앉아서 《흥부 놀부》 그림책을 보면서 따라 그린 기억 같은 거요.
어린 시절엔 어떤 그림책을 좋아했어요?
사실 저희 집엔 그림책이 거의 없었어요. 집에 있던 건 그림은 거의 없이 ‘읽어내야’ 하는 책들뿐이었죠. 글을 모르던 제 연령대에 맞는 책이 없던 셈이어서 그림책이나 아동 문학을 접하는 시기 없이 어린 시절을 지나게 되었죠. 어릴 때 제가 경험한 비주얼적인 문화 활동은 티브이였어요. 주한미군방송인 AFKN 채널을 정말 많이 봤어요. <세서미 스트리트 Sesame Street>나 <고질라> 같은 것들이요. 아, 그리고 만화책을 정말 좋아했어요.
작가님 최근 작품을 보면서 컷으로 나뉜 만화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어릴 때 본 만화책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네요.
어, 맞아요. 대답하려는 찰나에 떠올랐는데, AFKN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은 전부 영어여서 영상만 보고 머릿속으로 스토리를 만들곤 했어요. 생각지 못한 지점인데 그때 혹시 이미지만으로 서사를 만들면서 훈련이 되었나, 싶은 생각도 지금에야 드네요.
그때 티브이나 만화책이 아닌 그림책 전집을 봤다면 스타일이 달랐을 수도 있겠네요.
그랬을 거예요. 저는 대학에 와서야 친구들을 통해 그림책을 접했는데, 그때 좀 충격을 받았거든요. 엄마가 어릴 때 읽어준 책이라면서 《눈의 여왕》이나 북유럽 그림책들을 보여주는데 ‘이런 세상이 있다니!’ 싶었죠.
그림책과 가까운 어린 시절을 보냈을 거라 생각해서 조금 놀랐어요. 그럼 작업할 때 굳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진 않나요?
일부러 찾진 않지만 알게 모르게 어린 시절이 반영되었을 거예요. 특히 《할머니 엄마》에 제 어린 시절이 가장 많이 묻어있을 건데요. 그림책 소재를 어떻게 찾는지 모르던 시절엔 제 경험에서 그림책 소재를 찾아 발전시켜 나갔거든요. 바쁜 부모님 대신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와의 이야기를 꺼내 스토리를 작업한 기억이 나요.
어린 작가님 이름을 가장 많이 불러준 사람은 할머니셨군요. ‘지은’의 이름 뜻은 어떻게 돼요?
지초 지芝에 은나라 은殷을 써요. 우리나라 말로는 뜻을 알 수 없는 이름이죠. 아버지가 작명소에서 받아 온 이름이라 의미를 알고 싶어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요.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대만 친구가 제 이름을 보고 그러더라고요. “그림 그리는 사람이란 뜻이네?” 그 말을 듣고 되게 놀랐어요. 정확히 ‘그림 그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라기보다는 그림 그리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계속 그림을 그리고 살아온 이유가, 화가만 꿈꾼 이유가 이름 때문이었나 싶기도 했죠.
와, 꼭 비밀의 문이 열린 기분이에요. 그림과 이미 한 몸이었던 건데, 그림책을 새롭게 느낀 건 그림책 수업을 들으면서부터였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그림책 작가인 박연철 선생님 수업이었는데요. 정확히는 그림책 서사 수업이었어요. 일러스트레이터로 지낼 땐 텍스트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 해석해야 할 요소였거든요. 근데 이 수업을 받으면서부턴 텍스트가 그림책 서사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림과 서사를 연결 지을 때 그 안에 즐거움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특히 재미를 느낀 그림책을 꼽아주신다면요?
박연철 작가님의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와 늘 제 첫사랑이라고 이야기하는 김동수 작가님의 《감기 걸린 날》이요.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를 보고는 서사의 힘을 알게 됐고, 《감기 걸린 날》을 보고는 감성의 힘을 알게 됐어요. 이 작품들을 접하면서 서사에 푹 빠졌고 그림책 속의 그림에 매료되었죠. ‘살면서 내가 이런 책을 만들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들이에요.
어른이 되고 그림책의 매력을 알게 되어서일까요, 작가님 작업은 어른들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도 즐거워하는 지점인데, 작업할 때 ‘어린이들이 읽을 거’라는 걸 상정하지 않아서 더 그런 것도 같아요. 물론 아이들도 읽을 걸 생각하고 유해한 내용이 없는지 점검하지만 독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업해요. 제가 생각하는 1번 독자는 항상 저거든요. 저에게 건강한 볼 거리라면 아이들에게도 해가 될 리 없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어느 인터뷰에서 “그림책 만드는 일만큼은 한 번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하셨죠. 그림책 작가는 생계유지만을 위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맞아요, 직업이 아니라 저를 정의하는 단어이자 정체성이에요. 사실 그림책 작가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자리 잡기까지 오랜 기간 서브 잡을 병행해야 해요. 그만큼 어려운 일인데 왜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해 보면 다른 영역에선 저에게 기능이 없던 것 같아요. 제가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건 그림책 만드는 일이거든요. 그림을 잘 그리고, 서사를 잘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그림책 작업뿐이었기에 이 길로 쭉 걸어온 거였어요.
그림책 작가가 정체성이라면 작가님에게 그림책은 어떤 의미예요?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장난감’이요. 제 책과 함께하는 10분, 15분이 누군가의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장난감이면 좋겠어요.
작가님에게도 그림책은 장난감인가요?
그럼요. 아주, 정말 큰 장난감이에요.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은 물론이고 마감에 이르는 시간까지, 그거 말고 다른 건 즐거운 게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일이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작업한 덕분일까요, 올해 ‘wee그림책어워드’에서 《이파라파냐무냐무》와 《친구의 전설》이 각각 9, 10위에 선정되었어요. 축하드려요!
순수하게 어린이들이 참여하여 뽑아주는 어워드라는 걸 잘 알아서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어요. 어린이 독자들이 꾸준히 읽어준다는 것도, 투표할 때 제 그림책을 기억하고 떠올려준다는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이에요.
《이파라파냐무냐무》는 ‘2021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수상 소식을 듣던 날 기억하세요?
그럼요. ‘왜, 왜요?’ 그런 심정이었어요(웃음). 볼로냐 수상작들을 예술성 면에서 ‘넘사벽’이라고 생각해 왔기에 제 작업은 수상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코믹스 장르에서 수상했단 이야기를 듣고, 이 장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됐어요(웃음). 상황을 이해하고 나니까 그 뒤에야 기쁨이 밀려오더라고요.
작품 속 ‘털숭숭이’는 마시멜롱에겐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무서운 존재잖아요. 작가님에게도 그런 대상이 있었어요?
지금 막 떠오른 기억인데, 어린 시절엔 할머니랑 같이 잠을 자곤 했거든요. 어느 날 나무 그림자가 유독 무섭게 보이던 밤이 있었어요. 다른 나무는 꼿꼿하게 서 있는데 유독 한 나무만 바람에 미친 듯이 흔들리고 있었죠. 너무 무서워서 할머니를 깨우지도 못하고 동이 틀 때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공포에 떨었어요. ‘나무야, 제발 멈춰라. 제발 멈춰라.’ 그러면서요. 흔들리는 나무가 괴물 같아서 그 밤 내내 무서워한 기억이 나요. 근데, 다음 날 마당에 나가 보니까 그냥 바람에 흔들리던 단풍나무였더라고요.
작가님 마음속의 털숭숭이였군요. 작가의 말에서 “여러분 마음속의 털숭숭이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남겼는데요. 기억에 남는 독자 대답이 있었나요?
‘내 털숭숭이는 무엇이다.’라고 정확히 이야기해 준 독자는 아쉽게도 없었지만, 편견을 갖지 말아야겠다는 후기가 참 많았어요. 그런 후기들을 보면서 편견이 왜 생길까 생각하게 됐는데, 생존본능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제가 본 미친 듯이 흔들리는 나무도 날 두렵게 하니까 무서운 존재라는 편견이 생긴 거잖아요. 어떤 대상을 판단하는 게 과연 의지만의 영역인가 싶더라고요. 편견이라는 건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쌓이는 것 같아요. 그런 겹겹의 편견이 생존본능으로 나오는 거니까 한 번에 없애긴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스스로 합의를 본 게 ‘내 안의 편견을 들여다볼 마시멜롱 하나만이라도 키워내자.’는 거였어요.
그러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겠네요.
그렇죠. 용기는 두려움에서 시작되는데, 그 두려움이 진짜 두려움인지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무서우면 나가서 보면 되거든요. 그게 바로 용기죠. 그래서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 혹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사실을, 진실을 보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요.
이번에는 《친구의 전설》 이야기를 해볼게요. 작가의 말에는 15년을 함께한 반려견 ‘무탈이’가 떠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반려견을 잃은 상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 시작되었다.”는 말이 인상 깊었는데, 또 다른 세상이란 어떤 거였어요?
무탈이는 순한 쿵이와 달리 예민한 아이였어요. 복잡한 성격이었기에 함께 살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해야 했죠. 그러면서 알게 된 게 참 많은데, 꼭 무탈이가 더 넓은 세상을 소개해 주는 것 같았어요. 무탈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왜 이렇게 예민할까, 배우고 경험하면서, 어떤 일은 해결하고 또 어떤 일은 실패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알게 된 거죠. 무탈이가 떠났을 땐 정말 슬펐지만, 그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하나의 세상이 무너지고 새롭게 생겼다는 생각도 했어요. 《친구의 전설》처럼요.
알게 모르게 작가님 이야기가 녹아 있었군요. 《친구의 전설》은 《팥빙수의 전설》과 세계관이 연결되는 작품이기도 해요.
《친구의 전설》을 《팥빙수의 전설》의 프리퀄로 지정하고 출발한 건 아니었어요. 어느 날 ‘재미없는 폴더’에 있던 ‘늑대의 전설’이라는 원고를 꺼내 오게 되었는데요. 이 원고 역시 ‘늑대가 왜 밤마다 우는지’에 대한 페이크 전설을 담은 이야기였어요. 성격 나쁜 늑대 꼬리에 민들레가 붙고, 함정에 빠진 늑대가 민들레를 ‘후’ 불면서 헤어지는 이야기거든요. 늑대는 나중에 결국 구출되는데 밤만 되면 친구를 잃은 슬픔이 너무 큰 거예요. 그래서 보름달이 뜨는 날 하염없이 운다는 내용이에요. 하울링과 ‘후’ 부는 행위를 연결하고, 친구가 그리워서 우는 거라는 서사를 담은 이야기였죠. ‘늑대의 전설’은 굉장히 슬프고 진득한 이야기예요. 배경이 깊고 어두운 산중이기도 하고요. 《팥빙수의 전설》을 쓰고 말랑한 상태로 이 원고를 열어서인지 《친구의 전설》은 초안보다 훨씬 가볍게 완성됐어요. 의도한 건 아닌데 기존에 설정한 늑대를 호랑이로 바꾸어서 전개하다 보니 우연하게 세계관이 연결되었죠.
‘늑대의 전설’도 무척 재밌는걸요? 《친구의 전설》에서 마음에 오래 남은 대사는 “우리 이제 친구지?”였어요. 친구가 뭘까 곰곰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친구가 많지 않은 편인데, 그래서인지 친구나 우정 같은 개념을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그 관계가 무엇인지, 어떤 감정으로 이어지는 건지…. 저는 엄마 전화번호도 ‘70세 친구’라고 저장해 놨거든요. 저한테 친구라는 개념은 가족이기도, 남편이기도, 진짜 또래 친구이기도 해요. 저에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의 명제는 그게 누구든 다 같아요. ‘내 몸이 고달파도 기꺼이 곁에 있을 수 있는 사이’. 그 명제를 분명히 하고 나니 인간관계가 달라지더라고요.
어느 인터뷰에서 《종이 아빠》나 《할머니 엄마》는 연구해서 나온 스토리고, 《이파라파냐무냐무》는 후루룩 나온 이야기라고 하신 적이 있죠. 작업이 익숙해진 만큼 재미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작가님이 찾아가는 재미는 어떤 거예요?
또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제가 찾는 재미는 ‘내가 즐거운가?’예요. 작업이 힘들 때도 제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늘 제가 즐거운지를 확인하거든요. 잠도 못 자고, 외출도 못 하고, 꾀죄죄한 몰골로 버티는 과정마저도 즐거운지를 보는 거죠.
여러 작품을 해오면서 내 작품을 정의할 수 있는 특징이 생겼을 것 같아요.
어렵네요. 뭘까요? 음… 아마… 유머러스함과 서사일 것 같아요. 그림책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페이지가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 안에서 감정적인 서사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림책을 공부할 때만 하더라도 펼침 페이지에서 어떻게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할 것인지에 집중했거든요. 그 시기를 지나고 보니, 제 작업은 함축적 서사보다는 설명적 서사가 중심을 이루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도록 좀더 친절히 이야기를 잘게 쪼개서 들려주는 방식인 거죠. 거기 유머를 더한 게 제 작업의 특징이 아닐까 해요.
그래서인지 작품들이 그림책 한 권에서 그치지 않고 전시나 뮤지컬 등으로도 확장되고 있어요. 종이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걸 보면 어때요?
첫 책인 《종이 아빠》가 뮤지컬이 됐을 때 대본이 만들어지고, 음악이 입혀지고, 배우가 연습하는 모든 단계를 함께했는데, 엄청 뭉클했어요. 평면인 종이에 갇혀 있던 것들이 노래를 부르고, 말을 하고, 움직이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꼈죠. 제 작업이 제2, 제3의 창작물로 나오는 건 정말 기뻐요. 여기 큰 흥미를 느껴서 올해는 《친구의 전설》이 나오자마자 《팥빙수의 전설》, 《이파라파냐무냐무》, 《친구의 전설》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작업을 했거든요. 내년에는 다양한 전시와 굿즈, 영상처럼 좀더 확장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여전히 그림책은 작가님께 좋은 장난감인 것 같아요. 그림책을 장난감처럼 생각하는 어린이도, 그렇지 않은 어린이도 있을 텐데요. 수많은 어린이에게 한마디 전해 주신다면요?
그림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뭐 좋아하니? 어떤 게 재밌니?” 하고 물어보고 싶어요. 그걸 계속 키워나가면 좋겠다고도 해주고 싶고요. 저도 그림책 없이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이잖아요. 조금 의외의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꼭 그림책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분명히 그 어린이는 잘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아, 그리고 혹시 아이가 그림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양육자가 있다면 아이에게 그림책을 재미나고 즐겁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권하고 싶어요. 한때 저는 반려견에게 좋은 장난감, 비싼 장난감을 선물해 주면 즐거워할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강아지는 음악이 흐르고 자동으로 간식이 나오는 장난감이 있어도 제가 재미있게 놀아주는 신문지 한 장을 더 좋아해요. 거기 충분히 만족해하고요. 내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 가지길 바란다면, 양육자가 장난감처럼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의미에서 그림책을 장난감이라고 부르는 거니까요.
“뭐 좋아하니?”라는 질문이 참 좋네요.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새삼스럽지만, 《wee》가 꾸준히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따듯한 관심을 보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요. 이런 노력 덕분에 그림책 장르가 살아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작은 관심 하나가 작가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남기고 싶어요.

Q.노란 껍질에 빨간색 열매는 무슨 맛이예요? 열매 이름은 뭐예요?
열매 이름은 아직 알려진 바는 없어요. 맛은 새콤달콤해요.
Q.마시멜롱들은 왜 맨날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학교는 안가요?
마시멜롱 나라에는 늘 맛있는 노란 열매가 가득 열리고 매일매일 따뜻해요. 그리고 마시멜롱을 위협하는 천적도 없어요. 힘들여 열심히 살지 않아도 모든 게 풍요롭고 안전하기 때문에 우리가 볼 때는 조금 게으른 삶을 살게 되었답니다.
Q.이 열매로 치약도 만들 수 있어요?
노란 열매껍질과 나뭇잎을 끓여 치약을 만들어요. 염증이나 상처를 낫게 하기도 해서 연고로도 쓸 수 있답니다. 나뭇잎과 나무, 뿌리 등을 이리저리 조합하면 더 많은 약을 만들 수 있어요.
Q.털숭숭이는 왜 불타지않아요?
털숭숭이의 털은 특수 코팅된 단백질로 만들어져 있어요. 불에 강하지만 추위에도 강하답니다.
Q.맨 마지막에 나오는 작은 털숭숭이는 누구예요?
글쎄요. 누구일까요? 불쑥 찾아온 털숭숭이라 누구인지 미처 묻지 못했어요. 여러분이라면 알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구일까요? 혹시 알게 되면 꼭 알려주세요.
에디터 이주연
포토그래퍼 최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