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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보여줘
오믈렛을 만들기 위해 달걀을 사고,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사고, 프린트 용지가 떨어져 종이를 사거나 차에 기름을 넣는 일. 필요하지만 감정에 울림을 주는 행위는 아니다. 반면, 손바닥보다 작은 토이카 하나를 손에 쥐면 일주일 내내 행복해지기도 하고, 울고 있는 파란 얼굴의 쿠션을 안으며 슬펐던 마음이 위로를 받는 것 같다. 걱정인형이 널리 퍼지고, ‘팝잇’이라는 이름의 귀여운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면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마음을 살며시 흔들어놓고, 기쁨과 행복, 슬픔과 사랑, 설렘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이 여기 있다.
Corgi
제임스 본드 로터스 토이카
James Bond Lotus Esprit Turbo
– For Your Eyes Only
Corgi
영국 블랙 캡
Best of British Taxi
Corgi
포드 카프리 335
Ford Consul Capri 335 (109E)
– Lime Green & Ermine White
파리의 방브 벼룩시장이나 런던의 포토벨로 마켓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빈티지 토이카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엄마 눈에는 다 똑같아 보이지만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장난감으로 아빠와 아이가 둘만의 비밀스러운 우정을 키워가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디자인도, 컬러도 엄마 몰래 자꾸 늘어나는 빈티지카 컬렉션을 모른 척해줄 만큼 귀엽기도.
위에서부터 £32.99, £12.99, £32.99
kitty bunny pony
모코모코 페로페로 쿠션
Moko Moko Pero Pero Cushion
아이들이 항상 웃고, 설레고,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다. 아마도 하루에 4분의 1은 슬픔이 자리 잡지 않을까.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먹으려고 하는 순간 땅으로 떨어지는 일은 아이를 오열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사키 카와이의 작품으로 키티버니포니가 협업해 제작한 모코모코 페로페로 쿠션은 웃다가 갑자기 우는 아이의 얼굴을 닮아서 마음에 든다. 울다가 웃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울고 싶어지는 순간, 쿠션을 보면 묘하게 위로를 건네줄 것 같다.
85,000원
Windsor & Newton
프로마커 스카이스케이프 세트
Promarker Skyscape Tones 1 Set of 6
oh, lolly day
엘에이치에이치 드로잉 북
LHH drawing book
여행지에 가면 항상 그 도시의 책방과 화방에 들르는 리추얼이 있다. 손에 쥘 만한 사이즈의 드로잉 북을 사고, 색감이 예쁜 마커를 여섯 개쯤 고른 뒤 그 도시에서 보이는 것을 어떤 형태이든 드로잉 북에 남긴다. 공원에서 만난 작고 예쁜 새 로빈, 실 뭉치인지 털인지 구분이 안 되는 플러피한 강아지를 그려보면, 사진 같은 실제 이미지와는 또 다른 가족의 기억이 담긴다. 파스텔톤 마커 여섯 컬러를 골라 모아둔 ‘Windsor & Newton’의 마커 세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의 색을 담아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마커를 구입하기 위해 런던 아트숍사이트를 열었다가 무엇을 사려고 했는지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마커와 함께할 짝으로는 ‘오롤리데이’의 LHH드로잉 북을 권하고 싶다. 가방 안에 넣어 다니면서 누군가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한 장 떼어줄 수 있다. 나눠쓰는 종이 한 장만큼 사랑스러운 일은 흔하지 않다.
좌 £10.95 우 9,500원
Historic Royal Palaces
런던 아이콘 글래스 트리 데커레이션
London icons glass tree decorations
아이들이 생일 다음으로 기다리는 날은 아마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고, 실제로 영국에서는 8월 마지막 주부터 하나둘 크리스마스 관련 소품숍이 오픈하기 시작한다. 11월에 동네 ‘널서리’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사고, 12월이 되면 집 안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채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설렘과 기대로 채우는 건, 오후 네 시면 해가 지는 어둑한 겨울의 유러피언들이 인생을 즐기는 방법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오너먼트’에 가족의 마음과 추억을 담아, 좋았던 기억을 하나씩 걸어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27.99
Papersmiths
체리 카드
Cherries Badger & Burke
작은 일에도 마음속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받을 때가 있다. ‘You’re the sweetest’라고 적힌 체리 그림 카드를 건네받는 날이면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질 것이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아무 날도 아닌 날 체리가득한 카드 한 장으로 마음을 나누는 일. 런던 나이트브릿지에 위치한 페이퍼스미스 숍과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4.25
Vertigo
컨그레츄레이션
Congratulations The Completist
런던 페컴에서 제작되는 Vertigo의 카드 시리즈들은 영문 폰트와 서너 가지 컬러만으로도 파티의 무드를 레벨업시키는 매직이다. 주고받은 생일 카드들이 매년 모여 가족의 선반 한곳을 차지하는 다정한 그림을 상상해 본다.
£3.50
The Animals Observatory
토터와즈 드레스 에크루
Tortoise Dress Ecru
기분을 업시키는 데 눈에 담기만 해도 예쁜 컬러의 드레스가 특효약이다. 블루 컬러의 포도 패턴 드레스는 마더 오브 펄로 마감한 버튼 디테일과 스퀘어넥 디자인이 빈티지한 느낌을 더한다. 같은 톤의 짙은 코발트블루 컬러 슈즈와 함께 매치해서 완성된 룩을 연출해 보면 어떨까.
162,000원
에디터 김현지
글 허수영 그림 연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