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Space With Artistic Flow

예술이 흐르는 공간에서

IN A SPACE WITH
ARTISTIC FLOW

예술이 흐르는 공간에서

누군가 그랬다. 가난과 괴로움을 겪더라도 수많은 프랑스 작가들이 꿋꿋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노래를 불렀던 것은, 그곳이 그만큼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자유로운 생각과 상상이 이곳저곳을 오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고 말이다. 프랑스를 표현하는 수많은 단어 중, ‘예술’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곳을 찾는 여러 얼굴의 가족들을 위해, 모두가 동그랗게 모여 예술의 흔적을 느끼고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곳을 소개하기로 했다.

작가의 고민을 나누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Shakespeare&company

프랑스 파리 5구 뷔쉐리 거리Rue de la Bûcherie에 자리하고 있는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다양한 문학 서적을 살 수 있고, 도서관처럼 자유롭게 독서도 가능하다. 서점을 탐험하는 것은 마치 그 나라의 독서 문화를 직접 들여다보는 일과 같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들러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 사람들이 책을 대하는 자세와 표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될 것이다. 

37 rue de la Bûcherie, Paris
shakespeareandcompany.com
+33 1 43 25 40 93
주중 10:00~23:00, 주말 11:00~23:00

많은 손을 빌렸다
생투앵 벼룩시장
Marché aux Puces de Saint-Ouen

‘생투앵 벼룩시장’은 파리의 3대 벼룩시장 중 하나로, 골동품 시장으로 세계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2500여 개의 가게를 포함해 열네 개의 개별 시장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별세계처럼 보인다. 이곳을 스쳐간 많은 사람들과 물건들에는 각기 이야기가 서려있다.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쳐 이곳에서 마주하게 되었는지 가늠하면 왠지 모르게 설렘이 느껴진다. 시간에게 표정이 있다면 아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얼굴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140 rue des Rosiers 93400, Saint-ouen Porte de Clignancourt
토~월 10:30~18:00

영화의 이름을 곱씹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Cinémathèque Française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영화 유산을 보관하고 오랜 영화를 복원하며 이 자료들을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적인 곳이다. 영화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갖고 있어 4만 편이 넘는 영화와 그 외 자료 및 소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유쾌하고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영화와 관련된 유구한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 그 자체가 영화처럼 기억될지도 모른다.

51 Rue de Bercy, 75012 Paris
cinematheque.fr

거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베스 광장Place des Abbesse

파리 북부 아베스 역 근처에 있는 ‘아베스 광장’은 길 위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는 곳이다. 몽마르트르의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공간으로, 몽마르트르에 가는 길에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광장의 한쪽 벽면에는 낙서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의 알록달록한 낙서가 인상적이다. 소규모 공연과 재미있는 볼거리를 통해서 예술가들의 마음을 경계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Square Jehan-Rictus 14 Place des Abbesses, 75018 Paris

바람의 귀를 기울이는
생 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

‘생마르탱 운하’는 4.5킬로미터 길이의 운하다. 센강으로 향하는 이 운하에는 낚싯배나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많이 지나다닌다. 수문이 닫힌 후 폭포 같은 강한 물줄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구경하다 보면, 파리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운하를 따라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와 철제 다리는 그곳의 분위기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드는데, 어느 잊힌 화가의 그림 속에서 본 장면 같기도 하다.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는
마르쉐드 앙팡 루즈
Le Marché des Enfants Rouges

‘앙팡 루즈’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없는 것 빼곤 다 모여있다. 각종 유기농 야채와 과일부터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게 모여있기 때문에 파리의 식도락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지붕 아래 여러 가게들이 깔끔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많은 사람들과 생생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 이름 모를 누군가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39 Rue de Bretagne, 75003 Paris
+33 1 40 11 20 40
8:00~20:30 (월요일 휴무)

사랑을 말하는 방식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

영화 <비포 선셋> 촬영지로 유명한 ‘프롬나드 플랑테’는 버려진 고가철도 위에 지어진 선형 공원이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라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그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기 좋은 곳이다. 햇볕을 쬐고 잔디에 누워 조금 심심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괜찮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조금은 느리게 흐르는 기분에 빠지기 때문에, 무엇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가족들에게 서로 관대해지는 시간을 보낼 차례다.

1 Coulée verte René-Dumont, 75012 Paris

생명을 느끼는
파리 식물원Paris Botanical Garden

‘파리 식물원’은 파리 최초의 식물원인 약초 정원이었다. ‘왕의 정원’이라고도 불리던 이곳은 1640년이 되어서야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정원을 산책하면 식물이 건네는 말소리를 조용히 들어보게 된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동물을 보면서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생명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에는 어쩐지 예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57 Rue Cuvier, 75005 Paris
+33 1 40 79 56 01
매일 8:00~17:30

도시의 뒷모습
니스 현대미술관
Musée d’Art moderne et d’Art
contemporain

프랑스 남부의 휴양 관광 도시인 니스Nice에 있는 ‘니스 현대미술관’은 가리발디 광장 인근의 예술의 거리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신현실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행위예술 등 다양한 현대 예술 관련 작품을 접할 기회가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옥상이다. 니스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열린 공간이 주는 예술적 영감의 전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Place Yves Klein, 06000 Nice
+33 4 97 13 42 01
11:00~18:00 (월요일 휴무)

아름다움을 말하는 생경함
니스 꽃시장Marche aux Fleurs Nice

니스 해변 근처에 있는 ‘니스 꽃시장’은 느긋한 오후를 보내기 적합한 곳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노곤한 기분으로 산책하기 좋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바쁜 일정으로 조금 피로하다면, 가족들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꽃시장에 갈 것을 추천한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서로에게 꽃 선물을 하는 것도 근사하다. 시간을 천천히 보내고 여유 부리며 사소한 여행의 일상을 영화 속 어느 장면처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Cours Saleya, 06300 Nice
+33 4 92 14 46 14
8:00~14:00 (월요일 휴무)

WHAT MAKES YOU VISIT FRANCE

미라클 벨리에
에릭 라티고ㅣ드라마ㅣ프랑스ㅣ105분 

가족 중 유일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폴라는 전학생 가브리엘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져 그가 속한 합창부에 가입한다. 그녀의 재능을 알아차린 선생님은 파리의 합창 학교 오디션을 제안한다. 하지만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로 바쁜 폴라는 자신의 부재로 가족들이 겪을 혼란이 걱정된다. 그녀가 말하고 부를 수 있는 근사한 기적은 무엇일까.

라 노이
카를라 브루니ㅣ앨범 [Quelqu`un M`a Dit]

어떤 노래는 가끔 저녁을 떠올리게 한다.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의 ‘라 노이La Noyee’는 노란 조명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저녁이 생각난다. 어여쁜 향초에 동그란 불도 켰고,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값 비싼 그릇과 맑은 유리컵도 꺼낸 저녁인 것만 같다. 그녀의 목소리와 뜻을 도저히 알기 어려운 노래 가사는 아마 사랑을 말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건 가족과 가장 어울리는 말은 사랑 같은 거니까.

그 다음엔
로랑모로ㅣ로그프레스

프랑스 동화책 《그 다음엔》은 흘러가는 시간에 소년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한다. 각 계절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싹이 튼 다음, 비가 내리거나 꿈을 꾼 다음 등 어떤 일이 있는 다음을 관찰한다. 일의 발생 순서를 바라보고 시간의 흐름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엉뚱하고도 유쾌하다. 프랑스 어딘가에 살고 있을 소년을 상상하게 된다.

라타투이

그곳에 가지 않아도 맛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렇기 때문에 꼭 그곳에서 맛보고 싶은 것들도 있다. 그 음식이 탄생한 고장에 가서 맛보고 곱씹고 기억하고 싶은 하나의 의식이 되는 것이다. ‘라타투이’는 프로방스 지역의 대표 요리로 각종 채소에 허브와 올리브 오일을 넣고 뭉근하게 끓인 채소 스튜다. 라타투이의 향긋한 맛을 음미하기 위해 프랑스에 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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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자연

일러스트레이터 윤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