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Sweet Home

취향의 조각을 모아

퍼즐 게임의 박스를 열어 안에 든 것을 쏟아보자. 조금씩 다른 모양에 엇비슷한 색깔을 가진 조각들이 바닥을 채운다. 그 파편들이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듯, 한범 씨 부부도 취향의 조각을 모아 가족의 공간을 완성했다. 작은 조각들을 이리저리 바꾸며 변주를 시도하는데도, 한범 씨의 집은 틀림이 아닌 새로움을 보여준다.

가장 우리다울 수 있는 공간

서한범 | 소품 브랜드 ‘콜라맨프로젝트’ 운영

반가워요. 집 소개를 부탁해요. 

경북 영주에서 아내와 귀여운 딸 이현이, 반려견 나나와 곧 태어날 아기까지 함께 사는 서한범입니다. 이 집에 산 지는 3년 정도 되었어요. 가족만의 온전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새로 건축했죠. ‘ㄷ’자 구조의 단독 주택인데 집으로 들어오는 빛과 구조의 특성을 고려해서 공간의 층고가 모두 다르게 설계되었어요. 

 

개방된 마당이 아니라 중정이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어요. 

일반적인 마당으로는 가족의 오롯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중정을 만든다면 모든 방에서 그곳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공간을 채우는 소품과 가구가 많은데도 복잡해 보이지 않네요. 

아마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공간과 놓이는 것들의 무게 중심이 맞아야 그 안에 있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껴요. 그래서 가구와 오브제를 한쪽에만 몰아넣지 않고 고르게 배치해 봤어요. 또 컬러 톤도 일정하게 맞추는데요. 비슷한 컬러들로 안정감을 주고, 여기에 포인트로 한두 개 튀는 색을 사용해요. 덕분에 특별한 가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고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인테리어 아이템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요? 

무조건 저와 아내의 취향에 맞아야 해요(웃음). 가격과 품질이 아쉽더라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야 애정이 가더라고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서 클래식한 빈티지 아이템을 주로 선택해요. 현재 생산 중인 제품이라면 빈티지가 좀더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공간과 소품이 한 장면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하게 바뀌더라고요. 이유가 뭐예요? 

가구를 옮기고 소품을 재배치하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어 거실의 한쪽 벽은 텔레비전, 한쪽 벽은 소파 같은 공식들에서 벗어나고 싶거든요. 소파를 벽과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거나 창문 앞에도 둬보는 거죠. 색다른 배치로 동선과 구성이 바뀌면 다른 집에 이사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 여기에 두면 안 쓰네. 저기가 좋겠다.’ 이런 깨달음도 얻고요. 

 

매력적인 집을 만든 취향이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궁금해요. 

이현이가 태어나기 전 저희 부부는 여행광이었어요. 휴일만 있으면 연차를 소비하며 여행을 다녔죠. 특히 유럽의 디자인 제품들을 발견하고 수집하면서 취향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걸 바탕으로 브랜드도 시작했고요. 앞으로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국내 브랜드의 아이템들을 자주 소개하려고 해요. 

 

‘우리 집’을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르나요? 

‘감사’의 마음이에요. 이 집 덕분에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저와 아내가 꿈꾸던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언제나 감사함을 갖고 네 가족의 일상을 꾸려갈게요.

부부의 온전한 시선으로

1 균형이 돋보이는 거실
다양한 디자인 소품과 가구를 고루고루 배치해 보았어요. 벽에 걸어둔 그림이나 포스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면서 거실의 분위기를 바꿔요.

2 아늑한 응접실
때로는 다이닝룸, 때로는 제2의 거실이 되어주는 공간입니다. 사람의 생활 반경 가까이 조명을 설치해서 아늑함을 주고 크고 작은 식물을 포인트로 두었어요.

3 휴식을 주는 중정
반려견 나나의 생활 공간이에요. 날 좋을 때는 캠핑 의자를 가져다가 불멍을 하고, 여름에는 아이를 위해 작은 풀장을 만들어요. 집 안에서 멍하니 바라보며 여유를 얻기도 합니다.

4 베커 스위치
인테리어할 때 꽤나 신경 쓴 제품입니다. 작은 디테일이 집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생각하거든요. 흔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독일브랜드 베커의 스위치와 콘센트를 설치했습니다.

5 스펙트럼 페이퍼백 월 시스템
얇은 선반들을 모아 벽에 부착하는 월 시스템입니다. 스펙트럼의 가구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심플함을 갖추고 있어서 좋아해요. 빈 벽에 이 선반 하나만 있으면 공간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아요.

6 한스베그너 GE290
무려 8개월을 기다려 구입한 빈티지 소파예요. 심플한 디자인이 집과도 잘 어우러져서 아내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예요.

7 USM 선반
자질구레한 생활용품을 수납하기 좋아요. 철제 가구의 시크함도 마음에 들고요. 저 안에 뽀로로와 엘사, 시크릿쥬쥬 같은 아이의 휘황찬란한 물건이 가득하다는 건 우리 가족만의 비밀이죠(웃음).

8 장 프루베 조명
크기가 큰 조명이라 그런지 심심한 공간에 포인트가 되더라고요. 작품 하나를 집에 옮겨 놓은 느낌도 들고요. 흔하지 않은 조명이나 감각적인 느낌을 더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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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명주

사진 서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