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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그림을 담는 스케치북
거실에는 화사한 꽃과 클래식한 프레임의 액자가 있고, 아이 방에는 초록빛 벽지가, 부엌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은 오래된 식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스타일도 무드도 제각각인 가구와 소품이 이토록 잘 어우러지는 이유는 집을 꾸민 이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하나씩 채워 나갔기 때문이다.
김다은, 홈데코레이션 스토어 ‘라운드버드’ 운영
가족과 집을 소개해 주세요.
엄마 김다은, 아빠 이동욱, 다섯살 이우진, 세 살 이우주, 네 가족이 살고 있는 저희 집은 서울에 위치한 꽤 오래된 아파트예요. 빼곡한 빌딩 숲 뒤편에 있어서 한 블록 걸어 나가면 바쁘게 돌아가는 활기찬 도심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또 한 블록 들어오면 조용한 주거 단지가 펼쳐져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곳이에요. 거주한 지는 3년이 조금 넘었어요.
이국적인 느낌의 인테리어가 돋보여요.
다양한 컬러 덕분인 것 같아요. 벽과 마루는 흰 도화지 같은 느낌으로, 가구나 소품은 되도록 과감한 컬러를 매치했어요. 그러면서도 채도와 명도가 너무 높지 않은 색을 사용해 가벼워보이는 느낌을 피했고요. 가장 주요하게 쓰인 포인트 컬러는 그린인데요. 원목 마루와의 궁합도 아주 좋고, 편안한 느낌을 줘서 마음에 들어요. 요즘엔 강렬한 붉은색 소품과 가구에 꽂혀 있어요.
자재부터 공간 구성, 가구 등 고려 사항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인테리어를 할 때 우선순위가 몇 가지 있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가장 신경 써서 고른 자재는 마루와 벽지예요. 특히 마루는 집의 전체적인 느낌을 결정하는 배경색이 되는 부분이라 인테리어 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아늑함과 따뜻함, 그러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만들고 싶어 어두운 톤의 티크 마루를 선택했어요. 벽은 어떤 색상의 가구라도 쉽게 매치할 수 있도록 흰색을 골랐고요.
집 안 곳곳에 그림과 꽃이 눈에 띄어요. 이 두 가지를 인테리어 요소로 배치할 때 아마 많은 분들이 고민할 텐데요. 그림과 꽃을 고르고 배치하는 팁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계절과 기분에 따라 집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그림과 꽃은 가장 유용한 데코레이션 방법이에요. 화이트 같은 환한 컬러가 메인인 공간에는 그린, 핑크, 블루, 레드 등 다양한 색감의 꽃을, 이미 포인트 컬러가 들어간 공간에는 흰 꽃을 많이 배치하는 편이에요. 그림은 프레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데요. 저는 클래식한 느낌을 좋아해서 골드 컬러 프레임을 애용하고 있어요.
아이들 방은 벽부터 다양한 색감이 돋보이고, 좀더 아기자기해 보여요. 아이들이 이 방에서 어떤 마음으로 지내기를 바라며 방을 꾸몄나요?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컬러들로 가득 채우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따뜻한 컬러를 메인으로 쓰려고 했죠. 그래서 올리브그린에 흰색 물감을 몇 방울 섞은 듯한 애플그린 색상을 벽지로 선택했어요. 벽면을 채운 흰색 전면 책장에 컬러풀한 책들을 꽂아두고 나니 특별한 스타일링을 하지 않아도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주네요.
인테리어 취향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척 확고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런 감각을 가지게 되기까지 어떤 경험들이 도움이 되었나요?
인테리어에 대한 취향과 관심은 친정어머니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특별한 일 없이도 가구 배치를 바꾸고, 오래된 수납장에 페인팅을 하고, 직접 쿠션 커버를 만드시는 모습을 늘 보면서 자랐거든요. 결혼을 하고 제 집이 생기니 엄마와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며 공간을 만들게 되어서 참 좋아요. 아직도 가구나 소품을 고를 때는 엄마 의견을 가장 먼저 묻곤 한답니다.
‘우리 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나요?
스케치북이 떠올라요. 집을 신경 써서 가꾸고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공간에 온전한 내 취향의 컬러를 입히는 일이 정말 신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에게 집은 원하는 색과 원하는 모양을 마음껏 그려내는 스케치북 같아요.
1 가족이 모여 있는 거실
저희 부부는 가족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거실을 제일 좋아해요.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편안한 소파가 있고, 인테리어 하면서 가장 공들인 공간이기도 해요.
2 장난감이 가득한 아이들 방
두 아이 모두 아침에 일어나면 곧장 자기 방으로 달려가곤 해요. 벽장을 열면 보물 같은 장난감들이 가득하거든요.
3 Ecobirdy 책상과 의자
곡선이 참 예쁜 Ecobirdy의 아이들 책상과 의자예요. 다 쓰고 버려진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가구예요.
4 추억이 있는 식탁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사용한 식탁이에요. 결혼하며 친정엄마께서 물려주셨으니 올해로 무려 24년째 사용하고 있네요. 가족의 모든 순간을 함께해서 그런지 더 정이 가는 가구예요.
5, 6 Amaranthine Blooms 실크플라워
밋밋한 공간에 컬러 포인트로 드라마틱한 생동감을 줄 수 있어 제가 가장 유용하게 활용하는 소품이에요. 라운드버드를 시작하게 해준 고마운 아이템이기도 하고요.
7 Kartell 벽 조명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벽 조명시공이었어요. 마침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 벽면에 알맞은 자리가 있어 기쁘게 골랐던 기억이 있네요. 집에 들어올 때 정면으로 보이는 장소라 포인트 벽등을 걸기 딱 좋았어요.
8 Foscarini Lumiere 테이블 램프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동시에 가진 아주 매력적인 조명이에요. 세 개의 다리가 독특한 느낌을 주고, 부드러운 곡선의 유리셰이드 사이로 퍼져 나오는 따뜻한 불빛이 참 예뻐요.
에디터 이다은
사진 김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