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Campaign

숲요일, 한들한들 길을 나서다.

 

Healing Campaign

숲요일, 한들한들 길을 나서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 두라.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인가?
-헨리데이비드 소로우 2012/5/9 숲요일



시작은 이러했다. 여럿이 모여 그녀가 고루 나눠 준 쪽지를 펼쳐보는 일. 활자를 소리 내 낭독하는 또렷한 목소리에 집중하는 일. 타박타박, 그 경쾌한 리듬을 따라 오로지 귀 기울이는 일. 그렇다. 우리는 꼭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꿔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여기, 평범한 수요일에 옆으로 눕힌 사다리 형태의 자음(ㅍ)을 더해 이른바 ‘숲’요일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느린 삶을 꿈꾸며 수직으로 오르는 산보다 수평으로 걷는 숲길에 더 큰 애착을 보이는 별난 이들의 산책에 정해진 룰 따윈 없다. 남녀노소 누구든 환영. 소박한 도시락은 필수. 졸음이 오면 낮잠은 옵션. 한가로운 평일의 낙은 대자연 속에서 모두에게 공평하다.
숲의 정취에 흠뻑 젖어 보고, 듣고, 말하며 배꼽시계가 울리면 곧이곧대로 주린 배를 채우는데 우리는 그저 일조할 뿐이다. 별 일도 아니니 별 무리도 가지 않는다. 어쩜, 자연계의 수평을 맞추는 일이 이토록 간단할 수가. 보통의 일일(日日)을 누구라도 특별하게 보내는 방법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봄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무더운 오월구일 수요일. 취재를 시작한 이래 줄곧 보고 싶었던 김미나씨와 김수나씨를 만나러 가는 7212 버스 안은 내리쬐는 햇볕의 열기로 무척 후덥지근했다.
구불구불한 부암동 골목을 유연하게 누비고 다니던 초록 버스가 ‘윤동주 시인의 언덕’ 정류장에 정차한 찰나의 순간을 기억한다. 정류장 바로 앞 나무 그늘 아래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서 있던 자매는 꼭 여름을 닮아 있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며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김미나씨가 초대한 숲요일 참석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오전 11시를 20분 가량 넘기고서야 마지막 참석자가 헐레벌떡 도착했고 우리는 간단한 눈인사를 나눈 뒤 둥글게 모여 김미나씨가 나눠 준 쪽지를 펼쳐 읽었다. 굵고 짧은 나무토막이 발 아래로 툭 떨어진 그 찰나의 순간 나는 불현듯 쪽지와 한 쌍이었던 숲요일의 자투리를 주워 올리며 오늘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거라 예감했다.

5월9일 숲요일 산책 루트
부암동 언덕을 지나 백사실 계곡까지 걷는 코스

만남의 장소 자하문 고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정류장 앞
교통편 광화문 2번 출구 앞 또는 경복궁역 버스 정류장에서 7212나 1711번 초록버스 탑승 후 ‘자하문고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정류장에서 하차. 건너편 윤동주 문학관이 리모델링 중이었다.

가는 길

1 정류장 옆 창의문을 통과하면 바로 클럽에스프레소(중간에 화장실이 없으므로 쭉 참을 자신이 없다면 미리 들러줄 것)가 나오고 길 건너 ‘치어스’ 간판이 보인다.
2 치어스 건물을 끼고 도로가 아닌 왼쪽 샛길로 50m쯤 내려가다 동아방아간을 가운데 두고 두 갈래로 길이 나눠지면 오른쪽 경사 길로 올라간다. 왼쪽 내리막길은 환기미술관으로 가는 골목이다.
3 오르막이 계속되는 능금나무길 왼편으로 인왕산 줄기와 부암동 마을 전경이 울창한 숲길 못지않게 시원스레 이어진다.
4 천천히 앞도 보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쭉쭉 걷는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쉬엄쉬엄 오르는 내내 좌우로 탁 트인 멋진 풍광과 곳곳의 위트 있는 이정표 덕에 눈이 즐겁다.
5 저질 체력으로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쉬어가기 딱 좋은 카페들이 마치 짠 것처럼 ‘짜잔’하고 나타난다. 전봇대, 시멘트 벽 곳곳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길과 드문드문 위치한 카페들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어 초보자도 길 잃을 염려는 없다.
6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이선균의 집으로 등장해 유명해진 ‘산모퉁이’ 카페는 특히 유명한 포인트 지점.
(open 11시- close 10시)
7 길목마다 친절하게 붙어있는 이정표를 참고하며 백사실 계곡 입구까지 직행.

이쯤 되면 과연 평일 한낮 이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는 이들이 누굴까 궁금해질 법도 하다. 숲요일을 만든 꼭 닮은 자매 김미나, 김수나씨 외 6인을 소개한다.

김미나 (밀레의 작업실 디자이너) – 언니 “오늘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러 가는 날이에요.”
김수나 (밀레의 작업실 디자이너) – 동생 “숲요일은 평범한 하루의 의미를 환기시켜줘요.”
멀리 보고 힘차게 가 보자! 생각을 따라 가는 길목 언저리에서 마주친 다정다감한 조력자의 손길이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숲의 활력소 쌍둥이 같은 안내양 자매.<밀레의 작업실> millet.1px.kr

채혜선 (디자이너) – “얼마 전까지 영국에 체류하다 한국에 온지는 6개월쯤 됐어요. 영국 가기 전부터 알고 지낸 수나와의 질긴 인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죠. 숲에서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담백한 사람이고 싶네요.”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보헤미안 기질 다분한 그녀.

김영훈 (‘오피스 커피’ 카페 사장) – “할 일이 없어 따라왔어요(멋쩍은 미소).”
(쑥스레 머리를 긁적이던 모습이 생생하다만) 진실을 말하고 싶은 아웃사이더를 지향하는 남자.
<오피스커피> http://www.facebook.com/officecoffee │주소_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390-30 1층

김미나씨 인터뷰 KIM MI NA’S INTERVIEW

“숲요일? 그게 뭔데?”
자, 이제 가장 원초적인 궁금증부터 해결해보자.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특별할
거 전혀 없는 ‘수요일’에 그저 ‘ㅍ’ 한 자 더 붙여 ‘숲요일’로 바꾼 김미나씨와의 시시콜콜한 일문일답.

1  간단한 자기 소개 좀.
이름 김미나. 나이는 올해로 35세. 현재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소규모 <오프닝스튜디오>에서 제품, 그래픽, 패키지, 홍보 관련 디자이너로 활동하
다 작년 ‘수풀’이라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개인적인 작업들을 시작하면서 올해 봄 친동생 김수나와 함께 성북동에 <밀레의 작업실>_millet .1px .kr
을 오픈했다.

2  사이트를 둘러보니 자연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핸드메이드 오브제들을 제작, 판매하고 있던데 주로 어떤 작업들을 하나?
답: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는 동생과 함께 작업실을 만들고 앞으로 추구할 정체성과 방향들을 논의 하느라 많은 작업을 하진 못했다. 둘 다 자연을 사랑하고 그에 기반을 둔 작업에 관심이 많아 최근 ‘밀레의 작업실’이라는 이름을 짓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은 개인 블로그 ‘수풀’을 통해 들꽃과 꽃잎을 말려 만드는 핸드메이드 청첩장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앞으로는 새롭게 시작한 밀레의 작업실을 통해 더 다양한 카드와 자연친화적인 상품들을 개발해 볼 생각이다.

3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나 의뢰인이 있나?
처음 내게 청첩장을 의뢰해준 지인이 생각난다. 양가의 반대가 심한 결혼준비를 앞둔 커플이었는데 선뜻 결혼식 청첩장과 꽃 장식을 부탁하더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형식적인 결혼이 아닌 소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결혼을 원했기에 당사자가 직접 정현종의 <방문객>이라는 시를 골라 카드에 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 두 분의 카드를 만드는 모든 과정 내내 나 역시 이 진솔한 예비 부부의 축복을 빌었다. 누구보다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그들의 올곧은 진심과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져 아주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손수 아이디어를 낸 동생 수나의 생일파티도 참 기억에 남는다. 수나가 생일 선물로 편지를 받고 싶어해서 추진한 것인데 수나의 친구들이 고맙게도 직접 편지를 써서 숲으로 하나 둘 모여준 오월의 그 하루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4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특히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 즉 생활에 관련된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제는 더 큰 것, 많은 것, 비싼 것에서 더 작고
소박하고 보이지 않는 것으로 디자인의 가치를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디자이너로서의 삶이 인간에게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이 땅과 자연 그리고 그 곳에서 땀 흘리는 작
업자들, 농부들, 그 곳에 사는 무한한 생명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나누고 돕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 뭐 아무튼 욕심내지 않고 소박하게 이름 없
이 살고 싶달까.

5  본인에게 숲이란?
숲은 영감을 주는 곳이다. 시각을 다루는 일에 예민한 내게 숲은 다양한 오감을 일깨워준다. 특히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과 시시각각 느리게 옷을 갈아입는 숲에 가는 것은
디자인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색과 형태, 그 무엇 하나 억지스러운 것이 없다. 숲은 창의적인 형태와 텍스처, 정해지지 않은 향기와 촉감, 소리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공간이다. 참으로 매력적인 곳이 아닐 수 없다.

6  단도직입적으로 숲요일이란?
숲요일은 일을 하면서 제일 무료하고 지루한 수요일 날 우연하게 도시의 숲에 산책을 나가게 되면서 수요일에 <ㅍ>을 덧붙여 숲에서 영감을 받고 아이디어를 얻어오는 날
로 정한데서 비롯됐다. 말하자면 일주일 중 책상이 아닌 숲에서 아이디어는 물론 재료 수집 혹은 관계 맺기에 더 공을 들이는 날로 정한 거다. 아주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는
(하지만 눈이 오는 숲도 멋지다) 가급적 가까운 곳이라도 찾아가는 편이다.

7  숲요일이 가진 의미와 환경과 숲, 캠핑에 대한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
중요한 건 그냥 느끼고 걷는 그 단순한 과정자체다. 숲과 생태, 그리고 환경을 사랑하는 것은 그것을 깨우쳐주는 캠페인에도 있겠지만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가 오다 그친 숲을 걷는 그 자체! 단풍진 숲을 걸으며 마음에 드는 잎을 발견하는 그 자체! 그 풍성하고 다양한 순간을 오롯이 사랑하기 시작
하면 숲이 다시 보이고, 자연과 생태가 여태까지 생각해온 것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캠핑도 마찬가지다. 캠핑을 다니다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풍경들을 경험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캠핑에 와서 도시 속에서 늘 하던 것들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마치 그 곳에 땅과 숲, 나무와 풀 그리고 새와 벌레, 꽃과 밤하늘이 있다는 걸 까먹은 듯이. 집이라는 단단한 울타리를 벗어나 그 모든 생태들과 어우러지는 경험을 하
게 되는 특별함이 바로 캠핑이 주는 묘미임에도 사람들은 자연이란 곳에 들어와서도 그들과 분리되기 위해 거대하고 단단한 울타리를 만들어 내는 묘한 재주를 가진 것 같
다. 사실 작은 미물들의 공간을 헤집고 허락 없이 들어간 것은 인간인데도 말이다.
집처럼 거대한 텐트에 이중삼중 막을 치고 자연이 주는 어떠한 감각과 기운을 차단시킨 채 그곳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거실에서처럼 티브이를 보고 있다. 어디에 텐트를 치
느냐에 따라 그날의 잠자리가 달라지는 독특한 묘미를 모른 채.
무릇 캠핑이란 그곳에 적응하며 하나되는 불편함을 즐기고 사랑하며 자연에 피해주지 않고 돌아오는 소박함이 제일인 듯 하다.

8  숲요일 산책길이나 간단한 등산 시에 주로 하는 일
간단히 도시락을 먹고 차를 마신다. 동생과 차를 마시는 걸 좋아해서 꼭 차를 가져간다. 좋아하는 장소에 앉아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일이 가장 즐겁다. 하나
더! 나무도감을 꼭 가져가 나무들을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니까.

9  도시락을 쌀 때 꼭 들어가거나 특히 좋아하는 피크닉 음식이 있는지?
특별히 없다. 그날 그날 싸가기도 하고 때로는 간편하게 이것저것 사갈 때도 있다. 가끔 계절의 시각적인 느낌에 맞추어 도시락을 꾸며보기도 한다. 노란 죽단화가 필 때 노
란 호박이 들어간 주먹밥을 만들어간다던가.

10  숲요일이 나아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나?
숲을 걷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고 현재도 또 미래에도 사람들은 꾸준히 숲을 거닐지 않을까. 숲요일이 뭐 대단하고 거창한 변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느린 가치도 이 삭막한 도시 속에선 하루쯤 필요하다는 것.

11  숲요일을 전국민적 운동으로 권장하고 싶나?
숲요일은 지극히 개인적인 산보하는 날에 지나지 않는다. 숲요일이 아니라도 많은 곳에서 걷기 운동이나 환경 친화적 캠페인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들
만의 숲요일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가까운 곳에서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12  <어라운드>는 자연과 사람의 교감, 치유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밀레의 작업실> 사이트에 소개된 ‘수풀의 춤’이란 카테고리 중 ‘추후 자연적인 데코를
이용한 숲에서의 작은 모임과 경험 등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제안할 예정’이란 계획이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와 관련, 앞으로 제안하고 싶은 구체적인 디자인이 있다면?
숲에서의 모임과 작은 파티, 더 나아가서는 결혼식도 하나의 즐거운 삶의 방향이 될 것 같다. 나는 자연스러운 데코에 관심이 많은 반면 동생은 차에 관한 남다른 애정을 지
녀 자연에서 즐기는 차회(茶會)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것들을 살려 우리나라 고유의 등산과 트레킹 문화 말고도 숲에서 삶을 즐기는 다양한 여가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13  앞으로도 꾸준히 숲요일을 지속할 생각인가?
물론이다. 지금은 거의 같이 작업하는 친동생과 걷는데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면 가족, 아이와 함께 걸을 생각이다.

채혜선 기타 연주 리스트 & 공연 주제 : 판타지 & 리얼리티

/ Fantasy of June. 채혜선(London, 2007)
2/ Reality. Richard Sanderson(La Boum. 1980)
3/ the Moon. 채혜선(Seou l, 2004)
4/ There is none like you. Don Moen & Lenny LeBlanc (1991)

채혜선씨의 기타 연주가 숲 속에 조용히 퍼져나가며 나른한 파장이 일렁인다. 26살의 그녀가 영국 유학 중 만든 곡 ‘6월 환상곡Fantasy of June ’ 전혀 다른 공간에서 만들어진 선율은 무려 5년의 시간을 돌고 돌아 2012년 5월 9일 서울 한복판 부암동 숲 속 사이사이 고즈넉이 울려 퍼진다. 나는 무슨 연유로 여태껏 이 같은 시간을 외면해왔던 것일까. 불쑥 어쩌지 못할 후회가 밀려오던 오후 5시의 숲. 나는 아직도 그날의 기타 선율이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 달리 언덕에서 내리막으로 바뀌어 있다. 예년에 비해 6월 치고 무척 후덥지근한 날씨 탓인지 조금만 걸어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
하얗게 얼룩진 티셔츠가 등짝에 착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이런 육체의 아우성과 달리 마음만은 상쾌한 상태가 줄곧 지속된다.
한 발짝 떨어져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길을 따라 내려가는 숲요일 참석자들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어딘가에서 뭉클한 감정이 올라온다. 그제서야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왜 오늘이 숲요일이어야만 했는지를. 그리고 크게 외치고 싶어진다. 이렇게. “숲요일,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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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by OH SUNHAE

Photography AHN N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