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OUND
CLUB ONLY
SERIES
MEET AROUND
SUBSCRIBE
SHOP
이곳에 차리다
이곳에 차리다
HAWAIIAN
TABLE
하와이의 주도 오아후 섬O’ahu에 정착한 지도 어언 15년째. 유학을 위해 시작했던 하와이 생활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곳에서의 내 삶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평생을 지켜주고 싶은 두 남자와 함께다. 디자이너인 나와 회계사인 남편은 늘 바쁘다. 그런 일상 속에서도 햇살이 눈부신 해변이나 공원에서 한낮의 여유를 맛보거나, 바비큐 요리로 화려한 저녁을 맞이하는 것이 소소한 행복이다. 더불어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때로는 얼큰한 김치찌개와 정갈한 밑반찬들로 차려낸 한국식 집밥 상차림으로, 때로는 하와이 로컬푸드와 일식, 홈 베이킹으로 두 남자를 즐겁게 해주는 것. 하와이 엄마는 오늘도 이곳에서 삶을, 행복을, 밥상을 차린다.
소소하지만 찬란한
지상 최대 낙원. 이렇게 하와이를 표현하고들 한다. 이토록 눈부신 하와이라지만 첫 시작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야만 했고 사실 조금 외로웠다. 그 시절엔 천국이라는 하와이의 매력을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적응과 살기. 이 두 가지만으로도 내 삶은 파도처럼 조급했다. 그러다 낯선 타지에서 사랑을 만났다. 그렇게 인생을 함께 걷기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와이의 모습이 보였고 하와이에서의 진정한 나를 발견했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함께 요리를 해먹고 주말엔 도시락을 만들어 해변으로 피크닉을 가거나 바비큐 파티를 하는, 그런 소소한 것들이 나에겐 행복이다. 그리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내 요리들을 엄지손가락을 치켜가며 먹어주는 남편을 보고 있노라면 이 맛에 요리하네, 한다.
하와이 시장 놀이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바비큐 요리를 자주 한다. 한 달에 몇 번이고 바비큐 그릴을 챙겨 해변 공원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하고 아파트 정원에 하와이 친구들을 초대해 화려할 것 없는 소박한 바비큐 축제를 연다. 준비물은 고기, 채소, 해물 등 구워 먹을 수 있는 재료라면 모두 괜찮다. 나에겐 바비큐나 야외 피크닉을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설레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를 가던 시장놀이는 기분 좋은 활력을 준다. 쇼핑의 개념과는 다르다. 비싼 제품을 쇼핑하며 느끼는 만족감이 아니다. 다소 저렴하더라도, 다소 쓸데없더라도, 오감을 자극하는 시장놀이는 즐겁다. 하와이에서 가장 즐겨가는 마켓은 오가닉의 천국 홀 푸드마켓Whole Food Market과 신선한 해산물의 향연을 볼 수 있는 타마시로 마켓Tamashiro Market이다.
홀 푸드마켓은 과일부터 채소, 육류 등 유기농 식재료부터 직접 만든 샌드위치나 도시락, 샐러드 등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대형 마켓이다. 항상 간단하게 장이나 보러 갈까? 하고 들러서는 양손 가득 간식거리만 사오는 나에겐 놀이터이면서 블랙홀 같은 곳이다. 과일이나 채소는 100퍼센트 오가닉에 신선하기까지 해서 외국인들이나 나처럼 아이가 있는 엄마들도 많이 찾는다. 깔끔하게 다듬어 놓은 과일 도시락은 피크닉 갈 때나 야외 바비큐 파티할 때 가져가기 편리해서 몇 팩씩 구매하는 편이다.
홀 푸드마켓에서 판매하는 모든 것들이 매력적이지만, 내가 특별히 맛에 들린 코너가 있다. 무설탕 100퍼센트 오가닉 땅콩 잼 만들기. 원하는 너트를 선택 후 버튼을 누르면 견과류가 땅콩 잼처럼 질퍽하게 갈려 나온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땅콩 잼보다 10배는 더 고소하고 담백한 것이 식빵 한쪽에 꿀과 함께 발라 먹으면 그렇게 든든한 아침식사가 또 없다. 이 오가닉 땅콩 잼에 홀려 마트를 내 집 드나들 듯 방문했던 적이 있을 정도다.
홀 푸드마켓에서도 해산물을 구매할 순 있지만 진짜 신선한 해산물을 위해서는 타마시로 마켓을 간다. 핑크빛 건물에 빨간 꽃게가 매달려 있는 타마시로 마켓은 왠지 옛 홍콩영화같이 빈티지스러운 것이 묘한 분위기다. 생전 처음 보는 하와이언 피쉬를 포함해 싱싱한 해산물을 볼 수 있어 처음에는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다. 살아 날뛰는 랍스타는 말할 것도 없고 라이브 사모안 크랩, 라이브 코나 크랩, 블루 크랩 등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도 없는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하다. 사이즈도 크고 가격도 저렴해 해산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가보라고 권한다. 특히 생굴과 생전복을 단골메뉴로 삼는 나에게 이곳은 필수 코스이다.
하와이언 레시피
스파이시 캘리포니아롤
하와이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면, 제일 먼저 먹여주고 싶은 요리가 있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매콤하게 만든 퓨전 스시롤.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도 합격점을 받은 요리로 반응이 꽤 괜찮다. 한 개씩 집어먹기 좋아 홈 파티 때 선보이는 베스트 메뉴다.
재료
오이 1/3, 맛살 2줄, 스팸 1/3, 아보카도 1/3, 스리라차 칠리소스 1Ts, 마요네즈 2Ts, 참기름 약간, 김 한 장
식초 배합: 밥 2인분, 식초 2Ts, 설탕 1Ts, 소금 한 꼬집, 레몬즙 약간(레몬 효소로 대체가능)
레시피
식초 배합 재료를 골고루 섞은 후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숟가락으로 저어준다. 고슬고슬한 흰 쌀밥에 배합한 식초를 밥이 뭉치지 않게 섞어준다. 잘게 다진 맛살에 마요네즈와 스리라차 칠리소스를 넣어 버무리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추가한다. 씨를 제거한 오이를 가늘고 길게 썰어주고 아보카도 역시 씨를 제거한 후 작은 크기로 썰어준다. 스팸은 오이와 비슷한 크기로 자른 후 프라이팬에 가볍게 구워준다. 김밥 발에 랩을 씌운 후 반을 자른 김에 밥을 얇고 골고루 펴준다. 준비한 속 재료를 올리고 누드 김밥을 말듯 돌돌 말아준다. 미리 준비해둔 매운 양념 맛살을 올리고 랩을 맛살 위로 덮어준 후 김밥발로 살짝 눌러주면서 다시 모양을 잡아준다. 랩이 쓰인 상태에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아사이볼
사계절 뚜렷한 한국에서 살다가 1년 내내 여름인 하와이에서 적응하기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 시절 ‘시원한’이란 수식어가 들어가는 것이면 뭐든 마셔보고 먹어보고, 체온을 내릴 수 있는 일이라면 무던히도 시도해봤다. 아이스커피나 수박, 아이스크림 등 순간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았지만 퍽 만족스럽진 않았다. 아사이볼은 이런 목마름을 해결해준 건강 디저트. 각종 매스컴에서 수퍼 푸드라 소개되고 한국에서도 붐이 일었던 아사이베리는 우선 피부 노화를 방지해준다는 점에서 합격이다. 한국에는 팥빙수가 있다면 하와이에는 아사이볼이 있다.
재료
토핑용 딸기, 블루베리, 바나나, 꿀, 그래놀라
스무디용 냉동 블루베리, 냉동 딸기, 냉동 바나나, 아사이 주스
레시피
우선 토핑으로 올려줄 딸기와 바나나를 얇게 썬다. 냉동 딸기, 바나나, 블루베리, 아사이 주스를 넣고 믹서에 간다. 조금 걸쭉하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 넓은 그릇에 믹서에 간 아사이를 담고 바나나와 그래놀라를 예쁘게 토핑해준다. 마지막으로 슬라이스한 딸기와 블루베리로 장식한 후 꿀을 살짝 뿌려주면 완성. 토핑이 많이 들어갈수록 맛있다. 기호에 맞게 추가하자.
하와이 마카다미아넛 버터 모찌롤
처음 하와이에 왔을 때 현지인들이 많이 먹고 있는 빵을 본 적이 있다. 도대체 저 빵이 뭐길래 어딜 가든 먹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은 겪어봐야 아는 법. 한 친구를 따라서 처음 맛본 버터 모찌는 빵이 아니었다. 그것은 찹쌀떡과 같이 쫄깃하지만 한국의 찹쌀떡보다는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감돌았다. 한입에 반해 바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기로 했다. 이런저런 재료를 추가해보다가 완벽한 조합물을 만들어낸 것이 마카다미아너트 버터 모찌다.
재료
찹쌀가루 300g, 베이킹파우더 6g, 달걀 1개, 설탕 110g, 우유 170g, 버터 120g, 너트 250g(기호에 맞는 너트 믹스), 건 크랜베리 150g, 물 50g 이상
레시피
버터는 상온에 미리 꺼내 놓는다. 너트를 전자레인지에 20초간 돌려서 수분을 날린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너트를 씹힐 정도로 다져준다. 찹쌀가루, 베이킹파우더, 달갈, 설탕, 우유를 넣고 믹스해준다. 부드럽게 녹은 버터를 추가한다. 그 다음 반죽에 물을 부어주는데, 부침개보다 약간 되게 반죽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크랜베리, 다진 너트, 마카다미아너트를 함께 넣고 골고루 저어준다. 오븐 팬에 버터를 미리 놓은 후 팬에 반죽을 가득 붓는다. 180도에서 5분 정도 예열한 오븐에 팬을 넣고 170~180도에서 35~40분 구워준다.
애플망고 & 타로 에그 샌드위치
아무리 과일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하와이에선 질 좋은 열대과일을 피할 수 없기 마련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요리를 먹고 난 후 상큼하고 달콤한 과일 한입으로 입가심하면 더위도 식히고 다른 디저트가 굳이 필요하랴. 사시사철 더운 날씨를 자랑하는 하와이의 애플망고는 특히나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그냥 과일로만 먹어도 맛있는데 궁합이 좋은 간식을 찾아냈다. 하와이에서 주로 재배되는 타로로 만든 타로 식빵은 일반 식빵보다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도 매력적이며, 무엇보다 하와이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애플망고와 타로 샌드위치. 피크닉 도시락으로 이것만한 것이 없다.
재료
애플망고, 타로식빵 2장, 슬라이스 치즈, 삶은 달걀 2개, 슬라이스 토마토, 양파, 마요네즈 2Ts, 후추, 소금 약간
레시피
애플망고 자르기가 제일 중요하다. 씨를 피해 반을 자른 뒤 칼끝으로 벌집 모양으로 칼집을 내어 뒤집어주면 예쁘게 자를 수 있다. 손으로 하나 하나 떼어 먹기에도 좋다. 양파는 잘게 다져 물에 20분 정도 넣어 매운맛을 제거해준다. 삶은 달걀을 으깬 후 마요네즈 2스푼을 넣어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타로 식빵 위에 슬라이스 치즈, 슬라이스 토마토 그리고 준비한 달걀을 올리고 나머지 타로 식빵으로 덮어준다. 간편한 하와이식 브런치 완성. 달걀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속 재료를 감자나 참치 등으로 바꿔도 좋다.
에디터 정혜미
글·사진 케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