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ness Of Seoul

서울의 초록
Park Hyunsung

6699press 이재영 《서울의 공원》 기획자

“《서울의 공원》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공원을 찾아가 공원의 풍경과 사람들, 계절의 변화를 담은 사진책이에요. 2019년 10월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약 1년 반 동안 서른 곳 이상의 공원을 기록한 결과물이죠.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공원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된 시간들이 담겨 있어요.”

6699프레스는 ‘서울의’ 시리즈로 사진집 《서울의 목욕탕》과《서울의 공원》을 만들었죠.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들을 삭막하기보단 따듯하고 정겹게 바라보는 게 인상적이에요.

누군가에겐 서울이 차갑고 삭막하게 느껴지겠지만, 또 누군가에겐 다정하고 친절한 도시일 거예요. 아무래도 다양한 사람이 모여 만들어 낸 도시이기 때문에 한 가지 이미지로 압축될 순 없겠죠. 내가 알지 못하는 서울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는 것이 남겨진 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목욕탕에 이어 공원까지 만들었지만, 사실 시리즈를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서울의’ 시리즈는 《서울의 공원》이 마지막일 수도 있고, 세 번째, 다섯 번째로 계속 이어질지도 몰라요. 앞으로도 계속 알고 싶은 서울이면 좋겠어요.

 

‘서울의’ 작업을 모두 박현성 포토그래퍼와 함께했어요.

박현성 작가는 <더 스크랩>이라는 전시로 알게 됐어요. 전시에서 수영하다 잠시 수면 위로 오른 듯한 뒷모습 사진을 보았는데 큰 울림을 받았거든요. <더 스크랩>은 작가를 알 수 없게 구성한 전시로, 사진을 구입해야만 작가 프로필을 동봉해 주는 방식이었는데요. 이 전시를 통해 그 사진의 작가가 현성 님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프로필에 적힌 문장을 보고 어떤 확신 같은 게 왔죠. 

 

그 문장이 뭐였어요?

“사라지는 것들 또 지나면 과거가 되어버리는 모든 순간을 수집합니다.”

 

아, 마치 ‘서울의’ 시리즈 소개 문장 같네요. 《서울의 공원》에는 뮤지션 김목인 님의 에세이가 수록돼 있어요. 6699프레스, 박현성, 김목인의 조합은 어떻게 탄생한 거예요?

현성 님과 1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원을 기록해 오며 작업에 대한 애착도 그만큼 커졌어요. 촬영이 3분의 2 정도 진행됐을 때, 사진만으로 채워진 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진과 잘 어우러진 글을 수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는 평소 김목인 님의 음악을 즐겨 듣는데요. 문득 목인 님 노래에 풍경을 묘사하거나 공원을 걷는 가사가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특히 ‘SNS’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오후의 한적한 공원과 영원할 것 같은 시간들”이란 가사가 《서울의 공원》 기획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좋은 사람들 덕분에 풍성하게 공원 이야기를 담아냈고, 《서울의 공원》은 아름다운 글귀와 사진이 어우러진 책으로 완성되었어요.

 

사라지는 걸 기록한다는 건 애정 없인 힘든 일 같아요. 공원이란 콘텐츠는 어떻게 떠올리게 된 거예요?

《서울의 공원》은 사유지인 공원의 법적 보호가 소멸되는 ‘도시공원일몰제’ 이슈에서 시작되었어요. 시행 예정일이던 2020년 7월 1일까지 공원이 하나둘 사라지는 일이어서 긴장할 수밖에 없었죠. 몇몇 공원은 철조망으로 출입이 통제되기도 하고, 소유권 분쟁으로 현수막이 쳐진 상태였어요. 다행히 서울시 대응으로 공원들은 사리지지 않게 되었지만 지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죠.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도 작업을 힘들게 하긴 매한가지였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벤치엔 앉을 수 없게 빨간 테이프가 둘러졌고 공원은 앉아 쉴 수 없는 곳이 되기도 했죠. 기후위기도 끊임없이 저희를 괴롭혔어요. 2020년 겨울에는 지나치게 많은 눈이 내렸고,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를 가리는 일이 잦았어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자연 가까이로 모여 숨통을 틔우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숲속 생명들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 시간이었죠.

 

지난 《어라운드》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아름다움을 지키고 기록하는 데 마음을 쏟게 됐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죠. ‘서울의’ 시리즈는 그 마음과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작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라고 하면 웅장해 보이지만, 사실 역사는 사람에게 있고, 삶에 있는 거예요. 표면적으로는 서울과 장소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6699프레스 작업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이야기해요.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사라지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을까요? 사람은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지만, 함께 살아 있는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저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긴 호흡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서울의 공원》은 겨울과 여름, 그리고 봄과 가을로 교차 구성되어 있어요. 사계절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은 게 기억에 남아요.

사실 기획할 땐 계절 순으로 공원의 변모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마치고 사진을 펼쳐보니 봄·여름·가을·겨울 순보다는 상반되거나 비슷한 계절을 기준으로 겨울과 여름, 봄과 가을로 엮는 게 책에 잘 어울릴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계절의 흐름이 시각적으로도 분리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계절과 계절 사이에 폭이 좁고 질감이 다른 종이를 넣었어요. 저는 책을 디자인할 때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내지에서는 얇고 질감이 다른 종이를 사용해 한 장 한 장 넘기며 색이 쌓인 층위를 표현하고 싶었고, 부유하는 활자를 이용해 사진과 글을 느린 호흡으로 읽을 수 있게 의도했어요. 이 삽지에 목인 님의 글을 담은 거고요.

 

1년 반을 기록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들도 생겼을 것 같아요.

저희는 주중에도, 주말에도, 꼭두새벽에도, 해 질 녘에도 공원을 찾았어요. 집 가까운 공원부터 서울 끝에 있는 공원까지 찾아다니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희한하게도 촬영이 끝나고 공원을 나설 때면 “오늘도 참 좋았다.”는 말을 하게 됐어요. 공원 20여 곳을 방문할 때마다 좋은 기운을 얻고 회복한 것 같아요. 저희가 가장 좋아한 공원은 여러 번 방문한 궁산근린공원인데요. 공원 정상에 오르면 평지와 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삼각정 다리는 마치 액자 틀 같아서 노을 진 한강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어요. 그곳에 오르면 분명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거예요. ‘이 공원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었다고?!’

 

서울의 공원 사진 페이지는 어린아이로 시작해서 어린아이들로 끝이 나요. 사라지는 공원에서 내일로 나아갈 존재들을 담아낸 게 인상 깊어요.

공원에 가면 모두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특히 뛰노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그 순수함이 정겹게 느껴져요.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요즘은 집에서도, 밖에서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공원에서의 시간은 소중할 테죠. 거창해 보이지만 제가 책을 만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다음 세대’예요. 어른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지구의 소중함을 빌려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원은 우리 시대만의 향유로 끝날 장소가 아니고 앞으로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이어져야 할 생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에는 어린이로 시작해 어린이로 끝나는 구성, 특히 마지막 사진은 함께 공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뒷모습 사진으로 배치했어요.

 

이번 호에서는 ‘서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서울이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어떤 게 떠올라요?

이주민의 도시. 전국,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도시. 그리고 모든 사람이 존엄한 도시.

 

그런 도시에서 수많은 것이 사라져 가고 있어요. 개중 꼭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요?

아무래도 목욕탕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코로나19로 목욕탕을 못 간 지 정말 오래되었어요. 《서울의 목욕탕》 표지를 장식한 ‘산호탕’은 서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한 목욕탕이었는데, 출간되기 몇 주 전에 폐업해 그 자리에 건물이 들어섰어요. 그 장면을 마주했던 상실감을 잊을 수가 없네요. 코로나19 이후 폐업하는 목욕탕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이럴 줄 알았더라면 더 많은 곳을 기록할 걸 그랬나 봐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언젠가 목욕탕과 헌책방이 함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어요. 돈만 있다면 정말 잘할 자신 있는데(웃음)!

H. 6699press.kr

박현성 《서울의 공원》 포토그래퍼

“정신없이 흘러가는 서울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만나서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사진을 하고 있는 박현성입니다. 누군가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잊히는 것들이 과거가 되어버리기 전에, 잠상처럼 남아 있는 장면들을 가시화하여 대상의 온전함을 보여주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어요.

 

‘공원’이라는 활동명을 쓰고 있어요. 

저에게 공원이란 공간은 날 선 마음이 평평하고 온전해지도록 위로해 주는 곳이에요. 포토그래퍼가 되면서 공원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싶었죠. 하지만 제 바람과 달리 본명으로 더 많이 표기되고 있는데요(웃음). 그래도 공원이란 단어에 여전히 완전한 마음이 가까이 있다고 느끼니까, 그걸로 만족해요.

 

“부재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죠.

부재를 기록한다는 건 무심코 지나쳐버릴 수 있는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고, 가장 가까이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마주하며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일 같아요. 저는 이러한 부재를 기록하면서 무언가 채워진다는 생각보다 과거에 놓치고 외면했던 불편한 마음을 점점 비워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의미에선 홀가분해지는 일이네요. 6699프레스와 《서울의 목욕탕》부터 《서울의 공원》까지 ‘서울의’ 시리즈를 함께 작업해 왔어요. 처음 이 기획을 제안받았을 때 어땠어요?

굉장히 신기했어요. ‘서울의’ 프로젝트에 관해 들었을 당시 저는 사라지는 것과 남겨지는 것들에 물음을 던지며 가족의 부재에 관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거든요. ‘서울의’ 시리즈 기획과 의도는 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로 작업을 이어가던 제게 좀더 넓은 시야를 전해준 작업이었죠.

 

두 작업 모두 사라지는 걸 기록하는 일이었죠.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들을 담는 기분이 어땠어요?

우리는 사라지는 것들을 잘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아요. ‘서울의’ 시리즈를 위해 들른 목욕탕과 공원엔 공간을 에워싼 온기가 있었어요. 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기운이었죠. 곧 사라진다고 해도 결코 희미하지 않았고, 공간들은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빛나는 건 언제나 섬광처럼 스치는 법이기에 지금 이 모습을 착실하게 기록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작업했어요.

 

《서울의 공원》 이야기를 좀더 해볼게요. 특히 공원의 어떤 모습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공원의 모든 순간이요. 정말 모든 순간을 담고 싶었어요. 공원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 그리고 함께 상생하고 있는 동물들 모두를요. 특히 집중한 부분이 있다면 공원의 계절감을 보여주는 것과 사람들의 몸짓, 그리고 얼굴이었어요. 그곳에 있는 인물들의 몸짓과 표정이 공원의 생기와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큰 포맷의 중형 카메라를 사용하여 인물의 표정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행동을 크게 담으려고 노력했죠.

 

촬영하면서 “다소 심심한 느낌을 받”았고, 아름다움을 좇기보단 “평범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어요. 좀더 이야기를 들려줄래요?

서울의 공원을 돌아다니며 마주한 장면들은 그 장소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의 연속이었어요. 현상한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다소 심심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죠. 저도 모르게 공원에서의 시간은 좀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봐요. 공원에 환상 같은 걸 가진 거죠. 근데 이런 심심한 모습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나 볼 수 있다고 해서 언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공원에서 마주한 얼굴들에서 과거에 제가 가진 행복한 표정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저에겐 평범해 보이는 공원의 장면이 그들에겐 특별한 시간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평범함이 아름답게 느껴졌고요.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공원인 데다가 코로나19로 삭막해 보일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의외로 삭막한 장면은 없었어요.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각자 거리를 지켜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더운 여름날 어린아이들이 음수대에 모여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었어요. 푸른 하늘 아래 물을 뿌리며 놀고 있는 모습이 그 계절과 무척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의’ 시리즈 작업은 현성 님에게 어떤 의미예요?

요즘엔 웹사이트나 SNS 같은 창구를 통하여 촬영한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지만 그들이 보는 디스플레이 크기는 다양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접하는 느낌은 다를 거예요. 하지만 ‘서울의’ 시리즈를 통해 책이라는 물성으로 사진을 인쇄하여 보여줄 때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됐어요. 주제에 맞는 판형, 종이 질감, 무게 등을 고려하여 작업이 가진 모습을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적당히 보여주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거든요. ‘서울의’ 시리즈 작업은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작업자와 작업자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서울의’ 시리즈를 보면서 현성 님의 사진을 계속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해나가고 싶어요?

지금껏 해온 작업들을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과거엔 개인적인 서사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 것 같아요. 가족의 부재에 관한 작업을 진행한 이후 사라지는 것과 남겨진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제 주변을 구성하는 것들에 관심 갖기 위해 노력했어요. 누군가와 약속이 있거나 어디를 가야 할 때면 꼭 작은 소형 카메라를 챙겼죠. 제가 지나온 주변을 담지 못해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이 생기기도 했어요. 지금은 그때에 비해 많이 너그러워진 상태지만요(웃음). 솔직히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저 생각나는 단어와 문장을 모으며 그것이 이미지로 제 눈앞에 나타나면 그때 저도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호에서는 ‘서울의 브랜드’에 대해 다룰 거예요. 이 단어를 보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올라요?

울은 누구나 존중받을 수 있고, 누구에게나 걸을 자유가 있는 도시예요. 이 도시에서 제가 브랜드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두 곳이 있는데요. 제가 일을 했었고 현재 일하고 있는 ‘키티버니포니’와 ‘포스트포에틱스’예요. 실제로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저에게 좋은 영감과 시간을 가져다준 곳이기도 하거든요.

 

서울의 사라지는 것들을 담으면서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꼭 지키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요?

아무래도 서울의 공원이 아닐까요(웃음)? 정신없이 흘러가는 서울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꼭 지키고 싶은 한 가지로 6699프레스 이재영은 ‘목욕탕’을, 박현성 포토그래퍼는 ‘공원’을 꼽았다. ‘서울의’ 시리즈로 이 둘이 기록하려 한 건, 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앞서 우리 주변을 지키는 아름다움의 파편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 전까지는 미처 깨닫지 못한 평범함을 생각한다. 우리 일상에 곁을 내주는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좀더 촘촘한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싶다. 그리고 오래도록 미소를 보내고 싶다.

서울의 공원
박현성(사진), 김목인(글), 이재영(기획) | 6699press

에디터 이주연

박현성(사진), 김목인(글), 이재영(기획) | 6699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