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ing My Favorite Beer Style

내 취향의 맥주를 찾는 지름길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날씨와 불볕 더위가 계속 되고 있는 올 여름. 퇴근 후 집에 오면 신발을 벗어 던지기 무섭게 냉장고 속 맥주를 향해 달려가는 건 비단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지치는 날씨 때문에 힘들 때도 많지만, 맛 좋은 동반자 맥주만 곁에 있다면 무더운 한여름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 그냥 마셔도 맛있지만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는 맥주. 편의점 냉장고를 가득 채운 수많은 맥주 앞에서 당신의 손길에 자신감을 더해줄 유용한 맥주 상식을 공유한다.

Check it!

맥주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넘지만, 기본 재료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한 잔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 재료 네 가지를 소개한다.

몰트Malts

맥주의 맛과 색, 향을 결정짓는 주원료. 보리에 싹을 틔워 건조한 것을 몰트 또는 맥아라고 부른다.

홉Hop

맥주에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 향신료. 몰트가 단맛을 만든다면 홉은 쓴맛을 부여해 맛에 균형감을 준다. 품종과 재배지에 따라 다른 향을 가진다.

효모Yeast

맥주에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어주는 필수 재료. 발효과정을 통해 몰트의 당을 탄산과 알코올로 바꿔준다.

물Water

맥주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다.

Lager & Ale

곡물 발효주인 맥주는 몰트가 가진 단맛을 효모가 먹고, 탄산과 알코올로 바꿔주는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맥주의 종류는 어떤 효모를 사용해 발효시키는지에 따라 라거Lager와 에일Ale로 구분된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라거와 에일은 널리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해 초심자에게 친절한 구분법은 아니다. 어떤 효모를 사용했는지 알려주긴 하지만 ‘어떤 맛과 향’인지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맛이라는 거야?” 라는 호기심에 검색해보면 이런 문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라거는 가볍고 깔끔한 맛이고, 에일은 진하고 풍부한 맛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수십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맥주의 맛을 표현하기엔 지나치게 일반화된 문장이다. 라거 맥주라도 어떤 재료를 얼마나 사용했는지에 따라 진하고 풍부한 향을 가질 수 있고, 에일 역시 그렇다. 방대한 맥주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찾으려면 발효법으로 구분하는 에일과 라거라는 개념보다 맥주의 색, 맛, 발상지, 알코올 도수 등으로 정해지는 스타일Style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맥주 라벨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줄 스타일 명이 적혀 있다. 제주 ‘위트 에일’, 파울라너 ‘헤페바이스’, ‘필스너’ 우르켈처럼. 한정된 지면에 모든 맥주의 스타일을 소개하긴 어렵지만,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맥주의 스타일을 소개한다.

라거Lager

라거 효모를 이용해 차가운 온도(8-12도)에서 발효한 뒤 장기간 숙성한 맥주

페일 라거Pale Lager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라거 맥주의 대명사

맥주의 스타일이 낯설다면 그 이유는 페일 라거 때문일 확률이 높다. 황금빛 외관과 청량한 맛을 지닌 페일 라거는 전 세계 맥주의 90%에 해당하는 스타일이다. 높은 인지도 때문일까? 라벨에 스타일 명을 표기하지 않고 ‘라거’라고만 적는 경우가 대부분. 깔끔한 맛 덕분에 여러 잔 마시기 좋고, 음식과 궁합이 좋지만 맥주의 주재료인 몰트, 홉 등의 맛은 느끼기 어렵다.

– 맥스Max,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하이네켄Heinekin, 테라Terra 

필스너Pilsner

약간의 쓴맛과 허브, 꽃 향기가 매력적인 라거 맥주

비슷비슷한 맛의 페일 라거가 지루해졌다면 맥주 라벨에서 필스너, 또는 필스Pils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맥주의 주재료 중 홉이 만들어내는 씁쓸한 맛과 허브, 꽃 향, 몰트의 단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이다. 특유의 쓴맛 때문에 호불호가 약간 갈리지만, 향긋하고 쌉싸름한 홉의 매력에 입문하기 좋은 맥주 스타일이다.

– OB 프리미어OB Primier Pilsner,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Suntory The Premium

다크 라거Dark Lager

달콤하고 고소한 맛과 청량함을 동시에 주는 맥주

흔히 흑맥주라고 불리는 맥주는 일반적인 페일 라거와 달리 높은 온도에서 건조한 어두운색의 맥아가 들어간다. 이 맥아는 맥주의 색을 어둡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크 초콜릿, 커피, 카카오와 같은 풍미를 더한다.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흑맥주 스타일인 다크 라거는 커피, 견과류 같은 곡물의 맛과 경쾌한 탄산감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며, 쓴맛 역시 강하지 않아 편하게 마실 수 있다.

– 코젤 다크Kozel Dark, 하이네켄 다크Heineken Dark

에일AIe

에일 효모를 이용해 상온(14-24도)에서 발효한 뒤 단기간 숙성한 맥주

페일 에일Pale Ale

열대과일과 꽃 향기가 상큼한 가장 기본적인 에일 맥주

페일 라거가 라거의 대명사라면, 페일 에일은 에일의 대명사이다. 맥주를 따르면 자몽, 오렌지, 풀과 같은 향긋하고 화사한 향이 퍼지는데, 과일이 아닌 홉이 만들어내는 향이다. 다채로운 향과 깔끔한 끝 맛 덕분에 큰 사랑을 받는 스타일. 어떤 품종의 홉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페일 에일이더라도 각 브랜드별마다 맛이 다르다는 것도 재밌는 점이다.

– 대강 페일 에일Taegang Pale Ale, 플래티넘 페일 에일Platinum Pale Ale,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Sierra Nevada Pale Ale

바이젠Weizen

풍성한 거품과 향을 지닌 독일의 전통 맥주

밀이라는 뜻을 지닌 바이젠은 독일의 대표적인 맥주 스타일. 밀이 50% 이상 들어가야만 바이젠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데, 밀 특유의 고소한 맛과 풍성한 거품, 남다른 탄산감이 특징이다. 여기에 바이젠 효모가 만들어내는 바나나와 향신료(정향) 향이 입과 코에 즐거움을 더한다. 바이젠 대신 바이스비어Weissbier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 파울라너 헤페바이스Paulaner Hefeweissbier, 에딩거 바이스 비어Erdinger Weissbier, 바이헨슈테판 헤페바이스비어Weihenstephaner Hefeweissbier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수제 맥주의 아이콘

오늘날 수제 맥주 열풍을 이끈 아이콘과 같은 스타일. 홉이 잔뜩 들어가 풍성한 열대과일, 시트러스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몰트의 은근한 단맛과 강렬한 쓴맛의 조화로운 풍미가 특징이다. 특유의 강한 쓴맛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몰트와 홉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마니아가 무척 많다. 홉의 향은 휘발성이 강해 시간이 지날수록 날아가므로 신선할 때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 스톤IPA Stone IPA, 구스 아일랜드IPA Goose Island 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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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김호(일러스트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