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jiro Walk With Nikon Z fc

을지로, 선명한 어제와 오늘의 기록
니콘

니콘의 대표 필름 카메라 FM2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미러리스 Z fc.
레트로한 무드와 조작부의 디테일이 돋보인다.

한 손에는 카메라, 시선은 낡은 것과 새것의 그 어디쯤 두었다. 오늘 본 을지로는 이미 지난 시간과 지금의 순간이 혼재하는 동네였다.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닮은 새로운 카메라를 처음으로 꺼내 본 날. 어쩐지 설레는 마음을 붙잡고 을지로의 골목을 걷고 또 걸었다.

A. 서울 중구 을지로6가 17-2

p.m. 01:20

비 내리는 일요일, 청계천 헌책방 거리 위치를 검색했다. 오래된 책들이 겹겹이 쌓여 빼곡히 늘어진 길. 평화서림, 대광서림, 밍키, 대원서점…. 60년대 거리의 노점식으로 운영되던 헌책방들은 청계천 복개 공사가 시작된 후 갈 길을 잃어 지금의 평화시장에 모였다. 일요일이라 한두 군데만 문을 열어 한산했고 나는 빨갛게 쓰인 ‘외국 서적’이라는 글씨에 홀린 듯 한 책방에 들어섰다. 높은 벽부터 바닥 끝까지 가득 쌓인 책들 덕에 눈은 빠르게 움직였다. 보는 둥 마는 둥 무언가에 몰두하고 계신 사장님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책을 들춰봤다. 여러 언어로 쓰인 오래된 잡지부터 지금도 계속 발행되고 있는 잡지들이 마구 섞여 있었다.

A. 서울 중구 을지로4가 공업 거리

p.m. 02:35

을지로 공업 거리의 유명한 갤러리를 찾아 오래 걸었다. 땀을 흘리며 드디어 도착한 갤러리는 오늘 문을 열지 않았고 나는 바보처럼 우산을 들고 그 자리를 서성였다. 아쉬운 마음에 깊은 골목으로 들어가 보는데, 눈에 보인 풍경이 조금 맘에 든다. 낡은 공업사 건물들 사이로 젊은 사람들이 세운 간판과 글씨가 생경하고도 신비롭게 보였다. 문이 활짝 열려 있지만 왠지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어두운 건물에 몰래 발을 들이기도 했다. 무서운 어른을 피해 마치 숨은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사람이 없는 일요일에 오길 잘했지.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 나 혼자 그 골목을 빌리기라도 한 듯 낡은 것과 새것 사이에 카메라 렌즈를 가까이했다. 손 끝으로 카메라 조작부 주변을 이곳저곳 살핀다. 잠시 숨을 힘껏 참고 다이얼을 만진다. 마침내 셔터를 눌러 기록하기까지. 나만 아는 이 순간은 언제나 짜릿한 법이다.

A. 서울 중구 충무로3가 24-3 백두강산

p.m. 04:22

걷고 또 걸었더니 이젠 정말 지쳤다. 어느새 여기까지 온 걸까. 을지로 거리의 작은 화분, 들꽃, 낯선 모양의 건물 따위를 찍다가 결국 멈추고 카페 백두강산의 문을 열었다. 페인트칠을 하지 않아 흔적이 그대로 남은 벽 질감이 멋진 곳이다. 카메라를 테이블에 두고 창가에 앉아 멍하니 거리를 내려 봤다. 아직 땀은 식지 않았고 거리엔 우산을 든 사람과 들지 않은 사람들이 보였다.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낡은 간판과 새 간판, 오래된 건물이 모인 골목과 차들이 쌩 달리는 큰 도로도 보인다. 모두 온종일 프레임 안에 담고 다닌 풍경들이다. 무엇에 끌려 셔터를 눌러 댔을까. 오늘 함께 다녔던 카메라는 미러리스였지만 필름을 다루듯 한 장 한 장 애틋하게 여겼다. 이 동네엔 결코 사라지지 않은 것들이 남기는 힘이 있다.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존재들. 하지만 멈춰만 있지 않는 것들. 필름 카메라 모양을 한 이 카메라처럼,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가치는 언제나 소중한 기록을 남긴다. 깊이, 깊이 즐거운 나만의 하루를 완성한다.

본 기사의 모든 이미지는 니콘의 Z fc로 촬영되었습니다.

Z fc의 프리미엄 익스테리어. 화이트, 내추럴 그레이, 샌드 베이지, 핑크, 민트 그린, 앰버 브라운까지. 자유로운 색상 선택이 가능하다.

필름 카메라가 주로 사용되던 시절, 니콘 FM2는 카메라 중의 카메라였다. 새롭게 출시된 Z fc는 오래 전의 FM2를 닮아 정교하게 디자인되었다. 바디 크기, 펜타 프리즘, 블랙과 실버의 균형까지도 FM2를 연상케 한다. 지나간 시간과 향수를 담은 오늘의 미러리스 카메라. 바디 색을 바꿀 수 있는 프리미엄 익스테리어까지. 각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의 카메라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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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수

포토그래퍼 최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