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With Family

엄마표 영어에 관한 오해

흔히 엄마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그저 즐겁기만 한 놀이라고 오해한다. 세상 불변의 진리 중 하나는 연습과 노력 없는 성공은 없고, 공부는 즐거울 수만은 없다는 것이 아니던가. 최대한 아이가 즐거울 만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분명한 건 엄마표 영어도 ‘학습’의 길 중에 하나라는 것. 또한 우리는 어떤 학습이라도 꾸준함이 왕도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엄마표 영어도 예외는 아니다. 놀이는 놀이고 공부는 공부다. 엄마표 영어가 단순 놀이로 끝나도 좋다는 엄마는 아마 없을 테니 우리는 ‘놀이’와, 놀이‘식’을 잘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놀이식은 놀이로 포장한 공부 아니던가. 엄마의 마음속 생각을 들여다보자.

최수빈

제품과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뒤 아이 둘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알맞은 책을 찾아 소개하고, 우리집만의 엄마표 영어의 팁과 과정들을 공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coming_spring 계정과, #우리셋_영어 해시태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영어 학습서는 엄마표 영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마표 영어는 ‘No pain, No gain’이며 ‘Keep Going’해야 한다. 매우 당연한 이 문구에서 보통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pain’이다. 엄마표 영어는 무조건 즐겁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에 영어 원서들과는 아주 가까워지지만, 학습서(리딩서)와는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할 때 세운 목표가 ‘아이들이 즐겁게 그리고 친근하게 영어를 마주하기’까지라면 학습서가 굳이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엄마표 영어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그 너머에 있다면, 아이들이 학교나 시험에서 마주하는 영어에서의 ‘성적’ 또한 목표에 포함되어 있다면, 단계에 맞는 학습서는 분명 필요하다.

엄마표 영어를 아이가 즐거운 영어라고 말해왔다. 즐겁다는 표현은 아이가 처음 마주하는 영어의 모습과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즐겁게 스스로 시작해 보자는 의미이지 엄마표 영어를 하는 내내 즐겁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초기에는 엄마가 분명 힘들었을 테고, 루틴이 잡히고 아이가 스스로 영어책을 읽기 시작하면 잘 올라가는 계단을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하는 단계들을 만난다. 그땐 엄마가 잘 이끌어온 즐거움이라는 길에 아이가 스스로 발전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반드시 더해져야 한다. 시작을 학습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어도 엄연하게 엄마표 영어도 ‘학습’을 포함한다.

너무 즐거운 자전거 라이딩도 더 재미있게 타려면 몇 번 넘어지는 연습이 필요하고 보호 장비도 필요하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타는 아이는 거의 없지 않은가. 자전거를 타며 넘어지고 발을 열심히 굴려야 할 그 모든 순간이 ‘재미’있는 활동인 것처럼 영어도 그렇다. 매 순간이 즐겁고 쉽고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즐겁다는 말 속에 노력과 인내도 포함된다.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를 배우는 건 모국어가 아닌 우리에게 학습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놀이식을 선호하고 아이가 놀이하듯이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노력하지만 정확하게 말해 놀이‘식’인 거지 놀이는 아니다. 그래서 엄마표 영어에서도 학습서, 우리가 문제집이라고 부르는 리딩서나 문법서가 필요하다. 물론, 시기의 차이가 있다. 처음부터 문제집으로 시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영어는 학습이지만 우리는 놀이식으로 재미있게 시작하고 받아들이길 바라는 것이니 첫 시작과 발전 단계에서는 음원을 듣고 영상을 보고 원서를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다가 아이가 보는 책의 단계가 올라가는 적절한 시기에 학습서를 보충해서 활용하면 훨씬 시너지가 난다. 학습서를 푸는 방식도 원서와 거의 동일하다. 학습서는 대부분 비슷한 구성이라서 각 유닛마다 지문이 있고 그 지문에 관한 문제들을 풀이한다. 그리고 모두 음원(CD 혹은 QR코드)이 있어서 우리 집은 이런 학습서도 원서처럼 풀이한다. 지문을 듣고, 소리 내어 읽고, 문제를 풀어보고, 간단하게 채점을 하고 학습서를 덮는다.

아이들이 학습서를 풀기 싫어하면 어쩌냐고 묻는다면 싫어한다고 안 하게 할 수는 없다는 말을 살며시 전하고 싶다. 영어책이 읽기 힘들다면 양을 줄이지 독서 자체를 멈추진 않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도 미션을 못 깨면 다음 단계로 레벨 업 하지 못하는데 영어는 어떠하겠나. 즐겁게 한다는 말의 함정에 빠져서 무조건 아이를 편하고 즐겁게만 해줘야겠다는 다짐은 내려놓으시길. 그동안 즐겁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해온 아이가 영어의 처음을 문제집으로 마주한 아이보다는 더 가볍고 흥미롭게 문제집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엄마와 아이가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울타리를 세워놓고 꼭 지키려고 ‘킵고잉’하길 바란다. 나중에 몰아서, 닥쳐서 하려면 몇 배는 더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학습서 앞에서 엄마표 영어가 흔들리고 어떠한 과정을 수행해야 하는지 물음표가 든다면 엄마표 영어의 항해의 도착지가 어디인지, 정확한 목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 목표점이 확실하면 중간의 이정표들이 조금은 더 선명해지지 않을까. 모든 엄마표 영어의 항해가 목적지에 잘 다다르길 바란다.

영어 학습서 고르는 팁

1 학습서는 지금 단계를 보충하거나 혹은 복습하는 의미로 푸는 게 좋다. 영어 학습서는 주로 파닉스교재, 리딩 교재, 리스닝 교재, 라이팅 교재, 그래머 교재로 나뉘어서 사용된다. 아마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교재가 파닉스, 리딩, 그래머 종류일 것이다. 파닉스는 음원이나 영상 노출로 익힐 수 있지만 교재로 한 번 정리를 해주면 득이 된다.

 

2 학습서를 고를 때 아이의 지금 단계보다 낮게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문제집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게 아이 수준에서 ‘만만하게 풀어볼 수 있겠는데?’ 정도의 책을 골라서 마음껏 아이의 유식을 뽐내볼 수 있게 해보자. 생각 외로 문제집이 아이에게 굉장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리딩 교재는 아이 수준보다 한두 단계 아래로, 아이가 교재에 나오는 단어의 70퍼센트 정도는 아는 수준으로 고르는게 좋다. 그리고 읽는 원서가 2점 후반대가 되어가면 논픽션 지문을 다양하게 접하기 위해 논픽션을 다루는 리딩서를 수준에 맞게 챙겨주면 된다. 리딩서는 조금 더 다양한 글을 읽어보고, 문제의 형식과 방법을 익히는 하나의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3 필요한 부분만 풀어도 괜찮다. 학습서는 한 권을 완독해야 하는 책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과거형의 표현을 조금 헷갈려 한다면 과거형의 설명이 포함된 책을 사서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만 풀게하면 된다. 굳이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풀게 하겠다는 목표 정도는 내려놓아도 좋다. 학습서는 고등 영어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비주류의 역할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집 영어의 추천 도구들

리딩 학습서로 가장 유명하고 널리 사용되는 책은 《wee》 30호에 소개한 적이 있는 ‘브릭스 리딩 시리즈’와 ‘이지 링크 시리즈’다. 두 교재 외 곁들이면 좋을 교재와 학습 도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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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 English For Everyone Junior 시리즈
글 DK | DK Publishing

영어를 외국어로 접하고 배우는 아이들이 단어와 말하기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교재. 리딩 연습을 주로 하는 리더스보다는 읽고 듣고 말하고 쓰기까지 해볼 수 있는 코스북 형태다. 구성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음원도 제공한다. 일러스트 또한 사랑스러워서 부담 없이 시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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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for Vocabulary 시리즈
글 Jake Murray | WoridCom ELT

비문학 지문을 접하고 단어를 중점적으로 익히기에 좋다. 제조사에서 교재와 관련된 강의 영상들을 만들어 유튜브로 공유하여 학습에 효과적이다.

러닝리소스 워드 빌딩 도미노 & 센텐스

영어 단어와 문장을 조합하여 만들어볼 수 있는 영어 교구. 하나 정도 구비해 놓으면 잘 활용할 수 있을 도미노 형식의 영어 블록들이다. 특히 아직 영어 쓰기에 부담감을 가지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은 블록을 순서대로 조합하고 나열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단어와 문장의 구성 순서들을 익혀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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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

글·사진 최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