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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족을 만났다. 눈, 코, 입 하나 닮은 점 없지만 서로 어깨를 내어주는 가족. 이 별나고 끈끈한 가족의 구성원은 작가 김멋지와 위선임이다. 대학 동기로 만나 퇴사 후 함께 718일 동안 세계를 여행한 두 친구는, 한 지붕 아래서 살아가며 책 《우린 잘 살 줄 알았다》를 펴냈다. 동거인이 된 지도 어느덧 7년째. 갈등과 눈물이 난무하는 동거 생활이라도 나를 보듬고 돌보는 서로가 있기에 삶은 좀더 유쾌해진다.
생활 습관 차이로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소통하세요?
멋지 서로 성향에 맞는 대화법으로 풀어가요. 맞추느라 초반엔 조금 힘들었죠.
선임 화해하는 방식도 다르더라고요. 멋지는 감정을 삭힐 시간이 필요해요. 근데 저는 바로 풀어야 하는 사람이에요. 묵히면 묵힐수록 안 좋아지는 사람. 처음엔 멋지가 표정이 안 좋거나 말을 안 하면 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계속 질문했어요. “왜 그래?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해? 나 때문이야?” 그런데 입을 꾹 닫아버리는 거예요. 처음엔 저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대화를 시도하는데 왜 말을 안 하나 싶어서요. 나중에 들어보니 감정에 휘몰아쳐 있을 때 뱉은 말이 과장된 채로 나가서 저를 상처 줄까 봐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멋지 제 말이 김칫국물처럼 지워지지 않는 얼룩으로 남을지도 모르잖아요. 일렁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리 있게 정리해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임 이제 멋지는 입을 닫아버리기 전에 “나는 지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저한테 의사 표현을 해주고, 저는 답답해도 기다려요.
동거 생활기를 담은 책 《우린 잘 살 줄 알았다》에서 멋지 작가님은 선임 작가님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간다고도 했어요.
멋지 네.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거예요. 저는 기분이 좋지 않으면 원인을 굳이 따지지 않고 그냥 그런 채로 있어요. 그때 이 친구는 왜 그런지 자꾸 질문을 해요. 그럼 제가 부끄러워서 외면하거나 인정하기 싫었던 감정을 알게 되더라고요. 이젠 감정적인 소용돌이를 겪을 때 생각해요. 이 감정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선임이 덕분에 많이 바뀌었죠. 근데 그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드는 사람이 보통 없어요. (선임을 바라보며) 이 친구밖에!
선임 ‘결자해지’라고나 할까요(웃음)?
(웃음) 선임 작가님이 멋지 작가님의 영향을 받아 달라진 점도 있겠죠.
선임 많아요.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건 제가 감정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 해결책을 찾아주면서 좋지 않은 마음이 계속되는 걸 끊어주는 거예요. 얘는 이렇게 말해요. “너 지금 그런 감정 상태인 거 오늘만이 아니야. 이 이야기 전에도 똑같이 했어. 해결책을 찾고 시도해 보자.”라고요. 예전엔 정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오히려 큰 위로가 됐어요. 저도 이젠 알겠는 거예요. 나한텐 감정을 다독여주는 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고 그냥 해 나가야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거요. 멋지 덕분에 이런 성향의 사람들과 대화할 때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아요. ‘이 사람은 문제 해결이라는 방법으로 지금 내게 최고의 감정을 쏟아주고 있는 거구나.’ 하고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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