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uration | 꾸준히 일하는 법

모빌스 그룹과 대화를 나누고 집에 가는 길엔 노동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나는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일과 내 인생은 얼마나 가까운지. 재미있고 유쾌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모빌스 그룹은 주체적으로 일하기 위해 노동에 끝없는 실험을 한다. “스몰 워크, 빅 머니!”를 외치면서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주체적으로 일하기 위해 내 안의 재미와 능력을 샅샅 찾아내는 사람들. 문득 세상에 없는 지도를 들고 나아가는 이들의 여정에 사뿐 뒤따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나도 내 일을 사랑한다고, 내 일과 인생도 나란하다고 외쳐보면서.

지금까지 나눈 대화만 보면 사람을 좋아하고 같이 무언가 하는 걸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모티비에서 집순이, 집돌이였다는 이야기를 했죠.

소호: 저희도 스스로 이중적이란 생각을 많이 해요. 모베러웍스의 근간도 그렇거든요. ‘에즈 슬로우 에즈 파서블As Slow As Possible’이라고는 하지만, 그 누구보다 A.S.A.PAs Soon As Possible로 살고 있고, ‘스몰 워크, 빅 머니’라고 하면서도 빅 워크, 스몰 머니로 지내고 있죠. 이런 이중성이 저희 모습인 것 같아요. 이젠 저희가 모순적이란 걸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것도, 저것도 다 저희 모습이니까요.

대오: 셋 다 일과 사람을 좋아하지만, 저희 중에 미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들 개인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거든요. 근데 또 막상 미팅 장소에 가면 즐겨요. 실제로도 재밌고요. 

소호: 설명하기 좀 어려운데, 너무 보고 싶어서 친구랑 약속을 잡고도 약속 장소에 나가기 전까지는 귀찮은… 그런 거죠.

 

계속해서 일을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좋아하는 걸 직업 삼아 일이 좋아지는 경우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일 자체를 좋아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소호: 일이 싫다는 것도 결국엔 좋아하는 범주 안에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싫은 점이 분명히 있잖아요. 근데 그걸 다 아울러서 좋아한다고 하는 거니까요. 마찬가지로 일도 좋은 면만 있을 수는 없다고 봐요. 하기 싫은 점까지도 더불어 좋아하는 거, 그런 개념으로 일을 좋아하고 있는 거예요.

모춘: 일을 좋아한다는 마음은 마약이에요. 나를 갉아먹는 것 같아요. 내 건강을 포기하면서까지 달성하고 싶어질 땐 좀 아찔하기도 해요.

대오: 일과 물아일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너무 좋아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거죠. 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하겠지만, 물아일체만큼 좋은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 중 하나가 일이고, 그걸로 돈을 벌면 더욱더 좋은 거죠.

 

어떻게 보면 모빌스 그룹이 말하는 일은 대중이 생각하는 노동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스스로 비주류에 속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모빌스 그룹이 말하는 주류와 비주류엔 어떤 기준을 두고 있어요?

소호: 으레 생각하는 거, 사회 통념에 반하는 게 비주류라고 봐요. ‘대기업은 당연히 안정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그런 거요. 처음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를 만들 때도 그럴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왜 브랜드는 한결같이 멋있어야 하는 걸까요? 브랜드는 그 이면의 거친 과정을 보여주면 안 되는 건가, 싶더라고요. 이렇게 청개구리처럼 질문하는 게 비주류 관점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우리여서 모빌스 그룹을 비주류라고 정의한 거고요. 그런데도 우리가 주류로 가고 싶다고 하는 건, 사회적인 지표랑 관련이 되는 것 같아요.

모춘: 이것도 이중적인 모습이고요.

소호: 맞아요. 우리는 사회적 통념을 거스르고 싶어 하면서도 베스트셀러에는 욕심을 내잖아요. 비주류의 방식으로 결국엔 주류 시장에 서고 싶은 거죠. 사실 처음에 《프리워커스》 표지에 저희 마스코트 ‘모조Mojo’를 쓰는 걸 출판사에서 반대했어요. 사람들은 이 새가 뭔지 모른다는 거죠. 근데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노동자의 상징은 모조가 아니면 안 되었어요. 비주류의 방식을 고집해서 주류 시장에서 먹혔다는 거, 그게 저희에겐 가능성을 본 일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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