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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의 어느 날, 서울 하늘에서 갑자기 눈이 내렸다. 밖을 지켜보던 전가경 대표는 대구로 전화를 걸었다. “우리 출판사 이름, ‘사월의눈’ 어때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 사람은 정재완 교수. 부부는 소규모 출판사를 열고 사진책을 만들었다. 이방인으로 문 두드렸던 이 도시에 정착한 지도 십여 년째. 그들은 책으로 대구를 말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대구는 조금 다르다. 흔한 구호로 뭉뚱그려지지도, 대표적인 이미지로 고정되지도 않는다. 흐르며 변하는 도시의 리듬을 좇는 책. 사월의눈은 대구를 관찰한다. 아주 낯설고도 새롭게.
도시를 책에 비유한 글이 기억에 남아요.
재완 2019년에 대구 북성로의 거리 글자를 수집하는 ‘북성로 글자 풍경’ 전시를 열었어요. 우연히 하게 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는데요. “나에게 북성로는 ○○이다.” 저는 북성로는 책이라고 답했어요. 대답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책과 거리의 속성이 비슷하다고 느꼈고 그 글까지 쓰게 됐네요.
책의 요소가 모여 이야기를 만드는 것처럼, 사람과 길이 모여 이야기를 만든다고 볼 수도 있겠어요.
재완 도시를 책이라고 말한 이유는 또 있어요. 책장에 책이 아무리 많이 꽂혀 있어도 펼쳐서 읽지 않으면 벽지와 같잖아요. 마찬가지로 도시도 의지를 갖고 관찰하지 않으면 우리 곁에 그냥 존재할 뿐이에요. 학생들과 대구 답사를 다녀오면 꼭 이런 이야기를 해요. 너무 익숙한 공간이라 자기 주변을 유심히 본 적이 없다고요. 그런데 들여다보면 전봇대도 색달라 보인다고 하죠.
“도시 이용자는 도시의 편집자다. 능동적인 도시 이용자가 도시를 읽고 쓰는 경험이 쌓일 때 어느덧 도시는 한 권의 멋진 책으로 완성될 것이다.”라고도 쓰셨죠.
재완 편집자는 글자와 이미지를 배열해 좋은 판면을 만들어요. 폰트 하나, 자간 하나도 신경 써야 하죠. 도시도 마찬가지로 편집자의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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