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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보는 일
요가 새날 옴 고묵 따·아랑
요가를 하다 보면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걷다가 뭔가를 발견하듯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하고 걸어갈수록 아는 길은 점점 넓어지는 일. 출발점에서 멀어질수록 나 자신과 거리가 멀어져 마음은 편해진다. 제주에서 요가를 하는 새날 자매의 산책길은 끝없이 이어져 있다. 여기에 있으면서도 저기에 있는 삶. 요가라는 움직임이 그들이 걸어갈 길을 한없이 넓혀준다.
‘요가 새날’은 어떤 곳인가요?
아랑: 새날은 자신의 빛나는 가슴을 향해 걸어가며,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함께해요. 요가와 명상의 단계를 차근히 밟아 요가롭고 명상적인 순간들로 삶을 빛내는 공간이죠.
옴 고묵 따: 하타 요가를 뿌리로 두며, 내면의 신성한 자기의식을 확장하는 명상 수련을 통해 다채로운 ‘새날’을 맞이하는 자기 수행 센터예요. 1:1 세션과 공부, 지도자 과정과 수행 모임을 이루는 대면 수련은 물론이고요, 유튜브와 홈페이지, 클래스101 같은 온라인 창구를 통해 명상 요가에 문을 열어두고 있어요.
두 분은 자매인데 어떻게 함께 요가를 시작하게 됐나요? 제주에 자리 잡게 된 배경도 궁금해요.
옴 고묵 따: 저희 둘 다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미술을 했어요. 저는 몸의 피로와 정신 수양의 필요함을 느껴 휴식차 제주의 요가원에 다니게 되었는데요. 오래도록 뭉쳐 있던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한 뒤로 제주에 뿌리를 내리기로 했죠. 수련에 전념하며 바닷가 시골 마을로 이사하면서 요가원을 오픈했고요.
아랑: 언니를 따라 잠시 제주에 머물면서 저도 요가원을 다니게 됐어요. 강렬한 진동을 느껴 시작된 수련이 전체 삶으로 확장된 거죠. 다시 서울로 돌아가 요가원을 오픈했고 수련과 요가 수업을 이어가면서 저에게 자연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어요. 결국 제주에서 언니와 함께 요가원을 운영하며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기로 한 거죠. 쌍둥이지만 서로 가진 기질이 뚜렷하게 달라요. 짙어지는 각자의 방향에 집중하면서도 요가 새날 자체의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옴 고묵 따: 서로 떨어져 지내다 보면 배터리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요가를 함께 시작하게 된 것도 결국 필연적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요가와 명상으로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사는 곳까지 바뀌게 되었으니까요.
아랑: 겉으로 보이는 변화보다 보이지 않는 변화가 더 커요. 내가 나라는 생각을 벗어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예요. 요가를 하기 이전의 저는 제가 정말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나를 제일 잘 안다고 오만하기도 했고요. 요가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어디에 두고 있는지 몰랐던 시선을 발견하면서 처음으로 제 민낯을 보게 됐어요. 지금도 익숙하지 않은 제 모습들을 마주하며 순수한 진실을 보려고 집중해요. 저만의 시선으로 누군가를, 또는 현상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금 떨어져 바라보게 되었어요. 남편과 의견에 차이가 생길 때도 그 순간의 나와 상대를 멀리서 바라보게 되는데, 그때야말로 명상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직성이 풀릴 만큼 화를 내며 저 자신을 괴롭히고, 알게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왔을 텐데 그 순간과 떨어져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보람돼요. 결국 모든 게 사랑이구나, 순간순간 배우고 있어요.
옴 고묵 따: 작게는 일상생활의 변화도 크죠. 먹는 일, 입는 일, 씻고 청소하는 행동까지 이 모든 생활에 집중하며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 새롭게 다가와요. 크게는 몸이 자리한 삶에서 ‘의식’이라는 만질 수 없는 영역으로 삶이 확장하여, 늘 열려 있는 무한한 배움과 행行 안에 존재하게 되었어요. 미술을 공부할 때는 보이는 것들에 만족하지 못하여 마음이 늘 공허했는데, 만질 수 없는 영역을 볼 수 있게 된 수행의 삶으로 들어서면서 모든 일상을 진정한 ‘예술’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도 아랑과 같아요.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매일 배우고 있죠.
요가와 명상이 두 사람의 삶에는 축복이었네요. 그래도 처음엔 취미로 즐겼던 요가가 이제는 업이 되어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옴 고묵 따: 오히려 요가가 저의 업이라, 수련 자체가 삶의 수행이 되어 만족해요. 수련생분들과 수업을 진행하면서 제 요가의 세계가 넓어지는 것을 느끼고요.
아랑: 저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클래스101의 모토처럼,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것은 더없이 감사한 일이에요. 수련의 단계에 있어 지도를 통해 직접 마주하며 돌아보고, 배우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알아가고 있거든요. 수련을 하기 위해서 수업을 진행하는 일이 필수라는 것도 깨달았고요. 제주 시골에 살면서 생계를 잇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수업시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더 넓은 세상을 만나는 것도 값진 일이고요. 고립되거나 멈춰 있지 않을 수 있죠.
제주 자연을 배경으로 삼고 하고 싶은 일까지 한다는 게 정말 부러운 일이네요(웃음).
아랑: 단 하루도 아쉬움 없이 보내고 있어요. 사방이 자연인 곳에서 제가 할 일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라는 걸 깨달아요. 굳이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죠. 자연치유란 말이 정말이에요(웃음). 온통 하늘과 바다인 이곳을 마주할 때마다 경이로운 감정도 느끼고요.
옴 고묵 따: 자연의 평화를 충전하는 삶이죠. 도시의 삶과 가장 다른 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다 보니, 내면의 고요로 나아가는 일이 자연스러워진다는 거예요.
이번 호 주제어가 ‘취미’예요. 요가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브랜드나 물건이 있나요?
아랑: 부디무드라BUDHI MUDRA를 추천해요. 사랑과 정성이 가득한 브랜드예요. 마치 에너지를 입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우파니샤드》나 《바가바드기타》 같은 경전을 읽어보는 것도 좋아요. 수련 일기 쓰기도 권하고 싶네요. 신성한 울림을 주는 ‘만트라’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는데 꼭 추천하고 싶은 아름다운 곡들이 있어요. jaijagdeesh의 ‘Ek Ong Kar Sat Gur Prasad’, Deva Premal의 ‘Gayatri Mantra’, Snatam Kaur의 ‘Suni – Ai’. 요가나 명상을 할 때 함께 들어보세요.
저도 몇 달 전에 처음으로 요가를 시작했는데 평생 굳은 몸을 바로 펴는 과정이 막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제 막 요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할 조언이 있을까요?
옴 고묵 따: 제가 요가를 처음 시작한 때를 떠올려보면… 어깨에 긴장을 풀고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휴식을 위한 간절함이 있었어요. 진정으로 내가 이 순간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느껴 보는 마음으로 수련하다 보면 수련 자체를 휴식과 충전으로 느끼게 되는 시기가 찾아올 거예요.
아랑: 무리 가지 않을 만큼, 자기 자신을 돌보며 웃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몸으로 하는 정신 수련인 만큼 크고 작은 변화들이 정직하게 느껴질 테니까요.
요가를 하다 보니, 요가 하는 시간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 각자의 생활에 맞춰 요가 시간을 정하겠지만, 요가를 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간대가 있을까요?
아랑: 어떤 시간대에 하냐에 따라 다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 요가와 명상이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시간은 자기 전이에요. 아무리 피곤하고 힘이 없어도 침대에 들기 전에 몸을 깨끗이 씻고 주변을 정돈하고 자리에 앉아요. 몸을 풀며 명상에 드는데 잠들기 직전의 명상과 요가는 하루 동안 고생한 몸과 마음을 정돈하고 숨을 보내는 과정이에요. 온전한 휴식이 되는 자세인 ‘사바 아사나’가 도움이 되는 이유와 같죠. 자면서 필요한 순환이 일어나도록 정렬하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잠도 ‘어떻게’ 드는지가 중요해요.
옴 고묵 따: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잠에 들기 전과 깨어난 직후에 자신의 의식을 깨닫는 것이 하루를 여유롭게 즐기도록 해줘요. 감은 눈 속에서의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거죠. 내면이 확보된 자아는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쉬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고요한 집을 만들 수 있어요. 힘든 일이 닥쳐도 언제든 내면의 공간에서 충전할 수 있죠.
벌써 마지막 질문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요가 자세를 소개하며 마무리해 볼까요?
아랑: ‘숩타 비라아사나’요. 배가 부를 때도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굳고 무뎌진 하체의 순환을 도와줘요. 체했을 때에도 금세 펴지는 명치에 빠른 정화가 일어나며, 잠들기 전 이 자세로 누워 있으면 부담스럽지 않게 골반과 척추 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요. 빠르게 부기가 빠지는 동작이라 피곤할수록 찾게 되는, 효과가 아주 좋은 동작이에요.
옴 고묵 따: ‘아도무카스바나 아사나’는 온몸을 앞뒤로 뻗으며 뭉쳐 있던 곳곳을 풀어주는 귀한 자세예요. 그림 그리면서 어깨가 자주 뭉쳐 아주 오랫동안 편두통으로 인상을 쓰고 지냈는데, 처음 아도무카스바나 아사나를 하는 순간 그 고통이 씻은 듯 사라져버렸어요. ‘부장가 아사나’는 삶을 완전히 전환해 주는 동작인데요. 배를 바닥에 대고 엎으려, 척추를 땅에서부터 하늘로 활처럼 펴 올리는 코브라 자세를 취하는 자세예요. 척추 아래 잠들어 있는 성 에너지를 의식의 센터인 머리로 순환되도록 도와줘요. 이 자세는 안전한 지도를 통해 수련하는 것을 추천해요. 요가를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단계로 긴장을 풀 수 있는 동작이 아도무카스바나 아사나라면, 의식의 문을 열고 인생의 전환을 맞이하는 동작은 부장가 아사나랍니다.
에디터 김지수
사진 요가 새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