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vey Happiness With My Scent

향기 작가 한서형

한서형 작가는 행복을 전하는 향기를 만든다. 자신을 닮은 집을 짓고 자연의 향을 입히는 지금의 삶이 참으로 평온해 보이지만 작은 행복을 알아차리기까지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일곱 살 되던 해 동생의 죽음, 이어진 엄마의 학대, 부모의 이혼, 수차례 전학을 다니며 새로 사귀어야 했던 친구, 아버지의 재혼, 바라던 대학의 면접 전날 발병한 다리 마비… 성인이 되어 벌어진 일은 더 마음 아프다. 이른 나이에 팀장이 되어 관계의 어려움을 겪다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고, 왁스를 다루다 중증 화상을 입고 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참 기묘하다. 주저앉게 만드는 일들이 이어졌음에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을 돕는 수호천사가 있다고 믿으며, 쓰라린 아픔을 치유해 자신의 가치를 향으로 나누고 있다.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로 한 사람에게 스며 나오는 긍정의 향기가 이런 걸까.

내 행복을

선택하는 일

존경과 행복의 집
형태 전원주택
거주 9년
나이 9년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오는 길에 보이는 산과 나무의 풍경이 정말 근사했어요.

마을 입구에서 언덕을 넘어서 오셨죠? 마을 입구가 잣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환한 햇살이 비쳐요. 사실 저희도 더 먼 거리의 주택을 알아봤는데, 우연히 놀러 왔다가 산자락에 반해서 그날 바로 계약을 했어요. 아, 이 향 한번 맡아보세요(향잔에 아로마 오일을 떨어뜨려서 준다).

 

와, 좋아요. 기분이 화사해져요.

(웃음). 이건 멜리사라는 향이에요. 제가 직관적으로 좋아하던 향인데 알고 보니 제 별자리의 대표 향이기도 하더라고요. 상큼하면서 밝고 깊은 향기라 제가 닮고 싶은 향이에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풍기는 향도 정말 편안해요. 

그날그날 향을 만들어서 입히는 편인데 여기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주고 편안하게 하는 숲 향기를 기반으로 시트러스와 제라늄이 블렌딩 된 향을 입혔어요. 인더 포레스트라는 향인데요. 나무와 책이 많다 보니 향을 머금어서 지금은 이것 저것 섞인 거 같아요.

 

신발을 신고 들어와도 된다고 하셔서 좀 놀랐어요.

맞아요. 두 동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곳은 근린 생활 공간이에요. 여기가 층고가 높고 책을 많이 꽂을 수 있거든요. 파리 서점이 이렇게 되어 있는 곳이 많아요. 살롱 문화라고 20대와 60대가 어우러져 토론하는 공간을 우리가 동경했어요.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게 나의 맨발이나 양말을 보여주는 행위잖아요. 양말은 속옷이니까 사실은 아주 개인적인 행위인 거죠. 작은 부분인데 사람들이 좀더 편하게 마음을 열 수 있기를 바라서 저희가 건축사 선생님에게 요구한 부분이에요. 

저희 마을에서는 도서관 집이라 불려요. 서가에 긍정심리학, 행복, 명상, 여행 등 꺼내서 아무 페이지나 봐도 마음 한편에 긍정적인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을 꽂아 뒀어요. 벽난로를 꼭 가지고 싶어서 두었고요. 옆 동도 가보실래요? (옆 동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야기한다.) 현관 앞 작은 주방을 지나면 침실이 있고 맞은편에는 다도실이 있어요. 침실과 정원이 연결되어 있고요. 날씨 좋을 때 야외에 의자를 두거나 데크에 매트를 깔고 해 뜨는 걸 봐요.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입구에 ‘존경과 행복의 집’이라는 명패를 봤어요. 의미가 궁금해요.

존경은 남편의 핵심 가치, 행복은 저의 핵심 가치예요. 저희가 국제코칭 과정에서 만났는데 그 커리큘럼에 인생의 핵심가치를 찾는 수업이 있었어요. 모두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행복을 의미하는 단어가 다 다르더라고요. 어떤 이는 사랑, 누구는 가족, 다른 이는 성공. 남편은 자신이 존경받을 때 행복하고 남을 존중하는 게 몸에 밴 사람이라서 존경이고, 저는 아이처럼 제가 행복할 때 가장 즐거워서 행복이에요. 

집을 지으려고 건축가분들과 미팅할 때 남편이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 인생의 핵심 가치가 존경과 행복입니다. 우리 집에 두 단어가 가진 가치를 담아주실 수 있나요?” 건축가분들이 당황해하셨어요. 그런 경험이 처음이었대요. 부담스럽지만 너무 좋다고 하셨어요. 창이나 복도, 공간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우리가 제안하지 않았어요. 건축가분들이 저희의 핵심 가치를 담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설계해 주셨어요. 저희 집이 정면에서 보면 두 건물이 살짝 틀어져 있어요. 나란히 있으면 크고 작게 느껴져요. 존경은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요. 살짝 틀었더니 크고 작고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면서 서로 어우러지는 느낌이 들어서 살수록 너무 좋아요. 이름을 짓는다는 건 아주 중요한 일 같아요. 이름이 저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주소를 적을 때도 계속 각인되거든요. 각인된다는 건 내가 가진 강점을 확인하는 거니까요.

 

집을 짓고 내 공간을 만들어나간다는 게,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담는 여정인 거네요.

맞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이치를 구현하는 과정이 참 행복했어요. 점점 다듬어지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과 꿈이 실현되는 거잖아요. 공간을 나눌 때 어떤 공간이라 명명하기보다 무엇으로든 바뀔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어요. 완벽하게 갖추기보다는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걸 허용하는 거예요.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게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한다는 것인데 사람이 늘 한 모습일 수는 없잖아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죠. 지금 침실인 곳도 원래 작업실이었어요. 일하기 너무 좁아서 작업실과 침실을 바꾼 거예요. 그래서 작업실 안에 욕조가 있어요(웃음). 그래서 집이 살아 있는 가족처럼 느껴져요. 집이 원하는 것을 들으려 노력하고 주소나 땅을 위한 명상도 많이 했어요. 지인들도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힐링이 된다고 하니, 공간의 힘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삶의 가치가 행복이라고 했어요. 하루 일과 중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일은 뭔가요?

모든 순간 내가 더 행복한 순간을 선택하는 연습을 20년 넘게 해오다 보니 이제는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문득문득 문을 열고 나갔는데 아름다운 산자락이 보일 때, 고양이들의 움직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웃음이 나고, 남편과 대화하고 이야기 나누는 순간도 감사해요. 제가 요즘 창작자 두 분과 창조성 워크숍을 하는데요. 일주일 동안 최근에 크게 웃었던 일을 적는 과제가 있었어요. 어제도 웃었고 그제도 웃은 거라 쓸 게 많더라고요. 그런데 두 분은 그걸 못 썼대요. 그분들도 분명히 웃었을 텐데 크게 웃었던 일을 쓰라고 하니까 의미를 찾지 않았나 싶어요. 크게 웃은 건 정말 큰 행복을 느낀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저는 크게 웃는 순간이 그냥 활짝 웃은 순간들이라 생각했거든요.

 

사소한 행복을 잘 알아채는 거네요.

명상을 오래 하면서 마음 근육이 제법 단단해졌구나 느껴요. 마음 공부를 하면서 에너지는 공명한다고 배웠는데, 실제로 도 제가 명상하고 공부하고 내 행복을 추구했더니 제 옆에 있는 사람이 행복해하더라고요. 내 행복에 더 힘쓰는 게 이기적이지만 가장 이타적이라는 게 입증되니 계속 마음 공부에 힘쓰게 돼요. 저는 40여 년을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았어요. 어릴 때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지원해 줄 상황이 아니었고, 등지고 살다가 스스로 돈을 벌면서부터 예술을 배우며 지냈어요. 향이 그 모든 것의 중심이 되어줘요. 사실 향은 행복이라는 핵심 가치를 느끼게 하는 하나의 도구인데 제가 가진 행복을 나누기에 너무 효과적인 거예요. 향을 다룬 이후 좋은 친구가 생긴 거 같아요.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어린 시절부터 고민한 거예요?

최근 오래된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네가 마음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기 전부터 너는 그런 생각을 했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하다가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봤어요. 떠올려보면 행복했던 기억이 거의 없어요. 제가 일곱 살 때 동생이 죽었어요. 그러면서 엄마가 저를 심하게 때렸어요.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거겠죠. 결국 아빠와 이혼을 하고 저는 아빠와 할머니 곁에서 자랐어요. 아빠가 재혼을 하셔서 떨어져 살다 새엄마와 같이 살기도 하고, 전학도 여러 번 다니고 친구도 계속 바뀌곤 했어요. 자라온 과정이 외로워서 사춘기를 힘들게 보냈어요. 

그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건 결국 내가 나를 챙겨야한다는 점이에요. 아버지도 저에게 네 인생이니까 네가 챙기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자립심이 강한 편이고 삶의 여러 과정에서 부모님 도움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어요. 학교 앞에서 자취할 때, 서울로 이사할 때도 제가 알아보고 스스로 했어요. 저는 그게 당연했어요. 너무 힘들 때 부모님에게 연락하거나 힘들다고 징징대는 대신 그냥 저 자신이랑 얘기했어요. 친구들도 많았지만 가장 좋은 친구는 저 자신이었어요. 30세에 대인 관계로 큰 좌절을 겪었을 때도 나를 치유할 수 있는 건 결국 나였고요.

 

어떤 좌절이었어요?

한때 저는 IT 기획자로 일했어요. 열심히 재미있게 일하다 보니 벤처 기업에 스카우트되어서 서른 살에 팀장이 됐어요. 정보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할 만큼 열정적이고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한참 많았어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성과를 내기 위해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기획서 쓰는 것부터 여러 부분을 확실히 알려주려고 했어요. 그 과정에서 팀원들과 관계가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불편한 관계 속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며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그전까지 ‘나는 인간관계는 자신 있어.’라는 교만함과 오만함이 마음속에 있었거든요. 평생을 좋은 사람 소리를 들으며 살았어요. 누가 나를 싫어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어떤 사람에겐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 싶을 수 있는데 제 인생에서는 너무나 큰일이었어요. 

그때 대학원을 다니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긍정심리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했어요. 주된 과제는 자기 경험을 발표하고 토론하고 감사 일기를 쓰는 수업이었어요. 생활 속에서 실천한 긍정적인 태도를 과제로 제출하고 감사편지를 쓰는 게 시험인 수업이었죠. 자신의 일상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주어지면 용기를 내어 제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발표를 했어요.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교수님이 피드백을 해주니 서서히 치유가 되더라고요. 마음이 이렇게 다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나아질 수 있구나, 마음이 아픈 것도 몸이 아픈 것과 비슷하구나.’라는 걸 확실히 알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가끔 어떤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어요. 나한테는 수호천사가 있나 보다, 했는데 심리학을 공부하고 보니 그게 내면아이였어요.

 

심리학 책에서 내면아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어요. 내면아이는 어떻게 만나는 거예요?

내면아이는 네 살 정도 되는 아이래요. 네 살 아이에게는 다정하게 말해줘야 듣잖아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풍부하고 언제나 놀이 시간이 필요하죠. 가만히 돌이켜보니까 제가 목적 없이 배우던 많은 예술이 내면아이를 위한 거였더라고요. 심리학에 여러 상담 기법이 있어요. 가장 안전한 상대를 찾아서 기억을 꺼내 감정을 분출하라는 말도 하는데요, 호오포노포노 명상법에서는 스스로 정화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해요.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끊임없이 기억이 재생되는 상태이고,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의무는 그 기억을 정화하는 거라고요. 끊임없이 떠오르는 불편한 기억에 ‘엑스’라고 그어 보세요. 

가장 쉬운 정화법은 불편하고 힘든 기억이 떠오를 때도, 기분 좋고 행복한 기억이 떠오를 때도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줄여서 “나를 힘들게 하는 이 기억을 사랑합니다.”라고 해도 돼요. 마음이 불편한 일이 있는데 정화하지 않고 바로 다른 일을 하면 내면아이는 내 마음 어딘가 맴돌며 끊임없이 기억을 재생시켜요. 정화하지 않으면 그 기억들이 나를 계속 방해할 거예요. 하지만 그 기억을 제대로 정화하고 나면 나의 창조성과 연결시킬 수 있어요.

 

그 도구로 향이 아주 효과적일 거 같아요. 만져지지도 않고 표현하기도 쉽지 않지만 기억을 가장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감각이잖아요.

맞아요. 후각은 뇌와 직접 연결되고 대뇌변연계로 가니까 향이라는 게 감정이나 기억을 관장해요. 사람마다 자기 내면을 건드리는 향이 있어요. 저는 재스민 향을 발향하면 저도 모르게 제 깊은 속 이야기가 나와요. 재스민은 밤에 피는 꽃으로 밤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무의식을 건드리는 향이라고 하더라고요. 멜리사는 제 영혼의 짝 같이 편안한 향이에요. 저와 닮은 거 같아서 저희 집에 가장 많은 향이기도 하고요.

몸과 마음을 챙기는

하루의 루틴

모닝 페이지 아침 눈을 뜨자마자 떠오르는 글을 노트에 3페이지 써요. 2년 정도 쓰다 보니 어떤 패턴이 생기더라고요. 첫 페이지에는 맥락도 문장도 완성되지 않은 횡설수설을, 두 번째 페이지에는 조금 더 정리된 나의 생각이나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세 번째 페이지에 이르러서야 나 자신과의 대화가 가능해져요. 나의 내면아이와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명상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호흡하는 시간만큼 축복이 있을까 자주 생각해요. 날씨가 허락하는 날에는 되도록 정원의 데크에서 해를 바라보며 명상을 하고, 일정이 빠듯하거나 출장 중일때는 발바닥과 지구의 연결감에 마음을 두는 걷기명상을 하기도 해요. 호기심 어린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의 생각, 감정, 그리고 몸의 감각들을 알아차리면 자연스럽게 ‘어떻게’가 떠오르는데, 명상은 매순간을 알아차리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위한 연습이고 수련입니다.

마음챙김 요가 여러 가지 요가법을 배웠어요. 최근에는 리스토러티브 요가와 마음챙김 요가를 주로 하는데, 특히 마음챙김 요가는 동작이 아니라 그 동작을 하는 나를 알아차리는 게 중요한데, 간단해 보이는 동작도 힘들 때가 많고, 나의 몸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을 수 있어요.

마이크로바이옴 식단 내 몸속에서 나와 공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을 위해 내가 먹을 때 장내미생물 먹거리도 함께 챙겨주는 개념으로 음식을 준비해요. 장내미생물의 먹거리가 부족하면 장벽 점막을 갉아 먹게 돼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면역을 떨어뜨리고 아토피를 비롯한 자가면역질환, 심혈관질환, 염증성 질환뿐만 아니라 우울증의 위험성도 증가할 수 있어요. 과일은 껍질까지 먹기, 다양한 채소를 살짝 데쳐서 먹기 등으로 챙길 수 있는데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장내미생물 먹거리를 더 챙겨 먹는 더하기 식단이라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내 가치를 전하는

향기라는 친구

작가로서의 첫 작품이 궁금해요.

향의 세계를 깊이 배울 수 있는 기관에서 공부를 한 뒤 주로 공간에 향을 입히거나 향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어요. 제가 향 만드는 걸 곁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향 하나를 만들 때도 마음을 담고 정성을 많이 들인다며 작가로 활동하면 좋겠다고 권유했어요. 하루는 호림미술관 백자 전시에 갔다가 달항아리를 처음 봤어요. 저렇게 아름다운 항아리에 향을 담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유약을 안 바른 초벌 도자기에 시도해 봤는데, 쉽게 깨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무가 떠올랐어요. 보통 달항아리 하면 속이 비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향을 머금게 해야 하니까 속을 비울 필요가 없었어요. 많은 목공장인을 찾아다니다 소개로 알게 된 분을 통해 달항아리를 완성하게 되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삼나무로 달항아리를 만들었고 향을 입혔어요. 그리고 2017년 <집처럼> 전시회에서 ‘달항아리, 향기를 머금다’라는 주제로 참여할 수 있었죠. 

2018년 개인전 <Aroma to art: Calm> 전시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나무를 사용하고 싶어서 제주를 오가며 제주의 목공장인 손을 빌려 제주 삼나무 달항아리를 만들었어요. 전시에서 향기로운 숲을 걷는 경험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한지에 향을 입혀 숲을 만들고, 4미터 정도 되는 작은 길 끝에 달항아리를 두고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라는 메시지를 써뒀어요. 전시를 기획하면서 우는 사람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몇 분이 그 길에서 한참을 서성이거나 우셨어요. 두 분은 주저앉아서 10분을 엉엉 우시더라고요. 향이 나를 안아주는 것 같았다며 삶을 다르게 살 수 있을 거 같다고 했어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해드린 것도 아니고 스스로 느낀 거잖아요. 그게 향기의 힘이죠. 그런 것들을 느끼고 경험하다 보니까 향을 더 귀하게 대하게돼요. 전시뿐 아니라 어떤 이에게 향을 만들어줄 때도 그런 마음을 담으려고 공부를 하고요. 달항아리를 만나서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고, 특별하게 생각해 주셔서 아티스트들과 향을 만들거나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하기도 했어요. 조만간 다도레라는 티룸에서 소소하게 전시할 예정이에요.

 

향을 만들기 전에 명상에 더 집중을 한다고 했어요. 어떤 과정이에요?

어떤 날은 몸을 좀 움직이는 게 필요하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필요해요. 나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내가 뭘 원하는지 계속 질문하면서 알아채는 거예요. 엄마가 아이에게 ‘뭐 먹고 싶어?’, ‘뭐 하고 싶어?’ 다정하게 물어보잖아요. 내 아이가 원하는 게 궁금하듯이 내면아이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향을 알수록 크리스탈, 싱잉볼 같은 도구도 만나게 되어서 그날그날 필요한 도구를 사용해요. 싱잉볼은 파동으로 나의 에너지 장의 균형을 맞춰줘요. 티베트에서는 싱잉볼을 만들 때 장인들이 싱잉볼을 갖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도를 한대요. 그러니 싱잉볼 하나에 담긴 에너지가 얼마나 좋겠어요. 

바디스캔 명상은 10-40분 앉거나 누워서 몸을 느끼는 거예요. 저는 마음챙김 명상에서 나온 오디오 가이드를 따라서 해요. 종교적인 명상에서는 잡념을 없애라고 하는데 마음챙김 명상은 잡념이 있으면 잡념이 있구나 바라보는거예요. 내가 딴생각하는 걸 알아차리면 다시 숨을 내쉬고 들이쉬면서 나로 돌아오는 거죠. 어떤 때는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다 한참을 상상할 수 있어요. 그러다 문득 깨닫잖아요. 그럼 거기서부터 돌아오면 돼요. 계속하다 보면 잡념의 시간들이 점점 짧아지는 거고요. 우리가 득도하려고 명상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 삶이 충만해지고 싶다면 이런 명상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힘들다면 순간에 집중하며 호흡해 보는 것도 좋고요.

일과 속에 집중하며 호흡하는 것도 명상이 되는 거예요?

그럼요. 일상의 순간에 명상이 배어 있는 게 가장 좋아요. 호오포노포노 명상법을 오래 해왔는데, 이 명상의 핵심은 공간이든 식물이든 몸이든 다 존재로 바라보고 인사하는 거예요. 물건을 하나 만질 때도 마음으로 ‘사랑한다. 고맙다.’ 말해주라고 해요. 제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 벌떡 일어나는 편이었거든요. 이 명상을 접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몸에게 말해줘요. ‘나 이제 일어날 거야.’ 내 몸과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 봐요. 벌떡 일어나면 애가 얼마나 놀라겠어요. 일어날 거라고 말해두고 손을 짚고 정신을 깨우고 몸을 움직이는 거죠. 차 한잔을 마셔도 천천히 향을 느끼며 음미하고, 설거지를 할 때도 몰입하는 거예요. 

우리가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에 뭐 먹을까?” 이야기하잖아요. 지금 내가 먹는 점심에 집중을 못 하는거죠. 집중하면 매 순간에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게 돼요. 그걸 남편이 잘하는 편이에요. 저희는 차를 자주 내려 마시는데 차는 좀더 과정이 많고 잔도 작으니까 여러 차례 따라야하죠. 그 과정이 주는 몰입이 확실히 있어요. 남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커피를 마실 때 우리는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대요. 그런데 차를 마실 때는 좋은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거예요. 차가 주는 긍정적인 기운이 있어서 차를 마시는 행위도 하나의 명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걷기도 마찬가지예요. 회사에 다닐 때 점심 먹고 늘 공원을 걸었거든요. 그 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아무 생각 안 하고 그 걸음에 집중하는 순간, 그것도 명상이 되는 거죠.

 

요가도 한다고 하셨죠?

네. 20대부터 요가를 배웠는데 4-5년 전부터 이완 요가, 비니 요가 같은 정적인 요가를 하고 있어요. 동작은 간단한데 관점이 달라요. 예전에 배운 요가는 아름다운 선을 만들기위해 동작이 중요한 요가였어요. 물구나무서기가 안 되면 좌절하면서 계속 연습했어요. 그런데 마음챙김 요가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어려운 동작을 잘한다고 요가를 잘하는 게 아니래요. 호흡을 제대로 하는 것, 바른 자세로 앉는 것도 요가이고 몸의 균형이 잡힌다고 해요. 마음챙김 요가는 내 몸의 감각을 계속 느끼라고 해요. 동작을 할 때 내 몸을 바라보는 거예요. 오른손과 왼발을 뻗었을 때 몸 어디가 움직이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내 몸을 알아채는 거예요. 

관점만 달라졌는데도 느껴지는 게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요가와 필라테스강사분들도 힘들어해요. 여러 동작이 잘되고 숙련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의 반응을 본다는 게 전혀 다른 관점인 거예요. 몸만 운동하는 게 아니라 영혼도 함께 운동하는 느낌이에요. 연결감이 생겨서 운동을 무리하지 않게 되었어요. 몸매를 위해서 운동을 하면 피곤해도 해야 하잖아요. 근육에 무리가 오고 균형이 깨져서 아플 수 있고요. 몸을 귀하게 여기니까 달리지 않고 걷는다거나 피곤하면 쉬는 거예요. 이건 큰 차이 같아요. 해야 한다를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을 때 하면 된다는 시선이니까요.

 

운동이 내 몸을 귀하게 여기는 거라는 관점으로는 생각을 안해본 거 같아요.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면 모든 게 쉬워요. 몸의 소리를 듣고 적당한 조치를 취하는 거예요. 몸에 좋은 게 뭔지 알잖아요. 맛없어도 몸을 위해 먹게 되고 몸도 더 움직이게 되고, 하지만 쉬어야 할 때는 무리하지 않고 멈추는 거예요. 운동을 하다 안 되는 동작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 동작을 왜 해야해요? 내가 동작을 목표로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내 건강을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마음 근육 키우고, 몸의 감각을 알아채는 게 더 중요한 거죠. 그런데 최근 제 행복은 식습관의 영향이 크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예전부터 몸이 안 좋아서 현미와 채소를 먹고 음식을 싱겁게 먹는 편이었어요. 뇌와 장이 연결되어 있다는 건 알았는데 연구 자료를 보니 장에만 40조의 미생물이 산대요. 장내 미생물이 다양하고 활성화되면 소화가 잘되고 면역력이 좋아지는 걸 넘어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세로토닌이라는 게 나온다는 거예요. 

내가 행복한 게 마음 공부 덕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좋은 음식을 먹어서 그렇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남편도 식단을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요즘 별로 한 건 없는데 기분이 좋대요. 식습관만 바꿔도 행복해질 수 있는 거예요. 나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거니까요. 내면아이를 챙기듯이 장내 미생물을 챙기는 거예요. 결국은 몸과 마음이 통하는 거 같아요. 긍정심리학에서는 사람이 유전적으로 행복을 가지고 태어나는 게 40퍼센트, 환경이 10퍼센트, 나의 노력이 50퍼센트래요. 놀라운 거는 시작이 아무리 낮아도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거죠. 그 노력 중에 제일 쉽고 빠른 게 식생활같아요.

운동을 이어나가는 것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잖아요. 그 힘은 뭔가요?

내 몸을 위한 일인가, 하는 질문을 해요. 나를 위해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가장 힘들 때 더 절실히 하게 되었어요. 제가 이곳에 이사 오고 3년쯤 지나 큰 화상을 입었어요. 캔들과 왁스타블렛을 마켓에 선보이며 여러 향기 아이템을 개발하던 시기였어요. 2층을 증축하던 인부분들에게 물을 가져다드리고 작업을 하다가 왁스 컨테이너에 불이 불은 거예요. 놀란 마음에 급히 옮기려다가 양팔과 발에 왁스가 쏟아졌어요. 바로 병원에 갔지만 한쪽 팔과 손은 신경까지 일부 손상되어 장애 진단을 받았죠. 하려던 일들이 멈춰진 채 두 달을 병원에서 지냈어요. 

처음엔 우울했지만 가만히 그 생각을 떨어뜨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에 휩쓸리지 않도록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어요. 우울에서 벗어나려 하기보다 약해진 제 상태를 알아보고 받아들였어요. 그때부터 너무 아프지만 재활을 위해 매일 운동을 했어요. 하루 종일 연습을 하면 손이 구부러지는데 다음 날 아침에는 또 안 구부러져요. 그렇게 몇 달 동안 매일매일 연습을 했더니 어느 날 제 손이 구부러져 있더라고요. 엄지를 쓴 지는 몇 달 안 되었어요. 제 몸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우고 깨달았어요. 아픈 게 감사할 일은 아니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긍정이라는 게 좋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는 거예요. 내가 나를 더 보살폈더니 다행히 몸과 마음이 잘 나아서 트라우마 없이 일을 계속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집과 향기, 마음이 다 나를 알아가는 길목에서 만난 친구 같아요. 그 중심에 향기가 있다고 했어요. 향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요.

가장 힘든 시기에 시작한 마음공부가 인생의 중심이 된다는걸 알게 되었고, 몸을 치유하면서 향기에 대한 확신도 얻게 되었어요. 몸이 향기로 치유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으니까요. 저는 영감으로 블렌딩을 하기 때문에 과정이 그날그날 다른데요. 영감을 다스리려고 명상으로 마음을 정돈하고 나면 직관적으로 어떤 향을 만들어야겠다는 콘셉트가 떠올라요. 그때 떠오르는 향의 후보를 적어요. 향을 하나씩 맡으면서 탈락하는 후보도 있고, 남겨진 후보도 있겠죠. 그런 다음 하나씩 비커에 섞어 봐요. 시향지를 사용하면 좀더 안전하게 블렌딩을 할 수 있어요. 한 방울씩 묻혀서 어울리는 걸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다 추가로 더하거나 이 정도면 내가 원하는 향기가 됐다고 했을 때 하나의 향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갈색 병에 옮긴 뒤 노트에 비율을 정리하고, 이름을 짓고, 설명을 적은 뒤 제작일을 써놔요.

 

나에게 맞는 향은 어떻게 찾을 수 있어요?

아로마테라피를 공부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장 좋은 향은 내가 지금 좋다고 느끼는 향이에요. 향은 본능이잖아요. 내가 이걸 발랐을 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좋은 걸 선택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거죠. 향을 맡았을때 기분이 좋은지, 느낌이 어떤지를 충분히 음미하는 거예요. 좋은 향, 나쁜 향은 없거든요. 어떤 향 하나를 내 몸 가까이 오래 두면 나중에는 약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사람들이 향수를 점점 진하게 뿌리는 거예요. 사실 좋아하는 향이 여러가지가 있고 거기서 그때그때 내 기분에 따라서 쓰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아요. 우리가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게 좋듯이 편식하지 않고 여러 향을 경험하면서 좋은 향을 찾으려 노력하는 거예요.

 

꽤 만족하며 쓰던 향인데 어느 순간 그 향이 싫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지금 이 향이 좋은 건 필요해서 그런 거예요. 근데 해결이 되면 다음 날 바로 안 좋아지기도 해요. 반대로 안 좋아하는 향이 나중에 좋아질 수도 있고요. 인공 향은 잘 모르겠는데 천연 향은 특히 감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해요. 그래서 남들이 재스민이 숙면에 좋대, 티트리가 항균에 좋대 하더라도 내가 지금 그 향이 싫으면 쓰면 안 돼요. 저는 향수를 쓰더라도 한 달에 한 번씩 바꾸고 방향제도 블렌딩비율이라도 바꾸기를 추천해요. 내가 향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 향을 쓰는 거잖아요. 가끔 맹목적으로 향을 써야 한다고 여기곤 해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내 선택인데 언제든지 달라지는 게 건강하다고 생각해요.

 

향은 고유의 예술 작품이잖아요. 나만의 원칙과 철학도 있을텐데요.

저는 일을 하면서도 후각 훈련을 많이 안 하는 편인데요, 오래 일한 분들 중에는 어떤 향을 맡으면 그대로 즐기지 못하고 이건 뭐가 들어갔다고 분석하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직관적으로 발견하는게 더 건강한 거라 생각해요. 내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할 때 향을 만들고 자연 고유의 향을 가까이하려고 해요. 저희 집마당에 여러 종류의 허브가 있어요. 식물에서 정말 다양한 향이 나거든요. 그걸 느낄 때 제 창조성이 열려 제가 원하는 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양질의 오일을 검증된 곳에서 구입하고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죠. 법규와 윤리적인 것도 잘 알아야 하고요. 향을 만들 땐 생명역동 달력을 참고해요. 독일의 마리아툰이라는 가족이 만든 걸 우리나라 평화나무농장에서 번역을 해서 해마다 판매하세요. 대표님이 제가 향을 만든다고 하니까 꽃이나 뿌리의 날을 잘 선택해서 블렌딩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휴경의 날에는 씨도 뿌리지 않아야 하고요. 전시 작품이나 중요한 향을 만들 때 그 달력에 맞추려고 노력해요.

 

앞으로도 행복을 선택하며 향을 만들고 나누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어떻게 살아가고 싶어요?

한동안 제 꿈은 숲을 사는 거였어요. 숲을 그만 파괴하고 싶은 마음 하나와 숲을 잘 가꾸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어쩌다 제가 가진 꿈을 이룬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다들 너무 지쳐 있었어요. 숲을 가진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이 따른다는걸 알게 되면서 꿈을 이룬 사람을 만나면서 사는 것도 좋겠다로 바뀌었어요. 우리가 가진 공간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보려고 해요. 내년이나 내후년엔 온실을 만들고 정원을 재정비할 계획이에요. 또 저와 남편은 죽음에 대한 얘기도 자주 나눠요. 우리가 나이가 많이 들어 거동하기 힘들어지고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 할 때 그 삶을 지속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어요. 저희는 자식이 없으니까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스위스에 가서 같은 날 안락사를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사는 동안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다가 지속할 만한 삶이 아니라면 내 생을 내가 마무리하는 것도 필요한 일 같아요. 삶이라는 게 내가 제대로 누리며 살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행은 누가 책임질 수 없잖아요.

공간에 어울리는 향기를 찾는 법

1 현관 온 가족이 드나드는 공간이자 외부와의 연결공간이라서 항균을 위해 발향을 충분히 하는 게 좋아요. 피톤치드 성분이 많이 함유된 파인이나 편백, 항균과 탈취 효과가 좋은 레몬 에센셜 오일이 함유된 디퓨저와 스프레이를 두어 수시로 향을 레이어링 하길 추천해요.

2 침실 잘 자기 위해서 편안한 분위기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향기가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라벤더 향은 언제나 해답이 됩니다. 그리고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잠을 못 이루는 분들께는 머릿속을 정리해주는 레몬 향을 추천해요. 침실은 주로 문을 닫아두고 생활하기 때문에 에탄올 베이스 디퓨저보다는 은은하게 발향하는 오일 베이스 디퓨저 타입이 좋아요. 

3 주방 적극적인 탈취가 필요한 공간에서는 캔들이나 인센스, 스머지 스틱이 유용해요. 향기로운 연기가 다양한 냄새들을 잘 잡아주거든요. 그리고 스프레이 타입 방향제로 마무리해주면 산뜻한 주방을 늘 유지할 수 있어요.

4 화장실 잘 관리해도 다양한 냄새가 나는 화장실에는 깨끗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페퍼민트나 로즈메리, 유칼립투스 등을 블렌딩한 향을 추천해요.

에디터 김현지

포토그래퍼 안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