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For Dreamy Little Creator

꿈꾸는 어린 예술가에게 주는 책

꿈꾸는 어린 예술가에게 주는 책

어린이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무엇이든 두드리고 언제든지 1인극을 연출한다. 쓰고 그린다. 만들고 쌓아 올린 다음 가볍게 무너뜨린다. 아름다움을 표현해 기쁨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이라면 어린이는 모두 예술가다. 어린 예술가들에게 어떤 책을 주면 좋을까. 예술이라는 넓고 아름다운 세계를 함께할 어린이 책을 소개한다. 영감과 지식이 예술가들의 세계를 더욱 풍성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릴 수 있으면
가질 수 있어요

여덟 살 다은이는 어려서부터 무엇이든 ‘갖고 싶은 것’을 그렸다. 리본이 잔뜩 달린 드레스도, 귀여운 강아지도, 숲속의 별장도 그린다. “진짜로 가지는 척하는 거예요.” 보석을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면, 보석을 가진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은이는 화가가 되고 싶다.

그림을 그린다
글 다니카와 슌타로, 그림 초 신타, 옮김 엄혜숙 | 스콜라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장 빨리, 가장 분명하게 세상을 창조하는 일이다. 게다가 배우지 않고도 할 수 있다. 그림은 어린이와 가장 가까운 예술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그린다는 것’에 대한 탁월한 통찰이 담긴 책이다. “먼저 처음에 땅을 그린다 / 다음에는 하늘을 그린다 / 그다음에 해와 별과 달을 그린다”는 시 아래로, 정말로 땅이, 하늘이, 해가 차례차례 화면에 그려진다. 선 하나로 시작된 그림이 자연과 우주, 사람과 생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름을 적은 다음 다시 하얀 종이에 땅이 그려진다. 읽고 나면 도무지 그림을 그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다은이는 이 책이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했다.

소리 나는 물감 상자
글 바브 로젠스톡, 그림 메리 그랑프레, 옮김 염명순 | 스콜라

그런데 정말로 ‘무엇이든’ 그릴 수 있을까? 그렇다. 《소리 나는 물감 상자》는 추상화가 칸딘스키를 소개하는 그림책이다. 그림에 음악을 담은 화가의 작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설명한다. 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냄새도, 촉감도, 기분도 그릴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책이다.

예술로 빚은,
생활이 있는 공간

예진이는 레고 블록 쌓기를 좋아한다. 블록만 있으면 혼자서 몇 시간이고 놀 수 있다.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되면 갖고 싶기도 하지만, 설명서를 따라 하거나 완성품을 전시하는 데는 별 흥미가 없다. 예진이는 원하는 대로 끼우고 빼서 만드는 과정 때문에 레고를 좋아한다. “크고 복잡한 건물을 짓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벽 색깔을 맞추는 것도요.”

꿈꾸는 꼬마 건축가
글·그림 프랭크 비바, 옮김 장미란 | 주니어RHK

프랭크는 휴지 심으로 의자를 만들고, 삐뚤빼뚤 책을 쌓아 건물을 올리고, 종이에 도시를 그린다. 진짜 건축가인 할아버지는 건축은 그런 것이 아니라며 프랭크를 미술관에 데려간다. 그런데 거기에는 프랭크 오 게리의 구불구불한 의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도시 모형 등 꼬마 프랭크의 아이디어와 비슷한 멋진 작품들이 있다. 프랭크는 창의적, 예술적 건축을, 할아버지는 건축의 기본 개념을 말한 것이다. 둘 다 맞고 둘 다 필요한 얘기다.

생각하는 건축
글·그림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 다니엘 미지엘린스키,옮김 이지원 | 풀빛

자기도 도시 설계도를 그려봐야겠다는 예진이에게 이 책을 건넸다. 환경과 필요에 따라 창의적으로 설계된 집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예진이가 ‘생활’이 반영된 도시를 지었으면 하는 마음과 여기 소개된 뛰어난 건축가들을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몸으로
부르는 노래

소원이는 공으로 하는 운동은 무엇이든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공을 따라 몸을 빨리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발레에 빠져 있는데, 엄마가 다니는 발레 교실에 따라갔다가 음악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시작했다고 한다. “노래에 맞춰서 춤추는 건데, 춤추다 보면 노래를 부르는 기분이에요.” 어린이 한 명에게는 정말 여러 모습이 있다.

나와 발레 학교
글ㆍ그림 안드레아 호이어, 옮김 유혜자 | 미래아이

소원이와 《나와 발레 학교》를 읽었다. 마틸데가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마틸데를 연습실에 데려다준 오빠 파울은 발레는 여자아이들만 하는 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마틸데를 지켜보면서 차차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발레리나에게 체력이 필요할 거라면서 운동선수와 비슷하다고 짐작하는데, 소원이가 아주 반가워했다. 발레도 운동처럼 몸을 많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무대 위의 마법 발레
글 안젤라 윌크스, 옮김 김채현 | 시공주니어

발레의 기본 동작, 역사와 주요 공연, 무대 뒤의 준비 과정 등을 소개하는 짧은 백과사전이다. 발레리나를 꿈꾸는 어린이는 물론이고, 발레 공연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유용한 책이다. 고전적이면서 화려한 삽화가 발레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

슬픈 연주가
더 아름다워요

재형이는 친구들보다 키가 작은 편이다. 그래도 거의 자기 키만 한 바이올린 케이스를 잘도 메고 다닌다. 아끼던 피카츄 배지도 케이스에 달았다. 형이 리코더를 살 때 악기점에 따라갔다가 바이올린을 보고 반해서는 사달라고 졸랐단다. 그 길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직은 바르게 서는 법, 활 쥐는 법을 배우는 중이지만 더없이 진지하다. 레슨 오가는 길 차에서 엄마에게 꼭 음악을 틀어달라고 한다. “나는 슬픈 음악이 좋아. 그게 더 아름다운 것 같아.”

즐겁게 연주해요!
글 가브리엘 알보로조, 옮김 김혜진 | 국민서관

바이올린을 비롯해 트럼펫, 피콜로, 바순 등 여러 악기의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실로폰 소리는 색종이가 흩날리는 듯이, 피아노 소리는 꽃다발처럼 그려졌다. 재형이가 좋아하는 바이올린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노란 선으로 표현되었다.

음악의 모든 것
글ㆍ그림 알리키 브란덴베르크, 옮김 조효임 | 미래아이

제목 그대로 음악의 정의부터 구성 요소, 역사 등이 고루 담겨 있다. 그런데 제목처럼 건조하지 않다. “음악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귀 기울이게 하고, 꿈꾸게도 한답니다.”라든가, 연주 뒤의 박수갈채가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라는 설명을 소리 내어 읽으면 문득 음악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운 책이다.

예술을 좋아하고,
예술을 알고, 예술을 말하고

삼 형제의 막내 선우는 형들을 따라서 배우는 게 많다. 악기도 그중 하나다. 큰형은 피아노를, 작은형은 클라리넷을 배우고 연주도 꽤 잘한다. 선우는 첼로를 배우는데 사실은 억지로 하는 거라고 고백했다. “들을 때는 좋은데, 연주는 잘 못하겠어요.” 선우 부모님은 아이가 악기를 배우는 데 필요한 끈기의 절반은 부모 몫이라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꾸준히 가르칠 생각이라고 하신다. 선우가 듣기를 좋아하니, 그것만도 큰 성과라면서.

미술관 그림 도둑을 잡아라!
글 사가라 아츠코, 그림 사게사카 노리코, 옮김 김윤정 | 킨더랜드

작품 감상도 예술 활동이다. 그림에 대한 감상을 쓰고, 공연을 본 느낌을 말하고, 한 작품을 다른 작품들보다 더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 어린이도 예술을 비평할 수 있다. 안목은 경험에서 생긴다. 예술가도 비평가도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 방문하는 공간을 이해하고 관람 예절을 지키는 것도 어린 예술가에게 필요한 공부다. 

《미술관 그림 도둑을 잡아라!》는 미술관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전시와 공연을 위해 보이지 않는 데서 일하는 사람들을 조명한 점이 좋다. 유사한 책으로는 오페라 극장을 소개하는 《나와 오페라 극장》도 있다.

공연을 보러 갔어요
글 임정진, 그림 이혜주 | 산하

이 책은 연극, 뮤지컬부터 마술, 서커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개한다. 남사당놀이나 판소리 등 우리 전통 공연도 자세히 설명하는 점이 좋은 책이다. “똑같은 공연은 다시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을 기억한다면 감상에 더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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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

글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