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Books And Life

카페꼼마 대표 장으뜸, 문학동네 문학 편집자 강윤정

BETWEEN BOOKS
AND LIFE

책 안에 스며들어 사는 사람들

장으뜸 카페꼼마 대표
강윤정 문학동네 문학 편집자

유리문을 열자 천여 평에 달하는 2층짜리 건물 로비에 거대한 서가들이 기둥처럼 서 있었다. 그 사이를 바삐 움직이던 남자에게 인사하니 곧장 아내가 있는 자리로 안내한다. 취미는 책 읽기고, 직업은 책 만들고 팔기이며, 심지어 글을 써서 함께 책을 내기까지 한 이 부부에게 책은 일상을 넘어선 무엇이었다. 그들은 그 안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저 읽고 쓰는 게 좋아서

문학 편집자와 북카페 대표 부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러운 직업이자 만남이에요. 두 분 모두 처음부터 계획된 길이었나요?

강윤정 저는 원래 책을 좋아했고, 대학 때도 국문과를 전공했어요. 막연히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편집자라는 직업에 가닿게 됐어요. 그냥 정석대로 간 거죠. 책 좋아하던 아이가 국문과를 졸업하고, 출판편집자가 됐으니까요. 자연스럽게 이 길로 흘러온 것 같아요. 

장으뜸 저는 어릴 때 공부는 잘 못했지만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 일기를 꽤 오랫동안 썼는데,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자랑하듯 보여주곤 했어요. 보통 일기는 남들이 볼 수 없게 자물쇠로 꼭 잠가놓잖아요. 반대로 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듯이 글을 보여주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문예창작과에 갔어요. 대학 때도 글만 쓰고 따로 취업 준비도 안 했는데, 제 은사이신 나희덕 시인께서 문학동네에 저를 추천해주셨어요. 출판사에 취직해 계속 글을 쓰며 일하는 것이 어떻겠냐면서요. 대학 졸업하는 날에 바로 마케터로 취업을 했어요. 그게 제 첫 직장이 됐고 지금까지 14년을 다니고 있네요. 아내와 마찬가지로 저도 다른 길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출판계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을 것 같은데요.

강윤정 맞아요. 저는 남편과 달리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어요(웃음). 친구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원서를 썼는데, 저는 출판사에 가고 싶어 했죠. 단순히 출판계가 사양 산업이고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부모님도, 친구들도 반대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좀 낭만적으로 생각한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오히려 고민이 없었어요. 2007년에 경제·경영서 편집자로 출판계에 첫발을 들였고, 문학 편집자가 된 건 2009년부터예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고 상상과 너무 달라서 힘들지는 않았나요?

강윤정 책을 만들면서 고생도 많이 하지만 내가 만든 책을 물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그게 쌓여가는 데서 오는 기쁨과 만족감이 훨씬 커요. 어떤 일을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결정체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편집자는 그게 가능해요. 작가가 쓴 원고를 사람들이 사볼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내죠. 그 모든 과정을 내가 관장한다는 기쁨이 있어요. 같은 원고라도 편집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된다는 게 참 신기해요.

장으뜸 사실 북카페 운영은 책 읽기보다 공간 관리, 직원 고용 같은 실질적인 업무의 비중이 훨씬 커요. ‘책’이라는 큰 범위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의 지점과 해야 하는 일의 지점이 일치하지 않는 거죠. 가끔 지칠 때는 마음에 드는 책을 꺼내서 가만히 읽거나 서재 정리를 해요. 그럼 그 좋았던 감정이 다시 차올라요. 일부러 상기시키는 거예요. 최근에는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아모스 오즈의 《친구 사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내가 책을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적극적으로 그 감정을 꺼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강윤정 저는 스스로 감정을 상기하지는 않아요.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만들기 때문에 늘 원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책과의 거리감이 무척 가까워서 책에 대한 애정은 계속해서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카페꼼마는 어떤 계기로 기획했나요?

장으뜸 2010년에 카페꼼마 1호점이 생겼는데, 사실 제가 북카페를 내보자고 제안한 건 2007년쯤이에요. 문학동네에서 작가와의 만남 같은 이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던 때였는데, 매번 장소를 대관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책과 커피는 이미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북카페를 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회사에서 결정된 건 몇 년 후였어요. 출판사에서 카페를 열어 잘된 사례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이 공간이 만들어진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요. 보통 서점에 비치되어 있는 책 중 70~80%는 신간이에요. 3개월 정도 그렇게 가다가 거기서 살아남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살아남지 못하는 책들은 어딘가로 묻히죠. 처음에 주목받지 못한 책들도 어떤 이들에게는 분명 좋은 책일 텐데, 더 이상 볼 기회가 없어지는 거예요. 우리가 만든 책들을 계속해서 보여줄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대형 서점들은 대부분 지하에 있으니까 사람들이 책에 더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공간 자체를 지상에 노출하고 싶기도 했고요.

카페꼼마 송도점은 이전 매장들과는 좀 달라 보여요.

장으뜸 홍대에 있던 1, 2호점이 일반 북카페였다면 구리에 위치한 3호점과 이곳은 새로운 시도예요. 3호점은 하이마트와 협업으로 만들어진 ‘옴니스토어’라는 공간인데, 매장에서 가전과 책을 함께 팔고 있어요. 송도점은 네 번째 꼼마예요. 천 평이나 되는 로비를 북카페로 만든다는 것부터가 도전이었죠. 사례가 거의 없어서 허가받는 데도 애를 먹었어요. 이곳에는 어린이들이 특히 많이 와요. 지역적 특성이 있기도 하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뛰어다닐 만큼 넓은 공간을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오픈일에는 정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빌딩을 뒤덮을 정도였어요.

강윤정 다른 북카페들은 이렇게 큰 경우도 거의 없고 워낙 조용하니까 아이들 데려가기가 힘든데 이곳은 넓고 책도 많아서 편히 오시는 것 같아요. 메인 홀이 너무 시끄러우면 다른 고객들이 불편해하실 수 있으니 아동 서가는 좀 떨어진 홀에 따로 마련해두었어요.

장으뜸 누군가의 취미를 책 읽기로 만드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순수한 어린이들만큼 좋은 타깃이 없어요. 어린이에게 책을 못 읽게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여기 있는 모든 책들은 다 샘플이 있어요. 일반 서점이라면 포장이 되어 있는 만화책들까지 모두요. 사지 않더라도 무조건 읽어볼 수 있는 거죠. 책이라는 건 완독의 즐거움이 꼭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책을 다 끝내야 다음 책으로 넘어가고 그게 결국 취미가 되어 새로운 독자가 생기는 거라고요. 책을 편히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하는 게 제 목표예요.

대표님은 이곳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요? 

장으뜸 다른 지점들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제가 인테리어부터 큐레이션, 직원 고용, 심지어는 음악 선곡까지 직접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바리스타로도 일했는데, 요즘은 커피 바에는 들어가지 않아요. 바리스타는 따로 있지만 카페 운영자로서 커피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책 주문이에요. 2호점까지는 문학동네 책만 진열하고 판매했는데 3호점부터는 우리 책뿐만 아니라 다른 출판사의 책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제가 주문할 수 있는 책이 훨씬 더 다양해졌어요.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할까 고민하면서 주문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카페꼼마는 평대가 아닌 서가가 메인 진열장이라서 제가 추천하는 책들은 잘 보이도록 표지로 진열해놔요. 제가 주문한 책을 예상대로 많이 읽어주시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10년 넘게 편집자 일을 해오고 있어요. 신입 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나요?

강윤정 신입 때의 저는 독자 쪽에 더 가까웠어요. 편집자는 독자와 다른 시선을 가져야 하는데 그때는 그게 되게 헷갈렸어요. 처음 경제·경영서를 만들 때 선배들이 신간 표지를 고르라고 하면 제가 고른 표지는 늘 채택이 안 됐어요. 그 분야의 애독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저는 일반 독자의 눈으로 본 거예요. 신입 때는 그 시선을 바꾸는 게 어려웠어요. 편집자는 분야에 따라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배웠죠. 또 한 가지는, 그때는 잘 팔리는 책과 좋은 책을 나름대로 구분 지을 수 있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구분이 안 돼요. 좋은 책을 잘 팔리게 만들고, 잘 팔고 싶은 책을 기획해서 만드는 게 제 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독자들이 이 책을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많이 읽힐지를 먼저 고민하게 돼요. 이제는 시간이 흘러서 팀장이 됐고, 관리해야 하는 팀원들도 생겼어요. 편집 업무는 익숙한데 오히려 관리자로서의 업무가 더 어려워요. 하지만 꾸준히 힘든 건 매번 다른 저자, 다른 원고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죠. 저마다의 개성을 하나하나 파악하고 살리는 작업은 계속 반복해도 쉬워지지 않더라고요.

이북과 오디오북 등 새로운 형태의 책이 종이책을 위협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강윤정 자연스러운 흐름이죠. 저도 이북을 보니까요. 무엇이든 독자들이 반응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형태의 책이 생기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으면 문제겠지만요. 다만, 이제는 종이책이 좀더 귀해질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완성도 높은 편집과 좋은 종이로 만들어진 책만이 살아남을지도 몰라요.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종이책’이 아닌 ‘책’이라는 전체 카테고리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크게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아요.

장으뜸 아내 말처럼 꼭 종이책만 책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책이 있기 전에는 이야기가 구전의 형태로 이어져왔잖아요. 오디오북 같은 경우는 오히려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웠을 거예요.

강윤정 포인트는 시장이 커지느냐 하는 거죠. 이북이나 오디오북을 사는 사람도 기존의 종이책 독자였을 거예요. 그분들이 좀더 간편하게 읽으려고 이북을 함께 본다거나 차에서 들으려고 오디오북을 틀어놓는다거나 하는 거죠. 그 자리에 있던 독자들이 방식을 다르게 하는 것뿐이지 ‘아예 종이책은 안 볼 거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시장이 더 커져서 많은 분들이 다양한 출판 콘텐츠를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책과 사람이 이어질 때

책이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는 걸 언제 느끼나요?

강윤정 세상엔 다양한 미디어가 있지만 책만큼 간편한 게 없어요. 아주 경제적이고, 즐길 공간도 따로 필요하지 않아요. 만 원, 만 이천원에 내가 가보지 않은 나라, 산 적 없는 시대에 가볼 수 있잖아요. 작은 공간에서 혼자 그걸 들고 있기만 하면 돼요. 그 고요한 공간에서 그만큼 풍성한 콘텐츠를 누리는 일이 점점 희귀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총천연색 미디어로 가득 찬 세상에서 책은 ‘자기만의 방’이 되어줘요. 

장으뜸 책에는 광고가 없어요. 인터넷 할 때를 생각해보면 어느새 원래 목적을 잊고 다른 길로 샐 때가 많아요. 하지만 책을 펼치면 그럴 일이 없죠. 온전히 책 하나에 몰입할 수 있어요. 그래서 스트레스 받을 때 책을 읽으면 확실한 리프레시가 돼요. 처음에는 글자가 눈에 잘 안 들어오더라도 3~4분 읽다보면 슬슬 빠져들어요.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게 완전히 몰입하게 돼죠. 책은 그런 시간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충전해줘요.

문학동네라는 대규모 출판그룹에서 일하면서 ‘책 읽는 사회 만들기’에 대한 사명감도 있을 것 같아요. 회사 차원에서 또는 두 분이서 이와 관련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강윤정 회사 차원에서는 카페꼼마를 운영하죠(웃음).

장으뜸 맞아요. 아주 큰 역할이에요. 저희는 딱히 장소나 형태를 가리지 않고 책을 널리 ‘뿌리고’ 있어요. 언제 어디서든 곳곳에 책이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길 바라니까요. 지금은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카페꼼마는 더 커질 거예요. 올해, 또 내년에 서울에 매장 세 개가 더 생기고, 이후에도 더 늘어나겠죠. 기존 서점과는 형태가 다르고 규모도 큰 편이니까 독서라는 취미 활동에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아요.

강윤정 회사에서 ‘북클럽 문학동네’를 시작했어요. 회원이 되면 문학동네에서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요. 전국의 작은 동네 서점들과 연계하면서 시기적 이슈에 맞는 특정 책의 편집자나 디자이너가 강연을 하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서울에만 한정하지 않고 독자들과 직접 만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SNS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SNS에서는 손쉽게, 원하는 대로 저를 드러낼 수 있잖아요. 책을 편집하다가 일어나는 일들, 읽고 있거나 나올 책에 대한 콘텐츠를 잘 믹스해요. 이 일이 재미있어 보이도록요. 저희 국내문학팀도 계정이 있는데, 팀원 모두 얼굴과 개별성을 드러내고 운영해요. 저희에게 호기심이 생기면 만드는 책도 궁금해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 실제로 이 일이 저희에게는 유효하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저희의 취향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거기에 본인 취향을 더해서 확장하시는 거니까요. 적은 수지만 꾸준히 퍼져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장으뜸 SNS는 안 하지만, 대신 저희 직원들과 책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시간 될 때마다, 서재를 정리 하면서 뭐든 알려주려고 해요. 책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적인 것이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으니까요. 그저 대우가 좋아서 들어온 직원들도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책을 읽는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그래서 저는 그걸 믿어요. 책이 곁에 있으면 언젠간 꺼내 읽고, 일상이 된다는 걸요.

함께 쓰신 책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를 소개해주세요.

강윤정 작년 말에 책이 나왔어요. 난다 출판사의 ‘읽어본다’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애독자를 작가군으로 정해서 그들이 매일 어떤 책을 읽고 만지고 접하는지를 기록으로 남긴 거예요. 2017년 1월 1일부터 6월 말일까지 저희가 쓴 독서 일기가 책으로 나오게 됐어요. 책의 왼쪽에는 남편, 오른쪽에는 제 글이 실려 있어요. 꼭 읽진 않았어도 그날 우연히 생각난 책, 서점에서 산 책, 같이 이야기한 작가의 책, 그런 책들에 대한 짧은 기록이에요. 쓰면서 정말 힘들더라고요. 매일매일 기록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절실히 깨달았어요.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강윤정 저는 있어요. 남편은 글 쓰는 걸 무척 좋아하고 저는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뭘 써도 부족해 보여요. 뭔가를 완성해내도 만족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런지, 백지를 보면 아직도 한숨이 나와요. 저는 성실하게 쓰지만 쓰는 게 힘들고, 남편은 밀렸다가 즐겁게 쓰고, 그랬어요. 그래도 책 나오고 정말 기뻤어요. 첫 책인데다가 둘이 같이 쓰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라 더 좋았죠.

장으뜸 작년에 쓴 책이지만 오랫동안 읽혔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의성에 초점을 두지는 않았어요. 언제 읽어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책이에요.

책을 쓰고 나서 서로 더 잘 알게 되었을 것 같아요.

장으뜸 사실 쓰는 데 급급해서 많이 교감하진 못했어요. 그런데 책이 나오고 보니까 글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둘은 정말 다른 사람인데, 같이 살면서 결이 비슷한 사람이 되었구나, 그랬죠. 왼쪽, 오른쪽 페이지가 서로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읽은 것 같아요. 저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웃음).

강윤정 저는 반대로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웃음). 일단 글쓰기 스타일이 정말 달라요. 저는 정돈되지 않은 만연체로 문장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남편의 글은 잘 정돈되고 한 방이 있는 문장이 있어서 맺음새가 좋아요. 남편 부분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카페에서 일어난 일들도 제가 모르던 얘기들이라 좋았어요.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해 더 알게 되기도 했고요.

독서 취향이 다르다고 들었는데 서재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강윤정 거실 양쪽 벽에 책장이 있고, 티브이 방에도 책장이 있어요. 그 서재들을 남편이 다 관리해요. 카페꼼마 운영의 노하우를 그대로 살려서 크기에 맞게, 분야별로, 작가에 따라 잘 분류해놔요. 저는 신경을 잘 안 써서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도 몰라요. 가끔 ‘우리집에 그 책이 있었나?’ 하면 남편이 금방 찾아줘요. 여기서도 무슨 책 갖다 달라고 하면 어디 있는지 바로 알더라고요. 신기해요.

장으뜸 저는 책 정리가 좋아요. 손에 잡히는, 책이라는 물성 자체를 좋아해요.

부부가 뭔가를 함께 한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 같아요. 앞으로 또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강윤정 남편이랑 출판 계약을 했어요. 제가 편집자고 남편이 저자예요. 카페꼼마에 대한 글을 책으로 묶으면 좋을 것 같아서 계획 중이에요. 책 읽는 게 정적이니까 좀더 동적인 일도 함께 하고 싶어요. 스킨스쿠버나 자전거 하이킹 같은 거요. 그런데 남편이 수영도 못하고 자전거도 못 타서(웃음)…. 아무래도 그것보단 책 쓰는 게 빠르겠죠.

장으뜸 수영은 아직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자전거는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아내한테 자전거를 알려 달라고 했었는데, 피하려고 할수록 제가 자꾸 사람 있는 쪽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어요(웃음). 요즘은 산책하는 게 정말 좋아요. 저는 원래 산책을 안 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아내랑 같이 하게 된 취미예요.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가요. 아내가 원하는 건 다 같이 하고 싶지만, 산책이랑 독서만으로도 이미 너무 행복해요. 

강윤정 스킨스쿠버 못 하겠네. 

장으뜸 노력은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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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부부에게 추천하는 책

장으뜸 대표

엄마는 해녀입니다
글 고희영 | 그림 에바 알머슨 | 옮김 안현모 | 난다 

“외할머니, 엄마, 나로 이어지는 해녀 3대의 이야기에요. 책 끝자락에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는 문장이 참 뭉클했어요. 자기 숨의 길이를 알고 바다에 들어가는 해녀들처럼 어린이들도 삶의 적당한 호흡을 유지할 줄 알면서 자랐으면 좋겠어요.”

여우책
글·그림 구자선 | VCR

“《여우책》은 아내와 독립서점을 탐방하다가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같이 읽었던 책이에요. 일러스트가 좋아서 기억에 더 남아요. 독서는 개인적인 취미라서 누군가와 함께 즐기기 힘든데, 이런 그림책들은 대화를 나눌수록 이야기가 더 풍성해져요. 부부가 함께 읽기에 가장 좋은 장르인 것 같아요.”

강윤정 편집자

할머니의 여름휴가
글·그림 안녕달 | 창비 

“안녕달 작가님의 그림을 참 좋아해요. 요즘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들이 대부분 입체적이고 리얼한데, 이런 평면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작품도 많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잔잔하고 연한 색채의 그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거든요. ‘할머니만의 휴가’라는 설정도 재미있어서 엄마들이 같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A가 X에게
글 존 버거 | 옮김 김현우 | 열화당

“아이다라는 여자가 종신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힌 연인 자비에르에게 보내는 편지에요. 편지지 뒷면에 자비에르가 남긴 메모도 함께 실려 있는데, 그게 너무 애틋해요. 평생 만날 수 없다는 극단적인 상황도 그렇고요. ‘사람이 이렇게까지 사랑을 할 수 있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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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다은

포토그래퍼 안가람 장소 협조 카페꼼마 송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