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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로하는 니트 한 벌
BABAÀ
마르타 바힐로Marta Bahillo
바바 디자이너
가족 덕분에 저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강함을 가지게 되었고요.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가족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어요.
바바는 바로, 그 힘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니트웨어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궁금해요.
아일랜드에서 패션과 텍스타일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공부하는 동안 니트웨어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죠. 졸업 후 아르헨티나의 유명 브랜드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아무도 니트웨어 디자인을 맡으려 하지 않아 기쁘게도 제가 그쪽을 전담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 한 가닥의 실이 모여 니트가 되는 과정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고민할 수 있었어요. 많이 배웠고, 그러면서 점점 더 니트가 좋아졌어요.
그렇다면 바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거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일하다 마드리드로 돌아왔을 때, 첫째를 임신한 상태였어요. 육아를 하며 동시에 일을 하기엔,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제 브랜드가 있는 편이 나을 것 같았어요.
바바라는 브랜드 이름은 어떤 뜻인가요?
큰딸 마틸다가 아기일 때, 제가 자장가로 ‘Baa baa black sheep’이란 동요를 불러주곤 했거든요. 늘 흥얼거리던 노래예요. 거기서 영감을 얻었어요. 그러니까 바바는 저에게 가족, 그리고 사랑을 의미하는 셈이에요.바바의 옷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것 같아요.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사람들이 질리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이야말로 더 패셔너블하고, 더 클래식하며, 옷 입는 사람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에 엄마가 뜨개질로 옷을 만들어주시곤 했는데, 그 옷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엄마가 만들어주신 옷은 입을 때마다 저를 80년대로 데려갔지만, 촌스럽다기보다 심플하고 근사했어요. 바바의 옷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디자인은 마르타 당신이 직접 하나요?
네, 디자인은 제가 해요. 하지만 니트를 만드는 모든 과정은조셉과 함께 합니다. 조셉은 니트 제작을 하는 공장의 주인인데요, 그 없이는 디자인이 완성될 수 없어요. 우리는 며칠이고 답이 나올 때까지 공장 작업실 안에 틀어박혀서 회의를 해요. 커다란 테이블에 털실과 텍스타일 샘플을 펼쳐두고 여러 가지로 조합을 하고요. 오래 입을 수 있는지, 입기에 편한지, 어떤 색이 좋을지,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챙겨요. 음, 니트를 생각하는 일은 몇날 며칠이 걸려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요.
천연 소재만으로 옷을 만든다고 하던데요.
천연 소재만 사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더 오래 입을 수 있고 질이 좋으며, 환경에도 더 좋거든요. 우리는 스페인 지역에서 나는 재료들을 주로 사용해요. 스페인 남쪽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나는 울로 실을 만들고요, 북부 지방의 장인들이 염색 작업을 하고 있죠. 장인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지만, 사실 일의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도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길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현장에 찾아가 그들이 일하는 과정에 참여해요. 재작년에 우리는 양 떼들과 함께 초원을 걸었고, 작년 봄에는 양털을 깎는 일도 함께 했어요. 은퇴한 장인들에게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갖고요.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나요?
오, 아니에요. 독일이나 일본의 실을 짜는 기계를 사용해 니트를 제작합니다. 좋은 기계를 잘 사용해 완벽한 니트를 만들어내는 것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무리는 모두 손으로 하는데요, 이때 대를 이어 전해져오는 여성들의 경험이 힘을 발휘하죠. 지금 공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은 수년 동안 함께 일을 해온 분들이에요. 선배 기술자들에게 배운 거예요. 그들은 또 다른 젊은 여성들을 가르치고요. 이런 과정들이 참 아름답지 않나요?
사실 바바는 아직 한국에 잘 알려져 있는 편은 아니에요. 저도 최근 보보쇼즈와 했던 협업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그 작업은 어떠셨나요?
우리는 원래 친구로 지내고 있었어요. 그러다 함께 뭔가를 하기로 한거죠. 저는 공동 작업을 좋아해요.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죠. 보보쇼즈와 우리는 최고의 팀이었어요. 함께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어요. 또 재미있는 일을 함께할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처음 바바를 시작했을 때는 아동복만 만들다가, 지금은 어른들을 위한 옷도 만들고 있어요.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나요?
얼마 전에 셋째 출산을 했어요. 자연스럽게 아기 옷과 홈웨어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어요. 천천히 가려 해요.
바바의 제품 사진들은 가족끼리 찍은 일상 스냅인듯 자연스러워요. 모델들이 모두 가족이나 친구인가요?
맞아요. 언제나 우리의 아이들이나 친구들을 모델로 사진을 찍어요. 큰딸 마틸다는 4년 전 바바가 시작된 이래로 계속 좋은 모델이 되어주고 있죠. 우리는 아이가 더 편안한 환경 속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마틸다의 친구들을 불러 함께 촬영을 하기도 해요. 둘째 아들 일라이어스도 몇 번 사진을 찍었는데, 마틸다처럼 자연스럽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우리는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아요. 그냥 편안하게 내버려둬요. 남편 샘이 모델이 된 적도 있었어요. 그는 처음에는 무척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결국 카메라 앞에 섰어요. 지난여름에는 스페인 북쪽 할머니 집에 사진가 안드리아를 초대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는 아름다운 여자 친구와 함께 왔고, 우리는 함께 어우러져 사진을 찍었어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죠. 우리는 또다시 만나 작업을 하기로 했어요. 매 시즌 룩북을 촬영하는 사진가 클리오나 역시 우리의 아일랜드 친구인데요, 우리 아이들은 그녀 앞에서는 매우 편안하게 행동해서 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와요.
당신에게 있어 일은 가족이나 친구와 분리되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가능한가요?
저는 남편과 함께 일을 하고, 우리는 세 아이의 부모예요. 그래서 사실 우리에게 일과 가족은 하나가 될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들 눈에는 멋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가족과 일이 가까운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저는 두 달 전에 출산을 했는데요, 일주일 만에 일터로 돌아갔어요. 그럴 때면 힘들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엄마가 거의 쉬는 시간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대신 가족들과 함께 일을 핑계로 여행이나 캠핑을 하곤 해요. 우리 가족에겐 매우 소중한 시간이에요.
일과 가족 여행을 함께하는 이야기를 좀 더 해주세요.
우리 가족은 어디든 함께 가요. 제가 바르셀로나 근교 공장에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은 공장장 집 근처의 작은 집에 머물곤 해요. (아, 아들은 그 예쁜 집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금까지도 계속 그 얘기를 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숲속 마을에서 제가 열심히 일하는 동안 아이들은 공장장 아이들과 그네를 타고 뛰어다니며 시간을 보내죠. 그 시간이 저에겐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작은 휴가예요. 지난여름에는 박람회 방문 때문에 이탈리아 피렌체에 함께 갔어요. 오가는 길 위에서 캠핑했고요. 사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이라고 믿고 있어요.
인터뷰 후 바로 아일랜드로 휴가를 떠난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가족들과 함께 가나요?
바바에게 아일랜드는 영감을 주는 곳이에요. 남편이 아일랜드 사람이거든요. 우리는 더블린에서 공부를 하며 만났고, 그곳에서 6년을 살았어요. 친구들은 대부분 여전히 아일랜드에 있고요. 친구들을 만나려고 일 년에 두 번은 거기로 여행을 가요. 이번 휴가에는 거친 풍경이 환상적인아일랜드 서쪽의 아틀란틱 코스트에 갈 거예요. 저는 자연 속에서 자유를 느끼는 편이에요. 꽁꽁 언 아일랜드 호수에서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가족, 친구들과 조용한 시간을 보낼 거예요.
저는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없어요. 바바 홈페이지의 사진과 글을 보면서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아이를 낳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어요. 그건 바바의니트에서 제가 느낀 ‘행복한 가족’의 공기와 비슷한 거예요.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행복해요. 바로 그게 제가 원하는 거예요. 저는 바바 니트로 그런 공기를 전달하기를 원해요. 바바에게 가족은 정말 특별한 의미예요. 물론 쉽지 않아요, 늘 행복한 것도 아니죠. 어쩌다 가끔 행복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요. 가족으로 인해 저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강함을 가지게 되었고요.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가족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어요. 바바는 바로, 그 힘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바바가 알려주는 니트 보관법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찬물로 부드럽게 세탁하는 게 좋다. 모양을 유지하려면 평평하게 펴서 말려야 한다. 보관하는 방법도 중요한데, 특히 여름에는 나방에 의한 손상이 많아, 밀폐된 박스에 보관하는 게 좋다. 하나 더, 보관하기 전에 유기농 시트로넬라 오일과 라벤더 오일을 살짝 바르면 니트 보관에도 도움이 되고 다시 꺼내 입을 때 향도 좋다.
글 정다운
자료 제공 BABA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