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Picture Book

그림책 가까이의 사람들

박지현 그림책 편집자

“사계절출판사에서 그림책 편집자로 일합니다. 그림과 글, 어린이와 어른 독자, 예술과 아동문학 사이에서 끊임없이 중심을 찾아가요. 그림책과 더불어 다른 분야의 예술도 부지런히 경험하면서 좋은 이야기와 이미지, 유머를 건지는 안목을 갖고 싶어요.”

EDITOR’S ITEMS

1 위클리 플래너 할 일을 남김없이 적는 플래너. ‘들여다봐’, ‘다시 정리’, ‘연락’이 주로 적혀 있다. 

2 아이패드 교정이나 스토리보드를 볼 때 유용한 도구. ‘굿노트’, ‘프로크리에이트’를 많이 사용한다. 

3 그림책 이론서 종종 균형 감각이 필요할 때 붙들어 주는 책들로, 《그림으로 글쓰기》, 《그림책은 재미있다》, 《그림책의 심리학》 등이 있다. 

4 귀여운 것들 쳐다보면 말랑말랑해지는 별것 아닌 소품이나 그림들. 

5 간식 박스 꼭 편집자가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곳간.

최근 작업, 《두더지의 여름》

작업 단계마다 그 지점이 다 다른데, 이번 책 작업 내내 유념한 것은 이야기의 일관성이었어요. 《두더지의 여름》은 기존 캐릭터를 둘러싼 분위기와 감정선이 확 달라진 데다가 감상포인트가 여러 겹인 이야기라서 더 촘촘히 살펴야 했죠. 구성단계에서 마쳐야 할 일 같지만 그림 진행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움직이거든요. 빈틈은 없나, 무리는 없나 글을 계속 만지며 작가본과 편집본을 주고받았어요. 그림책의 글은 어떻게 더 풍부하게 쓸까보단 얼마나 더 간결하게 덜까를 고민해요. 이번 작품은 특히 여름 정취와 새 캐릭터가 빛날 수 있도록 서술을 가볍게 하고 결말을 깔끔히 맺는 데 집중했지요.

그림책 뒷이야기, 《왜 우니?》

그림책 편집은 다른 단행본 편집에 비해 프로세스가 잘고 유연한 편이라 늘 새로운데요. 어느 한 곳에서 난항을 겪으면 일이 잘못되어 가는 건가 불안하다가도 결국 가장 좋은 것을 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왜 우니?》를 작업할 때 그런 정체구간이 몇 있었어요. 먼저, 인쇄 실험 단계에서 원화의 섬세한 색감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준비했지만 결과물이 예상 밖이었고, 디자이너가 품이 많이 들었죠. 기본 4도(CMYK)에 형광 잉크도 타 보고, 별색도 써 보고, 아예 잉크도 바꿔 보고, 여러 번 시도하며 최선을 찾아갔어요. 표지 구상 단계는 더 카오스였어요. 재료가 많아 아이디어가 넘쳐났죠.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가 쌓은 것들을 거두어들이고 나니 시안 대잔치가 되었어요. 정작 확신이 드는 선택지가 없어서 다시 백지 상태로 돌아갔다가 지금의 표지가 완성됐어요. 작가님이 보면 볼수록 표지가 맘에 든다고 하실 때 참 기쁘고 감사해요.

신현수 그림책 디자이너

“비룡소의 그림책 디자이너입니다. 작가의 의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무리 참신한 디자인이라도 이야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일해요. 작가의 글과 그림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글과 그림이 제 손에 의해 그림책이라는 입체물로 완성될 때의 뿌듯함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커요.”

DESIGNER’S ITEMS

1 포스트잇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거나 다른 부서와 소통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 

2 달력과 다이어리 일정을 체크하거나 미팅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늘 곁에 둔다. 

3 태블릿 이미지 보정 작업이 많을 경우나 손 글씨 느낌을 낼 때 종종 사용한다. 

4 별색칩과 컬러 차트 그림책의 면지나 특정 부분에 원하는 색을 지정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건. 

5 외장하드 그림책은 데이터 용량이 꽤 크기 때문에 외장하드에 담아서 옮기거나 항상 백업을 해둔다.

최근 작업, ‘아트 슈퍼스타’ 시리즈

최근에 유명 화가들의 인생을 그린 논픽션 그림책인 ‘아트 슈퍼스타’ 시리즈 다섯 권을 작업했어요. 귀여운 일러스트와 명화가 들어 있어 아주 유익한 책이랍니다. 고급스러운 명화 느낌을 주기 위해 내지 전체에 바니시 후가공을 넣었고, 어린 연령의 독자가 명화를 시원하게 보았으면 해서 판형도 큼직하게 작업했어요. 그리고 《박성우 시인의 이상한 낱말 사전》이라는 동시집도 작업했어요. 사물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보는 아주 독특한 동시집인데요. 작가님의 재미있는 그림이 좀더 통통 튀어 보이도록 표지에 형광 핑크 별색을 썼고, 제목느낌을 살리기 위해 진짜 ‘이상한 사전’처럼 표지 디자인을 구성했어요. 사전을 쥐고 있는 고양이 발이 포인트예요.

그림책 뒷이야기, 《여름이 온다》

작가님 작업실에서 처음 원화를 보았는데 정말 멋졌어요. 작가님께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셨고 저는 열심히 메모해가며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책으로 구현해야 할지 고민했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책이 나올 때까지 편집자님과 의견을 거듭 주고 받았어요. 겉커버를 펼쳤을 때 포스터가 되도록 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접지가 들어가야 할지 몇번이고 반복해서 만들어보기도 하고, 샘플 교정도 수차례 내보기도 하고요. 인쇄소에 감리를 보러 갈 때 작가님도 동행하셨는데, 덕분에 결과물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이수지 작가님 책을 작업하게 되어 많이 배웠고 감사했어요.

유지현 책방 사춘기 대표

“마포구의 그림책 서점 ‘책방 사춘기’를 운영해요. 최근 읽은 동화에서 “환대받는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만났는데, 저도 이 마음으로 책방을 꾸려 나가요. 그림책이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든 환대해 주듯이 이 책방도 그런 공간이길 바라요. 책방을 운영하며 어느 때보다 사람을 통해 위로받으며 기쁨을 얻어요.”

BOOKSTORE OWNER’S ITEMS

1 가위와 칼 매일 도착하는 책과 신간 도서 정리 시 필수품. 같은 자리에 두지 않으면 찾아 헤매기 일쑤다. 

2 필기도구 연필, 펜, 사인펜 등 갖가지로 구비 중. 작가님이 방문했을 땐 사인이 가능한 펜이 꼭 필요하기 때문. 

3 메모지 급한 메모나 체크해야 할 일들을 적을 때 꼭 필요한 아이템. 

4 마스킹테이프 체크리스트가 적힌 메모지나 홍보물을 부착할 때 필요하다. 예쁜 마스킹 테이프를 모은다. 

5 증정받은 신간 도서들 홍보나 입고 검토용으로 보내주는 책들이 늘 한가득이다.

최근 작업, 그림책 테마 전시

책방 사춘기에서는 매달 그림책을 정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테마 전시를 진행해요. 단지 그림책의 이미지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그림책 자체를 공간 안에 재현하려고 해요. 마치 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도록요. 그래서 책방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통유리창 꾸밈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어요. 어떤 전시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매달 새롭게 바뀌는 모습을 이웃들도 좋아해 주세요. 전시의 주인공인 책과 작품이 최대한 돋보일 수 있도록 작가님들께 자유로운 기획을 제안하는데, 그래서 더욱 재미있는 요소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전시를 통해 독자들이 그림책을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공간은 작지만 무척 알찬 전시라는 반응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고 뿌듯해요. 앞으로 경혜원, 권오준 작가님의 《사서가 된 고양이》, 최민지 작가님의 신간 그림책 전시, 겨울 기획 전시 <포근전> 등이 예정되어 있어요.

그림책 뒷이야기, 《소중한 하루》

《소중한 하루》에서 주인공 똘이와 욱이는 ‘만나 떡볶이’가 이사를 하자 슬퍼해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두 친구는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멀고 먼 ‘꿀단지 마을’로 ‘만나 떡볶이’를 찾아가지요. 책방을 운영하면서 저 역시 이별과 만남이라는 다정한 추억이 있어요. 책방 사춘기가 광진구 군자동에 있을 때 책방을 정말 좋아했던 어린이 ‘우리’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책방이 이사하는 걸 많이 아쉬워했는데, 어느 날 우리가 엄마와 함께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이나 걸려서 편지와 선물을 들고 책방으로 찾아왔어요. 마치 그림책 속 이야기 같아서 뭉클하고 고마운 마음에 《소중한 하루》를 선물해 줬어요. 또 2년 전에 책방을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려 했던 적이 있는데,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은 손님이 찾아와 책방에 얽힌 자기만의 소중한 추억들을 공유해 주셨어요. 책방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이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것임을 그제야 깨달은 것 같아요. 그런 마음들 덕분에 꿋꿋하게 버티며 책방을 지키고 있어요. 욱이와 똘이 같은 존재가 저에겐 아주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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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다은

사진 박지현, 신현수, 유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