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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잣나무 숲에서의 적요한 하룻밤

PLACE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캠핑장
울창한 잣나무 숲에서의 적요한 하룻밤
천장이 높고 창이 크게 난 공간에 들어서면 묘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분명 사방이 막혀 있는데 알 수 없는 해방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도시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둔 설계를 통해 시각적인 답답함을 최소화 시키기도 한다고. 우리가 찾은 ‘팔현캠핑장’은 그 설계의 극치였다. 물론 건축가는 ‘위대한 자연’
캠핑사이트 150개 이용요금 텐트 1동 1박에 2만원, 2박에 3만5천원 (4인 가족기준, 선착순입장), 전기이용료 3천원, 장작 1만원 시설: 화장실 3개소, 식수대, 전기사용가능, 매점, 샤워실 이용가능 전화 031-575-3688
가는 길: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20번지 / 네비게이션이 없는 경우엔 길이 복잡하니 오남저수지 혹은 팔현유원지 근처까지 가서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으로는 청량리, 잠실, 강변역에서 오남리행 버스를 타고 오남리 동부아파트에서 내리면 된다. 정류장에서 캠핑장까지는 4km 정도.

깊이, 더 깊이
수돗가와 화장실 등의 시설이 모여있는 입구에서부터 캠핑장의 끝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지만 길이 험해 거북이처럼 서행해야 한다. 차로는 5분, 걸어서는 20분 정도가 걸린다. 입구에서 멀어질수록 숲은 울창해지고, 길은 좁아진다.
하지만 적당히 멈출 수 없는 것이, 멀리 보이는 숲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 때문이다. 위로 오를수록 텐트와 텐트 사이의 간격이 점점 넓어지고, 소음은 적어진다. 착각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표정도 아래보다 위에서 편안해 보인다. 나도 모르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깊은 곳으로 가게 된다. 입구 근처에 갖춰져 있는 시설들을 편하게 이용하겠다는 마음은 이미 사라진 후다.


잣나무 숲을 대하는 자세
텐트 칠 자리를 찾다가, 다들 얼마간 수많은 나무와 울창한 숲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일단 나무의 두꺼운 몸통을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 높이를 대충 재보게 된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며 숲의 넓이를 가늠하는 것이다. 카펫트처럼 푹신하게 깔려있는 솔잎들을 밟는 기분이 좋았고 뜬금없이 떨어지는 마른 솔방울들을 모으는 일도 즐거웠다.
다들 그러진 않겠지만 사실 내 경우엔 아주 황홀했다. 이런 숲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에 기쁨을, 이곳을 이제야 알았다는 아쉬움을 동시에 느껴, 남들보다 오래도록 숲을 바라봤다.
이곳은 캠핑을 자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꽤 유명한 곳이다. 아름다운 곳이니 당연하겠지만, 입구 근처가 아니면 전기도, 식수대도, 화장실도 제대로 없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다. 다들 각오를 하고 불편을 감수한다. 캠핑장의 주인인 홍소풍씨 부부가 숲 깊은 곳에 편의시설을 짓지 않는 이유는, 캠핑을 통해 숲과 가까워지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다. 아름다운 숲 자체에 대한 고개 숙임이고.


숲에서의 밤
전기가 없는 밤은 조금 불편하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다. 정체 모를 모터소리 대신 사람들의 낮은 목소리가 더 잘 들리고, 노란 가스램프의 불빛도 분위기를 한껏 부드럽게 만든다. 물을 아껴가며 커피와 차를 끓이고 화려한 음식 대신에 간소한 음식을 준비한다.
나무에 가려 숲은 칠흑같이 어둡지만 그 대신 밤하늘의 푸른빛이 또렷해진다. 별과 달 때문인지 숲 속보다 밤하늘이 밝다. 곳곳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 앉아 끊임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하나 둘 텐트 안으로 들어가고, 아주 깊은 밤이 찾아 오면 정말 아무 소리도 나질 않는다.
족히 20미터는 떨어져 있을 텐트에서 간간히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리고, 새들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소리도 들린다. 팔현캠핑장의 깊은 숲에서는 적요한 밤을경험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요즘엔 그만한 쉼이 없을 것이다.
숲에서 보내는 소박한 하룻밤
나무사이로 들어오는 햇볕과 적당히 부는 바람이 기분 좋았던 5월의 어느 날 ,
<어라운드>의 첫 번째 캠핑이 시작되었다.
영화관이나 카페가 아닌 자연 속에서 연인과 즐기는 데이트, 아빠와 아들이 숲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보내는 낭만적인 주말, 친구의 생일날 자연 속에서 우리만의 파티를 열면서 소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여기에 함께 모였다.
사실 캠핑을 마음먹을 때 대단한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화장실이 없다고 당황하지 않으며, 음식을 하기위해 장작을 때우는 일이 불편하게 생각되지 않는다면 간단한 장비로도 얼마든지 행복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아들과 캠핑을 다닌지 7년째라는 김의협과 아들 민창이.

산속에 집을 짓는 일이 익숙한 커플 이재원, 강경아.

묵묵히 요리만 하는 쉐프 김동준.

언제나 소녀 같은 캠퍼 엄윤주, 황병순, 고남희, 재유.

pm 02:00
아침 9시 무렵 남양주시의 팔현캠핑장에 도착하여 좋은 자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네 개의 텐트를 설치해야 했기에 좀 넉넉하면서도 한적한 공간을 원했다. 일찍 온 편이 아니라, 좋은 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재원씨와 의협씨는 캠핑매니아답게 뚝딱뚝딱 집을 짓기 시작했고, 귀여운 소품으로 꾸민 걸스팀은 이미 텐트 안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pm 05:00
각자 자리를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요리가 시작되었다. 캠핑장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지만 이날은 각자 요리를 선보이며 풍족한 식사를 하였다. 윤주씨와 남희씨는 알록달록 예쁜 주방용품을 가지고 평상시에 즐겨먹는 음식인 스파게티, 오뎅탕, 떡볶이를 요리했다.
그리고 다른 텐트에서는 저녁을 먹기 전 라면을 보글보글 끊이고 있었다. 가장 막내 민창이가 어른들을 위해 라면을 끊인 것이다. 그리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끊여주었는데, 풀 냄새와 원두의 고소한 향기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조차도 이날만큼은 한 모금씩 마시게 되었다.


pm 07:00
이곳에서는 별 이야기가 아닌데도 마냥 재미있고 웃음이 난다. 그리고 장작을 때우며 활활 타오르는 불구경을 하는 것이야 말로 캠핑에서 가장 즐거운 놀이다. 모닥불 앞에서는 평상시에 하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하면서 진솔해진다.

pm 09:00
조금씩 어두워지자 랜턴을 하나 둘 켜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저녁요리를 시작하였다. 낮에 간단하게 차려먹은 요리에 비하면 좀 거창한 요리들이였다. 캠핑을 와서 특별한 요리라곤 바비큐 뿐이었는데 이날은 동훈씨 덕분에 해산물과 함께 호화스러운 저녁을 보냈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모두 다 같이 모여 모닥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주씨의 우크렐레 소리에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 밤이 깊어지면서 잠자리에 들기 시작한다.
야채 파스타 수프
캠핑의 즐거움은 누가 뭐래도 역시 초록이 넘쳐나는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가 아닐까.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고기도 좋고,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라면도 좋지만, 좀더 담백하고 기분 좋은 포만감을 줄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한다. 알록달록한 야채들의 조합에 눈이 즐겁고, 올리브유에 볶아지는 야채들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며, 구수하고 담백한 국물 냄새는 후각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음식은 혀와 배까지 만족시켜 주니, 이것이야말로 오감만족!

요리 재료
파스타면, 방울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표고버섯, 양파, 파프리카, 가지, 애호박
허브솔트, 후추, 올리브 오일
(사용되는 재료는 개인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바꿔도 무관하다)
1. 준비된 방울 토마토, 브로콜리, 양배추, 양파, 파프리카, 가지, 애호박, 표고버섯을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이 때, 표고버섯은 씻은 뒤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제거해 준다.
2. 깊이가 있는 냄비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양배추를 넣고 3분 정도 볶는다.
3. 양파와 가지, 파프리카를 넣고 2~3분 정도 볶다가, 모든 재료가 푹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4. 애호박을 넣고 끓이다 애호박이 반 정도 익으면 파스타면과 표고버섯을 넣고 끓인다.
5. 6~7분 후 브로콜리를 넣고 허브솔트와 후추로 간을 해준 뒤, 3~4분 정도 더 끓인다.
6.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바질이나 파슬리 가루를 뿌려 주어도 좋다.
떡볶이

분식집에서 먹는 떡볶이가 제일이라는 편견일랑 잠시 접어두고, 출출한 배를 달랠 떡볶이를 만들어 보자. 화려하진 않지만 배고플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하는 떡볶이는 분명 캠핑장에서도 매력적인 메뉴이니까. 넉넉한 어묵으로 어묵탕까지 끓여낸다면, 출장식 분식집이 따로 없다. 다 먹고 나서 조금 남은 떡볶이 국물에 라면 사리를 끓여 먹는 것은 물론 옵션이다.

요리 재료
떡볶이 떡 40~50개, 어묵 4~5장, 파, 양파 1개, 당근 1/3개, 고추장, 깨 조금
1. 준비된 어묵과 야채들을 깨끗이 씻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이 때, 파는 어슷썰기한다.
1. 냄비에 물 400ml , 고추장 3~4스푼을 넣고 잘 풀어준다.
(조금 후에 넣어 줄 양파 자체가 단맛을 내기 때문에 설탕이나 물엿은 생략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달큰한 떡볶이를 선호한다면 설탕이나 물엿을 조금 넣어주어도 무방하다.)
2.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떡과 당근을 넣고, 중불로 끓인다.
3. 떡과 당근이 어느 정도 익으면, 양파와 오뎅을 넣는다.
4. 간이 심심하다 싶으면 후추를 조금 넣는다. (생략 가능)
5. 불을 끄고, 준비해 둔 파를 얹고 깨를 뿌려 주면 완성.
캠핑 용품


01 캠핑 장갑
장갑을 착용하고 캠핑 장비들을 조립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주변의 나뭇가지나 바위 등을 가져다가 쓰게 된다. 캠핑을 하는 동안 날카로운 것들과 마찰이 심한 것들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캠핑온 / 1만원 대
02 양말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 양말은 좋은 취지와 기능성을 모두 만족 시키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다. 하지만 숲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일본 여행 중 구입 / 3만원 대
03 침낭
캠핑 7년 차인 민창이에게 물었다. “너를 가장 만족시키는 물건은 뭐야?” 그 대답으로 들고 나온 오리털 침낭. 민창이는 사진을 찍는 동안 아쉽다고 말했다. “이 침낭 안에서 자봐야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 수 있을 텐데. 사진만 찍어서는 알 수 없어요.” 고도(Godo ) Gd-1004 / 20만원 대

04 콜맨 렌턴
2012년, ‘콜맨’의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110개 한정 수량으로 출시된 Season ’s Lentern 2012.
‘생명(Life )’이란 테마로 제작된 렌턴은 빈티지한 디자인에 눈길이 간다.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지만 매년 이들의 한정상품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오래도록 지켜 보게 되는 멋진 렌턴.
콜맨 Season ’s Lentern Limited Edition 2012 / 36만원
05 해머
주변의 사물을 잘 이용해 펙을 땅 속에 박아 넣는 모습은 믿음직스럽지만, 그건 이 멋진 해머가 없을 때 얘기다. 단단한 오크나무 손잡이와 손목 고정용 벨트 덕분에 안정감이 있다. 구리로 만들어진 헤드부분은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마모가 되면교체가 가능하다.
스노우피크 펙해머프로 / 10만원 대
06 타프
‘모일만 한’ 공간을 되도록이면 여러 군데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텐트도 물론 좋지만 울창한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은 적당히 쳐 놓은 공간은 어떨까. 튼튼한 타프와 작은 테이블 하나면 충분하다. 잠에서 깬 친구들이 텐트에서 나와 하나 둘 모일 수 있도록 트인 공간을 만들어 놓자.
MSR 아웃피터윙 / 40만원 대
07 화로대와 화로 장갑
불 피우는 것을 보면 숲에서의 노련함이 대충 감지된다. 충분한 나무들을 골라오고 순서에 맞게나무들을 태우고 가스렌지를 다루듯 불 조절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들은 왠지 듬직한 구석이 있다. 서두르지 않고 위험한 순간에 대비해 두꺼운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더.
콜맨 파이어플레이스 / 17만원 대, 화로 장갑 / 개인 소장품
08 렌턴
물론 렌턴은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도구로, 휴대성과 안전성 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렌턴을 본 순간부터는 주도 면밀하게 ‘외형’에 집착하게 되었다.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면 그 자체로 굉장히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 할 수가 있다.
콜맨 루미에르 렌턴 / 6만원 대
09 모카 포트와 티타늄 컵
에스프레소 네 잔을 거뜬히 뽑아내는 모카포트는 때와 상관없이 바쁘게 끓었다. 아침이면 텁텁한 입 속을 향기롭게 해줬고, 저녁엔 밤공기와 한데 섞여 사람들 밑도 끝도 없이 끌어 들였다. 일단 커피 향이 퍼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각자의 컵을들고 한 곳으로 모여 들었다.
모카 포트 / 개인 소장품, 스노우피크 티타늄 컵 3만원, 6만원 대
PHOTO/WRITING by JUN JUN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