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Island In White, Long Cloud Form

하얗고 긴 구름의 섬

AN ISLAND IN WHITE,
LONG CLOUD FORM

하얗고 긴 구름의 섬

온전히 쉬고 싶을 때면 자연을 찾게 된다. 자연의 항상성을 마주한 순간, 내면의 순수함이 회복되고,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뉴질랜드는 인간이 발견한 가장 마지막 땅으로 원시적 자연에 가까운 나라다. 불의 섬으로 불리는 북섬과 얼음의 땅인 남섬, 두 개의 커다란 섬으로 이뤄져 있다. 화산이라는 분노를 삭이고 비와 바람, 태양이 어우러져 푸르른 들풀을 내보이는 나라. 가족이 똘똘 뭉쳐 캠퍼밴을 타고 곳곳을 누비거나 자연에 취해 트레킹을 해보자. 발을 디딜 때마다 볕과 바람, 산과 바다가 말을 걸어올지 모른다.

새파란 하늘 아래 모래 언덕
테 파키 사막Te Paki Sand Dunes

뉴질랜드에도 사막은 있다. 푸른 초원과는 대비되는 광활한 모래 언덕이 펼쳐진 곳. 모래 언덕을 오르면 모래가 줄줄 흐르고 발이 푹푹 빠진다. 모래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이 넘어지고 구르기도 하며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샌드보드를 대여해 모래 썰매를 타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47 Te Paki Stream Rd, Cape Reinga 0484

활화산의 숨결
통가리로 국립 공원Tongariro National Park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공원으로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마오리족이 지배하던 땅이었으나 1887년 마오리족의 부족장이 정부에 기증하면서 국립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이곳의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는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Tongariro Alpine Crossing이다. 산 정상까지 가지 않고 분화구를 지나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평탄한 벌판과 오르막길이 반복되며 길 주위를 거뭇한 산들이 에워싸고 있다. 화산 활동이 이어지는 활화산이므로 화산 활동을 철저하게 감지하는 시스템 표지판으로 등반 여부를 가린다.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황량한 화산에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맑고 투명한 푸른빛의 호수가 보이고, 에메랄드 호수, 블루 레이크를 넘어 내려오는 것으로 코스는 마무리된다. 검고 거친 암석 사이를 걸으며 온전한 자유로움을 느껴보자. 오랜 세월 다져온 광활한 대지를 보며 마음속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Manawatu-Wanganui 4691
+64 7 892 3729

구름을 뚫는 산
마운드 쿡 국립공원Mount Cook

‘아오라키 마운트 쿡’은 마오리어로 구름 뚫는 산이라는 뜻이다. 공원에 들어서면 구름 틈으로 드러나는 거대한 설산이 펼쳐지고 그 옆으로 울퉁불퉁한 바위산이 서 있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트랙은 후커 밸리 트랙Hooker Valley track으로 광대한 산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산 곳곳에는 실 폭포가 흐르고 계곡에는 우윳빛 빙하 물이 흐른다. 최종 목적지인 후커 호수에 도착하면 호수 위에 떠다니는 빙하 조각과 구름에 휘감겨 있는 마운트 쿡을 만날 수 있다. 하얀 눈이 덮인 봉우리의 고귀한 절정이 이채롭다.

Mount Cook Canterbury 7999
+64 3 435 1186

풍덩 빠졌다 나오면 스머프가 될 것 같은
데카포 호수Lake Tekapo

‘밀키 블루’ 호수라 불리는 이곳은 마운트 쿡의 빙하에서 흘러내려 온 얼음 알갱이에 주변의 암석 성분이 녹아들어 부드럽고 신비한 물빛이 되었다. 호수 뒤로 산이 없다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모를 정도로 푸르르다. 원래 이곳은 마오리족의 거주지였지만 유럽계 이주민들이 들어와 호숫가에 양 목장을 만들고 정착했다. 호수 한쪽에는 푸른 물빛을 담은 선한 목자 교회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로 내부에서 보는 호수의 풍경이 환상적이라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평화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데카포 호수는 캠퍼밴을 타고 캠핑하기에도 좋고 글램핑 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자그마한 놀이터도 있어 잿빛의 호수를 바라보며 피크닉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해가 진 후 데카포의 밤에는 별과 은하수가 쏟아진다. 잡념을 잊고 하늘의 반짝이는 움직임을 지켜보게 한다. 밤하늘에 수 놓인 보석을 보며 한 움큼 담아가고 싶다는 충동이 일지도 모른다.

Lake Tekapo, Canterbury 7999
laketekaponz.co.nz

동굴을 지나 펼쳐지는 모래사장
캐서드럴 코브Cathedral Cove

영화 〈나니아 연대기 2〉에서 지하철이 갑자기 동굴로 변하는 곳이 바로 ‘캐서드럴 코브’다. 주차장에 내려 50여 분 바다를 보고 숲 사이를 걸으면, 어느덧 길이 해안으로 이어진다. 모래사장으로 내려서면 큰 암벽에 동굴이 나 있는 기이한 광경을 마주한다. 동굴 너머로는 하얀 바위섬 하나가 클로즈업된 인물처럼 공간을 채운다. 바닷물이 밀려오는 동굴을 지나자 제법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햇볕이 내리쬐던 해변을 지나 서늘한 동굴을 통과하면 온도 차이가 마치 다른 해변으로 이동한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동굴 양쪽을 오가며 기이한 바위와 해변을 즐겨보자. 바람과 물, 세월이 깃든 자연은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줄 것이다.

Grange Road, Hahei

숲속의 정령
와이포우아 카우리 숲Waipoua Kauri Forrest

‘와이포우아 숲’의 나무는 손상된 흔적이 없는 자연 그대로다. 숲에 들어서면 꼬불꼬불한 도로와 함께 양옆으로 숲을 지키는 거대한 카우리 나무가 보인다. 카우리 나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다가 하늘 쪽에서 뿌리가 뽑혔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이 나무는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는 보통 나무와 다르게 맨 아래 밑동부터 가지가 나는 맨 윗부분까지 두께 차이가 없이 쭉 뻗어 있다. 그래서 같은 키라도 우람함과 생동감이 남다르다. 특히 200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온, 세계에서 가장 큰 카우리 나무 ‘타네 마후타’는 신비하고 경이로움으로 인간을 압도한다. 고요한 숲을 걸으며 새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늘 속 청량함이 더해져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이 전해진다. 달빛과 별빛 속에서 관람하는 나이트 산책 투어Twilight Encounter도 인기다.

Waipoua Kauri Forest 0376
+64 9 439 3450

완전한 암흑 속 은하수
루아쿠리 동굴Ruakuri Cave

반딧불 동굴로 유명한 와이토모 동굴도 있지만, 동굴을 이루고 있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를 원 없이 보고 싶다면 ‘루아쿠리 동굴’이 좋다. 65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태고의 동굴에서 암흑 속을 걸어보자. 가이드의 안내로 어두운 동굴에 불이 켜지면 화려한 우윳빛 종유석과 석순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인다. 동굴 속 기이한 지층 구조를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리 위에서 밝은 별이 총총 빛난다. 글로우웜이라는 희귀종 유충들이 푸른색 빛을 띠기 때문이다. 먹이를 잡기 위해 투명한 점액질을 뽑아낸 모습이 마치 동굴의 요정처럼 신비롭다. 좀 더 활동적인 탐사를 원한다면 블랙워터 래프팅을 추천한다. 지하 동굴에서 머리에 랜턴을 달고 커다란 튜브를 타며 미지의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85 Waitomo Caves Road, Waitomo Caves 3977
+64 7 878 6219
waitomo.com/ruakuri-cave

펭귄이 바다로 출근하고 바다사자가 모래 찜질하는 캐틀린스The Catlins

뉴질랜드의 최남단 지역으로 물개, 바다사자, 펭귄과 돌고래의 생활 터전이자 해양생태보호구역이다. 너깃 포인트로 올라가면 가파른 절벽 길이 이어지고, 길 끝에 등대가 서 있다. 절벽 아래에는 짙은 바닷속 여러 개의 작고 뾰족한 바위섬들이 모여 있다. 바위섬을 멍하니 바라보다 보면 물개나 바다사자를 찾을 수 있다. 너깃 포인트를 지나 로링베이에 가면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펭귄을 만나게 된다. 언덕의 오두막에서는 희귀종인 노란눈펭귄을 방해하지 않고 관찰할 수 있다. 유일하게 숲에서 잠을 자는 펭귄으로 겨울철에는 3시 이후 숲으로 돌아온다고. 이어 수랏베이로 이동해 고운 모래사장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사자가 모래에 몸을 부비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동네 주민들은 이 해변을 바다사자와 공유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움직임에 개의치 않고 산책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는 그들의 태도야말로 자연에 대한 가장 큰 배려가 아닐까.

10 Campbell Street, Owaka
+64 3 415 8371
catlins.org.nz

자연 속을 달리다 멈추면 집이 된다
캠퍼밴 여행

글랜태너 홀리데이 파크Glentanner Holiday Park

마운트 쿡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눈이 닿는 곳마다 마운트 쿡의 전경이 펼쳐진다. 데카포 호수 근처라 밤에 별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드넓은 대자연 속에 파묻혀 호젓함을 즐길 수 있다.
State Highway 80, Mount Cook 7999
+64 3 435 1855

레이크 헤이스Lake Hayes

애로우타운 근처에 있는 호숫가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캠핑장이다. 잔디밭에는 토끼가 뛰어놀고 새들은 사람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헤엄치는 새들과 오리들을 만날 수 있는 평화로운 곳. 자연에 둘러싸여 캠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9371 Lake hayes

오히와 비치 홀리데이 파크
Ohiwa Beach Holiday Park

‘오히와 비치’는 화창한 날씨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해변 중 하나다. 끝없이 펼쳐지는 백사장과 바다 멀리 서 있는 화이트아일랜드의 경치가 인상적이다. 모래 놀이와 수영뿐 아니라 하이킹, 반딧불 투어, 윈드서핑, 카약, 낚시도 즐길 수 있다.
380 Ohiwa Harbour Rd, Kutarere 3198
+64 7 315 4741
ohiwaholidays.co.nz

크라이스트처치 홀리데이 파크
Christchurch Accommodation Top 10 Holiday Park

잘 정비된 공원과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로 많은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다. 편의 시설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한 놀이 오락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39 Meadow Street, Papanui, Christchurch 8052
+64 3 352 9176
christchurchtop10.co.nz

뉴질랜드를 품은 예술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 판타지 | 뉴질랜드, 미국 | 228분

존 로날드 로웰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뉴질랜드 감독 피터 잭슨이 만든 작품으로 뉴질랜드에서 촬영되었다. 마음이 평안하고 땅에서 나는 모든 경작물을 사랑하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호빗이라는 작은 존재가 깜짝 놀랄 만한 용기와 진실, 정의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놀라운 다른 면을 보여준다. 영화가 상영되고 오클랜드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와이카토 농장 지대인 ‘마타마타’는 호빗 마을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볼거리와 지루할 틈이 없는 전개, 깊은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도착
레드 립 씨어터 | 드라마 | 뉴질랜드 | 90분

숀 탠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대사 없이 진행되는 마임 극이다. 제작을 맡은 ‘레드 립 씨어터’는 신체 움직임과 인형극, 스토리텔링과 음악을 결합해 공연하는 뉴질랜드의 창작 단체다. <도착>은 2012년 부산 국제연극제의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숀 탠의 초현실적이고 아름다운 동화 세상을 별다른 기계 장치 없이 오직 손으로 생생하게 표현한다. 수공업 방식의 인형과 가면, 무대장치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돈을 벌기 위해 낯선 땅에 도착한 한 남자의 신비한 여행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은 겪었을 쓸쓸함과 새로운 환경에서 마주하는 시련에 대해 이야기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가든파티
글 캐서린 맨스필드 | 역 한은경 | 펭귄클래식코리아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가 쓴 단편 소설이다. 그는 예민하고 파괴적이었던 버지니아 울프와 유사한 면이 많아 함께 거론되기도 한다. 이 책에는 열다섯 편의 작품이 실려 있으며, 대표작 <가든파티>는 파티와 장례식이라는 엇갈림 속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알아가는 로라의 의식 흐름을 섬세하게 그렸다.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빛나는 정원과 어두운 빈민가, 탐스러운 음식과 웃음이 넘실대는 파티장과 구슬픈 곡성과 애도가 이어지는 죽음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심리 묘사를 통해 인간의 다면성을 찬찬히 그려낸 작품이다.

아일라의 행복한 상상
글 송 이야기 | 역 송순화 | 워킹북

“넌 해를 좋아하니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파라솔이 될 거야.” 작가는 뉴질랜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조카 아일라의 즐거운 일상과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그렸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평화로운 뉴질랜드의 풍경과 아일라의 엉뚱한 이야기가 서정적인 그림으로 펼쳐진다. 책을 읽으면 아일라의 행복한 상상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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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

일러스트레이터 윤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