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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머무는 시선으로
A TRIP LIKE
A CLOUD
ON THE TREE
여행에 머무는 시선으로
여행이라면 낯선 공간에서 익숙함을 찾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렇게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다. 우리 집과 다르지만, 어쩐지 이유 모르게 사람의 손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지에 천천히 머물면서 스스럼없는 시선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일은 언제나 근사하다. 여행의 방식이 조금씩 느리게 바뀌고 있는 이유도 아마 여기서 비롯했을 것이다.
FOR YOUR
ADORABLE STAY
‘에어비앤비Airbnb’는 여행지에서 집을 빌리는 숙박 형태를 일컫는다.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누군가의 집에 머물기를 자처하면서 시작되었다. 화려한 호텔이나 편안한 게스트 하우스, 널찍한 리조트나 아담한 여인숙. 왜 사람들은 기존의 숙소들과 달리 ‘집’을 찾기 시작한 것일까. 집을 나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조금 재미있고 조금 어색한 이 방식을 사람들은 왜 반기기 시작한 것일까. 그건 아마도 집이 주는 온화함과 다정함 때문일 테다. 낯선 곳에서 집이 주는 평화는 온전히 그 공간에 머무는 이의 것이고, 따라서 덜 피로하고 안정적으로 여행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가족 여행 문화와 방식이 에어비앤비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집 특유의 힘이 가족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가족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이의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사람들은 가족들과 바깥으로 향할 때 에어비앤비를 떠올렸다. 에어비앤비 공간 안에는 자신의 집과 흡사한 사물과 환경이 있다. 숟가락과 젓가락(혹은 포크), 이용 편리한 가전 기기와 친숙한 화장실, 정갈한 침대와 포근한 이불 등. 큰 고민하지 않고, 집에서 그래왔던 것처럼 행동하면 여전히 이곳에서도 편안함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으레 가족 여행이라고 하면 작은 눈치 게임처럼 여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불평을 참고, 새어 나오는 짜증을 꾹꾹 누르며 기분 좋은 단어만 골라 선택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나름의 인내와 노력이 필수였던 가족 여행이 조금 더 편안하게 자리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천천히 여행지와 동화되고 무엇을 해도 혹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관대함과 더불어서, 그곳에 살아왔듯 머물게 된 셈이다.
‘가족’이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는 명사라면 단연 ‘사랑’이 아닐까. 수많은 사랑의 형태를 확인하는 방식 중, 여행은 가장 은은하고 흔쾌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 환경에 맞는 가장 좋은 것들을 그러모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가장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관계만이 그 안에 남아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에어비앤비는 그 안에서, 가장 좋은 머묾의 형태가 되었다. 온전히 가족 모두에게 선뜻 마음을 내어놓을 수 있고, 짐을 풀 수 있는 안락한 공간이 되면서 말이다. 왠지 짐 가방을 열 수 있는 것은 손도 유혹도 아니고 ‘안정감’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실제로 에어비앤비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의 공식 서포터즈가 되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와 함께 온라인 숙박 예약 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협약을 체결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원 지역의 자연환경과 즐길 거리 등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지역 주민들과 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양질의 숙소를 늘리는 방안을 궁리하고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강원도의 평화롭고 호젓한 풍경을 배경으로 경계 없는 국제 대회를 맞이하려는 다정한 마음이 그대로 새겨졌다. 에어비앤비가 가족의 단위를 넘어서 지구인의 안전하고 친근한 여행길을 다독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창ㅣ 작가의 시골집
호스트의 한마디
“이곳에는 가족들 사이의 대화를 삼키고 사람들을 수동적인 경험자로 만드는 TV가 없어요. 대신 직접 좋아하는 LP 음반을 고르고, 먼지를 닦아내고, 턴테이블을 작동시키는 ‘아날로그적 음악 체험의 즐거움’이 있는 곳이에요. 그림을 그리는 남편과 글을 쓰는 아내로부터 온 책과 그림 또한 집안 곳곳에 가득하죠. 무엇보다 생활의 미학을 추구한 인테리어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그 자체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여겨 볼 수 있어요. 그 아름다움 안에 머물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도요. 이곳은 모든 사람을 하나로 품어주는, 원대한 자연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아요. 해발 700미터 위 산 아래 위치해서, 겨울의 고즈넉함을 누리기 그만이랍니다.”
호스트의 추천
“평창을 대표하는 ‘월정사’나 ‘삼양목장’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에요. ‘청태산 자연휴양림’과 ‘봉평 허브 나라’의 경우 실내 볼거리가 많아 비 오는 날에도 안성맞춤이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평창의 보물은 ‘백룡동굴 탐사’예요. 아름다운 자연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거든요. 하지만 9세 이상, 65세 이하만이 입장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유의하세요.”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비네소골길
86-56 2
033 336 6151
영월ㅣ과수원이 있는 시골집 앞뜰농장
호스트의 한마디
“태화산 자락에 있는 이곳 전원주택은 아름다운 벚나무가 가득한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요. 집 앞에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들의 농장도 있어서 우리 농장에서 가족 모두 직접 농작물 체험도 할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어떤 나무에서 과일이 나오는지 모르고 지내다 보니, 나무에 매달린 과일을 보고 많이 신기해하기도 해요. 가끔 저희 농장에서 닭이 낳은 달걀을 드리기도 하죠. 민박집에 온 것보다 친척 집에 놀러 온 가족 여행을 느끼게 될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웃음). 실내·외 바비큐장이 있으니 날씨 걱정 없이 맛있는 저녁 시간을 보내 보세요!”
호스트의 추천
“영월은 단종이 숨 쉬고 있는 고장이에요. 먼저, 단종의 무덤이 있는 ‘장릉’을 포함해서 ‘청령포’나 ‘연하 폭포’, ‘어라연’은 우리 집에서 10~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죠. 또한 영월에는 26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 있어서 가족과 함께 오시면 더욱 좋을 거예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흥월로492
010 4103 8468
영월ㅣ200년 된 고택에서의 하룻밤
호스트의 한마디
“조견당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손들이 가장 좋아하고 많은 추억이 깃든 이 작은방에 사람들을 맞이하기 시작했어요. 소박하게 꾸며진 우리 선조의 멋을 느끼고 친숙한 전통미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죠. 2004년에는 동방신기가 공연 차 왔다가 식사도 하고 한동안 머물렀던 곳이기도 해요(웃음). 가족끼리 대화하며 옛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조용하고 한적해서 오롯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게 돼요. 이곳에서 머물면서 고택이 가진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가족만의 추억이 쌓이게 될 거예요.”
호스트의 추천
“법흥사, 소나무 숲, 적멸보궁, 한반도지형, 별마로천문대 등 가족들이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곳들이 무수해요. 그 외에도 조견당 종부의 ‘종부가 들려주는 이야기’ 등 조견당 프
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고, ‘떡 만들기’, ‘전통음식 만들기’ 등 재미있는 활동도 있어요.”
강원 영월군 주천면 고가옥길 27
033 372 7229
영월ㅣ 별이 보이는 복층 스테이하우스
호스트의 한마디
“영월의 스테이 하우스는 커플이 조용히 쉬기에 좋은 공간이에요. 창밖으로 들리는 계곡 물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 맑은 공기는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 충분하죠. 철마다 피어나는 꽃과 나무는 집안으로 사계절이 그대로 물드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런 자연 풍경을 충분히 바라보도록 해먹과 그네, 의자가 준비되어 있죠.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해서 노래를 듣고, 그날의 기분가 잘 어울리는 영화를 빔프로젝터기로 보기에도 안성맞춤이에요. 소품 하나하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어, 따뜻한 감성이 마음 한편으로 가 닿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곳은 아이가 입실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혼부부에게 적합한 공간입니다.”
호스트의 추천
“숙소 주변으로 고즈넉하게 소나무 숲을 산책하기 좋은 ‘장릉’이 있어요. 숙소 내에 있는 미니빔 프로젝터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 미리 외장 하드나 USB에 보고 싶은 영화, 혹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담아 오는 게 편할 거예요. 참, 스테이하우스는 김삿갓 계곡 부근에 위치했기 때문에 숙박 동안 드실 음식 재료는 미리 충분히 준비해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김삿갓로660
070 8814 5154
양양ㅣ영롱한 달빛, 월화여인숙
호스트의 한마디
“‘월화여인숙’은 이 자리에서 70년대 말 문을 열었던 여인숙의 이름이에요. 영롱한 달빛을 뜻하는 ‘월화月華’로, 달빛이 영롱하게 빛나는 검은 바다 옆 작고 하얀 여인숙을 떠올리죠. 40여 년 전 바닷가 마을의 여인숙 이름치고는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입구에 마련된 파라솔과 비치 의자를 들고 5분이면 갈 수 있는 죽도 해변과 인구 해변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혹은 거실에 마련된 70년대 빈티지 오디오 앰프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거예요. 해 질 무렵에는 테라스에 나가 바람에 살랑거리는 뒷산 나무들을 바라보거나, 욕조에 목욕하며 와인을 한잔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호스트의 추천
“‘슈러스 Schurrers’는 월화여인숙 1층에 위치한 서프샵 겸 카페예요. 세련된 인테리어와 멋진 서핑 용품을 구경하며 커피 한잔 하기 좋죠. ‘봉고봉고’의 아보카도명란밥은 꼭 한번 먹어봐야 할 맛이죠. 얼큰 순댓국도 에이스예요. ‘스톤피쉬’는 로컬 서퍼들의 큰 사람을 듬뿍 받는 펍이에요. 다양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죠.”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중앙길
57-1
070 8098 5066
영월ㅣ볕이 잘 드는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의 한마디
“강원도 영월의 엄둔마을이에요. 큰길에서 옥빛으로 빛나는 계곡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오면 우리 마을이 나오죠. 강원도에서 물 맑고 깨끗하기로 유명한 청정지역이랍니다. 아침마다 야생 새 친구를 만나면서 산새와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어요.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잔디밭에서 신나는 놀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거예요. 무엇보다 엄둔마을에서 평창까지 한 시간 정도의 강을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무척이나 아름다워요, 아직 사람 손이 덜 탄, 진짜 강원도의 모습이 남아있거든요.”
호스트의 추천
“주변에 ‘세계 악기박물관’과 ‘판화 박물관’이 있어서 온 가족이 함께 들르기 좋아요. 무엇보다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하게 래프팅을 할 수 있는 동강도 곁에 끼고 있죠.”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엄둔길
529-4 깊은 산 속
010 4935 1270
안녕,
꼬마 감독님
가족 여행은 각자의 걸음걸이와 높낮이가 다른 눈높이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했다. 모두가 여행을 통한 행복을 동일하게 느끼기 위해서 서로의 시선을 돌아보는 일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같은 경험 안에서도 다른 기억이 자리 잡는 이유도 여기서 시작된다.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속마음을 감추는 일들. 그때, 가족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궁금해지는 일. ‘안녕, 꼬마 감독님’은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기록한 여행의 장면이고 감정이며 풍경이면서 기억이다. 우리가 모두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밀도의 산소를 내뱉었는데, 그때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기록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지난여름, 에어비앤비는 엄마와 아빠가 모르는 아이가 만난 여행의 모습을 그러 모았다. 아이가 여행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내어주고 원하는 곳에서, 촬영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찍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동영상의 길이와 피사체는 어느 것이든 좋았다. 아이가 바라본 시선 그대로라면 말이다.
망원경으로
세상 바라보기
에어비앤비는 아이들이 각자의 시선을 꾹꾹 눌러 담은 동영상을 1분짜리 영화로 제작했다. 이 영화를 초가을에 열린 ‘에어비앤비 키즈필름페스티벌’에서 상영하면서 모두와 함께 여행의 조각을 나누어 가졌다. 행사에 참여하고 수상하게 된 꼬마 감독님들은 무대 앞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해사한 인사를 건넸고, 관람객은 모두 동그랗게 따라 웃었다.
두 손을 말아 붙이면 ‘손 망원경’이 만들어진다. 보이는 것이라곤 코앞에 보이는 것뿐인데, 어쩐지 더 잘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족 여행은 이렇게 망원경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각자의 일상을 담담하게 지탱하며 보내는 것 같지만, 안을 자세히 보다 보면 가족들과 함께 올망졸망 사소한 기쁨을 나누고 있으니 말이다. 꼬마 감독님이 천진하게 기록한 여행의 모습이 마치 가족 모두의 시선인 것처럼 느껴진다.
에디터 이자연
자료 협조 에어비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