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uide To Cultural Life In Books

책으로 전하는 문화생활 가이드

아이들이 커갈수록 단순한 놀이에서 벗어난 다양한 문화 경험이 필요하다. 아이의 문화적 소양을 키워주기 위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볍게 책을 펼쳐보자. 아이와 함께 시작하는 문화생활에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 아이를 위한 그림 감상 가이드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글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 옮김 박소현 | 동양북스

아이는 그림을 원하는 대로 볼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면 날카로운 직관을 발휘합니다. 만일 이 자유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북돋워 주지 않는다면 자라면서 어른들의 자기 검열(‘바보 같은 질문’으로 들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내면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선의 자유는 예술 작품을 탐구하는 데 최선의 출발점입니다. 지적인 설명으로 포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인지, 단번에 눈길을 끄는 요소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림과 장소가 풍기는 느낌, 감격스럽거나 당혹스러운 느낌, 외면하고 싶을 만큼 불편하지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느낌 등의 다양한 감정이야말로 가장 중요합니다.

 

–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EQ와 감성지수가 점점 중요시되면서 우리는 아이들이 단순히 주입식으로 미술사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감상하고 즐기며 예술적 감수성과 미적 감각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하지만 아이에게 미술 작품을 설명해 준다거나 함께 미술관에 가는 건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다소 생소하고 거리감이 드는 미술 작품,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파리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칼럼니스트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Francoise Barbe-Gall은 아이와 함께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면 “뭐가 보이니?”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림을 보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어른들은 전혀 생각해 내지 못하던 것을 알아내고,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보태 가며 차츰 더 자유로운 안목을 기르는 즐거움이 아이에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인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작품 해석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어른들을 위해 미술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명화 30점을 소개하는 2부에서는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이야기해 볼 만한 다양한 질문에 대한 세심한 해설이 이어진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더 이상 ‘정답’이 필요 없게 느껴질 것이다.

일상에 특별함이 필요하다면

《운동화 신고 오페라 산책》

글 한형철 | 제이앤제이제이(디지털북스)

오페라의 스토리는 주로 ‘사랑’ 이야기입니다. <사랑의 묘약>도 사랑을 얻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묘약을 찾는, 황당하지만 행복한 러브스토리지요.

이제 선입견이나 편견을 깨고 마음을 열어 보자구요.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오페라 보러 가도 된답니다. 지금 오페라가 당신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유혹당하신다면 당신의 인생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며 타인의 부러움도 사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 한형철, 《운동화 신고 오페라 산책》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어렵게 느껴지던 와인이 이제는 쉽게 즐기는 대중적인 술이 된 것처럼, 오페라도 조금만 ‘알고 보면’ 다른 공연과 다를 바 없이 재미있고 편한 오락이 될 수 있다. 30여 년간의 평범한 회사생활 이후 오페라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이 오페라 애호가로서 즐겨 온 오페라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처음 오페라를 관람하는 이들을 위한 기본 용어는 물론 <피가로의 결혼>, <라 트라비아타> 같은 유명한 작품을 함께 소개해 주는데, 각 막을 구분하여 줄거리와 해설을 더해 이해를 돕는다. 특히 QR코드를 통해 해당 영상을 바로 감상할 수 있어 아이도 함께 오페라를 가볍게 접해볼 수 있다. 오페라와 관련된 재미있는 참고 내용은 어른에게는 물론 아이들도 오페라에 흥미를 붙이도록 도와준다.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오페라하우스에 갈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희가극부터 정통 오페라인 비가극까지 아홉 편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떠나는 음악 여행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

글 임후남·이재영 | 그림 백은하 | 생각을담는집

“엄마, 이게 바로 겨울바람이야.”
저는 아침부터 무슨 소릴 하나 그랬습니다.
“당연히 겨울바람이지, 그럼 이게 봄바람이냐?”
“아니, 쇼팽의 ‘겨울바람’이라고요. 차갑고, 날카롭고, 시원하고! 바로 쇼팽이 이 느낌을 ‘겨울바람’으로 작곡한 거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음악을 생활 속에 밀접하게 들여놓지 못하고 있거든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쇼팽 ‘겨울바람’을 생각하는 아이. 녀석은 참 행복하겠다 싶었습니다.

 

– 임후남·이재영,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

처음 클래식 음악을 대하는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타고난 음악적 재능이나 감성이 아니라 부모의 도움이다.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의 저자는 일상에서 아이에게 클래식을 많이 들려주고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하며 ‘듣는 즐거움’을 함께했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학원 숙제로 바빠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세상에서 저자는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여전히 음악을 들으며 교감한다. 이 책은 아들과 함께한 음악 여행을 담은 편안한 에세이이자 음악 상식을 더해주는 클래식 입문서다. 저자는 음악은 오롯이 듣는 자의 몫임을 인정하고 아들의 감상에 귀 기울인다. 언어구사력이나 표현력이 다소 부족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음악을 다양하게 표현한다고. 그렇게 아들 이재영 군이 자유롭게 쓴 음악 감상 글은 아이들 눈높이에서 어떻게 클래식에 접근하면 좋을지 길잡이가 되어준다. 주로 초중등 교과서에 실린 곡들을 다뤘기 때문에 귀에 익숙한 음악이 많으며, 아이들과 함께 듣기에도 부담이 적다. 음악 상식 페이지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클래식 영상물도 소개하며 누구나 쉽게 음악 여행을 떠나도록 돕는다.

마음을 달래주는 희곡 교양 수업

《이럴 때, 연극》

글 최여정 | 틈새책방

그러니 고도를 기다리는 걸 두려워 마시길. 비극과 희극의 차이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한 발짝 떨어져서 그 비극적인 인생을 들여다보면 너털웃음이 난다는 것. 다만 바라는 건 내가 다른 이의 인생을 웃으면서 볼 수 있듯이 내게 주어진 인생에도 그런 너그러움으로 부딪칠 수 있길. 아, 우리들 각자의 인생이란 게, 얼마나 위대한지요!

 

– 최여정, 《이럴 때, 연극》

아이와 함께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문득 ‘나’의 마음에 공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삶의 열정이 그리울 때,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기다림에 지쳐갈 때…. 위로가 필요한 순간 마음의 허기를 달래 줄 무언가를 찾는다면 고전 연극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수천 년을 이어 온 희곡에는 그 시간만큼의 통찰과 지혜와 위로가 담겨 있다. 연극 애호가이자 공연 기획자인 최여정 마케터는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열두 가지 상황에 맞춰 도움이 되는 연극을 삶과 연결해 준다. 저자가 직접 듣고 본 생생한 연극 현장의 이야기로 출발해 희곡을 중심으로 연극을 조명한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볼륨만큼 현장감 있는 공연 묘사, 무대 뒤 배우들의 이야기, 대본을 적절하게 인용한 줄거리 설명, 작가와 당시 사회 배경 소개 등 열두 편의 연극과 관련된풍성한 이야기를 다룬다. 동일한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도 소개되어 있어, 온 가족이 쉽게 고전 희곡을 접하고 연극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른 공연 예술과 달리 연극은 고요한 적막 속에서 진행된다. 무대 위 배우의 호흡을 느끼며 극에 몰입해 보자. 내 모습과 닮은 캐릭터의 마음을 울리는 대사에 진한 위로와 감동을 선물받게 될 것이다.

발레 관람 전 즐기는 아뮤즈 부쉬

《발레 작품의 세계》

글 한지영 | 그림 이린 | 플로어웍스

<백조의 호수>가 보여주는 빈틈없는 조화를 과연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라 표현하기엔 그 시간이 너무나 황홀하고, 또 오케스트라의 연주 형태를 닮았다고 하기엔 눈앞에 펼쳐지는 이미지가 너무나 찬란합니다. <백조의 호수>가 전하는 감동은 오직 발레만의 영역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발레는 수많은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클래식 발레를 대표하는 <백조의 호수>를 감상해보길 바랍니다.

 

– 한지영, 《발레 작품의 세계》

엄마들의 로망에서 어느새 여자아이들의 필수 취미로 자리 잡은 발레. 최근에는 드라마 속 발레리노의 인기로 발레의 세계에 입문하는 남자아이도 많아지고 있다. 직접 발레를 해보지 않았더라도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 등은 명작 동화로 접해본 경험이 있을 터. 대사 없이 진행되는 발레 공연의 줄거리를 미리 알려주는 약간의 수고만 더해진다면 아이들이 언어를 뛰어넘는 춤의 감동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한지영 발레 해설가는 본격적인 정찬을 맛보기 전 입가심을 위한 전채 요리를 즐기듯 공연을 즐기기에 앞서 먼저 발레 작품에 대해 알아보길 권한다. 작품 30편의 탄생 배경과 줄거리를 짧고 쉽게 풀어놓았는데,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어 언제든 부담 없이 한 편씩 읽을 수 있다. 주요한 대표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해 책 자체의 재미 요소도 높은 편이다. 이 책과 이어지는 다른 발레 시리즈도 흥미롭다. 《발레 음악 산책》은 대표적인 발레 음악 작곡가 10인의 음악을 QR코드와 함께 쉽게 풀었으며, 《발레리노 이야기》에서는 발레리노의 삶을 소개하며 작품 속 발레리노의 캐릭터를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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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다은

글 조한아